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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8일 11시 00분 등록

" 아, 니네 정말 촌스러웠어 얘 , 특히 성희는 눈썹을 그릴 줄 몰라서 일자 눈썹

그것도 시컴댕이 눈썹을 한  석달은 하고 다녔을껄?

 

이 말은 우리가 신입사원 일년차 딱지를 떼던 날 우리방 선배들이 나에게 들려준 모니터링 내용 일부다.

 

 

 

 

1987년 1월 입사

우리는 보름간의 연수를 마치고 3개월 하드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출근은 방송국 본사가 아닌 본관 옆 삼환까뮤로 가서 온종일 교육을 받았다.

간간이 선배들의 교육이 있었고, 나머지 시간엔 뉴스 원고를 죽어라 읽는 것이 전부였다.

얼마나 읽었는지 퇴근할 무렵이면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였다.

 

 

 

며칠이 지났을까? 그 지겨운 읽기 트레이닝에서 벗어나 본관 스튜디오로 견학을 갔다.

기상청 견학도 있어서 지루하던 시간에 콧바람을 쐬고 온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빈 스튜디오에 들어가 우리만의 방송을 시작했다.

아나운서가 되면 바로 방송에 투입되는 줄 알았는데, 우린 매일 매일 교육과 읽기만을 반복 하던 때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퇴근한 틈을 타서 몇몇이 스튜디오에 잠입을 한 것이다.

두 명의 MC와 세 명의 초대 손님. ( 그 당시 5명의 여자 아나운서가 뽑혔었다. )

우리는 방송 놀이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던 추억이 있다.

그 땐 커다란 덩치의 카메라만이 존재 할 때다.

지금 같은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녹음만 하더라도 커다란 녹음기를 이리저리 들고 다니는 수고를 겪어야 했다.

 

 

 

3개월의 하드 트레이닝을 마치고 우리들의 첫 뉴스 녹화가 있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조명은 어마어마하게 쎄고 이미 신입사원 뽑을 때 경험했지만 실제 녹화장의 조명은 더 밝았던 것 같다.

순서대로 차례를 기다리는데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나중에 녹화 한 것을 보니 나는 사원 명찰도 떼지 않은 채 뉴스를 한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박장대소를 하고 좀 쪽팔리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3개월 정도를 더 연습만 하다가 각자에게 방송의 기회가 주어졌다.

하나 둘씩 방송에 투입되어 텔레비전을 하는 동기도 있고 오래도록 라디오만 하는 동기도 있었다.

일년이 거의 다 되어 갈 무렵 우리는 어느정도 촌스러움에서 벗어난 모습을 발견 했다.

 

 

그 이유는 모니터링의 힘이었다고나 할까?

방송을 하고 나면 무슨 일이 있던지 녹화를 했다.

녹화는 늘 집에 계신 어머니 담당이었다.

아무리 고단한 일상을 지냈어도 집에가서 꼭 모니터링을 하고 자곤 한 결과가 어느날 부터인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그 변화는 나에게만 있지 않았다.

우리 동기 모두가 그 촌스럽고 어리버리한 상태에서 벗어나 이제 막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가려는 참이었다.

 

 

 

방송국을 그만두고 집에서 지낼 때 언젠가부터 성 전문가 K 라는 이름이 심심찮게 들리기 시작했다.

정말 촌스럽고 못생긴 아줌마였다. 특히 아줌마들의 전형인 뽀글 파마 머리

다만 그의 성에 대한 컨텐츠와 그의 신념 그리고 적절한 유머가 그를 뜨게 만들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 일년이 되어 갈 무렵 K씨의 모습이 서서히 변해 이제 완전 지금은 180도 다른 모습이 되 있지 않은가?

 K씨도 자신의 방송을 모니터링한 결과일게다. 난 그 때 전문 방송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방송을 하게 되면 모습이 더 아름다워 진다는 것을 알았다.

외모 뿐 아니라 스피치에 대한 자신감도 발성이나 발음 부분도 월등하게 좋아진다.

이것이 바로 내 스피치 영상을 봐야 하는 이유다,

 

 

맨 처음 나의 영상을 보는 것은 충격이기도 하다.

어색한 얼굴 모습과 표정 . 좌우 대칭인줄 알았던 내 얼굴이 찌그러져 있기도 하고 자세가 비뚤어져 있기도 하다.

특히 양쪽 다리에 무게중심을 두지 않고 짝궁댕이로 서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아 ! 정말 저 모습이 내 모습일까? 하는 생각도 있고, 차마 나의 영상을 보지 못하고 얼굴을 파 묻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영상을 보고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 나의 단점은 무언지 분석하고 달라지려는 의지를 보일 때 내 모습은 변화 한다.

놀라운 사실은 내가 어떤 모습인지 인지 하지 못할 때는 변할 수 없지만 내가 이런 모습이구나를 인지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우리는 21세기 스마트한 시대를 살고 있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만 먹으면 나의 스피치 역량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도구들의 널려 있다.

수많은 책들 그리고 간단하게 찍을 수 있는 핸드폰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

 

 

한번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서 달라지고 싶지 않은가?

2013년 핸드폰으로 매일 3분만 투자하여 영상 일기를 써보시라.

내용은 아무래도 나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처음엔 수월하다.

대신 마치 리포터가 된 듯 완결된 문장을 사용해서 말해야 한다.

녹화된 영상일기를 볼 때는 완성된 문장을 얼마나 막힘없이 구사하는지 관찰 하는게 중요하다.

발음, 표정, 눈 움직임이 어색하더라도 피하거나 숨지말고 우선 어느 부분이 나의 약점인지 파악해야 한다.

다양한 일상을 자꾸 이야기 하다보면 언어 구사력이 향상되는 나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일기를 작성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늘 실패하듯이 영상일기를 작성하려면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의지가 없으면 핸드폰이 옆에 있어도 할 생각도 없을 것이고,

매일 하지도 않게 되므로...

 

 

꾸준히 한달을 목표로 시작해보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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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깔리여신
2013.01.28 18:06:39 *.85.249.182

너무 좋은 제안입니다. 샐리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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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8 18:57:48 *.9.168.103

네 언니 수욜 하기 전에 미리 한번 찍어 보셔요

수욜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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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9 10:19:29 *.154.223.199

정말로 우아한 샐리언니가 시컴댕이 눈썹을 하고 다니셨어요? @@

부드러운 제안이 귀에 쏙 들어옵니다. 저도 수업을 좀 녹화해서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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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9 23:03:47 *.9.168.103

ㅎㅎ 그러니 콩두야

왜 지난번 북페어 할 때 찍은 동영상 다 보내 줬잖니.

그것 가지고 분석 해도 좋은디..

하긴 보는 눈이 있어야 보이니깐

우리 나중에 한번 다같이 모였을 때 피드백 해봐도 좋겠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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