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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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사랑스러운 깔개,
신과 나의 운명이 그것을 허락한 적도 있었네.
깔개여. 나의 혼을 감싸 안아 주려므나.
이제는 그만 이 번민에서 벗어나고 싶으니"
- 여왕 디도의 노래,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중에서
트로이 전쟁에서 패배한 유민들은 영웅 아이네아스를 따라 이탈리아로 가는 도중 폭우를 만나 아프리카의 카르타고에 표류하게 됩니다. 그때 그는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디도는 남편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쓸쓸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아이네아스는 풍랑에 배들이 파손되고 지친 군사들은 쉴 곳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더욱 더 서로에게서 위로를 구했습니다. 아이네아스는 그 사랑 속에서 조국을 다시 건설해야한다는 사명을 잊고 꿈같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때 그의 어머니 베누스(비너스)가 나타나 나라의 앞날을 잊는 그를 심하게 나무랍니다. 그는 디도의 사랑을 배신하고 부하들과 함께 몰래 야반도주를 하여 원래의 목적지인 이탈리아로 항해하여 로마를 세우게 됩니다.
사랑하는 아이네아스가 뱃길 저 멀리 사라져 버린 것을 안 디도는 절망합니다. 그리고 그와 사랑을 나누던 침대를 끌어내 태우기 위해 커다란 불을 피웁니다. 그리고 위의 노래를 부르며 불 속에 뛰어 들어, 아이네아스에게 받은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찔러 죽고 맙니다. 사랑의 여신 베누스가 이번에는 사랑의 파멸에 나서고 만 것이지요. '아이네이스' 전편을 통해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며, 빛나는 영웅의 개인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는 대목입니다. 나라를 세우는 큰 일이 사랑과 병존하지 못한 비극입니다.
자기경영은 비극과 함께 살고, 그것을 견디고 넘어서는 힘입니다. 그것은 그래서 기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서도 두려워 말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 타고르의 '기도' 일부
![프로필 이미지](/2011/modules/pxeboard/skins/PXE_flat_board_list/img/default/comment/avatar.gif)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란
테레사 수녀의 기도집이 놓여져 있습니다.
어제는 어느 기자가 인터뷰를 와서
그 책을 들여다 보며
"'아 기도를 많이 하시니까 이 일을 해내시는군요?"라는 말에
"기도요...."
사실 저는 요즘 기도하기가 싫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견디고 넘어서는 힘을 얻기 위해서는 기도해야겠지요.
이 고통을 이겨낼 가슴을 달라고
수 없이 피눈물 흘리며 기도해 보지만
말라버린 이 가슴으로는 견뎌낼 자신이 없네요.
선생님은 10년을 말씀하셨지만 전 이제 겨우 5년을 넘기었는데
이 일을 계속할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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