-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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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통해 여러분과 만난 지 벌써 일년입니다. ‘행복한 중독’을 찾아 멀리 가보겠다고 호기를 부렸었는데, 아쉽고 부끄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을 겪었던 한 해였고, 그만큼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속에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른 새벽, 컴퓨터를 켜고 앉아, 지난 일 년 동안 제가 썼던 ‘편지’들을 훑어보았습니다. 편지들이 모두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하나 제 글이 아닌 것은 없었습니다. 그 속에 저의 지난 일년이 고스란히 녹아있었으니까요. 편지를 받는 분들께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보니 그 덕에 제가 훨씬 더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올해를 시작하기 전, 그러니까 작년 말에 써놓은 신년 목표를 찾아보니, ‘한 아들과 한 딸의 좋은 아빠 되기’라는 부분이 있군요. 이런저런 방법을 써봐도 둘째가 생기지 않아서 속을 끓이다가 적어둔 목표인 모양입니다. ‘좋은’ 아빠라고 하기엔 여전히 부족하지만 ‘목표대로(?)’ 딸을 낳았으니 절반은 이룬 셈이네요. 이렇게 적어두었던 목표가 잠시 잊고 있는 사이에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면 또 얼마나 기쁜지요.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꿈을 꺼내서 생생하게 적어보는 시간을 마련해보세요. 새해를 맞이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어김없이 또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저문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겠네요. 숨을 고르는 듯한 이 고요함 속에서 크게 꿈틀거리는 설렘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힘으로 다시 떨쳐 일어나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것입니다. 모든 끝이 새로운 시작과 맞닿아있음이 신비롭고 다행스럽습니다.
“아빠, 커튼 뒤에 저 하늘색은 뭐야? 이제 아침이 된 거야?”
자는 줄 알고 꼭 끌어안았더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들뜬 목소리로 아이가 묻습니다. 아이에게 아침은 그런 거군요. 밤새 기다릴 만큼 가슴 설레는 무언가. 울리는 자명종의 시간을 조금씩 늦춰가며 이불 속을 파고드는 어른들의 아침과는 조금 다른…… 여러분의 새해가 아이들의 아침처럼 설레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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