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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0년 3월 19일 06시 51분 등록

"나르키소스가 그렇게 아름다웠는지요 ? "
호수가 물었다.

"그대만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 나르키소스는 날마다 그대의 물결 위로
몸을 구부리고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잖아요 ? "
놀란 숲속의 요정들이 반문했다.

호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저는 지금 나르키소스를 애도하고 있지만, 그가 그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어요. 그가 내 물결 위로 얼굴을 구부릴 때 마다 그의 눈 속 깊은 곳에
비친 나 자신의 아름다운 영상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가 죽었으니 아, 이젠
그럴 수가 없군요"
 
       
                       -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중에서

영혼은 그 짝을 찾지 못하면 평화를 얻을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짝은 바로 우리 안에 있습니다. 사랑은 상대에게서 자신을 보는 것입니다. 그 동일성을 인식하는데서 부터 사랑은 시작합니다. 사랑은 눈이 상대의 마음을 염탐하여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눈과 눈을 통하여 마음을 얻는 것이 사랑입니다. 다른 사람을 향한 자연스러운 마음의 열림, 이 경이로운 자기 체험을 지혜의 원천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우리의 존재는 더 높은 곳으로 고양됩니다.

자기 경영은 사랑입니다. 이것 없이는 아무 것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사랑은 바로 인생의 발화점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폭발합니다. 이 굉장한 사건이 바로 나와 다른 사람을 섞어 버립니다. 나와 그 사람의 경계가 없어지며, 그의 눈 속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나를 보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경험이 우리를 영적 차원으로 승화시킵니다. 이때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자기의 모습으로 접근해 갑니다. 우리는 꽃핍니다.

봄입니다. 벌써 새들이 시끄러워 졌습니다. 사랑을 나누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손재주가 뛰어난 제자 하나가 나에게 커다란 타조 알에 스머프들이 사는 지붕을 씌운 듯한 새집을 선사했습니다. 창가의 감나무 위에 매달아 두었습니다. 언젠가 그 집에 살게 된 새 두 마리가 서로의 눈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작은 새 두 마리가 우주의 일에 참여하게 되는 사건을 보게 되는 것이지요.

새집.jpg

IP *.160.3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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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03.19 23:43:14 *.67.223.107
들길을 걸으면서 샘솟는 열정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젊은 시인의 힘을 빌어 "아무르 강가에서" 초저녁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한참 을 걷다가  다시 생각하니 너무 자주 별을 바라본 것 같아요.
"아무르 강가를" 떠나서 이제는 음악같은 눈이 내리는"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를 찾아볼까요?
역시 젊은 시인을 따라가보는거지요.

어쨌든 기분 좋은  저녁이예요.
짜르르르 벽을 타고 흘러가는 한잔 술이  오늘은 입에 쩍!  달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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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깨이
2010.03.20 04:00:43 *.160.33.180
그대 떠난 강가에서
나 노을처럼 한참을 저물었습니다
초저녁 별들이 뜨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낮이
밤으로 몸 바꾸는 그 아득한 시간의 경계를
유목민처럼 오래 서성거렸습니다

그리움의 국경 그 허술한 말뚝을 넘어 반성도 없이
민가의 불빛들 또 함부로 일렁이며 돋아나고 발 밑으로는
어둠이 조금씩 밀려와 채이고 있었습니다, 발 밑의 어둠
내 머리위의 어둠, 내 늑골이 첩첩이 쌓여 있는 어둠
내 몸에 불을 밝혀 스스로 한 그루 촛불나무로 타오르고 싶었습니다

그대 떠난 강가에서
그렇게 한참을 타오르다 보면 내 안의 돌멩이 하나
뜨덥게 달구어져 끝내는 내가 바라보는 어둠속에
한 떨기 초저녁별로 피어날 것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초저녁별들이 뜨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야광나무 꽃잎들만 하얗게 돋아나던 이 지상의 저녁
정암사 적멸보궁 같은 한 채의 추억을 간직한 채
나 오래도록 아무르 강변을 서성거렸습니다
별빛을 향해 걷다가 어느덧 한 떨기 초저녁별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 아무르 강가에서

어찌 하리오,  '그대 안의 어쩔 수 없는 그 연두빛'
난 가끔 좌샘이 연두빛 머리를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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