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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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치심 속에 갇혀 자랐다. 그 수치심이 어찌나 지독했던지 어른이 되어서도 비판이나 모욕, 혹은 거절을 당할 때면 내 안에 있는 그 감정을 건드리는 사람에게 분노에 차서 폭언을 퍼부었다. (중략) 그러다가 나를 화나게 한 사람과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고 떨어지면 분노를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파괴적인 행동을 중단할 수 있었다. 나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상대에게서 떨어져 내 감정을 살피면서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알아냈다.”
- 비벌리 엔젤의 <화의 심리학>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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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문제로 상담실에 온 여성이 있습니다. 이 여성은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무척 괴로워했습니다. 하지만 상담이 이어지면서 정작 분노 보다는 그 뒤에 감추어져 있던 ‘무능감’이 더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딸이 자신의 말에 대꾸를 하면 자신이 무시당하는 감정을 느꼈고, 불만을 털어놓으면 자신이 무능한 엄마같은 감정을 먼저 느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감정들은 그녀가 맞닥뜨리기 힘든 감정이었기에 이를 경험하기보다는 반사적으로 불같이 화를 냄으로써 결국 회피할 수 있었습니다.
분노를 조절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분노를 통제하려는 ‘관리자manager' 역할을 포기하고 ‘분노의 관찰자observer'가 되는 것입니다. 즉, 분노와 한 걸음 떨어져서 분노 뒤의 숨은 감정과 상처가 무엇인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흔히 무척 화가 날때는 경험하기 싫어하는 고통스러운 감정들이 분노 앞에 먼저 나타난 경우가 많습니다. 수치심, 무능감, 죄책감, 두려움 등이 대표적인 분노전 감정들(pre-anger feelings)입니다. 이러한 감정들은 분노 앞에 나타나 분노를 촉발시키고 나서 재빠르게 분노 뒤로 숨어버립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정작 자신을 괴롭힌 고통스러운 감정은 보지 못하고 표면에 드러난 분노라는 감정에 압도되어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탓하기 쉽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면 할수록 혼란은 잦아들고 삶의 안정감은 커집니다. 분노를 통해 자신이 감추려는 상처와 감정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릴수록 당신의 분노는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분노의 관찰자가 된다면, 어린 시절 성적 학대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찌할 바 몰랐던 비벌리 엔젤(위 책의 저자)이 분노성향을 바꾸고 심리치료사가 된 것처럼, 당신의 분노는 삶의 파괴자가 아니라 삶의 자양분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당신의 분노 뒤에는 무엇이 숨어 있을까요?
- 2010. 1. 20.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3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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