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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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아주 옛날에 보기, 듣기, 생각하기, 성적충동, 호흡이 각자 주장하기를,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라고 서로 다투었다. 아무도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에 이 다툼은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차례로 1년 씩 몸을 떠나 있기로 했다. 그러면 누가 가장 소중한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보기와 듣기가 차례로 몸을 떠났다. 삶을 괴로웠지만 그럭저럭 살 수 있었다. 또 생각하지 못해도, 성적충동이 일지 않아도 삶은 그럭저럭 꾸려져갔다. 드디어 호흡이 몸을 떠나려 하자, 모두 일어나 호흡의 손을 잡았다. 호흡이 떠나면 끝장인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호흡이 으뜸이 되었다.' - 우파니샤드
인도인들에게 호흡이 어째서 그렇게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신화입니다. 우리는 늘 숨을 쉽니다. 호흡을 하다 보면 깨닫게 됩니다. 내가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어떤 존재가 나를 숨쉬게 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우주와 하나가 됩니다. 의도적으로 숨쉬기 위해 애쓰거나 개입하게 되면 금방 호흡은 부자연스럽게 흩어집니다. 호흡은 나의 참여 없이도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호흡을 통해 나의 몸은 받아들인 음식물을 변화시켜 살 수 있는 에너지를 얻습니다. 나는 늘 만들어 지고 변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지 한번도 '완성된 적'이 없습니다. '받아들이기-변화하기-돌려주기'를 반복하며, 지금의 삶이 이루어집니다.
자기경영은 한 순간의 호흡입니다. 호흡의 리듬 속에서 '지금 여기 살아있음'을 만지고, 냄새 맡고, 느끼는 것입니다. 가장 단순한 것에 의지하여 강제된 모든 번잡을 버리는 것입니다.
과거가 족쇄가 되어 현재를 가두지 않도록, 미래가 납덩어리처럼 마음의 평화를 압박하지 않도록, 살아지는 대로 기쁘게 사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돌연 마주친 아름다운 풍광에 사진기를 들여대는 대신, 천천히 그 아름다움 속으로 스미듯 걸어들어 가는 현재성입니다.
자기경영은 '지금 여기'입니다. 지금의 '떨림'을 온몸으로 기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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