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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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통을 견뎌내는 가운데 절대를 발견할 수 있다. (중략) 삶에 의해 부당한 고초를 겪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의 ‘왜 하필 나일까?’라는 질문이 ‘나만 아닐 이유가 있는가?’로 바뀌는 것도 그 하나이다.”
- 프랑스 철학교수, 베르트랑 베르줄리의 <슬픈 날들의 철학>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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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인 J씨는 남편의 외도로 인해 우울증에 빠져 10kg이상 체중이 빠졌습니다. 가까운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도 자신의 남편만은 그럴 사람이 아니며, 그녀의 인생에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믿어왔기 때문에 그 좌절과 충격은 너무 컸습니다. 사업가 K씨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 큰 충격에 빠져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좀 더 일찍 발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스스로 ‘난 암 같은 병은 걸리지 않아.’라는 마음이 강했기에 몸의 변화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 병을 키운 것입니다. 두 사람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지만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라는 마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오늘도 고통에 짓눌려 있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일수록 인간존재의 숙명과 보편적 규칙에서 자신만은 예외일 것이라는 착각이 강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지만, 자신에게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거나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은 큰 질병 없이 천수를 누릴 것이라고 여기거나,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에게만큼은 실패 없는 성공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고층에서 떨어지거나 비행기가 추락해도 자신만큼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비현실적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자신을 예외적 존재라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예외적이지 않은 일이 벌어졌을 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들은 계속해서 ‘왜 하필 내게?’라는 부정과 원망의 틀에 갇혀 고통이상의 고통과 불행이상의 불행을 덤으로 떠안고 시달리게 됩니다. 하지만 고통과 불행을 거치면서 ‘왜 하필 내게?’라는 마음이 ‘나라고 왜 예외이겠는가?’라는 마음으로 바뀔 수 있다면 고통과 불행은 그 위력을 잃어가고 그 사람의 정신은 더욱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남들은 다 겪어도 자신은 예외일 것이라는 마음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그는 어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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