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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윤
  • 조회 수 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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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수 0
2010년 3월 8일 09시 35분 등록

요즘 변화경영연구소에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놀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책의 공저와 관련된 놀이들이지요. 저 역시도 ‘호랑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1인 기업의 마케팅’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 중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즐긴다는 것은 정말 가슴 뛰는 일이지요. 저는 특히 이 프로젝트의 매니저 역할까지 맡았습니다. 그럴싸하지요?

하지만 겉에서 보는 것처럼 멋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1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하나의 주제를 위해 모였다 뿐이지 생각은 모두 각각입니다. 사람이 많다 보니 모임 한번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고요. 결정적인 문제는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반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책의 기본적인 방향도 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문제가 PM인 저 때문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중압감에 시달렸습니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다같이 헤매고 있었는데, 제가 그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휩싸여있었습니다. 원해서 PM을 맡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자리가 주는 묵직함이 제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한동안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만약 의사가 환자에게 돈을 받지 않고 그냥 진료를 한다면 치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이런 의사는 하루에 20시간을 일해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환자를 꼭 낫게 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요. 그런데 진료비로 천만 원을 낸 환자를 수술할 때는 다르겠지요. 굉장히 불안합니다. 그런데 ‘의사는 최선을 다하는 거고, 낫고 안 낫고는 하늘의 문제이다.’ 이렇게 탁 내려놓을 수 있으면 오히려 치료 효율도 높아지고 환자 보기도 편안해집니다. – 법륜, 행복한 출근길 중에서

스트레스는 할 수 있는 일보다 많은 일을 하려고 욕심부릴 때 생깁니다. 다시 말해 할 수 없는 일 때문에 생기는 거지요. 지난 반년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프로젝트의 매니저로써 할 수 있었던 일과 그렇지 않았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유독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는 것이겠지요. 늘 그렇듯,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지혜가 참으로 요긴합니다.

생각해보니 제 고민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하군요. 너무 많은 생각을 멈추고 땀을 쏟을 것.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동료들을 믿을 것.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품고 과정을 즐길 것. 혼자서 문제를 내고 그 답을 찾아가는 아침이 나쁘지만은 않네요. 조금 더디더라도 주어진 시간을 즐기며 멀리 가봐야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그 중에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작은 질문으로 한 주를 시작합니다.


IP *.7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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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빈
2010.03.09 20:01:36 *.152.12.30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하면 얼마 전부터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원래 이 구절의 포커스는 '대천명' 이라고 생각하는데, 자꾸 저는  '진인사' 하기도 힘든다는 생각에 머무는 거죠.
'진인사' 만이라도 하신다면 대단한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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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5 13:37:22 *.96.12.130
'진인사'하기 어렵지요. 하지만 '진인사'말고는 길이 없으니 그리 해야겠지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도 그저 다시 '진인사'하며 때를 기다릴 밖에요. '진인사'가 그저 고집스레 밀어붙인다는 뜻만을 가진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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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03.12 21:53:26 *.67.223.107
종윤씨의 고민이 바로
호랑이 모두의 굶주림이 아닐찌.....

배고픈 호랑이가 길을 나섭니다.
이번주 부터 철학입니다. 하이데거부터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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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5 13:40:18 *.96.12.130
수색대는 더디긴 하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전체 호랑이팀과 공유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다음 주까지는 진단을 위한 질문의 윤곽이 드러날 겁니다. 그때는 제깍!~ 알려드릴게요. 매번 달아주시는 본문보다 구수한 댓글에 뭐라고 다시 꼬리를 붙여야 할지 몰라서 주저주저하다가 침묵하고 말았네요. 제가 좀 이래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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