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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8일 11시 52분 등록

<일리아스> 호메로스 지음, 이상훈 옮김, 동서문화사

 

1.   저자에 대하여

 

호메로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로 전해지는 호메로스의 연대는 기원전 1159년으로 추정되는 트로이전쟁과 같은 시대라는 설부터 기원전 689년이라고 하는 설까지 다양하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 씌어진 말들이 이들 도시가 있는 소아시아의 이오니아와 아이올리스의 두 지방 말의 혼합이었다는 점에서 그 근방 스뮈루나, 키오스, 코로폰, 이타카 등이 그가 태어난 곳으로 추정된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호메로스라는 반 전설적인 인물 개인의 창작이라기 보담은 오랜 역사를 가진 구송시를 뛰어난 음유시인이 집대성, 정리, 완성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구송시는 글자로 씌어진 일정한 원본이 없이 귀와 입을 통해 생명을 유지해온 문학을 말하는 것이다. 성질상 텍스트가 일정하게 있지 않았다. 심한 경우에는 구송될 때마다 연출자의 취미에 따라 내용이 첨삭되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청중들의 요구에 따라서 변경이 가해져 유동적이었다. 주제는 고대 그리스 전설에 나오는 영웅들의 이야기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다른 두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이 두 시편의 종교적인 사상과 윤리적인 사조와 미에 대한 의식이 다르고, 외형적 수사법이나 시의 리듬, 격률 또는 용어와 문법에서 두 작품 사이에서 50년 내지 1백 년의 시간적 격차가 있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즉 일리아스를 기원전 8세기 전반으로 본다면, 오디세이아는 후반이나 말년으로 보는 것이다. 그 이후의 파와 출신을 약간 달리하는 시인의 손에 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호메로스의 출생이나 전기가 신빙성이 없는데 기인한다. 두 시편이 보이는 여러 가지 모순, 두 가지 말의 병존, 텍스트의 불확정과 같은 문제 가운데는 구송시의 본질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텍스트가 최초로 씌어진 것에 대한 통설을 세이시스트라토스 도는 그 아들의 시대 (기원전 6세기 후반) 에 아테네에서 호메로스의 음송이 국가적인 제전에 채택되어 텍스트의 검정이 요구되었을 때라고 보는 것이 현존하는 텍스트 속의 이타카 방언에 섞여 있는 것과 대조해 볼 때 적당할 것이다.

 

현존 텍스트 중 동로마에 전해진 것은 10세기 말에 비잔틴에서 서사된 고사본을 가장 좋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저자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는 호메로스 개인의 창작이 아니라 입으로 전승된 영웅 서사시를 호메로스라는 대시인이 집대성한 것이다. 어쨎든 그가 한국의 판소리처럼 구전되는 노래, 영웅 서사시를 집대성한 시인과 작가 집단의 대유법이라는 점에서 그 전체 조상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또한 생의 절반이 지나도록 이름만 들었지 직접 책장을 넘겨볼 생각을 못했던 이런 고전을 직접 밑줄 그어가며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드린다. 영광스럽다.

 

 

2.   내가 저자라면

 

1)   뼈대와 목차

 

1권 질병 / 아킬레우스의 분노

2권 제우스의 의도

3권 서약의 파기 / 아가멤논의 부대 사열

5권 디오메데스의 무용담

6권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만남

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 / 시체들의 매장

8권 트로이를 돕는 제우스신

9권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파견하다

10권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의 모험

11권 아가멤논의 용맹

12권 선단 방벽에서의 전투

13권 함선들을 둘러싼 결전

14권 제우스, 유혹에 넘어가다

15권 선변에서의 격퇴

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17권 메넬라오스의 무훈

18권 아킬레우스의 슬픔

19권 아킬레우스가 노여움을 품다

20권 신들의 전투

21권 강변에서의 전투

22권 헥토르의 죽음

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각종 경기

24권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다

 

 

1)   장점 및 보완점

 

장점 첫째, 묘사가 정밀하다.

<일리아스>10년 간의 트로이전쟁 중 9년 이후 마지막 얼마 동안의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트로이전쟁이 파리스의 사과때문에 일어났다, 아가멤논이 오쟁이진 아우의 도망간 마누라를 찾으러 딸을 제물로 바치고 출정했다,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는 없다. 일리아스는 그리고 그리스비극에서 읽었던 헥토르 사망, 트로이 멸망 이후에 어머니 헤카베와 아내 안드로마케가 노예로 끌려가는 슬픈 이야기, 또 집으로 돌아간 아가멤논이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에 의해 살해되는 이야기와 줄줄이 연결된다. 여러 나라 언어를 할 수 있었던 고고학자 슐라이만은 트로이전쟁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밝혀냈고, 유적을 발견했다 했던가. 그럼 트로이전쟁을 배경으로 씌어진 일리아스에 나오듯 신들이 정말로 그 전쟁에 참여했을까? 그리스인들이 사건의 배후를 그렇게 믿었던 것 같다. 장편서사시 <일리아스>에는 거기 참가한 이들의 사연과 전쟁 장면이 눈에 보일 듯이 그려진다. 같은 경우로 죽는 이들이 안 나오고, 육탄전으로 전쟁을 했던 때는 저렇게 전투했겠구나 싶은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구체적인 사항들이 생생하다.

 

장점 둘째, 스토리라인이 탄탄하다. 감동적이다.

한국의 판소리처럼 구전되어 오면서 시간과 사람들 사이에서 다듬어지고 이야기가 첨삭된 트로이전쟁 이야기를 호메로스라는 시인이 집대성했다고 했다. 아킬레우스가 상으로 받은 여자를 빼앗아 가는 아가멤논에게 화가 나서 참전을 않는 동안 헥토르가 지휘하는 트로이편이 이긴다. 제우스는 죽을 운명인 아킬레우스의 영예를 높여달라는 그의 어머니 테티스여신의 청원을 들어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적절 시점에 개입한다. 아킬레우스가 사랑하는 수행무사 클로스파토르가 죽는다. 아킬레우스가 다시 참전한다. 그의 손에 헥토르가 죽는다.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가 단신으로 아들의 시신을 찾으러 간다. 트로이성의 여자들이 오열하며 대서사시는 끝을 맺는다. 신과 인간의 이야기들이 촘촘히, 충분히 설득력을 가지면서 진행된다.   

 

보완점, 읽기가 힘들다.

그래서 읽기 싫어진다. 이유가 뭘까? 책이 두꺼운 건(520페이지) 둘째로 치고 문장이 길다. 낯선 수사가 있다. 다는 못 알아보겠고 사람 이름 앞에 그의 아버지의 이름을 붙이거나 특징을 붙인다. 이걸 보완할 필요가 있을까 모르겠지만 이런 점이 나에게는 가독성을 떨어뜨렸다. 절반 정도 읽을 때까지는 계속 발이 꼬였다. 어느 정도 이 방식에 익숙해지니까 나아졌다. 고전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라는 생각과 고전은 역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동시에 든다.   

 

 

2)   감동적인 장절

 

(1)  전쟁이야기를 읽는 효용

잔인하게 죽이는 이야기, 갑옷들에 밑줄을 그으면서 그러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전쟁을 겪고 싶지는 않다. 내 안의 공격성이 그런 식으로 충족되고 있는 것 같다. 도살장면을 보지도 직접 하지도 않고, 마트와 시장에서 가공포장된 고기를 사들이듯 피 튀기는 싸움을 직접 하거나 보지 않는다. 이런 때를 사는 나에게 전쟁이야기는 새롭다.

 

92 무참한 돌이 양쪽 다 뒤꿈치 뼈를 박살내어 버렸으므로 그는 두 손을 그리운 전우들에게 내민 채 숨도 못 쉬고 뒤로 먼지를 일으키며 벌렁 쓰러졌다. 그러자 돌을 던지 페이로스가 달려들어 창으로 배꼽 옆을 쿡 찔렀다. 땅바닥에 온통 창자가 터져 흐르고, 그의 두 눈은 죽음이 덮쳐 버렸다.

이런 장면들을 도살장면을 보듯 생경스럽게 읽는다. 전쟁과 죽음에 대한 묘사. 돌에 맞아 죽다니. 전쟁 안의 살육이 무참하구나. 요즘에는 이런 것들이 없다. 고기조차 닭 목을 비틀거나 하지 않고 가공된 형태다. 날것을 접할 기회가 없다.  

 

277 물러가는 모습을 겨누어 메리오네스가 청동 촉이 달린 화살을 날려 오른쪽 엉덩이를 쏘니 화살은 곧장 방광 언저리를 꿰뚫어 치골 밑을 쑤시고 들어갔다. 그는 그 자리에 푹 주저앉더니 그대로 전우들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두었다. 그는 마치 지렁이처럼 땅에 쓰러져 길게 뻗어 누웠고, 검은 피가 흘러나와 땅을 적시고 있었다.

 

(2)  그리스신화를 해석한 책이 아니라 원전인 고전을 읽는 자부심, 즐거움

원전에서 해석한 책에서 (진 시노다 볼린) 트로이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읽었다. 영웅을 수호하는 전략가, 가부장제의 옹호자, 아버지의 딸 아테나여신은 무장을 한 채 전쟁에 참여하고, 아레스는 아버지 제우스의 미움을 받았고, 트로이편을 든 신은 아프로디테, 그녀의 애인 아레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이고 아테네군의 편을 든 신은 결혼의 수호신 헤라, 아내에게 오쟁이 진 헤파이스투스, 포세이돈 등이라 했다. 그것들이 어디서 온 이야기인지 직접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30 어머님께도 저는 충고드립니다. 물론 어머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아버지 제우스 신의 기분을 잘 맞추시어 앞으로는 다시 잔소리를 하시지 않으시고 그로 인해 저희들의 잔치를 망가뜨리지 않으시도록 해 주십시오. 만일 올림포스에 납시어 번개를 던지시는 신 제우스께서 저희들을 이 자리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시면 그야말로 큰 야단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벌떡 일어서며 두 귀가 달린 잔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손에 건네고는 그녀를 향하여 말하였다.)…어머님 참으세요. 아무리 쓰라리시더라도 참으세요. 그야말로 소중히 여기고 있는 어머님께서 두들겨 맞으시는 것을 이 눈으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언젠가도 제가 한 번 어머님을 도우려고 드니까 제 발을 잡고 이 거룩한 궁궐에서 내동댕이치셨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하늘을 날아서 해가 질 무렵에야 렘노스 섬에 떨어졌는데 그때는 이미 거의 숨이 끊어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 성르 섬에 사는 신티에스인들이 곧 볼살펴 주었던 것입니다.

부모 사이에 중재에 나선 헤파이스투스의 말. 남편이 가장 중요했던 헤라의 아들이 할 수 있는 역할. 그리고 그의 장애의 연유 아버지의 거부와 학대

 

92 성의 높은 곳에서 화간 난 아폴론이 말했는데 한편 아카이아 군을 독려하고 있는 것은 제우스의 딸, 더없는 영광에 빛나는 트리토게네이아였으며 태만한 자를 보면 군중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뛰어내려 격려를 하고 있었다. 

 아폴론은 성 위에서 관전하다 화살을 날리고 아테네는 야전사령관처럼 전장에 직접 뛰어든다.

 

117 참으로 기가 막혀요. 산양 가죽의 방패를 가진 제우스의 딸 아트뤼토네여 정말 우리는 메넬라오스와 기대할 수 없는 약속을 한 셈이군요. 성벽을 튼튼하게 둘러친 일리오스를 공략한 다음에는 귀국시켜 주겠노라는 약속 말이지요. 만일 재앙의 아레스가 저렇게 맹렬히 설치는 대로 내버려두면 말이에요. 그러니 우리도 사나운 투지를 따르도록 합시다.

헤라는 자기가 낳은 친아들인 아레스를 미워한다. 그녀에게는 남편을 버리고 떠난 헬레네를 응징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인듯 하다. 헤라는 결혼 서약의 수호자, 아테네는 가부장제의 여신, 그러나 제우스는 바람둥이. 정절의 의무를 제우스에게만은 적용하지를 못하는 구나. 가소롭다.

 

387 내가 절름발이라고 해서 나를 없애 버리려는 파렴치한 어머니의 사악한 속셈 때문에 멀리 추락하여 고통받고 있을 때 말이오. 그 무렵 만일 흐름을 되돌리는 오케아노스의 따님 에우뤼노메와 테티스 님이 품안에 나를 받아주지 않았던들 나는 무척 쓰라린 경험을 했을 것이다.

: 헤파이스투스

 

117 아테네 여신은 아버지 신의 궁전 문지방에 갖가지 색색가지 수놓은 부드러운 옷을 벗어던졌다. 그것은 여신이 손수 짜서 직접 마무리한 것이었다. 그리고 여신은 뭇구름을 모으는 제우스의 갑옷을 두르고, 눈물에 찬 싸움터에 나가기 위해 갑옷을 몸에 걸쳤다. 또 양쪽 어깨에는 많은 술이 달린 무서운 산양 가죽 방패를 걸쳤다. 그 주위 사방을 공포가 원을 그려 둘러쌌다. 그 중에는 투쟁과 무용과 그리고 소름끼치는 추적도 끼어 있었으며 중앙에는 고르곤의 목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산양 가죽의 방패를 가진 제우스가 내려준 괴이한 상징이 새겨져 있었다. 또 여신의 머리에는 양쪽에 뿔이 돋았고, 네 개의 별을 단 황금으로 만든 투구를 썼다. 백 대 도시의 전사들을 새겨넣은 투구였다.

 

121 살인으로 피투성이가 된 아레스가 그의 무구를 벗기고 있는 것을 보자, 아테네는 힘센 아레스에게 보이지 않도록 하데스의 투구를 덮어썼다.

도깨비감투랑 비슷하네. 아레스에게는 전쟁터가 최고의 놀이터, 그럼 현대의 아레스는 어디서 이런 걸 충족? 격투기, 레승링 관전?

 

258 청동 발을 가진 말 두 필을 거룩한 마차에 맸다. 그리고 나는 듯이 빠르고 황금 갈기가 훌륭하게 축 늘어진 말을 재빨리 매고, 황금 갑옷을 몸에 두른 다음, 세공도 아름다운 황금의 가죽 채찍을 쥐고 마차에 올라 파도 위를 달려나가니 그 발 밑에서는 갖가지 큰 물고기들이 사방에서 나타나 춤을 추었다. 그들은 주군을 잘 알기 때문이다. 바다도 기쁨에 넘쳐서 갈라지며 길을 튀우니 말들은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것이 얼마나 빨랐던지 수레바퀴의 굴대조차 전혀 젖지 않았다. 나는 듯이 달려가는 말들은 결국 아카이아군의 함선들에게로 그를 싣고 갔다.

포세이돈의 행차 묘사

 

303 그들의 패주를 가슴 아파하며 보고 있는 것은 페렐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다. 그래서 그는 맹우인 파트로클로스를 나아가게 하겠지. 그러나 그는 많은 젊은 무사들과 병사들을 죽인 뒤에 명예도 드높은 헥토르의 창에 찔려 일리오스 바로 앞에서 파멸될 것이다. 그 들 중에는 내 아들, 기상도 늠름한 사르페돈도 있을 것이다….내 무릎에 여신 테티스가 매달리며 성을 공략하는 아킬레우스에게 영광을 주라고 애원하던 그날의 약속대로 펠레우스의 아들의 소원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전에는 말이다.

제우스신은 모든 것을 예정하는구나. 상당히 기독교의 신, 전지전능의 신과 개념이 비슷하구나.

 

497 헤르메스야 너는 언제나 인간과 동행하기를 좋아하고, 누구든지 동무삼은 인간의 말을 잘 들어주니까, 어서 가서 프리아모스를 아카이아군의 배로 안내해 주어라. 펠레우스 아들의 막사에 닿을 때까지는 어느 누구 한 사람도 다른 다나오이 편의 사람에게 들키지도 눈치채이지도 않게 하라.

 

451 여신은 아킬레우스 곁을 떠나 헥토르를 쫒아갔는데 그 모습과 낭랑한 목소리가 바로 동생 데이포보스와 그대로 닮게 하여 가까이에 다가가 거침없이 말을 건넸다.

헥토르를 속여서 죽게 한 교활한 아테네 여신

453 이것은 반드시 여러 신들이 나를 죽음으로 부른 것이다. 내 동생 데이포보스가 바로 옆에 대기하고 있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성벽 안에 있으니, 나를 감쪽같이 아테네가 속인 것이 분명하다.

 

 

(3)  멋진 캐릭터 헥토르

패배한 트로이의 장수 헥토르가 어쩌면 이리도 멋지다냐? 아가멤논이나 메넬라우스보다 나는 줄창 헥토르 팬이었다.

 

62 헥토르는 꾸짖으며 말했다.

괘씸한 파리스여, 외모만 그럴듯하지 계집에게 미친 간사한 자여. 정말로 너는 태어나지도 않고 또 결혼도 하지 말고 죽었으면 좋았을 거다. 정말로 그게 바람직한 일이다. 이처럼 남에게 누를 끼치고 의혹을 눈길을 받기보다는 휠씬 나았을 텐데. d긴 머리털의 아카이아군이 통쾌하게 웃으리라. 너의 훌륭한 모습을 보고 의젓한 용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담력도 없고 용감하지도 않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바로 그런 주제에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 충실한 전우들을 모아놓고는 다른 나라 사람과 사귀고 먼나라에서 창술로 이름이 드높은 무사의 아내인 아름다운 용모의 여자를 데리고 왔구나. 네 아비에게, 또 네 나라에게, 모든 시민에게도 커다란 화의 근원이오. 적에게는 기쁨의 구실, 너 자신에게는 수치의 근원이 되는 데도 그리 하다니.

자 어디 한 번 이번엔 네가 아레스의 벗이라는 메넬라오스를 기다려 보는 것이 어떠하냐? 그러면 네가 어떤 사나이의 아리따운 아내를 빼앗아 왔는지 이해가 되리라. 그 머리털과 네 육신이 파묻혀 버리면, 하프도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온갖 선물도 도저히 방패막이는 되지 않을 테니까 마링야. 그런데 정말로 트로이 사람들은 흐리멍텅해. 그렇지 않았다면 너는 진작 이런 커다란 화를 저지른 죄로 돌옷(돌을 던져 죽이는 것을 비꼬아 말한 것)이 입혀져 있었을 것이다.”

속시원하다. 이렇게 할 만하다. 개인적인 치정인데 9년에 걸친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그 때문에 희생되었다.  아마도 파리스가 유부녀인 여자를 꾀어 간 것에 대한 복수나 응징이 아니라 다른 도시국가 특유의 정치경제적인 잇권이 개입되었으리라. 파리스의 사과 말고 또 다른, 진짜 트로이전쟁의 이유는 뭘까?

 

316 함선들 곁에서 모두 힘을 뭉쳐 싸워라. 그대들 가운데 누구든 화살을 맞거나 창에 찔리거나 하여 최후의 시각을 맞이하는 자는 죽는 것이 좋다. 조국을 수호하여 사우다가 죽음을 맞는 것은 결코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니다. 아카이아군이 배를 이끌고 저들의 고향으로 철수해 갈 대는 오히려 먼 훗날까지 그들의 아내와 자식들은 안전하게 보호를 받을 것이고, 집과 논밭도 온전할 것이다.

헥토르의 말

 

138 번쩍이는 투구를 쓴 헥토르가 말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나도 그러한 것을 잘 알고 있다오. 여보, 그러나 내가 가장 부끄럽게 여기고 또 두려워하고 있듯이, 만일 내가 싸움터를 떠나 달아나서 숨어다니는 것은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소. 옛날부터 그렇게 배워왔으니 말이오. 언제나 용감하게 행동하고 트로이 군대의 선두에서 싸우도록 그리고 아버님이나 나도 머리로뿐만 아니라 마음속으로도 알고 있소. 언젠가 이 거룩한 일리오스도 프리아모스도 그 프리아모스의 물푸레나무 창도, 훌륭한 병사들도 멸망해서 사라져 버릴 날이 올 것이오.

그러나 그 트로이 사람들이 뒷날에 받을 괴로움도 그토록 마음에 걸리지는 않소. 어머님 헤카베의 비탄도, 아버님 프리아모스 왕이나 형제들의 고난도, 결국은 적의 손에 살해되어 흙먼지 속에 엎어지겠지. 그러나 그것조차도 그대가 받을 고통만큼 마음에 걸리지는 않는단 말이오. 누군지도 모를 청동갑옷을 입은 아카이아인의 무사가 눈물에 젖은 그대를 억지로, 자유로운 나날을 뺏고는 노예로 끌고 갈지도 모르니까, 그리하여 혹은 아르고스에 살면서 다른 여자의 지시로 베를 짜든지 아니면 혹은 멧세이스나 휘페이리아의 샘에서 물을 길어 나르게 될는지, 지독한 모욕을 한 몸에 받으면서 냉엄한 운명에 강제로 맡겨질지도 모르오.

아내 안드로마테와 나누는 말

 

139 제우스 신과 그 밖의 여러 신들이여 ….또 그가 전쟁에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들이 정말 이 사나이는 제 아버지보다 훨씬 훌륭한 무사구나하고 칭송하도록 해 주소서. 그리하여 적의 무사들을 무찌르고 피에 젖은 전리품을 들고 돌아와 제 어머니를 기쁘게 하도록 해 주소서. 

아들을 두고 하는 기원

 

510 헥토르님, 모든 시아주버님들 가운데서도 내 마음 속에서 유달리 소중한 분이여, 내 남편은 신으로도 보일 알렉산드로스입니다. 그 사람이 나를 이 트로이로 데리고 왔지요. 아아, 그 이전에 죽을 수 있었다면 정말로 좋았을 것을! 고향을 버리고 그곳에서 떠나 온 지 지금은 벌써 20년 전의 옛날 일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에도 당신에게서 한 번도 모진 말이나 심술 사나운 분부 등을 들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건 집 안에서 다른 분이, 시아주버니들이건 시누이들이건 또는 훌륭한 옷을 입은 동서들이건 또는 의리가 있는 시어머님들이 시아버님께서는 아버님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상냥한 분이시지만, 혹 나를 나무라시기라도 할 때 당신은 언제나의 상냥한 분이시지만, 혹 나를 나무라시기라도 했을 때, 당신은 언제나 상냥한 마음씨와 부드러운 말로 그를 달래시고는 말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쓰라린 마음으로 당신을, 또 기구한 운명의 내 몸을 슬퍼하는 것입니다. 이제 달리 아무도 이 넓은 트로이에서 부드러운 분도 정다운 사람도 한 사람도 없고, 모두가 나를 미워하며 싫어하니 말입니다.  

 

이 외에도 전투 장면에서 멋졌다.

 

(4)   입체적인 캐릭터 헬레네

파리스(알렉산드로스)를 따라 남편 옆을 도망친 헬레네 역시 비난할 수 없는 착한 여자로 그리고 있다.

 

65 마침 커다란 베틀로 두 폭의 자줏빛 천에 온갖 전쟁의 무늬를 놓고 있었다. 말을 길들이는 트로이인과 청동의 갑옷을 입은 아카이아인이 그녀 때문에 무신 아레스의 손에서 겪은 수많은 전투 장면을 짜넣고 있었다. 

베틀에 앉은 헬레네.

베틀에 앉은 페넬로페

베틀에 앉은 직녀 ------à부덕?

 

65 모두들 방패에 기대어 있는가 하면, 옆에는 긴 창이 땅에 꽂혀 있어요. 그리고는 알렉산드로스와 아레스의 사랑을 받는 메넬라오스가 긴 창을 들고 당신을 두고 결투를 하려는 거요. 그래서 어느 쪽이든 승리를 거둔 사람의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아내로서 당신은 불려갈 것이오.”

이렇게 말하고 여신은 달콤한 그리움을 헬레네의 가슴에 불어넣었다. 전 남편과 고국과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금방 희게 반짝이는 살베옷을 걸친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안방에서 뛰어나갔다.

눈물 흘리는 여자 미워할 수 없게 하네. 미워하고 싶은데  

 

66 시아버님 언제나 어렵고 황송하옵니다. 처음 여기로 아드님을 따라서 왔을 때 침실과 친척들, 나이가 차지 않은 딸아이와 그리운 동갑내기 친구들도 모두 버리고 온 제가 정말로 그때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뜻대로 되지는 않았었지요. 그래서 지금도 역시 눈물로 날을 보내며 시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에게 물으신, 알고 싶어하시는 점을 이제부터 여쭙겠습니다. 저 분이야말로 바로 아트레우스 집안의 넓은 나라를 다스리는 아가멤논 왕으로

헬레네의 착한 여자 코스프레 미움받지만은 않겠구나. 양가감정을 일으키겠구나. ‘착한데 어쩌다, 팔자지

 

74 산양피의 방패를 가진 제우스의 딸 헬레네는 두 눈을 내리깔며 제 남편을 나무라며 말했다.

싸움을 피하고 계시더군요. 정말로 내 남편이었던 용맹스러운 무사가 차라리 그대로 죽였더라면 좋았을 거예요. 예전에는무척이나 자랑하셨어요. 무신 아레스의 벗이라는 메넬라오스보다 자기가 힘으로나 솜씨로나 또 창으로나 뛰어나다고 그러시다면 자아 다시 한 번 더 무신 아레스의 사랑을 받는 메넬라오스를 떳떳이 맞아 싸움에 도전하러 가세요. 하지만 나로서는 그 만두시도록 권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금발의 메넬라오스와 힘을 겨루어 싸우는 것도 그토록 험악한 칼싸움도 그만두시도록말이에요. 자칫 그 사람의 창에 찌려 죽기라도 하면 큰일 나니까요.”

나무라면서 사랑을 보내고 있다. ! 복잡한 이 여자를 어쩌냐?

 

135 아내가 부드러운 말로 나를 달래고 설득하여 싸움터로 나가게 하려는 참입니다.

내실에서 헬레네와 노닥거리다 헥토르에게 혼나자 하는 알렉산드로스의 말

 

135 시아주버님 이렇게 말씀드리는 저는 수치를 모르는 암캐와도 같이 재앙을 가져오는 무서운 여자입니다. 정말 어머니가 처음으로 저를 낳으셨을 때, 부는 바람의 나쁜 숨결이 그날로 즉시 저를 험한 산골짜기나 우렁차게 울리는 바다의 파도 사이로 낚아채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그랬더라면 이런 결과가 되기 전에 파도가 저를 휩쓸어 가고 말았을 테니까요. 그게 아니고 신들이 이와 같이 재앙을 정해주신 일이라면, 저는 좀 더 훌륭한 무사의 아내가 되었어야 했습니다. 세상 사람의 분노도 모욕도 잘 분별할 줄 아는 무사의 아내 말입니다.

저렇게 말하는 헬레네의 말을 들으면 그녀를 미워하지 못할 것 같다.

 

(5)  보통사람들의 전쟁

전쟁에서 장수, 군주가 아닌 그런저런 살아가는 사연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많이 죽는다. 그들의 사연이 이렇게저렇게 소설 속에 기록되어 있다. 어느 정도 윤색이 있었겠지만 10년간의 전쟁 동안 죽어간 이들 중에는 이런 이들이 거의 들어있을 거다. 사실적인 역사서로든 논픽션 소설이든 오로지 기록된 사연들만이 남게 되는 듯 하다. 

 

311 메돈은 기품있는 오일에우스의 첩의 소생으로 아이아스의 동생뻘 되는 사람이었다. 그는 한 때 사람을 죽여 고향을 떠나 퓔라케에서 살았는데

전쟁에 참가한 다종다양한 사연들

 

(6)  트로이전쟁의 상징

창으로, 칼로, 돌멩이로 육탄전을 치른 다음에는 상대편 군사들의 갑옷을 벗겨 전리품을 거두려 한다. 그 장면이 매번 반복된다. 나는 트로이전쟁이 내 안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 대한 상징일 수 있을까? 그때의 전리품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7)  신들의 전쟁

인간들의 전쟁만이 아니라 신들의 전쟁으로 그려진다. 신들은 적극 개입한다. 감동적이라기 보담 재미있었다.

 

(8)  아들 헥토르의 시신을 찾으러 간 프리아모스왕과 아킬레우스 사이의 교감

죽음을 각오하고 적진으로 단신, 아들의 시신을 찾으러 간 아버지

 

376 아킬레우스가 비통한 고함소리를 무섭게 질러대니 그 소리는 바다 밑 깊숙한 동굴 속에서 늙은 부친 해신 네레우스를 모시고 앉아 있던 어머니 테티스 여신의 귀에 들어갔다. 테티스가 별안간 울음을 터트리자 자매 여신들이 모두 그녀 주위에 몰려들었다.

 

461 “기뻐하라. 파트로클로스 비록 지금은 명부에 있을지라도, 전에 그대와 약속한 것을 모두 수행하리라. 헥토르를 끌고 와서 살코기를 개에게 먹이게 할 것이고, 그대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서 트로이인 허우대 좋은 사나이들 12명을 그대를 태우는 불 앞에서 목을 베리라. “ 이렇게 말하며 아킬레우스는 웅대한 헥토르에게 베풀 잔인한 짓을 궁리해냈다.

아킬레우스는 잔인하다.

 

487 아킬레우스만은 벗을 생각하고 그저 통곡하기만 할 뿐이었다.

 

487 아킬레우스는 전차의 멍에에 날씬 말을 메고 나서 헥토르의 주검을 수레 뒤에 매어 끌고 가더니, 세 차례나 죽은 파트로클로스의 무덤 둘레를 끌고 돌아다닌 뒤 겨우 막사에 돌아와 쉬는 것이었다.

아킬레우스 ㄱㅈㅅ

 

502 아킬레우스 바로 옆에 서서 두 손을 내밀어 그 무릎을 잡고, 무사를 수없이 죽인 무서운, 게다가 자신의 많은 자식을 죽인 한 그 손에 입을 맞추었다.

아버지가 대단하구나.

 

503 그대로 둘이는 저마다의 생각으로 돌아갔다. 한쪽은 무사를 죽이는 헥토르를 생각하고, 아킬레우스의 발밑에 엎드린 채 한참 통곡하니, 아킬레우스도 제 아버지를 어떤 때는 또 파트로클로스를 생각하고 슬퍼하는데 그 울음소리가 온 집안에 가득했다.

용맹한 아킬레우스는 실컷 울어 배 밑바닥에서도 손발의 힘줄에서도 슬픈 마음이 떠나자 곧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그 왕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며 하얗게 센 그의 머리털과 역시 새하연 수염에 연민의 정을 느끼고 왕에게 큰 소리로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

아아 불쌍한 분, 정말로 무서운 불행을 몽땅 마음에 참고 건뎌 왔구료. 어쩌면 그렇게 혼자서 대담히고 아카이아군의 진영까지 찾아오셨소. 게다가 많은 훌륭한자식들을 죽인 사내의 눈 앞에 나타나다니, 당신의 심장은 강철로 만들어진걸까? …

둘 다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 그 아픔으로 공감하여 상대에 대한 미움을 넘어섰다.

둘 다 전쟁의 피해자다.

 

 

3.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1권 질병 / 아킬레우스의 분노

 

13 한 나라의 왕으로서 지체가 낮은 인간에게 화를 낼 경우에는 언제나 한 결 더 엄격한 것이 보통이니, 그 당일은 노여움을 억지로 누르고 참을 수 있다 해도 그것이 완전히 풀어질 대까지는 언제까지고 계속 원한을 가슴에 품고 있기 마련이오. 그러니 무사하도록 지켜주겠노라는 당신의 약속이 필요하오.

아킬레우스에게 새점을 치는 칼카스가 하는 말. 아폴론의 신탁.

 

14 빛나는 눈의 처녀를 그 아버지에게 돌려주기 전까지는 흉측한 질병을 거두지 않을 것이오

 

15 그 대가로 마음이 큰 아카이아 사람들이 그에 충분히 맞먹을 정도의 포상을 주면 더욱 좋고, 또 충분히 주지 않을 경우에는 내가 직접 나서서 빼앗을 것이오나에게 빼앗긴 사람은 분명 화를 내겠지만

장수 아가멤논의 덕이 이 정도

 

16 나는 다만 그대를 도와 따라온 사람이오. 염치도 없는 그대를 기쁘게 할 양으로, 단지 메넬라오스와 개 같은 얼굴의 그대를 도와서 트로이인에게 보족하려 한 것을 그대는 전혀 생각지도 않거니와 마음에 두지도 않고, 이번에는 또 자기 쪽에서 내 포상마저 빼앗겠다고 벼르다니나는 이번에야말로 프디에로 돌아가겠소이제 더 여기서 모욕을 당하면서 그대를 위해서 부와 재물을 쌓아올려 줄 생각은 없소

메넬라오스의 개인적인 보복을 위해 아가멤논이 전쟁을 일으켰다. 딸을 재물로 바치고서 출군. 전혀 명분없는 싸움. 또는 다른데 명분이 있을지도. 나 역시 내가 충성을 바치고 있는 주군이 이런식으로 행동하면 그를 위해 더 이상 헌신하지는 않으리라. 욕 나오네.  

 

17 가슴 속, 마음 속으로 결정짓지를 못해서 망설이고 있을 때, 그리하여 커다란 칼을 칼집에서 막 빼려고 하자 아테네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두 사람을 마음에 두고 사랑스럽게 여기고 있던 흰 팔의 여신 헤라가 보낸 것이었다. 펠레우스의 아들 뒤로 다가서는 아테네의 모습은 아킬레우스에게만 보였고, 다른 이에게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여신의 전쟁 개입

 

17 나는 그대의 화를 가라앉히려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내 말을 들어라그대는 지금 당한 이 횡포한 모욕에 대한 보상으로 이의 세 갑절 가량 훌륭한 재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니 지금은 분노를 누르고 말을 듣도록 하라.

감정적이고 싸움을 잘하는 이에게는 아테네 여신급의 냉정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큰 사단을 미연에 방지하겠구나.

 

20 아가멤논, 그대도 비록 권위가 윗자리에 선다고 하더라도 이 사람에게서 처녀를 배앗으려고는 하지 마오. 아카이아인의 아들들이 맨 처음 이 사람에게 포상으로 준 그대로 놔 두어야 하오. 도 그대도 펠레우스의 아들이여, 나라의 군주와 맞서 싸우려고 해서는 안되오. 홀을 가진 나라의 왕은 제우스가 영예를 내려 주신 것, 절대로 남이 미치지 못할 존경을 하늘에서 나누어 받고 있기 때문이지. 그러므로 그대가 용맹한 자이고 생모가 여신이라고 하더라도 이 분의 지체는 그 위에 있소.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의 지배자이니까. 또 아트레우스의 아들이여, 그대는 화를 억누르시오. 그러면 내가 아킬레우스에게도 노여움을 버리도록 사정하겠소. 어찌되었든 그는 모든 아카이아인을 불온한 싸움에서 지켜주는 커다란 방벽이니까.

노장 네스토르가 아가멤논 왕에게 하는 말. 양쪽을 아우르는 지혜로운 조언.

 

22 어머니 당신이 나를 명이 짧도록 낳으셨다면 나에게 올림포스에 계시는 높은 하늘에 천둥을 울리는 제우스 신께서 명예만은 충분히 주시도록 하셔야 했을 겁니다. 지금 그분께서는 조금도 소중히 아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아트레우스 아들인 넓은 땅을 다스리는 아가멤논이 나를 모욕했으니까요. 그는 내가 받은 포상을 빼앗아갔습니다.

울고 나서 바닷가에 서서 아킬레우스가 어머니인 바다의 여신 테티스에게 비는 말. 제우스 개입의 근거

 

28 내가 여러 신과도 상의하지 않고 혼자서 결정지으려고 하는 것은 그대라 하더라도 사사건건 캐묻거나 꼬치꼬치 알려고 해서는 안되어

 

29 이번만은 마음에 걸리는군요. 가슴속으로는 그 바다의 노신의 딸인 은빛 발을 가진 테티스가 당신을 잘 속여 넘긴 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사실 오늘 아침 일찍 테티스가 당신 옆에 앉아 무릎에 매달려 있었잖아요. 틀림없이 당신은 그 여자에게 단단히 약속하시며 어떤 승낙도 해주셨으리라 생각해요. 아킬레우승게 명예를 주고 아카이아군의 진영에게 많은 사람을 죽게 하겠다고

 

30 어머님께도 저는 충고드립니다. 물론 어머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아버지 제우스 신의 기분을 잘 맞추시어 앞으로는 다시 잔소리를 하시지 않으시고 그로 인해 저희들의 잔치를 망가뜨리지 않으시도록 해 주십시오. 만일 올림포스에 납시어 번개를 던지시는 신 제우스께서 저희들을 이 자리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시면 그야말로 큰 야단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벌떡 일어서며 두 귀가 달린 잔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손에 건네고는 그녀를 향하여 말하였다.)…어머님 참으세요. 아무리 쓰라리시더라도 참으세요. 그야말로 소중히 여기고 있는 어머님께서 두들겨 맞으시는 것을 이 눈으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언젠가도 제가 한 번 어머님을 도우려고 드니까 제 발을 잡고 이 거룩한 궁궐에서 내동댕이치셨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하늘을 날아서 해가 질 무렵에야 렘노스 섬에 떨어졌는데 그때는 이미 거의 숨이 끊어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 성르 섬에 사는 신티에스인들이 곧 볼살펴 주었던 것입니다.

부모 사이에 중재에 나선 헤파이스투스의 말. 남편이 가장 중요했던 헤라의 아들이 할 수 있는 역할. 그리고 그의 장애의 연유 아버지의 거부와 학대

 

30 드디어 눈부신 태양의 빛이 사라지자, 신들은 저마다 자기 집을 찾아 쉬러 쉬지 않고 돌아갔다. 그들에게는 유명한 절름발이 헤파이스토스가 뛰어난 솜씨로 지어 준 각자의 집이 있었다.

 

2권 제우스의 의도

 

32 제우스는 한 가지 좋은 방책을 마음에 떠올렸다. 그것은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에게 화를 가져다 줄 흉몽을 보내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흉몽을 불러서 가차없이 말했다.

 

32 그래서 그는 지금 막사에서 한참 잠들어 있는 그를 만났다. 그 둘레에는 아직 향기로운 잠이 내리덮여 있었다. 신이 넬레우스의 아들 테스토르의 모습을 하고 그 머리맡에 서니, 네스토르는 아가멤논이 노인들 가운데서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33 나는 제우스께서 보내신 사자다. 주신께서는 저 멀리 계시지만 그대 신상을 무척 걱정하시고 가여워하신다. 그래서 그대에게 흰 머리털의 아카이아군을 얼른 무장시키라고 명령을 내리셨다. 이제야말로 트로이인들의 큰길이 있는 도성을 쳐서 빼앗을 수 있을 테니까

 

36 벌써 제우스의 9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다. 그동안 배는 썩어 버리고 밧줄도 늘어져 버리고 말았다. 우리 고향의 아내와 철없는 어린아이들은 어지간히 기다리다 못해 이제는 지쳐 있을 텐데, 우리가 목적하고 온 일은 조금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그러니까 내가 이제부터 말하는 대로 모두 따르는 것이 어떠한가. 배를 타고 그리운 고향으로 모두 돌아가기로 하자. 이제는 대로가 있는 트로이를 함락할 수 없을 테니까.

 

37 지혜로는 제우스 신과 맞먹는다고까지 일컬어지는 오디세우스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지혜의 여신 아테네가 그를 보고 말했다.

제우스의 후예로 라에르테스의 아들이며 모사에 뛰어난 오디세우스여, 정말로 이처럼 그리운 고향으로 당신들이 도망쳐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프리아모스 왕과 트로이인들이 거드름을 피도록 아르고스 태생의 헬레네를 두고 가는가. 여자 때문에 얼마나 무수한 아카이아인의 병사가 그리운 고국도 아닌 이국 머릴 그 트로이에서 쓰러졌는데, 자 병사들 속으로 들어가서 부드러운 말로 무사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말려요. 양 끝이 위로 굽어올라간 배들을 바다에 끌어내리게 해서는 안되어요.

 

40 이렇게 말하고는 지팡이를 들고 테르시테스의 등이며 두 어깨를 세게 때렸다. 그는 아픔을 못 이겨 몸을 웅크리고 눈물을 주르륵 흘렸는데 그 등에서는 황금 홀에 맞아 피가 맺힌 푸른 멍이 퉁퉁 불어올랐다.

입바른 소리, 그러나 병사들의 사기를 꺽는 소리를 하는 이를 때려서 잠재운다. 민심이반을 막는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으니 지혜로운 오디세우스.

 

41 오디세우스는 모든 사람의 이익을 도모하여 회의석에서 일어서서 말하였다.

 

41 정말로 이런 데서 견디어 내기란 마음이 지칠 정도로 대견한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한 달 정도 아내에게서 떨어져 여럿이 노를 젓는 배를 타는 것마저도 누구나 투덜거리기 마련이니까. 더욱이 겨울 폭풍이 휘몰아쳐 바다가 거칠어져서 끝내 돌아가지 못한다든가 할 때에. 그런데 지금 우리가 이 곳에 묵는 것이 벌써 9년이 넘으려 하고 있다. 그러니 만큼 나로서도 아카이아군이 뱃머리가 굽어올라간 배 곁에서 투덜투덜 불평을 털어놓았다기로 결코 부당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기대렸으면서도 아무런 수확도 없이 돌아간다는 것은 부끄러운 노릇이다. 참으라 그대들이여, 칼카스의 예언이 정말인지 그렇지 않은지 확실해질 대까지. 조금만 더 기다리라.

심정을 이해해준 후 다독여 목적을 이룬다.

 

42 무서운 이상이 신들에게 올리는 번제에 내렸을 때 칼카스가 거기에서 이내 신탁을 여쭈어 알이었다. ‘머리털을 길게 기른 아카이아군이여, 어찌 그대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는가. 우리에게 이 커다란 이상을 보이신 것은 지모의 신 제우스이다. 늦게나마 아주 늦게 성취될 테지만 그 명성을 결코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이 구렁이가 새끼참새와 어미새를 모두 먹어버린 것(여덟마리의 새끼에 그것을 낳은 어미새를 합쳐 아홉마리를) 처럼 우리도 같은 횟수를 이 곳에서 싸움으로 보낼 테지만, 10년째에는 이 대로가 난 도성을 쳐서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긴 세월을 견디기 위해서는 뭔가 견디게 하는 게 있어야 한다. 

 

44 그럼 자, 곧 싸움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모두 식사를 하러 가라. 너나할 것없이 모두 창을 잘 갈아 놓아라. 방패도 잘 살펴두고 모두 발이 날쌘 말에게 먹이를 잘 주어라. 누구나 전차 바퀴의 축을 잘 살펴 싸울 준비를 하라.

 

이 장에서는 출정한 배가 온 섬과 이끄는 장수, 사람들에 대해 특이사항 몇 가지씩 일일이 거론하고 있다. 이 소설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했기 때문? 신화로만 내려오던 트로이 유적을 발굴해낸 고고학자의 이야기를 읽은 적 있다. 슐라이만 이라던가?

 

56 말 가운데서 다른 어느 것보다 우스한 것은 페레스 왕의 후예가 거느린 두 필의 말로서, 발이 빠른 이 말은 에우멜로스만이 나는 새처럼 몰 수 있었다. 털 빛깔도 같고 나이가 같고 키도 자로 잰 듯이 같은 키의 이 두 마리의 말은 페라이에서 은궁을 가진 아폴론 신이 가른 것으로 양쪽 다 수말이었으며 우신 아레스의 위엄을 태우고 가는 것 같았다.

 

56 무사 가운데 유달리 뛰어난 자는 텔라몬의 아들 아이아스였다. 그러나 아킬레우스가 화가 나서 출전하지 않을 때만이요, 아킬레우스가 아이아스보다 휠씬 뛰어났다. 말도 또한 이름도 드높은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를 태우고 있는 것이 가장 뛰어났다...그는 지금 아게멤논에게 원한을 품고 있으며 병졸들은 대해의 물가에서 원반이나 가느다란 창을 던지고 활을 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엇다. 말들도 저마다 제가 끄는 전차 곁에서 토끼풀과 질척한 땅에서 돋아나는 미나리를 뜯어먹으며 서 있었다.

킬링 타임. 여신이 인간과 아이를 낳은 경우가 적다 테티스, 아프로디테    

 

57 트로이 편에는 전령으로서 바람의 발을 가진 날쌘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가 산양피의 방패를 가지신 제우스에게서 고뇌에 찬 명령을 가지고 찾아왔다.

 

3권 메넬라오스와 파리스의 결투

 

62 헥토르는 꾸짖으며 말했다.

괘씸한 파리스여, 외모만 그럴듯하지 계집에게 미친 간사한 자여. 정말로 너는 태어나지도 않고 또 결혼도 하지 말고 죽었으면 좋았을 거다. 정말로 그게 바람직한 일이다. 이처럼 남에게 누를 끼치고 의혹을 눈길을 받기보다는 휠씬 나았을 텐데. d긴 머리털의 아카이아군이 통쾌하게 웃으리라. 너의 훌륭한 모습을 보고 의젓한 용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담력도 없고 용감하지도 않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바로 그런 주제에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 충실한 전우들을 모아놓고는 다른 나라 사람과 사귀고 먼나라에서 창술로 이름이 드높은 무사의 아내인 아름다운 용모의 여자를 데리고 왔구나. 네 아비에게, 또 네 나라에게, 모든 시민에게도 커다란 화의 근원이오. 적에게는 기쁨의 구실, 너 자신에게는 수치의 근원이 되는 데도 그리 하다니.

자 어디 한 번 이번엔 네가 아레스의 벗이라는 메넬라오스를 기다려 보는 것이 어떠하냐? 그러면 네가 어떤 사나이의 아리따운 아내를 빼앗아 왔는지 이해가 되리라. 그 머리털과 네 육신이 파묻혀 버리면, 하프도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온갖 선물도 도저히 방패막이는 되지 않을 테니까 마링야. 그런데 정말로 트로이 사람들은 흐리멍텅해. 그렇지 않았다면 너는 진작 이런 커다란 화를 저지른 죄로 돌옷(돌을 던져 죽이는 것을 비꼬아 말한 것)이 입혀져 있었을 것이다.”

속시원하다. 이렇게 할 만하다. 개인적인 치정인데 9년에 걸친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그 때문에 희생되었다.  아마도 파리스가 유부녀인 여자를 꾀어 간 것에 대한 복수나 응징이 아니라 다른 도시국가 특유의 정치경제적인 잇권이 개입되었으리라. 파리스의 사과 말고 또 다른, 진짜 트로이전쟁의 이유는 뭘까/

 

63 형님의 질책은 하나하나 조리에 닿으며 켤코 부당한 것이 아니오. 그러나 언제나 형님의 마음은 도끼처럼 날카롭고 가차없구료제발 황금의 아프로디테의 고마운 선물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아주오. 정말로 신들이 주시는 영예로운 선물은 신들께서 손수 주시는 한은 가벼이 여김을 허락받지 못하는 것은즉, 또 아무리 열렬히 바란다 해도 인간이 절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신의 선물이라고? 이런 엄청난 피값을 들였는데. 화 나네.

 

65 마침 커다란 베틀로 두 폭의 자줏빛 천에 온갖 전쟁의 무늬를 놓고 있었다. 말을 길들이는 트로이인과 청동의 갑옷을 입은 아카이아인이 그녀 때문에 무신 아레스의 손에서 겪은 수많은 전투 장면을 짜넣고 있었다. 

베틀에 앉은 헬레네.

베틀에 앉은 페넬로페

베틀에 앉은 직녀 ------à부덕?

 

65 모두들 방패에 기대어 있는가 하면, 옆에는 긴 창이 땅에 꽂혀 있어요. 그리고는 알렉산드로스와 아레스의 사랑을 받는 메넬라오스가 긴 창을 들고 당신을 두고 결투를 하려는 거요. 그래서 어느 쪽이든 승리를 거둔 사람의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아내로서 당신은 불려갈 것이오.”

이렇게 말하고 여신은 달콤한 그리움을 헬레네의 가슴에 불어넣었다. 전 남편과 고국과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금방 희게 반짝이는 살베옷을 걸친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안방에서 뛰어나갔다.

눈물 흘리는 여자 미워할 수 없게 하네. 미워하고 싶은데  

 

66 시아버님 언제나 어렵고 황송하옵니다. 처음 여기로 아드님을 따라서 왔을 때 침실과 친척들, 나이가 차지 않은 딸아이와 그리운 동갑내기 친구들도 모두 버리고 온 제가 정말로 그때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뜻대로 되지는 않았었지요. 그래서 지금도 역시 눈물로 날을 보내며 시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에게 물으신, 알고 싶어하시는 점을 이제부터 여쭙겠습니다. 저 분이야말로 바로 아트레우스 집안의 넓은 나라를 다스리는 아가멤논 왕으로

헬레네의 착한 여자 코스프레 미움받지만은 않겠구나. 양가감정을 일으키겠구나. ‘착한데 어쩌다, 팔자지

 

67 저 사람은 라에르테스의 아들로 지혜가 많은 오디세우스라고 하오며, 우뚝우뚝 솟은 암지인 이타카라는 곳에서 자라나 온갖 책모와 위계와 또 빈틈없는 전술을 터득하고 있는 자입니다. 

 

68 여인중에서도 기품이 가장 높은 흰 옷의 헬레네가 대답했다.

거기에 있는 자는 거대한 아이아스로 아카이아군을 지켜주는 울타리로 알려진 자입니다….

 

69 아가멤논은 단검을, 언제나 장검의 커다란 칼집 옆에 달아 차고 있던 것을 빼내어 새끼양들의 머리에서 털을 얼마만큼씩 잘랐다. 이번에는 전령들이 트로이편과 아카이아 편의 장수들에게 그 양 머리의 털을 나누어 주었다.

아가멤논은 돌아가 아내에게 살해당했다. 크뤼타임네스트라. 그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딸 엘렉트라는 동생 오르스테스와 모의하여 어머니를 살해했다. –엘렉트라 콤플렉스

그리스 비극의 이피게네이아의 희생 부분을 읽어보기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해석부분을 읽어보기

 

73 그녀의 가슴에 애틋한 생각을 불러일으켰으나, 헬레네는 이내 여신의 유달리 깨긋한 목, 따뜻한 가슴과 나아가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보자, 기겁을 하고는 즉시 말을 받아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어머나 정말로 이상하시군요. 어지 나를 이처럼 속이고 싶어하시는 거에요. 혹은 또 어딘가 더 먼 도시로, 훌륭한 나라로 데리고 가시려는 건지, 프뤼기아나 아름다운 마이오니아의 그곳에 누군가 또 근심하는 사람 가운데 마땅한 분이라도 생기셔서 아마 틀림없이 지금 거룩한 알렉산드로스를 메넬라오스가 이김으로써 가증스러운 저를 고향으로 데리고 가려고 드니까, 그래서 지금 여기에 음흉한 계획을 가슴에 숨기고 오신 걸 거에요….만일 그 분의 잠 시중을 또다시 들거나 했다가는 트로이의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다 뒤에서 나를 욕할 거예요…”

욕하지

 

74 산양피의 방패를 가진 제우스의 딸 헬레네는 두 눈을 내리깔며 제 남편을 나무라며 말했다.

싸움을 피하고 계시더군요. 정말로 내 남편이었던 용맹스러운 무사가 차라리 그대로 죽였더라면 좋았을 거예요. 예전에는무척이나 자랑하셨어요. 무신 아레스의 벗이라는 메넬라오스보다 자기가 힘으로나 솜씨로나 또 창으로나 뛰어나다고 그러시다면 자아 다시 한 번 더 무신 아레스의 사랑을 받는 메넬라오스를 떳떳이 맞아 싸움에 도전하러 가세요. 하지만 나로서는 그 만두시도록 권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금발의 메넬라오스와 힘을 겨루어 싸우는 것도 그토록 험악한 칼싸움도 그만두시도록말이에요. 자칫 그 사람의 창에 찌려 죽기라도 하면 큰일 나니까요.”

나무라면서 사랑을 보내고 있다. 아 답답한 헬레네. 이 여자 뭐 이래?

 

 

4권 서약의 파기 / 아가멤논의 부대 사열

 

77 야릇한 말을 하는구료. 대체 무엇 때문에 프리아모스와 그의 자식들이 그대에게 그처럼 나쁜 짓을 했다고 말하는 거요. …유달리 신성한 이 일리오스는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도시요. 훌륭한 물푸레나무 창을 지닌 그의 무사들은 일찍이 나의 제단에 더할 나위 없는 제물이나 깨끗한 옷, 고기 태우는 냄새가 끊어지게 한 적이 없기 때문이오. 그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즐겨받는 명예의 선물이 아니겠소?

 

83 번쩍거리는 혁대와 그 아래의 앞치마와 대장장이가 애써 만든 배띠를 푼 뒤에 날카로운 화살이 찌른 데를 살피고 피를 빨아낸 다음, 거기에 아픔을 멎게 하는 약초를 조심스럽게 발랐다. 그것은 옛날 그의 아버지 아스클레필로스에게 마인 케이론이 친절에 대한 정표로 가르쳐 준 것이다.  

 

88 더욱이 그때 말을 달리는 튀데우스는 옛 주객의 연고도 없는데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혼자서 많은 카드모스 사람들과 어울렸을 뿐 아니라 오히려 솜씨를 겨루자고 그들에게 도전하여 경기마다 손쉽게 이겼다. 아테네 여신이 그토록 대단한 원조자로서 그를 옹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테네 여신의 옹호가 있으면 승리가 가능하다고 보았구나. 옛 그리스인들은

 

90 이들은 아레스가 격려하고 다른 이들은 눈이 빛나는 아테네와 공포의 신과 패주의 신, 그리고 언제나 끝없이 기세를 올리는 투쟁의 여신 에리스가 격려했다. 에리스는 남자를 죽이는 아레스의 누이이자 부하인데, 처음에는 고개를 숙이더니 나중에는 머리를 하늘 높이 쳐들고 지상을 걸어다닌다.

그리하여 이윽고 쌍방에서 그들이 한 곳에 이르러 맞부딪혔을 때, 서로 가죽 방패를 부닥뜨리며 창과 청동 가슴받이를 걸친 무사들의 억센 칼이 맞붙어 겨루는 듯 하였다. 꼭지가 달린 큰 방패가 서로 바짝 붙어 서며 엄청난 소음이 일었다. 그리하여 이 무렵부터 죽이는 자들과 죽어가는 무사들의 비명과 자랑스레 소리치는 승리의 함성이 되풀이되고 대지에 피가 괴어 흘렀다. 마치 비바람에 물이 불은 겨울 골짜기의 냇물이 산골짜기를 흘러내려 한 곳 여러 가닥 함께 흘러넘치며 부딪치듯 그 둔중한 소리가 먼 산협에 있는 목자들의 귀에도 들렸다. 그와 같이 뒤섞여서 혼전하는 양쪽 군대에서 고함 소리와 온갖 소음이 왁자하니 일었다. 

 

92 성의 높은 곳에서 화간 난 아폴론이 말했는데 한편 아카이아 군을 독려하고 있는 것은 제우스의 딸, 더없는 영광에 빛나는 트리토게네이아였으며 태만한 자를 보면 군중들 사이를 돌아가니며 뛰어내려 격려를 하고 있었다. 

 아폴론은 성 위에서 관전하다 화살을 날리고 아테네는 야전사령관처럼 전장에 직접 뛰어든다.

 

92 무참한 돌이 양쪽 다 뒤꿈치 뼈를 박살내어 버렸으므로 그는 두 손을 그리운 전우들에게 내민 채 숨도 못 쉬고 뒤로 먼지를 일으키며 벌렁 쓰러졌다. 그러자 돌을 던지 페이로스가 달려들어 창으로 배꼽 옆을 쿡 찔렀다. 땅바닥에 온통 창자가 터져 흐르고, 그의 두 눈은 죽음이 덮쳐 버렸다.

이런 장면들을 도살장면을 보듯 생경스럽게 읽는다. 전쟁과 죽음에 대한 묘사. 돌에 맞아 죽다니. 전쟁 안의 살육이 무참하구나. 요즘에는 이런 것들이 없다. 고기조차 닭 목을 비틀거나 하지 않고 가공된 형태다. 날것을 접할 기회가 없다.  

 

 

5권 디오메데스의 무용담

 

95 마침 지혜의 여신 아테네가 난폭한 아레스 신의 손을 잡고 말을 건넸다.

아레스, 아레스여, 인류의 파멸과 살인의 필에 젖어 성채를 파괴하는 자여, 어떠세요 트로이군과 아카이아군을 서로 자기들끼리 싸우게 버려두고 우리는 그냥 방관하기로 하면. 어느 쪽에 제우스 신께서 승리의 영광을 주시든지, 우리는 뒤로 물러나 있기로 해요. 그렇게 제우스 님의 분노를 피하기로 하면 어때요?”

이렇게 말하며 기세도 거친 아레스를 싸움터에서 데리고 나가, 모래 둑이 높은 스카만드로스의 물가에 앉혔다.

 

96 그도 그럴 것이 여신 아르테미스가 손수 산골짜기에서 숲이 길러주는 야생 동물 따위를 잡는 기술을 그에게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다. ( : 메넬라오스)

 

98 이렇게 빌면서 말하자 이 소원을 팔라스 아테네가 듣고 그의 팔다리를 발끝에서 손끝까지 가볍게 해 주었다. “디오메데스여, 이제 그만 안심하고 트로이군과 싸워라. 그대 가슴속에 부친을 닮아 무서움을 모르는 불굴의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니

신께서 지금 이 자리에 그대를 시험하러 오시더라도 결코 그대는 영원히 존재하는 신들과 정면으로 대결해서 싸우지 말아라. 만일 제우스의 딸 아프로디테가 사움 속으로 뛰어들거든 날카로운 청동 창칼로 그녀를 찔러 주어라.”

 

104 디오메데스는 퀴프리스의 신을 향해서 용서를 모르는 청동의 칼을 휘두르며 달려 들고 있는 중이었다. 여신이 몹시 겁이 많을 뿐만 아니라 힘이 없는데다가, 전쟁 때 무사들을 지휘할 만한 여신 속에는 도저히 끼지 못하고, 아테네 여신이나 도성을 공략하는 에뉘오(아레스처럼 전쟁을 다스리는 여신)들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06 여신 중에서도 신성한 디오네가 말했다.

참아라 내 딸아, 괴롭겠지만 꾹 참아라아레스도 참았단다. 오토스와 힘이 억센 에피알테스, 알로에우스의 아들 둘이서 튼튼한 쇠사슬로 그를 묶었을 때는 큰 청동 독 속에 13개월이나 갖혀 있었지. 그래서 하마터면 그 무렵에 죽을 뻔 했었지. 싸움에 지칠 줄 모르는 아레스도 말이야. 두 사람의 계모뻘 되는 아름다운 에리보이아가 헤르메스에게 알려 주어서 헤르메스가 심한 감금으로 기진맥진해 이제 거의 다 죽어가는 아레스를 몰래 구출해 준 거란다. 또 헤라여신도 참았단다. 암피트뤼온의 힘이 센 아들 헤라클레스가 오른쪽 유방에 세 가닥 고리촉의 화살을 쏘았을 때였지. 그 때에는 그녀도 견디지 못할 만큼 아팠다는구나. 그리고 저 무서운 명부의 주인 하데스조차 다른 신들과 마찬가지고 그 날쌘 큰 화살을 참았단다….하지만 너를 쏘도록 디오메데스를 부추긴 것은 빛나는 눈의 아테네란다. 바보로구나. 튀데우스의 아들은 마음 속에 있는 죽음을 모르는 신과 싸우려는 인간은 결코 목숨이 길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다니. 그리고 전쟁에서 무서운 싸움으로부터 돌아가더라도 자식들이 무릎에 기대어 아빠라고 부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을 것이니…”

 

107 신들의 아버지 신은 빙그레 웃으며 황금의 아프로디테를 불러 말씀하였다.

내 딸아, 결코 전쟁에 관한 일을 그대의 지배 아래 맡긴 것이 아니다. 그러니 그대는 동경에 찬 결혼에 관한 일이나 가서 맡아 보아라. 이런 날은 날쌘 아레스나 아테네가 모두 처리할 테니까.”

 

112 헥토르가 이 광경을 대오 속에서 발견하고 그들을 향해 큰 소리를 지르면서 덤벼들었다. 그 뒤를 트로이군의 강력하게 짜여진 대열이 따라나아갔다. 그 선두에 선 것은 군신 아레스와 존경스런 에뉘오 여신이었다. 이 여신이 두려움을 모르고 아우성치는 트로이 군사들을 거느리고 나아가면 아레스는 손에 무시무시한 큰 창을 들고 때로는 헥토르 앞으로, 때로는 그의 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나아갔다.

전쟁에 임하는 신들이 지금도 전쟁터에 있으리라.

 

116 아르고스 군대는 트로이 쪽에 아레스 신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자 그와 청동 갑옷을 입은 헥토르에게 밀리면서도 오히려 검게 칠한 배 쪽으로 달아나려고 하지 않고 그렇다고 두 사람을 향해 싸움을 걸려고도 하지 않은 채로 그냥 계속 조금씩 뒤로 물러가기만 했다.

전쟁의 신은 자기가 선택한 무사를 돕기 위해 직접 나서서 싸운다.

 

117 참으로 기가 막혀요. 산양 가죽의 방패를 가진 제우스의 딸 아트뤼토네여 정말 우리는 메넬라오스와 기대할 수 없는 약속을 한 셈이군요. 성벽을 튼튼하게 둘러친 일리오스를 공략한 다음에는 귀국시켜 주겠노라는 약속 말이지요. 만일 재앙의 아레스가 저렇게 맹렬히 설치는 대로 내버려두면 말이에요. 그러니 우리도 사나운 투지를 따르도록 합시다.

헤라는 자기가 낳은 친아들인 아레스를 미워한다. 그녀에게는 남편을 버리고 떠난 헬레네를 응징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인듯 하다. 헤라는 결혼 서약의 수호자, 아테네는 가부장제의 여신, 그러나 제우스는 바람둥이. 정절의 의무를 제우스에게만은 적용하지를 못하는 구나. 가소롭다.

 

117 아테네 여신은 아버지 신의 궁전 문지방에 갖가지 색색가지 수놓은 부드러운 옷을 벗어던졌다. 그것은 여신이 손수 짜서 직접 마무리한 것이었다. 그리고 여신은 뭇구름을 모으는 제우스의 갑옷을 두르고, 눈물에 찬 싸움터에 나가기 위해 갑옷을 몸에 걸쳤다. 또 양쪽 어깨에는 많은 술이 달린 무서운 산양 가죽 방패를 걸쳤다. 그 주위 사방을 공포가 원을 그려 둘러쌌다. 그 중에는 투쟁과 무용과 그리고 소름끼치는 추적도 끼어 있었으며 중앙에는 고르곤의 목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산양 가죽의 방패를 가진 제우스가 내려준 괴이한 상징이 새겨져 있었다. 또 여신의 머리에는 양쪽에 뿔이 돋았고, 네 개의 별을 단 황금으로 만든 투구를 썼다. 백 대 도시의 전사들을 새겨넣은 투구였다.

아테네 여신의 무장. 나도 출근할 때는 아테네 여신인 척 가면(페르조나)을 쓰고 나가면 좋겠다.

 

119 참으로 튀데우스는 자기와 닮지 않은 자식을 낳았군. 튀데우스는 체구야 작았지만 진정 용맹스런 무사였다.

자식 안에 있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연료로 쓴다. 아테네 여신은 영리하다.

 

120 아레스 신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어떤 불사의 신이라도 말이다. 그만큰 내가 그대를 돕고 있다. 그러니까 먼저 아레스를 향해서 외발굽 말을 달려 다가가서 찔러 주어라. 기세 사나운 아레스라고 해서 사정볼 것은 없으니까. 그 신은 거칠게 설치고는 있어도 두말할 것없는 불량배인데다가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자니까.

 

121 살인으로 피투성이가 된 아레스가 그의 무구를 벗기고 있는 것을 보자, 아테네는 힘센 아레스에게 보이지 않도록 하데스의 투구를 덮어썼다.

도깨비감투랑 비슷하네. 아레스에게는 전쟁터가 최고의 놀이터, 그럼 현대의 아레스는 어디서 이런 걸 충족? 격투기, 레승링 관전?

 

122 먹구름을 모으는 제우스가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뭐냐,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녀석아. 내 옆에 뻔뻔스럽게 앉아서 우는 소리를 하지 말아라. 올림포스에 사는 여러 신들 가운데 네가 제일 내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다. 너는 언제나 싸움이라든가 투쟁이라든가 전쟁 같은 것만 좋아하니 말이다. 네 어머니 헤라의 기세로도 누를 수도 막을 수도 없을 정도지. 나도 간신히 말로 복종시키고 있을 정도니까. 그러니 필경 너도 네 어머니가 부추겨서 이런 꼬락서니가 된 것이겠지. ..너는 내 아들이고 너희 어머니가 나에게 낳아준 자식이니까….”

이렇게 말하고 의료의 신에게 고쳐 주라고 명령했으므로 파이안은 상처에서 통증이 멎는 약ㅇ르 발라서 그를 치료해 주었다. 그는 죽을 운명을 타고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아레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읽었다. 나는 그리스신화를 메타포로 해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들을 읽어왔다. 원 뿌리를 직접 읽는 감격스러움, 즐거움이 크다. 

 

 

6권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만남

 

125 목소리도 용맹스러운 메넬라오스가 아드라스토스를 생포한 경위를 보자

 

126 비록 어머니가 배 안에 가진 태아라도 사내아이라면 살려 두지 못한다. 묻어줄 사람도 없도록 흔적도 없이 일리오스에서 사멸시키자.

전쟁에서 남아, 남자는 살해, 여자는 전리품, 노예로, 임신키키리라.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도 여성

 

129 그가 축출당한 원인은 프로이토스의 아내인 존귀한 안테이아가 그에게 홀딱 반하여 남몰래 욕심을 채우려 했으나 벨레로폰테스는 용감한 사람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조 또한 바르고 굳었으므로 조금도 그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소.

죽여버리세요. 프로이토스님. 벨레로폰테스를 죽여 주세요. 제가 싫다고 하는데도 자꾸만 동침하자고 조르는걸요.”

 

133 아테네 신전에 흙으로 구운 제기를 들고 가서 나이든 여자들을 불러모아서 참배를 하십시오. 그리고 이 성에 있는 옷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큰 것, 그리고 어머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옷을 골라 머리결이 고운 아테네 신상의 무릎에 걸치십시오.

 

133 만일 여신께서 이 도시와 트로이인 가정의 아내들과 철없는 아이들을 가엾게 여기시거든 제발 성스러운 일리오스로부터 저 사나운 창의 명수, 패주를 일삼게 하는 용맹스러운 무사 튀데우스의 아들을 물리쳐 달라고 기원하십시오.  

 

133 저는 파리스를 찾으러 나가겠습니다. 그를 불러내어 내 말을 듣겠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대로 대지가 갈라져서 그를 삼켜버렸으면 좋으련만. 올림포스에 계시는 제우스 신은 트로이 사람들이나 기상이 높은 프리아모스나 그 자식들에게 엄청난 재앙의 근원으로서 파리스를 기르셨습ㄴ다. 그 녀석이 하데스에게로 가는 것을 본다면, 저도 가슴에 괸 쓰라린 한탄이 말끔히 가셔 버린 듯한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동감

 

134 너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원한을 가슴속에만 품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 도시 사람들은 도성과 허만 보루의 주위에서 싸움을 계속하여잇따라 쓰러져 가고 있다. 그것도 다 네 탓이 아니냐. 전투의 함성과 울부짖음을 도시를 둘러싸고 싸움의 불길은 훨훨 타오르는데 만일 누군가가 저주스러운 싸움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너라도 분노가 치솟을 것이다.

 

135 아내가 부드러운 말로 나를 달래고 설득하여 싸움터로 나가게 하려는 참입니다.

 

135 시아주버님 이렇게 말씀드리는 저는 수치를 모르는 암캐와도 같이 재앙을 가져오는 무서운 여자입니다. 정말 어머니가 처음으로 저를 낳으셨을 때, 부는 바람의 나쁜 숨결이 그날로 즉시 저를 험한 산골짜기나 우렁차게 울리는 바다의 파도 사이로 낚아채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그랬더라면 이런 결과가 되기 전에 파도가 저를 휩쓸어 가고 말았을 테니까요. 그게 아니고 신들이 이와 같이 재앙을 정해주신 일이라면, 저는 좀 더 훌륭한 무사의 아내가 되었어야 했습니다. 세상 사람의 분노도 모욕도 잘 분별할 줄 아는 무사의 아내 말입니다.

저렇게 말하는 헬레네의 말을 들으면 그녀를 미워하지 못할 것 같다.

 

138 번쩍이는 투구를 쓴 헥토르가 말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나도 그러한 것을 잘 알고 있다오. 여보, 그러나 내가 가장 부끄럽게 여기고 또 두려워하고 있듯이, 만일 내가 싸움터를 떠나 달아나서 숨어다니는 것은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소. 옛날부터 그렇게 배워왔으니 마링오. 언제나 용감하게 행동하고 트로이 군대의 선두에서 싸우도록 그리고 아버님이나 나도 머리로 뿐만 아니라 마음속으로도 알고 있소. 언젠가 이 거룩한 일리오스도 프리아모스도 그 프리아모스의 물푸레나무 창도, 훌륭한 병사들도 멸망해서 사라져 버릴 날이 올 것이오.

그러나 그 트로이 사람들이 뒷날에 받을 괴로움도 그토록 마음에 걸리지는 않소. 어머님 헤카베의 비탄도, 아버님 프리아모스 왕이나 형제들의 고난도, 결국은 적의 손에 살해되어 흙먼지 속에 엎어지겠지. 그러나 그것조차도 그대가 받을 고통만큼 마음에 걸리지는 않는단 말이오. 누군지도 모를  청동갑옷을 입은 아카이아인의 무사가 눈물에 젖은 그대를 억지로, 자유로운 나날을 뺏고는 노예로 끌고 갈지도 모르니까, 그리하여 혹은 아르고스에 살면서 다른 여자의 지시로 베를 짜든지 아니면 혹은 멧세이스나 휘페이리아의 샘에서 물을 길어 나르게 될는지, 지독한 모욕을 한 몸에 받으면서 냉엄한 운명에 강제로 맡겨질지도 모르오.

 

139 제우스 신과 그 밖의 여러 신들이여 ….또 그가 전쟁에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들이 정말 이 사나이는 제 아버지보다 훨씬 훌륭한 무사구나하고 칭송하도록 해 주소서. 그리하여 적의 무사들을 무찌르고 피에 젖은 전리품을 들고 돌아와 제 어머니를 기쁘게 하도록 해 주소서. 

 

 

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 / 시체들의 매장

 

142 그것을 트로이군의 승리를 꾀하고 있던 아폴론 신이 페르가모스에서 바라보고, 즉시 그녀를 향해서 달려갔으니 두 신은 서로 떡갈나무 옆에서 마주쳤던 것이다.

 

150 두 사람은 동시에 두 손으로 긴 창을 뽑기가 무섭게 서로를 겨누어서 마치 날고기를 먹는 야생의 사자인듯 아니면 들어 엎드린 멧돼지인 듯이 그 강력한 힘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모습으로 사납게 덤벼들었다.  

 

155 시체를 화장하는 일은 조금도 상관없을 줄 아오. 최후를 마친 사람들의 주검에는 이제 아무런 원한도 없으니까. 죽은 뒤에도 재빨리 불로 위로해 주는 것이 좋은 법. 그 증인은 천둥을 우렁차게 울리는 헤라 여신의 남편인 신 제우스 에게 맡기자.

화장 좋은 방법. 전염병 위험도 줄이고.

 

155 시체를 일일이 분간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피투성이가 되어 말라붙은 피딱지를 물로 씻어 내리고 뜨거운 눈물을 뿌리면서 수레 위에 시신들을 안아올렸다. 위대한 프리아모스가 울부짖는 것을 금했으므로 모두 묵묵히 입을 다문 채 비통한 마음으로 시체를 태우기 위해 장작을 쌓아올렸다.

 

157 모두 몸을 뉘어 잠이 주는 선물을 받았다.

 

 

8권 트로이를 돕는 제우스신

 

159 말씀하신대로 전쟁에서 손을 떼기로 하겠어요. 하지만 아버지 신의 미움 때문에 그들이 모두 스러지지 않도록 아르고스 군대에게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가르쳐 주는 것만은 허락해 주세요.

현명한 협상

 

167 만일나에게 산양 가죽의 방패를 가지신 제우스 신과 아테네가 견고하게 쌓아올린 일리오스의 도성을 공략하도록 허락해주신다면, 나 다음으로 가장 먼저 그대의 손에 명예로운 포상을 쥐어줄 것이오. 세발솥이나 두 필의 준마, 게다가 마차까지 딸려서 함께 주거나 그대와 한 잠자리에 오를 만한 여자를 그대에게 주겠소.

 

170 헤라가 채찍을 들어 말을 재촉하니 하늘의 대문이 크게 신음하며 저절로 열렸다. 이 문을 지키는 여신은 호라이 여신들로 거대한 하늘과 올림포스가 이들에게 맡겨져 있어 짙은 구름을 여닫는 일도 그녀들의 소관이었다.

 

9권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파견하다

 

179 오만한 마음에 굴복한 군주께서는 불사의 신들조차 존경하는 아킬레우스를 모욕했던 것이오. 한 번 준 사레품을 빼았았으니까.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하거나 성의를 다한 사과를 하거나 해서 그의 마음을 달래고 우리 편으로 되돌릴 수는 없을는지 모두 함께 잘 의논해 봅시다.

 

183 마시는 것도 고기를 먹는 것도 이제 충분히 만족하게 되었을 때 아이아스가 포이닉스에게 눈짓했다. 그것을 오디세우스가 눈치채고 잔에 술을 가득 부어 아킬레우스의 앞에 쳐들면서 말했다.

제안하기 좋은 타이밍

 

185 이제 번갈아 옆에 와서 권유하는 것은 그만두시오. 나에게는 그가 지옥의 문과 마찬가지로 싫은 인간이오. 가슴에 품고 있는 생각과 말하는 것이 다른 사나이니까. ..아가멤논은 나를 도저히 설득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다나오이 사람들도 마찬가지라오, 아무리 내가 쉴새없이 적군과 결전을 벌여도 조금도 고맙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뒷전 처져 있건, 앞에 나가 열심히 싸우건 대우는 똑같았지어미새가 보이는대로 먹이를 날라다 주고 자신은 여위어 가듯이 나도 몇 년 몇 밤이나 한 숨도 자지 못한데다가 낮은낮대로 피부린내 나는 날은 아침부터 밤까지 싸웠었소. 그것은 결국 아가멤논의 무사들과 그 부인들을 위해 싸운 셈이오.   

 

189 내 아버지는 머리결도 아름다운 첩 때문에 나에게 매우 화를 내었소.왜냐하면 아버지가 그 여자만 귀여워하고 나의 어머니인 정실을 모욕했기 때문에, 어머니는 늘 내 무릎에 매달려서 그 첩이 늙은이를 싫어하도록 그녀를 손에 넣으라고 애원하신 거요. 나는 승낙하여 그렇게 했었소. 그런데 아버지는 곧 눈치채고 복수의 여신들을 불러 내어 마구 저주를 하였소. 앞으로 절대로 자기 무릎에 내가 낳은 귀여운 손자를 앉히지 말아 달라고. 그리하여 여러 신들이, 지하의 제우스신과 송구스러운 페르세포네가 그 저주를 실현시켜 주었다오.

아버지의 침상을 더럽힌 자에게 주는 벌? 그 어머니는 아들의 후사를 끊었다.

 

 190 내가 그대를 무릎에 앉혀서 요리한 고기를 잘게 찢어서 먹이고 잔을 채워서 들려 줄 대까지는 자기 손으로 먹으려 하지 않는 성미였소

: 포이닉스

 

196 한편 아킬레우스는 견고하게 꾸민 막사 안쪽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그 옆에는 그가 전에 레스보스에서 데리고 온 여자, 포르바스의 딸로서 두 볼이 아름다운 디오메데가 같이 누웠다. 그 건너편에는 파트로클로스가 자리에 누웠는데 그 옆에는 아름다운 허리띠를 맨 이피스가 잤다. 용감한 아킬레우스가 에뉘에우스의 거성인 험난한 스퀴로스를 함락시킨 뒤 그에게 준 여자였다.

전쟁터에서 여자와 함께 자는 구나. 독특하네. 그리고 두 사람이 얼마나 친밀한지 알겠다. 같은 막사에서 자고 있다. 사생활을 공유한다.

 

10권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의 모험

 

200 제우스 신은 이 가슴에 숨이 붙어 있고 이 다리가 내 몸을 지탱하고 있는 한은 나를 어느 누구보다도 심하게 끊임없는 고통에 휩쓸려 들게 했다.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는 것도 달콤한 잠이 내 눈까풀에 깃들지 않고, 전쟁에 관한 것, 아카이아 군대의 재난에 관한 것 등이 근심이 되기 때문이다. 다나오이 편의 형세가 매우 걱정스러워 마음도 산란하고, 이 궁리 저 궁리 골똘한 생각에 빠져들어 심장마저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으며, 매끄러운 무릎도 와들와들 떨릴 지경이다. ..지금부터 한번 야간 경비 당번을 찾아가서 살펴보지 않겠는가? 혹시 모두 피로와 수면이 엄습하여 완전히 쓰러져 잠에 취해 경비를 고스란히 잊고 있지나 않은 지 알아보도록 하자.

장수는 잠을 설친다.

 

205 만일 나에게 스스로 동행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신성한 오디세우스를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의 마음은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침착하고 신중하며, 두드러지게 늠름한 기상을 가졌는데다가 팔라스 아테네의 총애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분별을 갖고 있으니까요.

아테나 여신의 특징인 전략, 지혜, 꾀를 오디세우스가 갖고 있나보다. 이것이 신의 속성이라고 옛 사람들은 생각했나보다.

 

 209 “이놈 게 섰거라, 안서면 창으로 찌를 테다. 결국 너는 그리 오래지 않아 내 손에서 파멸을 모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창을 던졌으나 일부러 맞히지는 않았다. 잘 간 창끝은 오를쪽으로 아슬아스라게 어깨를 스치며 날아가 땅에 푹 꽂혔으므로 사나이는 간이 콩알만해지면서 멈칫 걸음을 멈추었다. 무릎이 와들와들 떨리고 이가 덜거덕거렸으며 얼굴은 무서움으로 파랗게 질려 있었다사나이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였다.

위협용

 

209 지혜있는 오디세우스

212 참을성 많은 오디세우스

 

11권 아가멤논의 용맹

 

218 양군은 마치 보리를 베는 사람들이 양쪽에서 서로 마주보고 보리 이랑을 베어 나가듯이, 다시 말해 부농의 밭에서 벤 보리 다발이 잇따라 넘어져 가듯 트로이군과 아카이아군은 서로 추격하고 서로 베고 하여 어느 족도 무서워 패주를 생각하는 군사가 없었다. 싸움은 양쪽이 서로 백중지세여서 병사들은 모두 이리처럼 사납게 덤벼들었다. 그것을 바라보며 많은 한탄을 가져다 주는 투쟁의 여신 에리스가 즐기고 있었다.

 

219 그 광경은 사슴의 잠자리를 습격하여 새끼사슴의 갸냘픈 생명을 빼앗아가듯이, 마치 수사자가 날쌘 암사슴의 어린 새끼를 잡아 힘도 안 들이고 억센 이빨로 우지직 깨물어 먹는 것과 같았다. 어미 사슴이 비록 가까이 있다고는 하더라도 어미 사슴도 다리가 떨려 자식을 지킬 수 없고 힘센 야수의 습격이 두려워 재빨리 울창한 숲 속이나 나무 숲 속을 땀을 흘리면서 전속력으로 달아나듯이 말이다.

전쟁장면의 비유-작가가 직접 본 것에 댄다. 보리 타작 장면, 사슴 사냥 장면

 

220 평원 일대에는 심하게 울려대는 말발굽이 차올린 흙먼지가 높이 하늘에 이르렀다.

 

222 볼이 아름다운 테아노

 

224 서서히 말라 피가 멎으니 욱신거리는 통증이 아트레우스 아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마치 산욕에 있는 여자를 날카로운 아픔의 화살이 찌르듯이 고통스러웠다.

 

225 다나오이 군사들의 대장을 죽이고 다시 많은 병사들을 무찔러 나가는 모습은 마치 날씨를 맑게 하는 남풍이 불어 모은 구름을 서풍이 거센 질풍으로 몰아 사방으로 흩어 버리려는 광경과 흡사했다.

작가는 초원에 누워 구름이 흩어지는 걸 본 적이 있다. 실제 경험이 글쓰기와 책읽기의 경험만큼중요하다. 

 

227 디오메데스는 뒤에 앉아 재빨리 화살을 발등에서 뽑았다. 그러자 심한 아픔이 온몸을 꿰뚫으며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227 머리채도 아름다운 헬레네

 

228 화려한 방패를 튼튼한 창이 꿰뚫어 온갖 기교를 다 부린 가슴받이에까지 관통하여 옆구리 살을 갈기갈기 후벼 팠다. 그래도 역시 팔라스 아테네가 창 끝이 내장에 이르게 하지는 않았다.

 

229 뒤돌아선 등골의 두 어깨 사이에 쿡 창을 꽂아 가슴팍까지 꿰뚫었으니 그는 쿵 땅을 울리며 넘어졌다.

 

232 아이아스와 대결하는 것만은 삼가고 있었다. 헥토르가 자기보다 뛰어난 자와 싸우는 것을 제우스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헥토르의 현실파악

 

233 양군은 타오르는 불꽃처럼 맞붙어 싸웠다.

 

237 평원을 거침없이 가로질렀을 때, 아테네 여신이 올림포스에서 달려와 한밤중에 우리에게 기별하어 오셔서 무장하라고 경고해 주셨소.

 

240 에우뤼퓔로스는 허벅지 근처를 화살에 맞아 절룩절룩 절며 싸움터에서 빠져 나왔는데 두 어개와 머리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처참한 상처에서는 아직도 검은 피가 솟아나고 있었다.

 

241 가슴 밑을 부축하여 병사들의 우두머리를 막사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니, 수행병이 맞이하고 쇠가죽을 땅바닥에 깔았다. 그 위에 길게 뉘어 칼을 잡고 허벅지에서 날카롭고 뾰족한 화살촉을 빼낸 다음, 거기서 흘러내리는 검은 피를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씻어냈다. 그리고 그 위에 통증을 없애는 쓴 풀뿌리를 두 손으로 잘 비벼서 문지르니, 그 풀뿌리가 통증을 말끔히 가라앉혀 주었다. 그리고 상처도 아물고 피도 멎었다.

이런 장면에 왜 밑줄을 긋는 걸까? 치료장면에 동하는 듯. 의사나 간호사가 될 걸 그랬지?

 

12권 선단 방벽에서의 전투

 

246 그 모습은 마치 야생의 멧돼지가 산간에서 사냥꾼과 개들이 요란스레 몰려오는 것을 기다리는 듯 했다. 그 멧돼지들이 이쪽저쪽으로 뛰어가고 뛰어오면서 주변의 나무들을 마구 부러뜨리고 뿌리째 그루터기를 받아넘기고 하여 낮은 산골짜기에 으르렁 소리가 울렸다.

 헥토르의 싸움 묘사

 

247 폴뤼포이테스가 차응로 다마소스의 볼 가리개가 붙은 청동 투구를 찌르니, 청동 투구가 이를 막아내지 못하고 창끝이 뼈를 푹 꿰뚫고 들어가 속에 있는 골의 내장을 휘저어 놓았다. 겨룩 기세등등하던 다마소스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말았다.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상징으로서의 트로이전쟁은?

 

253 아이아스는 높이 쳐들어 내리쳤으므로 네 개의 뿔이 있는 투구를 박살내고 두개골도 함께 빠개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사나이는 곤두박질치는 곡예사처럼 높은 망루에서 떨어져 생명을 빼앗기고 말았다.

나는 왜 이런 데 자꾸 밑줄 치지? 변태스럽게시리. 

 

256 영광에 빛나는 헥토르

왜 고전을 읽기가 힘들지? 이런 수사 때문일지도.

 

13권 함선들을 둘러싼 결전

 

258 청동 발을 가진 말 두 필을 거룩한 마차에 맸다. 그리고 나는 듯이 빠르고 황금 갈기가 훌륭하게 축 늘어진 말을 재빨리 매고, 황금 갑옷을 몸에 두른 다음, 세공도 아름다운 황금의 가죽 채찍을 쥐고 마차에 올라 파도 위를 달려나가니 그 발 밑에서는 갖가지 큰 물고기들이 사방에서 나타나 춤을 추었다. 그들은 주군을 잘 알기 때문이다. 바다도 기쁨에 넘쳐서 갈라지며 길을 튀우니 말들은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것이 얼마나 빨랐던지 수레바퀴의 굴대조차 전혀 젖지 않았다. 나는 듯이 달려가는 말들은 결국 아카이아군의 함선들에게로 그를 싣고 갔다.

포세이돈의 행차 묘사

 

261 손에 쥔 방패는 방패에, 투구는 투구에, 사람은 사람에 밀착시켰다. 세운 말총 장식에 번쩍이는 쇠붙이를 박은 투구는 움직일 때마다 옆 사람의 것과 부딪쳤는데, 그토록 서로 빈틈없이 붙어 서 있었다. 그리고 대담무쌍한 병사들의 손에 쥐어진 창이 겹으로 겹칠 만큼, 모두 오직 적을 노리고 싸울 기세만이 등등했다.

 

263 긴 창으로 귀밑을 꿰찌른 다음 다시 뽑으니 임브로스는 물푸레나무처럼 넘어졌다. 멀리서도 또렷이 보이는 언덕 꼭대기에 있는 나무가 청동 도끼에 찍혀 하늘거리는 잎을 땅에 쓸리며 쓰러지듯이 쿵 하고 넘어지니, 몸 주위에서 청동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갑옷이 요란스레 울렸다.

 

266 용기있는 자는 무사들의 기습대에 참가하고 나면 결코 얼굴빛이 변하거나 공연히 겁에 질리거나 하지 않소. 그리고 조금이라도 빨리 처참한 결전의 싸움에 뛰어들고 싶어 빌 다름이오. 이런 때에 그대의 용기와 힘을 깔보는 자는 없을 것이오.

 

267 결국은 죽을 수 밖에 없는, 데메테르 여신의 알곡을 먹고 사는 인간의 몸으로 청동에 찔리고 큼직한 돌 뭉치에 상하는 인간들에게 말이오.

 

268 격렬한 전투를 보고도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기는커녕 기뻐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야말로 어지간히 담대한 자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인간 아레스? 그럼 이들은 전쟁이 없는 현대에는 어떻게 이런 걸 풀지? 이종격투기나 레슬링의 관객이 되거나, 부수고 죽이는 게임의 소비자가 됨으로써?

 

268 물론 두 신이 혈통도 부모도 다 같았지만, 제우스 쪽은 먼저 태어나 그 지혜와 분별이 한결 깊고 넓었다. 그래서 공공연하게 돕는 것을 피하고 사람의 모습을 하고 진영 안으로 들어가서 은밀히 격려해 주었다. 이와 같이 두 신이 각기 양쪽 편에 서서 준엄한 투쟁과 처참한 전투의 줄을 끊어지지도 풀어지지도 않도록 하며 마구 끌어당기니 많은 병사들의 무릎이 힘을 일고 거꾸러져 갔다.

 

269 훌륭한 정강이받이를 댄 아카이아 군사

 

274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쫒아 메리오네스가 창으로 배꼽 밑 아랫배를 꿰찔렀다. 그 부분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고통스런 타격을 주는 곳이었다. 

 

276 제우스 신이시여, 과연 아버지 신께서는 다른 인간들이나 신들보다도 지혜나 계획에 있어 휠씬 탁월하다고 세상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은 전부 신의 생각에서 빚어지는 것, 그러시다면 어쩌시자고 이토록 무도한 인간들을 편애하시는 겁니까?

이런 푸념 당연하다.

 

277 물러가는 모습을 겨누어 메리오네스가 청동 촉이 달린 화살을 날려 오른쪽 엉덩이를 쏘니 화살은 곧장 방광 언저리를 꿰뚫어 치골 밑을 쑤시고 들어갔다. 그는 그 자리에 푹 주저앉더니 그대로 전우들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두었다. 그는 마치 지렁이처럼 땅에 쓰러져 길게 뻗어 누웠고, 검은 피가 흘러나와 땅을 적시고 있었다.

 

279 아무리 그대라도 모든 일을 혼자서 다 갖출 수는 없다오. 그것은 신께서 한 사람에게 전쟁 일을 통달시키면 다른 사람에게는 춤추는 재주를,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하프를 퉁기며 노래를 부르는 재능을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가슴 속에 훌륭한 분별심을 심어 많은 사람들이 그 덕의 혜택을 입도록 마련하시지요. …그것은 그렇고 이제 나는 최상책이라고 믿는 것을 그대에게 말하고자 하오. …나로서는 아카이아 군대가 어제의 빚을 갚지나 않을가 걱정이 되기 때문이오. 또 배 곁에는 싫증을 낼 줄 모르는 전사, 이제 더 이상 전쟁에서 손을 뗀 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 같은 전사 아킬레우스가 대기하고 잇으니 더욱 걱정이 되오

지혜로운 조언자

 

14권 제우스, 유혹에 넘어가다

 

284 땋은 머리가 아름다운 헤카메데

말을 길들이는 트라쉬메데스

 

289 먼저 황홀해지는 향긋한 선향으로 살갗의 모든 더러움을 닦아낸 다음. 서늘하고 향기로운 올리브 기름을 온몸에 듬뿍 발랐다. 거기에는 풍부한 훈향이 스며 있어서 몸을 움직일 때마다 청동을 깐 제우스의 궁전에서 대지로, 혹은 창공으로 그윽한 향기가 퍼져나갔다. 이렇게 헤라여신은 고운 살갗에도 머리칼에도 올리브 기름을 바르고 머리를 빗어 손수 윤이 나는 머리카락을 땋아 올렸다. 몸에는 향기 그윽한 의상을 걸쳤다게다가 구멍을 잘 뚫은 귓볼에는 오디 모양을 한 눈동자의 주옥이 세 알이나 달려 있는 귀걸이를 걸자 그녀의 아름다움은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이어 매끄러운 발에 훌륭한 샌들을 신고 모든 치장이 순조롭게 끝나자 안방에서 나와 아프로디테를 불러 다른 신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며시 말했다. “애정과 욕망을 주어요. 그것으로 그대는 너나 할 것 없이 신이든 인간이든 정복해 버릴 수 있으니까.”

 

292 내가 젊고 아름다운 카리테스 중 하나를 그대가 아내라 부르도록 주선해 드리겠어요. 그대가 언제나 그렇게 원했던 파시테에를

잠의신에게 헤라가 제우스를 재워달라고 협상함. 잠의신은 제우스에게 동댕이쳐질까 걱정하더니 냉큼 약조하라고 한다. 크하하하하 

 

297 많은 사람들이 헥토르의 몸 주변에 원형의 훌륭한 방패를 가렸다. 그러자 다른 전우들이 헥토르를 들어올려 아수라장에서 빠져나가 멀리 수레가 놓여 있는 곳으로 운반해갔다. 그의 말등는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장소 뒤쪽에 고삐잡이와 기교를 다 부린 전차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심하게 신음하는 헥토르를 성지 쪽으로 싣고 달렸다그는 다시 깨어난 눈을 떴으나, 무릎을 꿇고 앉아 시커먼 피를 통해 내기 시작했다.

 

299 모친이 외아들로 길렀던 일리오네우스를 눈썹 밑 반짝이는 눈을 겨누어 꿰찌르니 안구를 밀어내고 창 끝이 눈구멍을 꿰뚫고 들어가 뒤목덜미로 빠져나갔다. 그래서 두 팔을 벌리고 쿵 엉덩방아를 찧는 것을, 페켈레오스는 날카로운 칼을 뽑아 목덜미를 내리쳐서 투구와 함께 머리를 땅 위에 떨어뜨렸다. 자루가 묵직한 창이 여전히 눈에 꽂힌 채로 있는 것을, 마치 애양귀비의 열매처럼 받쳐들고는 트로이 편에 과시하며 자랑스레 말했다.    

 

15권 선변에서의 격퇴

 

303 그들의 패주를 가슴 아파하며 보고 있는 것은 페렐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다. 그래서 그는 맹우인 파트로클로스를 나아가게 하겠지. 그러나 그는 많은 젊은 무사들과 병사들을 죽인 뒤에 명예도 드높은 헥토르의 창에 찔려 일리오스 바로 앞에서 파멸될 것이다. 그 들 중에는 내 아들, 기상도 늠름한 사르페돈도 있을 것이다….내 무릎에 여신 테티스가 매달리며 성을 공략하는 아킬레우스에게 영광을 주라고 애원하던 그날의 약속대로 펠레우스의 아들의 소원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전에는 말이다.

제우스신은 모든 것을 예정하는구나. 상당히 기독교의 신, 전지전능의 신과 개념이 비슷하구나.

 

308 자 기운을 내어라. 이토록 강력한 후원자가 호위를 하도록 크로토스의 아드님이 이데 산에서 보내주셨으니까.  황금 칼을 찬 이 포이보스 아폴론을 말이다. 나는 전부터 그대와 높은 성벽을 함께 지켜왔다.

제우스의 명령에 득달같이 달려온 아폴론. 아폴론이 제우스가 되려면? 제우스를 죽여야 하나?  

 

311 메돈은 기품있는 오일에우스의 첩의 소생으로 아이아스의 동생뻘 되는 사람이었다. 그는 한 때 사람을 죽여 고향을 떠나 퓔라케에서 살았는데

전쟁에 참가한 다종다양한 사연들

 

316 함선들 곁에서 모두 힘을 뭉쳐 싸워라. 그대들 가운데 누구든 화살을 맞거나 창에 찔리거나 하여 최후의 시각을 맞이하는 자는 죽는 것이 좋다. 조국을 수호하여 사우다가 죽음을 맞는 것은 결코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니다. 아카이아군이 배를 이끌고 저들의 고향으로 철수해 갈 대는 오히려 먼 훗날까지 그들의 아내와 자식들은 안전하게 보호를 받을 것이고, 집과 논밭도 온전할 것이다.

헥토르의 말

 

318 우리 군사들이여 담대하라, 마음의 수치를 잊지 말라. 심한 전투 속에서도 서로 체면을 존중하라. 무사가 체면을 존중하면 죽는 자보다 사는 자가 많다. 그러나 도망가는 무리에게는 영예도 구원도 없는 법이다.

큰 아이아스의 말

 

그 영화 보고 싶구나. 브래드 피트가 아킬레우스로 나오는 영화. 그것의 원전이 <일리아스>구나.

 

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325 아킬레우스여 그대의 완고한 고집으로 하여 손도 쓸 수 없으니. 어쨎거나 그대가 소중히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그 노여움이 제발 나한테까지 옮겨오지 말았으면 하오. 세상에서 무서워하는 그대의 용기도 나중에 태어나는 사람들이 그로 인해 얼마나 덕을 보게 되겠는가? 그대가 아르고스 군세의 무참한 파멸을 막아주지 않는다면 말이오. 그대는 무정한 사람이오.

 

325 제발 나를 바로 출전시켜 주시오. ..조금이라도 다나오이 군사를 돕는 빛이 될지도 모르니까. 내 어깨에 그대의 갑옷을 입게 해 줄 수는 없겠는가? 그러면 현재 곤경에 빠진 아르고스 군사가 한숨 돌릴 수도 있을 것이오. 비록 잠시 동안이라도 싸움 중에 한숨 돌린다는 것은 그야말로 휴식이 되는 것이오.

이래서 절친이 나가 죽게 되는구나.

 

326 그대가 두 어깨에 세상에 널리 알려진 내 갑옷을 걸쳐라

 

327 바로 함선에서 적을 격파하고 나거든 곧 돌아오라.

 

331 아킬레우스는 막사 안으로 들어가 큰 궤짝의 뚜껑을 열었다. 아름답게 세공한 이 궤는 은족을 가진 어머니 테티스 여신이 가지고 가라고 배에 실어준 것인데 그 곳에는 겨울옷과 바람막이 겉옷과 양모 깔개 등속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 속에는 또한 섬세하게 세공한 귀한 술잔도 있었는데

보물상자에 끌리네

 

337 다른 신들은 찬성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당신도 이것만은 잘 기억해 두세요. 만일 사르페돈을 산 채로 고향에 돌려 보내준다면 생각해보세요. 다른 신들도 저마다 이번에는 자기가 사랑하는 자식들을 거친 싸움터에서 건져내고 싶어하지 않겠어요? 죽음을 모르는 여러 신들의 자식 중에도 프리아모스의 커다란 도성을 공략하고자 싸우는 자가 많습니다. 그 신들에게서 깊은 원한을 살 것은 틀림없습니다.

 

343 전쟁의 결판은 힘으로 나고 논의의 결판은 방책에서 난다.

 

17권 메넬라오스의 무훈

 

351 파트로클로스의 시체 주위를 빙빙 도는 모습은 마치 그때까지 새끼를 낳아보지 못한 어미소가 처음 낳은 송아지 곁을 떠나지 못하고 나직이 신음하는 것과 같았다.

 

361 자 다나오이군을 향해서 진격하시오. 저 녀석들에게 죽은 파트로클로스를 안심하고 운반해 가게 두어서는 안되오.

 

371 파트로클로스를 놓아둔 채 목소리도 씩씩한 메넬라오스는 본의 아니게 그 자리에서 떠나갔다.

 

 

18권 아킬레우스의 슬픔

 

375 매우 원통한 전갈을 가지고 왔습니다. 결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에 관한 전갈을. 파트로클로스가 전사하여 쓰러져 있습니다. 갑옷도 벗기운 그 시체를 차지하려고 양군이 싸우고 있고, 그 갑옷은 지금 번쩍이는 투구의 헥토르가 입고 있습니다.

 

376 아킬레우스가 비통한 고함소리를 무섭게 질러대니 그 소리는 바다 밑 깊숙한 동굴 속에서 늙은 부친 해신 네레우스를 모시고 앉아 있던 어머니 테티스 여신의 귀에 들어갔다. 테티스가 별안간 울음을 터트리자 자매 여신들이 모두 그녀 주위에 몰려들었다.

 

377 네 말을 들어보니 네 목숨은 곧 없어지겠구나.

 

380 소중한 어머님도 당신이 이곳에 돌아오시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할 때까지 결코 무장하고 나가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구요. 어머님은 헤파이스토스 신에게서 훌륭한 갑옷을 가져오시겠다고 약속하셨어요.  

 

380 참호 옆에라도 나가서 트로이 군사에게 그대의 모습을 보여주시오. 그러면 혹 그대의 위세에 질려서 트로이군도 싸움을 중지하고 물러갈 지 모르니까.

 

384 그대가 건의한 방책은 도무지 내 마음에 들지 않소. 다시 성안으로 들어가 틀어 박히다니. 참으로 그대들은 탑들의 안쪽에 갖히는 것이 아직 싫증이 나지 않는단 말인가.

 

385 파트로클로스여, 그대 뒤를 따라 나도 저승으로 가게 되어 있는 이상 헥토르의 갑옷과 목을 모두 여기까지 가져오기 전에는 그대의 장례를 치르지 않을 테다.

 

387 내가 절름발이라고 해서 나를 없애 버리려는 파렴치한 어머니의 사악한 속셈 때문에 멀리 추락하여 고통받고 있을 때 말이오. 그 무렵 만일 흐름을 되돌리는 오케아노스의 따님 에우뤼노메와 테티스 님이 품안에 나를 받아주지 않았던든 나는 무척 쓰라린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 다음부터 몇 페이지에 걸쳐 나오는, 헤파이스투스가 만든 아킬레우스의 방패의 묘사를 한 번 그리거나 그린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

 

19권 아킬레우스가 노여움을 품다

 

398 미망의 여신은 제우스의 맏딸로 너나할 것이 없이 아무나 미망 속으로 끌어넣는 지긋지긋한 여신이다. 그 발끝은 보드라와서 결코 흙을 밟는 일이 없고 다 아는 일이지만 사람들의 머리를 밟고 다니며, 인간을 희롱하면 그 중 절반은 꼼짝도 못하게 되어 버리고 만다.

 

400 지혜와 분별이 풍부한 오디세우스가 말했다.

아무리 그대가 강하더라도 식사도 안 한 채 아카이아 군사를 일리오스로 향하게 하여 트로이 군사와 대결하라고 몰아세울 수는 없소. …재빠른 배들  옆에서 아카이아 군사에게 밥이나 술을 먹디록 명령하라. 그것이 곧 기력과 무용이 되는 것이니까…”

 

405 내 딸아 이제는 정말 네게 저 용감한 무사를 버리고 말았구나. 저기 저 뱃머리리가 곧은 배 앞에 그는 주저앉아 사랑하는 벗을 애도하여 슬피 울고 있구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식사를 하러 나갔는데도 식음을 끊고 탄식하고 있다. 그러니 네가 얼른 가서 굶주림이 다시 엄습하지 못하도록 신주와 맛있는 신식을 가슴 속에 부어넣어라.

 

20권 신들의 전투

 

409 대지를 뒤흔드는 신이여

 

410 다른 신들은 모두 트로이군과 아카이아 군을 찾아가서 각자 의사에 따라 어느 쪽이든 좋아하는 편에 가세해 주어도 상관없다.

 

415 그대는 존귀한 펠레우스의 후예라고 하며 어머니는 아름답게 머리를 땋은 바다의 물방울이떨어지는 여신 테티스라고 하지 않는가. 미안하지만 나는 인물이 빼어난 앙키세스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어머님은 바로 아프로디테이니 오늘에야 말로 그 두 분의 어느 쪽인가가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탄식하며 울게 되겠지. (아이네이아스)

 

421 걸음이 빠른 용감한 아킬레우스

 

21권 강변에서의 전투

 

427 나는 우리 어머니이신 알테스 노인의 따님인 라오토에가 단명하게 낳았습니다.

자기 운명을 알고 있으면 갑

 

430 용감한 아킬레우스는 펠리온 산에서 베어 온 물푸레나무의 창을 집었다. 이쪽 용사 아스테로파이오스가 두 자루의 창을 동시에 두 손으로 던진 것은 그가 양손잡이였기 때문이다.

세부사항이 생생하게 한다. (펠리온 산에서 베어온, 양손잡이)

 

431 아이아코스는 제우스의 후예니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하신보다는 제우스가 강대하다.

 

432 맑았던 내 물이 시체로 가득 차서 도무지 빛나는 바다로 쏟아넣지도 못하겠다.

 

435 느릅나무에 불이 붙는가 하면 수양버들도 버드나무도 자운영 밭도 불타고 갈대와 줄기가 후리후리하게 큰 잡초가 차례로 타들어갔다. ..소용돌이 치는 물 밑에 사는 뱀장어와 고기 떼가 괴로워하지 시작하고

 

438 신음하고 있는 아레스의 손을 잡고 제우스의 딸 아프로디테가 그 때 간신히 정신을 차린 아레스를 부축해 가려고 했다. 그런데 흰 팔의 헤라가 그 모양을 발견하고 아테네에게 말을 건넸다.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구나. 산양 가죽의 방패를 가지신 제우스 신의 딸 아트뤼토네여, 이번에도 저 부끄럼 모르는 여신이 인간에게 화를 주는 아레스를 격렬한 결전의 혼란 속에서 데리고 나가려 하고 있구나. 그러니 추격하도록 하여라.”

어머니가 자기가 낳은 아들을 혼내주라고 명령하고 있다. 헤라의 분노와 아레스의 감정적 기질은 매우 비슷한 것 같은데. 

 

439 헤라는 화를 내며 활을 쏘는 여신 아르테미스를 나무라며 모욕적인 말로 꾸짖어 말했다.

어째서 그대는 나를 거역하여 대항할 생각을 가졌더냐야산에 사는 사슴 가은 것을 죽이는 것이 자기보다 강한 자와 힘을 겨루어 싸우기보다는 나을 거다…..

왼손으로 아르테미스의 두 손목을 함께 움켜쥐더니 빙글빙글 웃으며 오른손으로 그녀의 어깨에서 활을 벗겼다. 그리고 피하려고 이리저리 얼굴을 돌리는 귀 옆을 찰싹찰싹 후려치니, 재빠른 화살깃이 날아 흐트러졌다. 그래서 아르테미스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옆으로 빠져 달아났다.    

아르테미스가 헤라에게 지네. 헤라는 제우스에게는 구박받아도 아테네에게는 꼬박꼬박 숙였던 것도 같다.  

 

22권 헥토르의 죽음

 

446 아직 정신도 멀쩡한데 불운하게도 크로노스의 아들 제우스 신이 노령의 문지방을 넘고부터는 비참한 운명의 굴레 밑에서 멸망시키려 하지 않느냐. 많은 불행을 목격시킨 뒤에 말이다. 아들들은 잇따라 살해되고 딸들은 연거푸 끌려 가고, 방마다 모두 약탈당해 철 없는 어린아이들까지도 무서운 결전 속에서 대지에 내동댕이쳐지는 것을 모두 내 눈으로 보게 한 뒤에 그리고 내 며느리들은 아카이아인들의 저주스러운 손에 잡혀 모조리 끌려가는 것이다.

오래 살아 겪는 노인들의 고통

 

449 아아, 훌륭한 무사가 성벽 주위를 쫒겨다니는 모습을 내 눈으로 보게 되다니. 내 가슴은 지금 헥토르 때문에 비탄에 젖는다.

 

451 …내가 헥토르에게 가서 그대와 맞붙어 싸우도록 설득시킬 테니, 그대는 여기서 걸음을 멈추고 한숨 돌리도록 하라: 이렇게 아테네 여신이 말하니 아킬레우스는 속으로 기뻐하며 여신이 하나는 대로 하였다.

 

451 여신은 아킬레우스 곁을 떠나 헥토르를 쫒아갔는데 그 모습과 낭랑한 목소리가 바로 동생 데이포보스와 그대로 닮게 하여 가까이에 다가가 거침없이 말을 건넸다.

교활한 아테네

 

453 이것은 반드시 여러 신들이 나를 죽음으로 부른 것이다. 내 동생 데이포보스가 바로 옆에 대기하고 있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성벽 안에 있으니, 나를 감쪽같이 아테네가 속인 것이 분명하다.

 

454 어디가 제일 찌르기 좋을까 하고 그 훌륭한 몸뚱이를 살피며 다가가는데 ,다른 곳은 전부 용맹스러운 파트로클로스를 쓰러뜨렸을 때 벗겨서 빼앗은 청동의 화려한 갑옷에 가려져 있었으나 빗장뼈가 어깨와 목을 가르는 부분만이 드러나 보였다. 생명을 잃는 데 가장 빠른 급소로 알려진 숨통은 바로 그 언저리에 있었다.

 

455 나는 그대를 산 채로 갈기갈기 찢어서 살점을 짐승에게 먹여줄 수만 있다면 좋겠다. 그럴 만한 짓을 그대는 했으니까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것에 대한 복수심. 증오심à전쟁에서 전우를 위해 죽이게 되는 마음

 

455 그대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니 도저히 그대는 설득시킬 수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겠구나. 그대의 가슴속에 있는 심장은 강철로 되어 있는 모양이구나.    

 

456 그는 씩씩한 헥토르에게 난폭한 욕을 보일 방법을 생각한 끝에 두 발 뒤 쪽 발꿈치와 발목 사이의 심줄 있는 곳에 구멍을 뚫어 쇠가죽으로 만든 가느다란 끈을 꿰어 꽁꽁 묶어서는 전차차대 뒤에 매달아 머리가 땅바닥에 질질 끌리도록 해놓았다. 그런 다음 전차에 올라 세상에 이름난 갑옷까지 모두 싣고는 한 번 채찍을 휘두르니, 두 필의 말은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질질 끌려가는 자한테서 모래 먼지가 확 솟아오르고, 칠흑같이 검었던 머리카락이 양쪽으로 갈라져 땅을 쓸어대니 전에는 그토록 보기 좋았던 얼굴도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제우스는 그를 원수의 손에 넘겨, 자신의 조국 땅에서 오욕에 몸을 맡기도록 했던 것이다.

 

456 헥토르의 머리가 온통 먼지와 흙으로 뒤범벅이 되어 가자, 이것을 바라보는 모친은 자기 머리를 쥐이뜯고 윤기나는 베일을 팽개치고는 멀리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노왕 또한 안타깝게 신음 소리를 내고, 주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은 물론 온 도성 안이 통곡과 비탄의 부르짖음으로 가득 찼다. 마치 낮은 언덕이 많은 일리오스의 도성 전체가 고스란히 불에 던져져 타 없어지는 듯한 광경이었다. 도성 사람들은 노왕이 다르다노스의 문 밖으로 뛰어나가려고 몸부림치는 것을 간신히 붙들어 놓았다. 그러나 이 프리아모스 왕은 진흙 속에 데굴데굴 뒹굴면서 붙잡는 사람들에게 애원했다.

 

458 헤카베가 울부짖으면서 쉬지 않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는데 헥토르의 아내는 아직도 전혀 이 흉보를 모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그녀의 남편이 아직 성문 밖에 혼자 남아 버티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명확한 소식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지붕이 높다란 성관 안에서 지금도 여느 때처럼 두 폭의 자주빛 넓은 천에 색색의 꽃무늬를 놓아 가면서 베를 짜고 있었다. 그리고 온 성관 안의 아름답게 머리를 땋은 시녀들에게 일러, 불 위에 커다란 세 발 가마솥을 올려 놓게 하여 헥토르가 싸움터에서 돌아오면 언제라도 뜨거운 물을 쓸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놓고 있었다.

 

458 가자, 정중하신 시어머님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러고부터는 어찌된 일인지 내 심장이 입까지 치밀어올라 두근거리고 떨리는구나.

 

459 차라리 이 딸을 갖지 않으셨더라면 좋았을 것을

 

460 더욱이 옷도 걸치지 않은 몸을. 그런데도 집 안에는 부드럽고 반드르르 윤이 나는 많은 옷이 있지요. 여자들의 손으로 장만한 옷이. 이제 아무 소용도 없는 이런 옷들은 차라리 모두 불사르겠어요.  당신의 유해를 덮을 수도 없다니. 그러니 하다못해 트로이 남녀들의 입에나 오르내리도록 활활 타는 불에 사르렵니다.       

 

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각종 경기

 

461 “기뻐하라. 파트로클로스 비록 지금은 명부에 있을지라도, 전에 그대와 약속한 것을 모두 수행하리라. 헥토르를 끌고 와서 살코기를 개에게 먹이게 할 것이고, 그대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서 트로이인 허우대 좋은 사나이들 12명을 그대를 태우는 불 앞에서 목을 베리라. “ 이렇게 말하며 아킬레우스는 웅대한 헥토르에게 베풀 잔인한 짓을 궁리해냈다.

아킬레우스는 잔인하다.

 

463 가슴 아픈 파트로클로스의 망령이 나타났다. ..한시바삐 나를 장사지내 다오. 그리하여 명부의 문에 들어가게 해 다오. 지친 망자의 유령들이 멀리서 나를 들어가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도무지 내가 강을 건너기를 허락해 주지 않는다또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들어준다면 부탁하고 싶다. 내 뼈를 그대의 뼈와 떼어놓음이 없이 함께 놓아다오. ..

 

464 샘이 많은 이데 산의 가장자리까지 오자 곧 높이 잎을 펼친 떡갈나무를 날이 넓은 청동도끼로 부지런히 치자나무는 잇따라 커다란 울림을 내며 쓰러져 갔다. 그것을 이번에는 잘라 아카이아군이 짐을 노새 뒤에 싣자 노새들은 땅을 발로 야무지게 밟고 칙칙한 나무를 헤치면서 들판을 향해서 나아갔다.

 

466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는 이 기도를 듣더니 곧 그것을 가지고 바람의 신을 찾아갔다. 때마침 바람의 신들은 세차게 휘몰아치는 갈바람의 집 안에서 모두 술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거기로 달려온 이리스가 돌 문지방 위에 발을 멈추는 것을 보자 모두 일어서서 제 자리로 여신을 모시려고 했으나 이리스는 않으려고 하지 않고 말했다. 

 

손재주가 뛰어난 여자, 품종이 좋은 말, 세 발솥, 희석용 술동이, 황소, 창과 방패 투구 등을 걸고 전차 경주, 씨름(레슬링?), 도보 등 여러 가지 경주를 한다. 파트로클로스를 위로하기 위해서라는데 이유가 뭘까? 올림픽도 이런 제사의 뒷풀이 같은 거였을까? 장례식 대회라 상당히 독특하다. 이 부분이 여기 삽입된 이유가 뭘까?  

 

24권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다

 

487 아킬레우스만은 벗을 생각하고 그저 통곡하기만 할 뿐이었다.

 

487 아킬레우스는 전차의 멍에에 날씬 말을 메고 나서 헥토르의 주검을 수레 뒤에 매어 끌고 가더니, 세 차례나 죽은 파트로클로스의 무덤 둘레를 끌고 돌아다닌 뒤 겨우 막사에 돌아와 쉬는 것이었다.

아킬레우스 ㄱㅈㅅ

 

487 이 꼴을 하늘에서 보고 은혜를 입은 신들은 불쌍하게 여기어 정찰을 잘하는 아르고스의 살인자 헤르메스신에게 주검을 훔쳐오라고 꾀었다. 이 대 다른 신은 모두 찬성했으나 헤라와 포세이돈과 반짝이는 눈의 처녀신 아테네는 좀처럼 찬성하려고 하지 않고 여전히 맨 처음 거룩한 일리오스와 프리아모스와 큰 도성의 사람들이 알렉산드로스가 저지른 죄로 받은 것과 똑 같은 미움을 내내 지니고 있었다. 파리스가 옛날 세 여신들이 그의 집 뜰에 왔을 때 두 신을 모욕하여 이 같은 고난의 원인이 된 호색으로 끌어넣었던 것은 여신 아프로디테를 기렸기 때문이다.

 

488 세상에는 아킬레우스보다 더 귀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아폴론)

 

490 바람처럼 발이 날씬 이리스

 

490 나는 스스로 주검을 돌려준다는 영예를 아킬레우스에게 줄 생각이다.

 

490 당장 아들에게 가서 말하라. 신들이 불쾌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이오. 특히 모든 신들 가운데 내가 화를 내고 있다고. 그가 만일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면 부디 헥토르를 돌려주라고 전하라.    

 

492 대신께서 너에 대해서 저 멀리 하늘에서 크게 걱정하시고 또 가엾게 여기고 계시다. 그래서 올림포스에 게시면서 너에게 사랑하는 헥토르의 주검을 찾으러 아카이아군의 진영으로 가라고 명령하신 것이다. 아킬레우스에게 줄 마음을 누그러뜨릴 만큼의 많은 선물을 가지고 말이다. 그러나 혼자서 달리 아무도 트로이 사람을 따르게 하지 말고 가야한다. 다만 전령으로 누군가 나이 많은 사람을 데리고 가라.

 

496 둘 다 실수없는 사려를 가슴에 가지고 있는 사람들

 

497 헤르메스야 너는 언제나 인간과 동행하기를 좋아하고, 누구든지 동무삼은 인간의 말을 잘 들어주니까, 어서 가서 프리아모스를 아카이아군의 배로 안내해 주어라. 펠레우스 아들의 막사에 닿을 때까지는 어느 누구 한 사람도 다른 다나오이 편의 사람에게 들키지도 눈치채이지도 않게 하라.

 

500 은혜로운 신들께서는 용감한 아드님을 주검이 되고 나서도 걱정해 주시고 마음으로부터 무척 사랑해 주시는 것입니다.

시신을 훼손했을까 걱정하는 아버지 프리아모스를 위로하며

 

502 아킬레우스 바로 옆에 서서 두 손을 내밀어 그 무릎을 잡고, 무사를 수없이 죽인 무서운, 게다가 자신의 많은 자식을 죽인 한 그 손에 입을 맞추었다.

아버지가 대단하구나.

 

502 아카이아군이 쳐들어왔을 때에는 쉰 명이나 있었는데 그 가운데 열아홉 명은 한 배에서 태어난 자들로, 다른 자식들은 모두 다 집안 여자들이 낳은 아이들입니다.

??? 일부다처? 형사취수?

 

502 아킬레우스여 또 아버님을 마음에 생각하시고 이 몸을 가엾게 여겨주시오. 나야말로 정말 가엾는 자니 정말로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아직 한 적도 없는 것을 참고 견뎌내기까지 했소이다. 내 아들들을 죽인 무사의 얼굴에다 손을 내밀고 있으니 말이오.

 

503 그대로 둘이는 저마다의 생각으로 돌아갔다. 한쪽은 무사를 죽이는 헥토르를 생각하고, 아킬레우스의 발밑에 엎드린 채 한참 통곡하니, 아킬레우스도 제 아버지를 어떤 때는 또 파트로클로스를 생각하고 슬퍼하는데 그 울음소리가 온 집안에 가득했다.

용맹한 아킬레우스는 실컷 울어 배 밑바닥에서도 손발의 힘줄에서도 슬픈 마음이 떠나자 곧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그 왕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며 하얗게 센 그의 머리털과 역시 새하연 수염에 연민의 정을 느끼고 왕에게 큰 소리로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

아아 불쌍한 분, 정말로 무서운 불행을 몽땅 마음에 참고 건뎌 왔구료. 어쩌면 그렇게 혼자서 대담히고 아카이아군의 진영까지 찾아오셨소. 게다가 많은 훌륭한자식들을 죽인 사내의 눈 앞에 나타나다니, 당신의 심장은 강철로 만들어진걸까? …

둘 다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 그 아픔으로 공감하여 상대에 대한 미움을 넘어섰다.

둘 다 전쟁의 피해자다.

 

505 (노왕을 따라온 전령은) 만일에라도 프리아모스가 자식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 분함을 억누르지 못하게 되고, 아킬레우스 쪽에서도 가슴이 어지러워져 왕을 줄이기라도 하여 제우스의 신명에 거슬려서는 큰일이기 때문에, 시녀들을 불러 내 그의 눈에 띄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데로 주검을 가지고 가서 씻고 기름을 발라두도록 명령했다. 그리하여 헥토르를 시녀들이 씻어 기름을 바르고 나자 그 몸에 아주 깨끗한 옷과 겉옷을 입혀 싸니 아킬레우스가 직접 손을 뻗어 안아 올려서 침상에 눕혔다.

 

507 정말로 용감한 헥토르의 장례를 무사히 치르게 해 주실 생각이시라면 이렇게 해주시면 아킬레우스여, 얼마나 감사하리요. 아시다시피, 우리는 성 안에 갇혀 있고, 장작은 먼 산 속에서 구해 오기 때문에 트로이 사람들은 무척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흐레 동안 시체를 집 안에서 애도하다가 열흘 째에 땅에 묻고 또 성안의 사람들을 잔치에 초대하고 나서 열하루째에 그 묻은 위에 봉분을 짓겠습니다. 그리고 열이틀째에 어쩔 수 없다면 싸움을 다시 벌이기로 할까요

 

508 도움의 신인 헤르메스만은 잠들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이리저리 궁리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프리아모스왕을 거룩한 문의 문지기들에게도 들키지 않고 도망쳐 가게 할까 하고 말이다.

노인이여,…아무리 아킬레우스가 용서했다고 해도 지금은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아들의 주검도 되찾을 수 있었지만, 만일 당신이 사로잡힌다면,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멘논이나 아카이아군의 사람들 전부가 알아차렸을 경우에는 뒤에 남아있는 자식들이 세 갑절 가량으로 몸값으로 치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헥토르의 어머니 헤카베와 아내 안드로마케의 통곡이 슬프구나. 더불어 이것에 대한 그리스비극이 읽고 싶어지는구나.  

 

510 헥토르님, 모든 시아주버님들 가운데서도 내 마음 속에서 유달리 소중한 분이여, 내 남편은 신으로도 보일 알렉산드로스입니다. 그 사람이 나를 이 트로이로 데리고 왔지요. 아아, 그 이전에 죽을 수 있었다면 정말로 좋았을 것을! 고향을 버리고 그곳에서 떠나 온 지 지금은 벌써 20년 전의 옛날 일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에도 당신에게서 한 번도 모진 말이나 심술 사나운 분부 등을 들은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건 집 안에서 다른 분이, 시아주버니들이건 시누이들이건 또는 훌륭한 옷을 입은 동서들이건 또는 의리가 있는 시어머님들이 시아버님께서는 아버님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상냥한 분이시지만, 혹 나를 나무라시기라도 할 때 당신은 언제나의 상냥한 분이시지만, 혹 나를 나무라시기라도 했을 때, 당신은 언제나 상냥한 마음씨와 부드러운말로 그를 달래시고는 말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쓰라린 마음으로 당신을, 또 기구한 운명의 내 몸을 슬퍼하는 것입니다. 이제 달리 아무도 이 넓은 트로이에서 부드러운 분도 정다운 사람도 한 사람도 없고, 모두가 나를 미워하며 싫어하니 말입니다.   

 

511 꼭두새벽에 태어나 장밋빛 손가락을 뻗치는 놀

 

512 말을 길들이는 헥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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