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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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후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내가 생을 마친 후 나의 생을 장식했던 모든 출연진들이 나타나 축하의 꽃다발과 함께 박수를 치며 나를 격려하는 그런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웃으며 내게 이렇게 말해준다. ‘모든 게 쇼였어.’ 그리고 이제부터가 진짜라고 해주면 좋겠다.”
- 이 석원의 <보통의 존재> 중에서 - --------------------------------------------
스토아 학파의 창시자인 제논은 철학자가 되기 이전에 상인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철학을 하게 된 데는 그의 노예에게 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무슨 일 때문인지 제논이 무척 화가 나서 노예의 뺨을 때렸는데 그 노예가 감정적 동요 없이 평온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주인님! 저는 아득히 먼 옛날부터 이 순간에 주인님에게 뺨을 맞도록 되어 있었고, 주인님은 또 제 뺨을 때리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두 사람은 정해진 운명에 따라 충실히 제 역할을 수행했을 뿐입니다." 제논은 이 말을 듣고 큰 영향을 받아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현실 수용의 마음에 눈뜨게 되었다고 합니다.
혹시 영화 트루먼 쇼처럼 삶을 하나의 연극이라고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만일 누군가 정해놓은 각본이 있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각자 맡은 배역을 연기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즉, 누군가와 사랑해서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누군가 나를 깊은 고통에 빠지게도 하지만 만일 이 모든 것이 짜여진 각본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다만 우리가 각자의 배역에 너무 심취해서 이것이 연극인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지요.
삶이 연극인지 아닌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한 번씩 ‘삶이 연극이라면?’하는 상상을 떠올려보곤 합니다. 어떤 대상에 대해 너무 집착해 있거나 동일시하고 있으면 ‘지금 나는 하나의 배역을 맡고 있을 뿐이야.’하면서 마음을 다스려보기도 하고, 누군가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들은 어떤 가르침을 주기 위해 지금 이 시점에 등장하는 거야.’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삶에 권태가 느껴지면 앞으로 내가 맡게 될 새로운 배역이 무엇일지 떠올려보곤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언가 얻게 될 때도 있고, 마음이 덜 괴로워지기도 합니다.
어쩌다 한 번씩은 삶을 연극이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주위 사람과 자신 그리고, 지금 내 앞에 벌어진 일들에 대한 느낌과 의미가 달라질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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