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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4일 10시 49분 등록

붓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신재실 옮김, 열린책들, 2008.03.30

 

 

1. ‘신의 인간, 인간의 신(저자에 대하여)

 

■ 니코스 카잔차키스, Νίκος Καζαντζάκης,  (1883~1957)

카잔차키스의 무덤.JPG

(이라클리오에 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무덤)

 

Δεν ελπίζω τίποτα. Δε φοβάμαι τίποτα. Είμαι λεύτερος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동 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지형적 특성과 터키 지배하의 기독교인 박해 겪으며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 민족주의 성향의 글을 썼으며, 나중에는 베르그송과 니체를 접하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투쟁적 인간상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소설 <십자가에 못박히는 그리스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데, 시적인 문체의 난해한 작품을 남기고 있다.

 

태어나서 제1차 세계 대전까지

1883년 오스만 제국 치하 크리티 섬의 이라클리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미할리스 카잔차키스는 곡물과 포도주 중개상으로 중산층에 속했다. 그는 크리티 섬에서 중등 교육을 마치고 1902년 아테네 대학교에서는 법학을 공부했으며, 재학 도중 수필 《병든 시대》와 소설 《뱀과 백합》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희곡도 쓰기도 했다. 1907년에는 파리로 유학했으며 베르그송과 니체 철학을 공부했다. 1911년 그리스로 돌아와 갈라테아 알렉시우와 결혼했으며 제1차 발칸 전쟁이 발발하자 육군에 자원 입대하여 베니젤로스 총리 비서실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1917년 고향 크리티 섬에 돌아와 후에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알렉시스 조르바의 모델이 된 요르고스 조르바와 함께 갈탄 채굴 및 벌목 사업을 했었으며, 이것이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로 발전하였다. 1919년 베니젤로스 총리에 의해 공공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1차대전 평화 협상에 참가하기도 했으나 이듬해 베니젤로스의 자유당이 선거에 패배하여 장관직을 사임하고 파리로 갔으며 그 후 유럽을 여행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죽을 때까지

공산주의 경도빈에 체재하는 도중 1922년 그리스 터키 간 전쟁에서 그리스가 패배했다는 소식을 듣자 이전 민족주의를 버리고 공산주의 성향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소비에트 연방에 대한 동경으로 러시아 어 공부를 하기도 했다. 1925, 1928년에는 공산주의 활동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기도 했으나 루사코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소비에트 체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으로 변했다.

 

2차 세계대전과 내전

1926년 갈라테아 알렉시우와 이혼했으며 이후 프랑스어와 그리스어로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1940년 이탈리아 무솔리니 정권이 그리스를 침공하자, 일시적으로 민족주의 쪽으로 돌아서기도 했으며 1944년 독일군이 그리스에서 철수하자 아테네로 돌아왔다. 그때 12월 사태로 알려진 내전을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사회주의 운동과 결혼

이후 정치로 다시 뛰어들겠다는 결심을 하고 그리스 사회당의 지도자가 되었으며, 소풀리스 연립정부의 정무 장관으로 임명된다. 1946년 정무 장관직을 사임했다. 그해, 그리스 작가 협회는 카잔차키스와 앙겔로스 시겔리아노스를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랜 동반자였던 엘레니 사미우와 결혼했다.

 

교회의 박해

1953년 소설 《미할리스 대장》이 발간되자 그리스 정교회는 맹렬히 카잔차키스를 비난했으며 이듬해 로마 가톨릭 교회도 《최후의 유혹》을 금서 목록에 올리기도 했다. 이후 카잔차키스의 소설은 그리스에서 일시적으로 출간되지 않기도 했다. 카잔차키스는 교부 테르툴리아누스(터툴리안)의 말을 인용해 로마 가톨릭 교회와 그리스 정교회에 자신의 입장을 옹호했다. 1955년에는 그리스 왕실의 도움으로 《최후의 유혹》이 그리스에서 발간되었다.

 

별세

1956년에는 국제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57년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을 여행했으며 일본을 경유해 돌아오는 도중 백혈병 증세를 보여 급히 독일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때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와 만나기도 했다. 고비를 넘겼으나 독감에 걸려 10 26일 독일에서 사망했다.

 

문학세계

불교의 영향을 받기도 했으며 베르그송과 니체의 영향을 받아 인간의 자유에 대해서 탐구, 한계에 저항하는 투쟁적 인간상을 부르짖었다. 대다수의 작품에서 줄거리 전개보다는 사상의 흐름을 강조했으며, 1951년과 1956, 노벨 문학상 후보로 지명되어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대표작으로는 후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최후의 유혹》과 《그리스인 조르바》,《오디세이아》()가 있다. 이중 소설 《미할리스 대장》과 《최후의 유혹》은 그리스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으로부터 신성모독을 이유로 파문당할 만큼 당시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니코스 카찬차키스는 교회로부터 반 기독교도로 매도되는 탄압을 받았어도, 평생 자유와 하느님을 사랑한 그리스도인이었다.

 

극작으로 1946년에 <카포디스토리아스>, 1959년에는 <배교자(背敎者) 율리우스>, 1962년에는 <메리사>가 각기 상연되었다.

 

 

소설

《향연》, 《토다 라바》, 《돌의 정원》 (1936), 《알렉산드로스 대왕》 (1940)

《크노소스 궁전》 (1940), 《그리스인 조르바》(Βίος και πολιτεία του Αλέξη Ζορμπά) (1943)

《수난》, 《미할리스 대장》(Ο καπετάν Μιχάλης) (1953)

《최후의 유혹》(Ο τελευταίος πειρασμός) (1951), 《성자 프란체스코》, 《전쟁과 신부》

여행기

《스페인 기행》, 《지중해 기행》, 《러시아 기행》 (1940), 《모레아 기행》, 《영국 기행》

《일본, 중국 기행》

서사시, 희곡, 자서전

《오디세이아》(Οδύσσεια) (1938), 《붓다》, 《소돔과 고모라》, 《영혼의 자서전》

《카잔차키스의 편지》

 

2. ‘붓다(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 본문 내용, Ü : 나의 언어)

 

□ 시인 : 여러분의 가슴, 여러분의 마음의 눈을 열고 보십시오. 그들은 진흙 장난감이 아닙니다. 한 줌의 연기가 아닙니다. 그것들은 따뜻한 인간들입니다. 모두 이름이 있고 쓰라린 역사가 있고 견딜 수 없는 운명이 있습니다. (p. 12)

 

Ü 나는 바람에 쓸려갈 덧없는 것들이 눈물겨운 삶을 살아내는 사태를 설명하지 못한다. 저절로 태어나 비루한 생을 살아가는 70억의 각 사태에 대하여 우리는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들을 설명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 스스로도덧없는 것이 되어서 비에 젖어 쓸려가지 않겠는가. 우리 어깨에는 자신의 전후를 설명해내야만 하는 책임이 각자가 짊어진 운명의 무게만큼 얹혀져 있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의 역사가다.

 

□ 시인 : 산이 위대한 생각처럼 빛난다. 별이 총총한 하늘이 꽃 피는 귤나무처럼 흔들린다. 나의 넓은 고귀한 핏줄, 양쯔 강이 나의 목에 넘쳐흘러 나의 기운을 새롭게 한다.

 

나의 자녀들아, 연기의 철문을 부숴라! 보잘것없는 땅의 블라우스를 벗어라. 육의 끈끈이 가지에서 영혼을 해방시켜라. 모든 것이 한바탕 꿈이니 고통과 추악, 그리고 죽음은 다 환상이니라.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은 하나의 게임이고 죽음 역시 하나의 게임이니 우리 잠시 놉시다. (p. 14)

 

Ü 그래 결국 놀다 가는 것이다. 얼마나 제대로 잘 노느냐가 생의 quality를 결정할 거다. 나는 잘 놀고 싶다. 많이 놀고 싶다.

 

□ 마법사 : 강물은 더럽고 흙탕이며 땀 흘리는 남자들, 임신한 여자들 그리고 다수의 아이들로 꽉 차 있으며 사람의 똥과 재스민 냄새가 나도다. (p. 18)

 

Ü 시점은 소개되지 않았지만 20세기 초경이라 생각되어지고 장소는 중국이다.

 

□ 마법사 : 코르그, 우린 겨우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질 것이네. 그러나 두려워 말게. 아직 시간이 있어. 난 정신을 살찌워서 육을 만들고 육의 살을 빼서 정신을 만들 것이네. 난 내면의 담을 산산이 부수고 원리들을 혼란 시키고 토끼에게 사자의 가면을 씌울 것이네. 난 신의 오장 육부 안에 잠자고 있는 사람들을 깨울 것이네. 난 연극을 할 것이네! (p. 22)

 

□ 마법사 : 불쌍한 인간들, 육의 그물에 걸려서 도망쳐 구원받으려고 버둥대지만 더욱더 두꺼운 그물, 마음의 그물에 빠지는구나.

그리고 이것을 구원이라 부르지!

그들은 단지 감옥을 바꿀 뿐이다.이제는 더 이상 돌, 회반죽, 그리고 철근의 벽이 아니라 희망과 꿈의 벽이지. 그들은 감옥을 바꾸는 거야. 그리고 이것을 자유라고 부르지! (껄껄)

오늘밤 그들을 위해 감옥을 바꿔 주자! (p. 23)

 

Ü 자유는 끝까지 나에게 오지 않을 것을 안다. 슬프지만 그리 될 것이다. 자유가 또 다른 감옥의 모습을 하고 나를 옥죄어도 어쩌겠는가. 그 조차 없으면 진짜 감옥에 살게 되는 것을. 어쨌건 탁월한 시선이다.

 

□ 마법사 : 예술은 어려운 과업, 나락 위에서 고귀하고도 위험스럽게 균형을 잡는 일이니 조심하라. 진리의 벼랑에서 왼쪽으로 또한 거짓의 벼랑에서 오른쪽으로 춤을 추지 말고 자유의 가는 실을 딛고 똑바로 전진하여 나락을 건너라. 이 춤을 일컬어 예술이라 한다. (p. 24)

 

Ü 예술의 정의를 이보다 명징하게 내릴 수 있을까. 시선에서 통찰을 본다. 역시 카잔차키스.

 

□ 마법사 : 나는 삶보다 더 달고 죽음보다 더 쓴 비밀을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것을 위해 죽는다. (p. 26)

 

□ 운명이 인도하는 대로 당신의 운명을 끝까지 따르오. 이것이 구원의 의미이오. (p. 26)

 

Ü 주역의 결론은 자신을 믿는 것이다. 주역 64괘 중 두 번째 괘에 나온다. () 元亨利(원형리) 牝馬之貞(빈마지정) : 곤의 원리는 원과 형과 리의 시절을 거쳐 정의 시절에 이르러 순한 암말과 같이 순종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땅 위에서 펼쳐지는 인간 삶의 각 단계와 결국 죽음에 순종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유한성을 설명한 것이다. 주역은 우선너 자신을 믿으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 푸른 나비 : 그건 물이 흐르는 소리야, , , 지하의 물이

꽃 핀 벚나무 : 물이라! 그럼 네 생각에 그게 혹시, 우린 끝장이다.

달빛 : ! ! 그게 혹시?

모든 창녀 : 양쯔 강? (p. 39)

 

Ü 양쯔 강의 범람을 시사한다. 미리 안 바로는 양쯔 강은 붓다의 다른 모습이라 했다.

 

□ 그는 배고프고 목말라 죽어 가면서도 앉아서 빵이라고 기록하며 허기를 달랜다. 포두주라고 기록하고 그만 취한다. 여자라고 기록하고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 (p. 49)

 

마법사 : 알다시피, 나는 양쯔 강이 내려오는 것을 막을 수 없고 내 눈에 보이는 세상 죽음, 추함, 수치, 야비함, 비겁 을 바꿀 수 없어. 하지만 그럴 필요조차 없지.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어, 딱 하나.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해.

서기 : 그게 무엇인가?

마법사 : 세상을 보는 눈이야. 나는 눈을 바꾼다. 그러면 세상이 바뀌지. 이것은 위대한 비결이다. 이것이 나의 마법이다. (p. 51)

 

Ü 스승님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 말했다. ‘절망이란 더 이상 어쩔 수 없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 우리는 절망한다. 그러나 그는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이 상황을 해석하는 자신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관점을 바꾸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쉽게 부정할 수 있는가.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러기 힘들다. 그래서 그것은 마법이 된다. 자신을 쉽게 부정하고 다시 쉽게 긍정할 수 있는 능력은 과연 마법이다. 줏대 없다 욕들을 수 있는 일이지만 관점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쉽게 가지지 못하는 능력이다.

 

□ 마법사 : 그의 웃음은 지혜를 초월하고 광기를 초월하고 각종 경계를 초월해서 피안에 이른다. 묻지 마라. 너는 그것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진리의 옷을 벗기고 진리의 알몸을 보기 원하는 자에게 재난이 있으리라! 그것은 전혀 진리의 아름다움이 아니고 진리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의 눈이 멀 것이다. (p. 54)

 

Ü 우주는 무가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무자비한 것이 진리고 비인간적인 것이 진리다. 그래서 인간은 진리를 볼 수 없다. 누군가 얘기하지 않았는가 인간이 진리라 믿는 모든 것은 진리가 아니라고. 인간의 시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런 진리를 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유피테르의 광휘 앞에 타 죽은 세멜레, 디아나를 보고 사슴으로 변한 악타이온, 태양마차를 끌고 번개불에 죽은 파에톤, 하늘로 날아올라 태양의 화염에 타 죽은 이카루스. 그래서 인간이다.

 

□ 열매 단 레몬나무 : 저 영감님, 여기에 영원의 물이 있습니다. 보세요! (그녀는 두 가슴을 드러낸다) 쌍둥이 약수천입니다. 어서 마시세요!

달빛 : 어서 마셔요. 그러면 영감님 머리가 다시 까매지고 입에는 다시 이빨이 꽉 찰 겁니다!

푸른 나비 : 그들은 듣지 못해. 그들은 늙었어. 그들은 목마르지 않고 늙었어. 그들의 마음은 붓다에 있어. (p. 55)

 

□ 마법사 : (서기에게) 나무가 부풀었고 젖가슴이 부풀었고 강물이 부풀었다. 하잘것없고 불쌍한 사람들, 그들이 외친다. 그들은 굽어 살피소서 하고 그에게 외치지만 신은 눈이 멀었다. 그들은 당신의 손을 내미시고 우리를 도와주소서 라고 탄원한다. 그러나 신이 어디서 발과 두뇌를 찾을 것이며 신이 어디서 인간을 불쌍히 여길 가슴을 찾겠는가. 신은 강이다. 강이신 신은 아래로 흐른다.

 

붓다와 양쯔는 하나일세! (p. 60)

 

Ü 신에게 인간을 위해 따로 감추어둔 가슴은 없다. 힌두교의 신 칼리를 통해 캠벨은 말한다.

 

여신의 숭배자는 이 두 유형의 어머니를 똑같이 조용히 묵상해야 한다. 이러한 수행을 통해 숭배자의 정신은 유치하고 어울리지 않는 감상과 증오로부터 스스로를 정화하고 유치한 인간이 자신의 행, 불행에 연결 지어 멋대로 가는 선과 악 따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본성의 법과 상으로 존재하는 불가해한 실재를 향해 그 마음을 열게 된다.

 

왼손에는 피 묻은 칼을 들고 있었고 그 아래의 손은 참혹하게 잘린 인두의 머리터럭을 거머쥐고 있었으며 위의 오른손으로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손짓하고 있었고 그 아래 손으로는 은혜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그 목에 걸린 목걸이는 인간의 머리를 꿴 것이었고 치마는 인간의 팔을 짜맞춘 것이었다. 긴 혀는 피를 찾아 낼름거렸다. 이 여신은 다름아닌 절대 절멸의 공포와 비인격적이지만 모성적인 평화를 하나로 조화시키는 우주적인 권능, 우주의 전체성, 대립물의 조화였다. 시간의 강이 사람의 흐름으로 바뀌면 여신은 순식간에 창조하고 보존하고 파괴한다. 이 여신의 이름은 검은 존재 the black one, 즉 칼리 kali. 별명은 존재의 바다를 건네주는 나룻배다.’

 

□ 마법사 : , 불쌍한 신들이 무얼 할 수 있겠나? 그들은 속에 기계가 들어 있어 결국, 우리가 신들을 조립하는 거야. 정말이지 우리가 그들을 조립하는 거야. 버튼을 누르면 신들이 복종한다. 살짝 누르면 그들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세게 누르면 그렇다 라고 말하지.

내 마음이 씁쓸하구나. 마음의 비밀을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하구나. (가슴을 친다.)

 

□ 병사3 : 전쟁은 풀을 먹지 않고 사람을 먹습니다. (p. 65)

 

□ 어르신 : 모든 미덕은 머리가 둘입니다. 하나는 매우 밝고, 다른 하나는 매우 어둡습니다. 전쟁 역시 얼굴이 둘입니다. 하나는 평화라 부릅니다. 평화도 얼굴이 둘인데, 다른 얼굴은 전쟁이라 부릅니다. 여러분은 한쪽 얼굴만 볼 수 있지만 나는 양쪽이 다 보입니다. 내가 여러분의 귀인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귀인의 의미입니다. (p. 68)

 

Ü 한쪽을 보고 옳다 믿고 한쪽을 보고 그르다 주장하는 것을 우리는 편협하다라고 하고 그런 의견이나 사견을 편견이라 말한다.

 

□ 어르신 : , 왕이시여, 저의 짐을 벗으려면 아직도 몇 천 년을 지나야 하며 몇 천 개의 육체를 지나야 합니까? 그리하여 저의 육이 영이 되고, 그리고 저의 영이 공기가 되려면? (p. 69)

 

Ü 그렇다면 이미 우리는 수천 개의 몸이 지나쳐 나온 몸이 아닌가.

 

□ 어르신 : 진리를 보고 삶의 짐을 벗어라. 리리앙, 세상은 구름이다. 하나의 작은 구름이다. 우리 앉아서 흩어지는 구름을 보자. (p. 71)

 

□ 모갈라나 : ‘모갈라나, 너는 너의 눈을 거절하라. 너의 귀, 너의 코, 너의 혀, 너의 촉감, 연민까지도 거절하라. 네 눈에 보이는 만물을 거절하라.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네 귀에 들리는 울음소리를 거절하라.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갖 향기와 악취를 거절하라. , 우유와 빵을 거절하라. 너의 손을 뻗고 너의 심장을 멈춰라. 선과 악, 자유와 강요, 신들과 짐승들을 거절하라.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의 등에 입김을 불어 불을 꺼라. 그와 함께 세상이 소멸되도록 하라고 저는 말했습니다. (p. 74)

 

Ü 모갈라나는 붓다의 제자 중 한 사람이다.

 

□ 붓다 : 모갈라나, 너의 육을 안정시키고 내려와 땅을 디디고 사람들 앞에 서라. 네가 들고 있는 위대한 씨를 들고 그것을 뿌려라. 모갈라나.

모갈라나 : 아버지, 무슨 씨 말입니까?

붓다 : 붓다의 씨 말이다. 모갈라나, 달려가서 땅의 마음들의 이랑에 그 씨를 뿌려라. 씨가 마음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마음의 오장육부가 먹게 하라.

 

모갈라나, 열어라. 깊은 강처럼 네 마음의 둑을 열고, 진창, 나무, 전갈, 잡신, 관념들을 쓸어버려라 네 두뇌의 강물로 세상을 익사시켜라. 모갈라나. 붓다를 다시 죽게 하라. (p. 75)

 

Ü 이 장면이 갑자기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심오하다. 제대로 이해하진 못하겠다.

 

□ 모갈라나 : 완성자가 마치 처음인 것처럼 만물을 바라본다. 완성자는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만물을 바라본다. (p. 76)

 

□ 모갈라나 : 나는 내가 태어난 나무에 당도하기를 원한다. 나의 양 무릎을 턱까지 올려 깍지 끼고 많이 돌아다닌 나의 발바닥을 내 양손에 잡고 한때 작은 자궁 속으로 밀어 넣었던 것처럼 나를 둘둘 말아 둥근 공을 만들어, 거대한 자궁인 땅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p. 77)

 

□ 모갈라나 : 동물, , 벌레 들에 대한 연민 또한 나를 파고들었다. 나는 외쳤다. 형제 짐승, , 그리고 벌레들이여. 오라, 대형이신 붓다가 숲, , 그리고 물을 건너 죽으러 오고 있다. 모두, 오라. 우리 모두 그의 눈이 닫히기 전에 그의 고요한 눈으로 뛰어 들자 (p. 81)

 

Ü 붓다는 연민이다. 그래서 인간적이다. 자비라 하지 않더냐. 그래서 인간적이다.

 

□ 젊은 남자 : 고행의 모갈라나, 땅은 실제이고 정신도 실제이며 인간의 육체도 실제이니 모든 육과 눈물이 실제입니다. (p. 83)

 

Ü 20세기 실존주의자들은 실존이라는 용어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단함으로써 의미 있게 산다. 라는 특별한 의미로 해석했다. 예컨대 하이데거는 기획투사entwurf 함으로써 사르트르는 앙가주망engagement 함으로써 인간은 실존한다고 했다. 지금 젊은 남자는 모갈라나에게 말했던 붓다의 말 너는 너의 눈을 거절하라. 너의 귀, 너의 코, 너의 혀, 너의 촉감, 연민까지도 거절하라. 네 눈에 보이는 만물을 거절하라.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네 귀에 들리는 울음소리를 거절하라.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갖 향기와 악취를 거절하라. , 우유와 빵을 거절하라. 너의 손을 뻗고 너의 심장을 멈춰라. 선과 악, 자유와 강요, 신들과 짐승들을 거절하라.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에 반대하고 있는 거다. , 실제와 무가 싸우고 서로를 부정하고 있다.

 

□ 모갈라나 : 형제여 잠 깨어라. 형제들이여, 잠 깨어라. 당신들의 머리를 쳐들고 당신들의 육체를 삶의 멍에에서 해방시키고 당신 자신들을 키질과 체질로부터 해방하고 당신들의 소를 풀어 주어라. 붓다의 들판은 녹색의 공기로 만들어졌으며 그의 멍에는 푸른 그림자이고 그의 소몰이 막대는 긴 연민의 생각이다. (p. 87)

 

□ 모갈라나 : 모든 작은 곤충은 완전한 붓다이다.땅속으로 들어가 밤낮 해방을 공부한다. (p. 90)

 

□ 사리푸트라가 성스러운 우마차로 땅을 갈고, 흙 속에 네 개의 무거운 실편백나무 바퀴를 박는 소리가 나에게 들리니 그것들은 바로 율법의 바퀴이다. (p. 91)

 

□ 전령 : 해가 지고 달이 뜨면 마음이 두개골에서 달처럼 떠오릅니다. (p. 93)

 

Ü 멋진 표현이다.

 

□ 모갈라나 : 당신은 사람들을 불쌍히 여깁니다. 사람들은 투쟁하지만 그들은 공기 중의 위대한 생각들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보이지 않는 것에 단순하고 화려한 모양을 만들어 줍니다. 당신의 마음은 태어나고 그 다음 팔다리를 절단한 채 사람들의 관자놀이와 가슴에 앉습니다. 동물이 말하고 물이 외치고 탁발승이 보이지 않는 사다리를 타고 공중을 기어오르고 관념들이 여자처럼 춤추고 신들이 원숭이같이 씹으며 기어 내려옵니다.

 

사리푸트라 : 그것은 동물이 아닙니다. 형제여, 그것은 어두운 밤 골목을 비추는 별자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붓다입니다. (p. 95)

 

Ü 그것들의 소리, 그것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자가 되었으면 참으로 좋겠다. 그렇다면 온갖 강요를 제쳐두고 나는 신과 대화할 수 있을 것 아닌가.

 

□ 창 : 나의 마음이여, 협력자로 신들을 부르지 마오. 신들은 존재하지 않소. 존재하지 않는 게 더 좋소! 그들이 존재한다면 신들은 결코 황송하게도 우리를 협력자로 취하지 않을 것이오. 그들은 우리를 종으로 부리기를 원했소. 그들은 그저 그렇게 아무 이유도 없이 천둥 치고, 번개 치고, 강을 범람시키고, 질병을 퍼뜨리고 많은 여자와 아이들을 죽였고 우리의 돛에서 바람을 뺐습니다. (p. 97)

 

Ü 창의 이 대사는 전체 희곡에서 의미 있다. 갈등 구도의 핵심적인 한 축을 설명하는 대사다. 창은 신을 부정한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더라도 인간의 신이 아니다. 그저 무가치적인 자연일 뿐이며 인간의 삶에 해악을 가하는 존재일 뿐이다. 그리하여 창은 신을 극복하려 한다. 인간이 신을 극복하려 할 때 신은 인간에게 어떤 보복을 가했는가. 악타이온, 파에톤, 이카루스, 세멜레, 오디세우스. 프로메테우스적 인간이다. 칸트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부정했다. 김용규 선생이 쓴 에서 소개된 칸트의 그 부정의 눈물겨움을 확인해 보자.

 

첫번째, 개념의 영역과 현존의 영역은 다르다는 것. 따라서 가장 완전한 존재의 현존이 개념상 필연적이라 해도 실제적으로 필연적이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현존이란 사실의 문제이므로 경험으로 판단해야지 사고 증명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두번째, 신은 현존한다 라는 명제는 이 명제를 부정한 모순명제(신은 현존하지 않는다)가 모순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논증만으로는 그것의 현존을 증명할 수 없다는 식으로 주장합니다.’ 또한

 

칸트에 의하면 인간의 이성은 경험세계에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한계 지어졌어요. 그럼에도 이성이 자신의 추론을 경험할 수 없는 무한한 대상에까지 확장해 나가면 이성은 하나의 길 경험적인 길에서든 또 다른 길 선험적인 길에서든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고 단지 사변의 힘으로 감성세계를 초월하려고 그 날개를 펴지만 헛수고에 그칠 뿐이며 필연코 오류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무한소급 infinite regress 은 논리적으로만 가능하지 존재론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칸트가 제시한 원칙이지요

그러므로 개인적인 생각이다만 카잔차키스가 설정한 창의 철학적 저변은 칸트적 인간이 아니겠는가 한다.

 

□ 창 :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깊이 사랑하므로 나는 넌더리 내고 화내고, 죽이고, 증오한다. 묻지 말고 서서히 전진하라. 그러나 성스러운 영광을 진압하지는 도구를 단단히 잡고 있어라. , 네가 인간 인간인 것을 잊지 마라. 그것이 위대한 너의 귀인 칭호이다. 내가 신이어서 이처럼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인간이다. – 그래서 나는 계속 여행 중이다. 오름은 가파르다. , 그것은 인내, 조심 그리고 고집을 요한다. 사랑을 요한다. (p. 98)

 

□ 창 : 아버지는 끝났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끝났습니다. 이제 제 차례 입니다. 모든 세대는 고유의 의무가 있습니다. – 첫 세대는 떠나고 그 다음 세대는 다스리고, 세 번째 세대는 기다릴 의무가 있습니다. 제가 다스릴 차례입니다. (p. 102)

 

Ü 아버지와 창의 갈등이 본격화 된다.

 

□ 어르신 : 반역자! 너는 너의 영혼을 흰 악마들에게 팔았다. 너는 서양인들처럼 입고, 먹고, 웃고, 말하고, 싸운다. 반역자! (p. 104)

 

Ü 사실 창과 창의 아버지의 대립은 동, 서양의 사고 체계의 갈등이다.

 

□ 창 : 이 애가 나의 아들이다. 이 애가 미래의 세계, 실제적이고 확실한 땅의 신이다. (p. 108)

 

Ü 창은 또한 콩트가 주장한 인류교적 사고를 가진 사람일 수도 있겠다. 오직 인간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인간 숭배 사상 말이다.

 

□ 창 : 어느 날, 내 아들도 나를 두고 그렇게 멀리 떠나 나를 매우 놀라게 할 것이며, 나 또한 그를 저주할 것입니다. 그것이 젊은이를 축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p. 110)

 

□ 보초1 : 하늘의 호수가 열렸습니다. 대인, 대홍수가 터졌습니다. 대인, 강물이 부풀고 불고 흘렀으며 농부들은 강과 첫 방벽 사이로 돌진하였고 음식, 연장, , 아기들을 챙겨 달아났습니다! 그들은 물통, 요람, 그리고 그들은 신들을 집어 들고 도망쳤습니다. (p. 114)

 

Ü 양쯔가 범람했다. 사건은 절정에 이를 것이다. 어르신(창의 아버지) vs , 메이링 (창의 여동생)

 

□ 어르신 : ! 중국의 신이 움직이셨고 서양인들을 분쇄하였다! (p. 119)

 

□ 어르신 : (갑자기 그가 아들을 향해 뛰어간다) 너에게 책임이 있다! ! ! ! 네가 이 치욕의 새 신들을 불러왔다. 그래서 우리의 옛 신들이 화나서 무장하고 내려오는 것이야!

(그가 채찍을 들어, 창의 얼굴을 사납게 친다)

너에게 저주가 있으라! (p. 120)

 

2

 

□ 어르신 : , 산 그리고 평온!

비가 내린다. 그리고 땅은

즐겁게 그리고 조용히 마신다.

, 내가 본 서 있는 당신 모습은

햇빛 밝은 빗속에서 흐릿하고

당신의 얼굴은 낯선 혼합 속에 젖어,

다시 한 번 울고, 웃는구나.

, 조국이여! (p. 125)

 

□ 어르신 : 우리 모두, 당신께서 기억하신다면 한때는 젊었습니다. 우리 역시, 세상을 무너뜨리고 새로 짓기를 원하였습니다. 우리의 피는 새로 담근 포도주 같아서, 부글부글 끊었습니다. (p. 127)

 

Ü 갈등의 전선은 여러 군데 걸쳐 있다. 세대와의 갈등이기도 하고 동서양의 갈등이기도 하고 사상의 갈등이기도 하다.

 

□ 보초1 : 대인, 강이 노해서 부풀어 오르고 땅을 무너뜨립니다. 계곡은 호수가 되었고 그 안에서 집, , , 소들이 떠다닙니다. (p. 132)

 

□ 보초1 : 대인께서는 말씀 하셨습니다. ‘나는 땅에서 돌아왔고 내 오장 육부에 죽음을 가지고 있다.’ 귀인이시여 백성들은 당신에게 매달립니다. 제가 어딜 가든, 모두가 외칩니다. 대인, 백성들은 당신을 의지하고 당신에게 많은 것을 기대합니다.

어르신 : 무엇을 기대하는가?

보초1 : 구원입니다. (p. 134)

 

Ü 이것은 낡은 사념의 구원일 수 있다. 노예 의식의 발로 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진실일 수도 있다.

 

□ 보초1 : 외치고 있는 것은 귀인 창이십니다. 대인, 수천 명이 죽는 것보다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더 좋습니다. (p. 136)

 

Ü 대중은 제물을 바라고 있다. 양쯔 강은 산 인간의 신선한 피를 바란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다.

 

□ 어르신 : 인간은 죽은 자의 파도, 파도, 파도에 둘러싸인 작은 섬이다. (p. 138)

 

Ü 융의 해석을 잠시 보자. 카잔치키스가 어르신의 입을 대신하여 하려 했던 인간의 섬을 아마 융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한 것 같다.

 

우리의 마음은 신체와 마찬가지로 조상 대대로 이미 존재해온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개별적인 인간의 마음에서 새로운 것이란 아득한 옛날의 구성요소들이 끝없이 변화하여 재결합된 것이다. 그러므로 신체나 마음은 현저하게 역사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새로운 것 즉 방금 생겨난 것 속에는 알맞은 자리를 찾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조상의 특징들은 그 속에 단지 부분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의 정신이 필요로 하는 바도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중세와 고대, 원시시대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우리는 발전의 분류로 휘말려 들어가 거친 폭력으로 미래를 향해 밀려가고 있으며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우리의 뿌리로부터 떨어져나가게 된다.

 

옛 것이 한번 파괴되면 그것은 대부분 아예 없어지고 만다. 그리고 파괴적인 전진은 결코 그칠 줄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이러한 관계성의 상실이며 근원과의 단절로서 문화 속의 짜증과 성급함을 야기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발전의 역사가 아직 전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현재에 사는 대신 미래에 살며 황금시대가 오리라는 터무니없는 약속에 의지한다. 사람들은 점점 깊어지는 결핍감과 불만, 초조감에 사로잡힌 채, 새로운 것을 향해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돌진하고 있다.

 

사람들은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살지 않고 미래의 약속에 의지하여 살고 있으며 현재의 빛 속에서 살지 않고 미래의 어둠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은 그 어둠 속에서 적절한 때에 해가 솟아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람들은 모든 좋은 것이 나쁜 것들의 대가로 얻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보다 큰 자유에 대한 희망은 국가에 대한 예속의 증대로 사그라들고 만다. 가장 눈부신 과학의 발전이 우리에게 끔찍한 재앙을 가져온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아버지와 어버지의 아버지들이 찾던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못할수록 우리도 그만큼 더욱 우리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온 힘을 다하여 개인의 근원과의 단절이 심화되도록 부추긴다. 그러면 각 개인은 집단의 한 부분으로 단지 중력의 혼(니체가 말한 집단정신)을 따라 가게 된다.

 

시간을 단축하는 조치들은 아주 불쾌한 방식으로 속도만 빠르게 하여 이전보다 더 시간이 부족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래서 옛 스승들은 항상 이렇게 말하고 했다. ‘성급함은 마귀에서 나온다.’

 

□ 어르신 : 강은 무서운 신, 용서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호의를 보이지 않는다 한다. 강은 사람을 먹는다. (p. 139)

 

Ü 신은 인간을 먹는다. 신은 인간을 죽여서 스스로를 씻어내고 포악한 웃음을 짓는다.

 

□ 안에서 깊고 무거운 어르신의 한숨이 들리고, 그 다음, 갑자기, 가슴 찢어지는 비명. (P. 142)

 

Ü 희곡이라 그런가, 햄릿과 멕베드와 상황이 겹쳐진다. 오레스테스가 떠오르기도 하고. 어르신이 자신의 아들 창을 죽이는 장면이다. 이 죽음의 장면을 이분법으로 해석하자면 동양이 서양을 죽이고 무가 유를 죽이고 낡은 세대가 젊은 세대를 죽이고 자신이 타자를 죽인다.

 

□ 어르신 : , , ! 제가 여러분의 수염, 여러분의 입, 여러분의 콧구멍, 여러분의 목에 문지릅니다. 흠향하시고, 흠향하시고, 만족하소서 (p. 142)

 

Ü 어르신은 조상들께 자신의 행위를 떠넘긴다.

 

□ 어르신 : 제가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했습니다. 이제 당신들도 약속을 지키십시오. 강을 되돌려 저의 백성들이 물에 잠기지 않게 하시오!

 

우리는 합의하지 않았나? 나는 강에게 죄인을 바쳤다! 강은 흠향하였고 만족했다. 잠잠해질 것이다. 나는 빚을 졌고 나는 갚았다. 조상들이 내 손에 칼을 쥐여 주었다. 나는 내 심장에 칼을 찔렀다. 나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했다. 이제 그들이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 (p. 143)

 

□ 어르신 : 무섭고 만족할 줄 모르는 무의 입, 붓다여! (p. 144)

 

□ 어르신 : 그 애를 사납고 당당하게 잘 길러라. 신들로부터 아무것도 바라지 않도록 길러라. 내 말 들리느냐? 아무것도! 그에게 할아버지가 명령하는 것을 전해라. 신들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고 일러라 또한, 조상들에게서도! (p. 147)

 

Ü 신과의 거래로 창의 아버지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아들을 잃었음을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 어르신 : 이 세상에는 인간의 마음 이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듣고 있느냐? (p. 147)

 

Ü 그 인간의 마음을 신이 조정하고 있는 지도

 

□ 어르신 : 모든 것이 순간입니다. 여기의 내 손자만이 실재하는 육이니, 그를 건드리지 마시옵소서. 아가, 리리앙, 생은 독이다. (p. 149)

 

□ 리리앙 : , , 죽음보다 더 단 것은 없다. 고맙습니다. 내 남편, 당신은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사랑하는 법을 나에게 가르쳤습니다.

(갑자기 찢어질 듯한 비명 소리가 들린다. 낮은 문이 열리고 메이링이 뛰어 나와 리리앙을 붙잡는다.) (p. 156)

 

Ü 이 장면은 기가 막히다. 메이링이 리리앙의 남편, 창의 죽음을 확인하러 가는 사이 리리앙은 죽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메이링이 그녀의 오빠의 죽음을 확인하고 지르는 비명은 여전히 존재론적인 인간의 비명이다. 초월과 집착의 극명한 대립이 아닌가.

 

□ 서기 : 대인, 만약 어떤 어려운 행위를 절단해 보면 그것이 수천의 작은 행위들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행동하기가 쉬워집니다. 만약 어떤 쉬운 생각을 절단해 보면 그것이 수천의 어려운 생각들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대인, 사람이 생각하고 그의 생각을 말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p. 161)

 

Ü 복잡한 사유를 간명하게 드러낸 문장이다.

 

□ 어르신 : 말하지 마라. 침묵하지 마라. 고약한 놈, 써라! 그것이 네 직업이다. 글쟁이 종놈, 너 같은 고자와 중에게 어울리는 간교하고 비겁한 직업이로다! 내 눈에서 썩 사라져라! (p. 162)

 

Ü 나에게 하는 말 같다. 카잔차키스의 자학일 수도 있겠다. 글쟁이, 작가, 사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다. 세상을 바꾸기엔 그들의 펜은 미약하다.

 

□ 어르신 : 그것이 무엇을 원하느냐?        

농부 : 대인의 아들을 원합니다. (p. 162)

 

□ 어르신 : (붓다를 가리킨다) 그리고 신은 중앙에 내가 말할 것이다! 나는 1백 년의 사치스러운 생활 막대한 외상을 쌓았다. – 이제 갚아야 한다.

오늘 아침 새벽에, 신이 나에게 계산서를 가져와서 내가 갚았다! 내가 나의 심장, 그 큰 지갑을 꺼내서, 갚았다! 보라, 나는 너희들이 볼 수 있도록 나의 손을 닦지 않았다. 보라!

서기 : 아들의 피라 했습니까? 헛되고, 헛되도다. 비참한 인간이여, 헛되도다!

어르신 : 내 아들! 나는 신에게 내 아들을 바쳤다. 그것은 먹고 또 먹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만족하지 않았다.

남자들 : 창 가문은 불멸입니다. 강은 붓다의 허리춤에서 나온 칼입니다.

강은 다시 잠잠해질 것입니다. 신이 그의 칼집 붓다 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p. 163~165)

 

□ 마법사 : 어둡고 파괴 불능인 인류의 뿌리, 동물들아. , , , 오줌과 땀으로 꽉 찬 자루, 사람들은 와서 자신을 정화한다. 이들은 열정에 빠지고 눈물에 빠지고 연기의 거미줄에 잡힌 사람들이다. 그들을 불쌍히 여겨라! 그들의 머리, 그들의 가슴, 그들의 아랫배는 짚이 너무 많이 채워졌다. 그들이 빛나도록, 그들에게 불을 놓아라. 불타는 석탄과 같은 그들 위에 붓다를 던져라. (p. 170)

 

□ 붓다 : 나는 나의 심장을 회수한다. 한나야, 나는 그것을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회수한다. 한나, 나는 나의 눈을 회수하고 나의 마음을 회수하고 나의 오장육부를 회수하고 나 자신을 세상에서 회수한다. – 안녕.

유혹 : 고타마,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붓다 : 너는 누구냐?

유혹 : 유혹의 영, 마라입니다. 보시다시피, 저도 고행자이고 저도 황야를 즐깁니다.

붓다 : 오너라 (p. 175)

 

Ü 나는 이 장면에서 왜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이야기를 떠올렸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유혹에 대처하는 붓다의 자세에서 부득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낀 모양이다. 인용한다.

 

출가한 절에 한 여인이 찾아온다.

 

가다 보니 해는 떨어지고 온 산이 저물어

길은 끊어지고 마을은 멀어 사방이 막혔다오

오늘 밤 몸을 맡겨 암자 아래 자려 하니

자비로운 스님께선 화내지 마세요.

 

박박은 절이란 깨끗이 지키는 것을 일삼는 곳이오. 그대를 받아들일 수 없으니 빨리 떠나시고 이 곳에 머물지 마시오라고 그 답게 거절한다.

부득은 우선 묻기부터 한다. 그대는 어디서부터 밤을 헤치고 오시는 것이오?

 

골짜기 날은 이미 어두웠는데 어디로 가리

남창에 자리 나니 머물다 가오

밤 깊어 백팔 염주 염불도 깊어만 가는데

이 소리 시끄러워 길손의 잠 깰까 두려워라

 

□ 유혹 : 어젯밤 나는 시바가 크게 웃으면서 고타마는 훈련 과다로 망가진 추잡한 원숭이 같아. 내가 팔을 뻗어, 그의 목을 잡고 우리 안뜰에 던져 넣어야겠어. 거기서 놀던 엉덩이 빨간 원숭이가 죽어서, 이제 그 사슬이 비었거든. 원숭이 대신 고타마를 묶어 놔야겠어 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p. 181)

 

Ü 훈련 과다에서 빵 터졌다.

 

□ 붓다 : 마라, 마라여, 두려워 말고, 더 가까이 오라. 나는 네가 유혹인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러나 너의 말은, 쓰디쓴 의미가 충만하여 나의 가슴을 흔들었다. 그래, 그래, 내 안에는 아직도 진흙 덩이가 남아 있다. 해방되고 정신이 되어 흩어지기를 원하지 않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진흙 말이다. 그리고 이 진흙 덩이 안에는 굶주린 세 개의 싹 아버지, 아들, 조국 이 있다. 이들은 아직도 신비의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꽃을 피우려고 몸부림친다. 사랑, 의무, 희망아, 내가 너를 불어 끄니 흩어져라!

 

Ü 깨달음의 끝은 단 한 톨의 진흙 덩이도 남겨 놓지 않는 무가치적 지경이다. 붓다의 완성을 차츰 그려나가고 있다. 현재 붓다는 과정에 있다.

 

□ 모갈라나 : 이제 그는 그가 통과했던 육체들을 기억하려고 몸부림친다. 그의 마지막 해골 고타마의 해골을 쓰고 땅을 걷기 전에 그가 어떤 동물이었으며 어떤 신이었는지 기억하려고 몸부림 친다.

 

수천 년을 그는 살고 짖고 늑대로 울부짖고, 말로 울고, 새로 노래했다. 수천 년을 그는 신처럼 빛났고 여자가 되었고 남자가 되었고 죽이고, 사랑하고, 죄짓고, 죽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서 사랑을 더 하였고 죄를 덜 지었고 모든 것을 이해하였고 마침내 그는 고타마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두려움으로 그를 보라. 그는 드디어 출생의 바퀴를 멈추고 그의 육체와 영혼을 땅속에 쏟아 붓고 자신에게서 동물, , 인간을 비우고 불꽃이 되어 사라지려고 몸부림친다. (p. 185)

 

Ü 과정의 완성을 그린다. 나는 지금 과정 속에 어디일까. 갑갑하고 답답하다. 생이여.

 

□ 모갈라나 : 난로 위의 전갈이 얼마나 뛰고 치고 몸부림칩니까? 신들 역시 그러합니다. – 신들을 보시오. 불타고 있는 붓다의 머리 안에서 신들은 뛰고, 치고, 몸부림칩니다. (p. 187)

 

Ü 비쉬누는 잠의 신인데 이 신의 꿈이 곧 우주입니다. (신화의 힘 중에서)

 

□ 사리푸트라 : 남자와 여자여, 이것이 육이다.

당신이 그것에 바람을 불어넣자 육은 금방 말하고 아프고, 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이 다시 불자, 그것은 존재하기를 그쳤습니다.

당신은 푸른 공기를 한 주먹 잡아서 이것이 붓다다 라고 말했습니다.그러자 인간의 어두운 머리 내부에서 붓다의 젊음, 출가, 고행과 해방이 번쩍였습니다. 당신이 다시 불자, 붓다는 사라졌습니다. 날개 약한 새끼를 강한 날개로 낚아채 바람 꼭대기까지 높이 휩쓸고 가서는,

한 번 힘차게 흔들고 새끼를 바람에 뿌려 능력껏 날게 하는 독수리처럼,

당신 또한 모든 사람을 낚아채어, 공중에서 사람을 키질 합니다. 이제 사람을 다시 땅에 내려놓고 그의 눈을 다시 흙으로 덮고 그의 관자놀이에서 날개를 잘라 버리시오. 마음이여, 당신은 멋진 유희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만하면 됐습니다. (p. 188)

 

Ü 존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절대자. 그 사유 자체가 멋지지 않은가. 나는 저 넓은 스케일을 읽어내고 싶은 거다. 이 희곡에는 붓다의 고행과 행로, 생각들이 양쯔강의 범람이라는 사실적 사건에 대비되어 간간히 나와 드러나 있다.

 

□ 사람들 : (놀라서, 그들은 눈을 비비고 하품한다)

지금 멋진 꿈을 꾸는데 깨우지 마오! 양쯔? 무슨 양쯔?

보초2 : 형제들, 일어나시오, 왜 그리 멍청하게 나를 보시오? 여러분의 두뇌에서 푸른 연기인 붓다를 내쫓으시오! 양쯔가 제2방벽도 무너뜨렸습니다. – 우리는 끝장입니다. (p. 192)

 

Ü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자. 양쯔 강의 범람이라는 현실과 붓다는 어떻게 연결되어 질 수 있는가. 실제로 이 희곡에서는 두 절대자가 어떻게 엮여져 플롯을 만들고 있는 걸까? 무가치적 자연과 존재를 결정하는 절대자, 양쯔는 범람하여 사람과 인간의 문명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붓다는 인간의 사유를 모조리 으로 만든다.

 

□ 메이링 : 조상들 좀 가만 놔두십시오. 죽은 자들입니다. 살인자 창이여 산 자들에게 기대하십시오.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p. 194)

 

□ 서기 : 대인, 대인, 대인은 헛되고, 헛되이 아들을 살해했습니다. 헛되이

강은 대인의 아들을 원치 않았습니다. 무익한 살인이었습니다. 무익한 살인이었어요! 헛되이 아들을 살해했습니다. 대인! (p. 195)

 

3

 

□ 어르신 : 메이링, 가끔 나는 만약 죽음이 우리의 멍에를 풀지 않는다면 생은 얼마나 큰 고통일 것인지 곰곰이 생각한단다. (p. 200)

 

Ü 그렇구나. 죽음이 두렵고 사람들은 죽기를 싫어하지만 죽음이 아니라면 인간은 영원히 해방될 수 있는 미물로 머물 뿐이다. 그래서 죽음에 감사해야 하는가.

 

□ 메이링 : 저는 엔지니어와 노동자들을 보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큰 돌과 철근을 보강하여 제3방벽을 강화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 방벽은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p. 201)

 

□ 어르신 : 너는 강하기 때문에 아무 목적 없이 논다. 너는 희망이 없기 때문에 외톨이로 혼자 논다. 너는 시간의 둑에 탑을 세우고 물과 모래로 신, 아들, 그리고 손자를 만든다.

너는 네 눈을 뜬다. 그러면 피조물들이 살아난다. 너는 네 눈을 감는다. 그러면 그들이 사라진다.

너는 춤춘다. 나의 가슴아, 너는 황야에서 춤춘다. 너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며 너는 아무도 증오하지 않고 너는 아무것도 희망하지 않는다. 너는 자유롭다!

(커튼을 잡아당기고 폭소를 터뜨리고 있는 붓다의 상을 응시한다.)

붓다, 붓다. 왜 웃습니까! 나도 그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웃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차이입니다. 붓다, 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그것이 당신은 신이고 나는 벌레인 이유입니다. (p. 205)

 

Ü 자유의 무늬는 이런 것이었다. 사랑도 없고 희망도 없고 절망도 없는 상태.

 

□ 어르신 : 붓다, 우리가 잘못입니다. 당신 말이 맞습니다. 우리가 잘못입니다! 만약 부모가 없다면 죽음은 굶어 죽을 것입니다! (p. 205)

 

Ü 이 연결은 허망하지만 강력하다. 부모가 없다면 죽음이 굶어 죽는다. 발상의 전환은 이런 곳에서도 이루어진다.

 

□ 어르신 : 나는 마침내 절망의 끝, 자유의 절벽에 당도했고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p. 207)

 

□ 어르신 : 사람은 오직 하나의 가치가 있다. 너는 아직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느냐? 단 하나, (메이링이 질문 하려는 듯 머리를 든다) 양쯔가 오는 것을 지켜보는 것, 그것을 지켜보고 크게 소리치지 않는 것이다. (p. 209)

 

Ü 우주의 운행을 그저 바라보는 일, 참여할 수 없고 그저 바라보는 일.

 

□ 서기 : 강은 위대한 수컷 짐승입니다. 대인, 강이 노하면 강을 진정시킬 여자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오랜 관습입니다. 나라의 귀부인이 신부처럼 옷 입고 치장하여 강물에 던져집니다. (p. 214)

 

Ü 사람들은 메이링의 죽음을 원한다.

 

□ 어르신 : 이제 아무것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나는 고통의 절정에 이르렀다. 여기서부터는 해방이 시작된다! (p. 219)

 

Ü 인간에게 그리고 나에게 두려움이 사라진다면 자유가 주어질 것이다.

 

□ 어르신 : 시간이 목에 바위를 매달아 파도 속에 던져진 시체처럼 무거워 힘겹네 (p. 222)

 

Ü 멋진 표현이다.

 

□ 젊은 남자 : 무존재를 향하여 전진 (p. 226)

 

□ 제자1 : 움직이지 않고 미소 지으며 우리는 자비의 힘을 풀고 전진하여 북을 범람시키고 돌아가, 남을 범람시키고 그 다음 오른쪽으로 동에 당도하며 그 다음 왼쪽으로 서에 당도한다. (p. 227)

 

□ 제자2 : 불은 우리의 성스러운 씨앗이다. (p. 228)

 

□ 제자4 : 나는 앉아 있다. 조용히 기쁨에 넘친다. 나의 손은 비어 있고 오장육부도 비었으며 가슴도 비었다.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며 아무도 미워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원치 않는다. 나는 완전하지 않다. 나는 다시 태어날 것이다. 나는 슬픔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완전하다. 나는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기쁨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붓다에 속한 작은 아주 작은 바싹 마른 하나의 생각이다. (p. 229)

 

Ü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카잔차키스의 자전적 독백같이 들리는 이유는 그의 묘비명을 떠올려서겠고 완전하지 않다와 완전하다가 한 문장에서 출렁거리는 이유는 신과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라 이해하면 될까. 어렵다.

 

□ 젊은 남자 : 붓다, 제가 당신을 응시하니 제 두개골이 텅 비고, 제 두뇌가 흘러나오고 제 등뼈가 나락 위에 뚝뚝 떨어집니다. , 당신으로부터 도망치려고 돼지처럼 육체의 다섯 함정에 빠졌으나 허사였습니다.

 

꽃핀 벚나무 : 나는 먹지 않을 것이고 마시지 않을 것이며 여자와 자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구원을 구합니다. 라고 맹세합니다. 제 눈은 그를 찾아내고 저는 그의 야수성, 그의 힘과 그의 추함을 그리워합니다. 붓다의 마음이 돌고, 돌고 오르고 내리고 땅을 먹어 치운다. 그의 턱이 움직여 씹으면 모든 사람의 피와 두뇌가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온다. (p. 231)

 

□ 모갈라나 : 세상의 머리, 삶의 바람, 생기의 분류, 브라흐마를 고개 숙여 환영한다. 당신에게 땅이 여자로 보이고 바다가 당신의 관자놀이를 가로질러 뻗어 있으니 (p.233)

 

□ 브라흐마 : 소금이 모든 바다의 짠맛을 내고 아무도 바다와 짠맛을 갈라놓을 수 없듯이 우주에는 보이지 않는 브라흐마가 스며 있다. (p. 234)

 

Ü 브라흐마, 힌두의 신이 아닌가. 카잔차키스는 붓다에 힌두의 신을 덧칠했다.

 

□ 시바 : 저는 마을들을 삼키고 해골 위에서 춤추며 인간의 씨가 제거되었다. 씨가 일소되었다. 땅이 짐을 벗었다! 라고 소리칩니다.

 

남자는 나가 일하고 밭 갈고, 씨 뿌리고 양을 우리에 가두고, 우유 짜고, 개에게 휘파람을 불어 사냥을 합니다. 여자는 샘에서 물을 긷고 불 위에 솥을 앉히고 음식을 준비하고 문지방에 앉아서 젖가슴을 열고 아들에게 젖을 빨립니다. , 왕이시여, 남자와 여자가 너무나 아낌없이 즐겁게 키스하기 때문에 생명이 일소될 수 없습니다. 밀처럼 죽은 사람이 땅 속에 묻힙니다. 그러나 아홉 달이 되면 흙으로부터 하나의 손자, 씨가 무성한 밀 줄기로 싹터서 자랍니다.

저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데 지졌습니다. 제가 양손을 들고 항복합니다. 붓다여, 제가 죽도록 도와주소서 (p. 236)

 

Ü 시바는 파괴의 신, 시바가 자신을 죽이기를 바라는 것은 세상을 끊임 없이 이어가는 생의 눈물 겨움 때문이다.

 

모갈라나 :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지혜의 신 : 떠나는 것! 떠나는 것이오!

모갈라나 : 이성을 잃었습니까? (p. 240)

 

□ 모갈라나 : , 붓다는 먹을 육이 아니며 조립할 돌도 아니다. 불쌍한 지혜의 매점자여, 붓다는 연민의 절벽으로서 두뇌와 저울과 수준의 너머에 있다! (p. 241)

 

□ 그리스인2 : 인간의 육체를 보고 만질 수 있는 눈과 손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습니다.

모갈라나 : 허상! 허상! 허상이외다!

그리스인 1 : , 벌거벗은 소피스트여, 어느 날 아침 마라톤을 짓밟았던 야만인들은 허상이 아니었습니다.

모갈라나 : 당신들은 허상을 허상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p. 245)

 

□ 모갈라나 : 일어나 당신들의 눈가리개를 벗어 던지고 저쪽 혼돈을 바라보라! 모든 것들이 죽음을 향하여 행진한다. 그들과 함께 행진하라. 자유로운 사람은 자연의 무정한 법을 받아들이고 쉽게 자진해서 그것을 자신의 법으로 전환하는 사람이다. (p. 249)

 

Ü 이것은 도가적 관점이다. 불교가 도가적 관점과 유사한 지점이 많은 것은 둘 다 체제 밖의 사유를 지향하기 때문일 거다.

 

□ 모갈라나 : 그와 달리, 왕이시여, 당신의 마음은 흘러가면서 마을에 물을 대고 물방아를 돌리며 물이 불고 또 불어나고 넓어져 넘치는 기쁨으로 바다로 달려가는 큰 강과 같습니다. 어느 날 저는 아기 강 양쯔가 거대한 산에서 분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다음 강은 천천히 계곡에서 세차게 나와, 커지고 증가면서 강이 지나갈 수 있도록 돌이 길을 비켜주었습니다. 강은 내려갔고 세차게 내려가는 동안 강의 제자인 강의 지류들이 땅의 방방곡곡에서 뛰어나와 합류했습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려 강에 물을 주었고 먼 산꼭대기의 눈이 녹아 강을 먹였고 그리고 강은 내려왔으나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더 이상 웃지 않으며 소리 내지 않고 움직이며 땅과 하늘을 받아 지체 없이 서두르지 않고 바다를 향해 땅과 하늘을 운송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붓다여! (p. 255)

 

Ü 희곡의 처음과 끝을 단 한 문단으로 설명하라면 이 문장을 그대로 갖다 써도 되겠다. 핵심이다. 양쯔의 범람은 그저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그런 현상에 불과한 일에 의미를 담고 살인과 반목을 일삼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 사리푸트라 :

무존재의 첫 관문 -> 그의 육체가 내려와 땅속에 소멸되니 기뻐하고 그의 마음이 그의 머리 위로 도약하니 기뻐합니다. 그의 마음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기뻐합니다. (p. 256)

두 번째 관문 -> 그의 마음은 더 이상 사라짐을 기뻐하지 않고 그의 육체는 더 이상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네. 그는 기쁨과 슬픔을 넘어섰네 그가 각성하셨네. (p. 257)

세 번째 관문 -> 그는 무존재에 들어갔소. (p. 258)

 

□ 마법사 : 내가 나 자신을 날려 버리니 내가 사라진다. 나 자신을 날려 버리니 내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귀인, , 어르신, 병사, 남녀 농부, 창녀 자매 여러분, 공연은 끝났습니다. 환상이 끝났습니다. 나의 축복을 받고 가시오 ()! (p. 259)

 

□ 어르신 : 자유! 자유! 붓다, 당신이 옳습니다. 자유! 나는 조상들로부터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분노해서 갑옷과 투구를 짓밟는다) (p. 261)

 

내 뒤의 길이 텅 비었다. 앞의 길은 황량하고 극도로 황량하다. 그리고 나는 그 가운데 완전히 혼자다. 오 고귀하고 사람 없는 頂上(정상) 자유여! (p. 262)

 

Ü 카잔카키스가 어르신을 대신하여 하는 말 같다. 그는 신에 대항함으로써 자유를 꿈꾸었다. 인간의 자유는 신에게 제한되어 있었고 그 신을 극복하는 것이 그의 일생 일대의 사명이자 목적이었다. 그는 결국 자유로웠는가. 모를 일이다.

 

□ 마법사 : 대인, 당신께서는 양쯔가 누구인지 이해하십니까?

어르신 : 그래, 붓다다!

(어르신은 문 쪽으로 걸어간다. 강물은 이미 문지방을 때리고 포효한다. 어르신은 양팔을 접고 절한다.)

 

환영합니다!

(막이 내린다) (p. 268)

 

 

3. ‘자유(내가 저자라면)

이 세상 인간들의 가장 강렬한 열망이다. 그러나 인간이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은 신을 극복하리라는 선언에 못지 않은 금기다. 카잔차키스는 죽을 때까지 자유를 고민하고 제 삶에 빗대어 그것이 들어 앉아 있기를 소망한 인간이다. 그리하여 신에 대항하고 신과 싸웠던 유일한 현대적 인간이었다. 그리스의 토양에서 그리스의 사상을 체화시키고 베르그송과 니체를 갈구했던 자유의 인간이 붓다를 만났을 때를 상상해보자. 이 희곡은 화끈하게 스파크 튄 그 지점에서 탄생되었다.

 

배경은 20세기 초의 중국, 양쯔 강 하류의 한 마을이다. 강의 범람이라는 사태를 두고 벌어진 인간의 양태를 붓다에 견주었다. 도도히 흐르는 강은 어느 날 어느 순간 범람하였고 그 사태를 죽은 조상의 영혼에게서 찾으려는 어르신과 둑을 만들고 댐을 쌓아 막아내려는 젊은이들의 갈등이 두드러진다. 죽음을 불사하며 지켜낸 영혼의 가치는 이내, 강 흐르는 일이 붓다도 어찌 할 수 없는 세계 너머의 일임을 깨닫고 어르신은 범람의 절정에 제 몸을 맡겨 버린다. 그것으로 이 희곡의 막은 내린다.

 

카잔차키스는 어르신에게 자신의 사유를 투영했다. 결국 찾아낸 자유를 만끽한 것은 죽음이 임박한 그 순간이었다. 이것은 다른 의미로 자유를 깨달았기 때문에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죽음이었다고 말하려 한 것 같기도 하다. 대문호가 붓다를 만나고 붓다가 강의 모습을 화하여 인간에게 어리석음과 깨달음을 함께 주는 플롯은 거장의 방식다웠다.

 

나는 소설을 좋아하고 소설가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나에게 그런 소질이 있는지는 모른다. 소설을 쓰려면 나의 상대는 독자가 아니라 카잔차키스여야 할 것이고 내가 그를 상대로 한다면 내 일생을 소모하여도 모자랄 것 같아 소설가는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강이 붓다로 화했다면 산도 붓다가 될 수 있을 터. , 오름을 끊임없이 지향할 때 카잔차키스의 붓다는 나의 산으로 변신하여 항상 나를 보우하고 꿀밤 먹이고 안아줄 것이다. 더구나 그곳에는 신이 있지 않은가. 신을 닮은 사람들도 산다. 카잔차키스가 갈구한 자유는 아마 그곳에 있을 지도 모를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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