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 조회 수 6300
- 댓글 수 4
- 추천 수 0
이안 감독의 지난주에 라이프오브파이를 아이들과 감상했는데 아직도 그 잔상이 남아 있다.
그런 이유로 지난 작품중 떠오른 영화. 색,계
당시 신인이었던 탕웨이는 첫 작품으로 입지를 굳혔다.
일상이 늘 비상시이고 전략인 남자에게 전략적으로 다가온 그녀.
막부인이 오직 그, 양조위를 위해 불러주던 노래. 경계를 풀고 아이처럼 웃던 그.
이장면을 보면서 내내 눈물이 났다. 이데올로기등의 거창한 명제를 제껴두고
오직 인간으로 무장해제되던 이 순간들.
암막 커튼을 드리운 그의 삶에 비쳤던 여린 빛. 그녀를 보내고 그는 자신을 다시 굳게 가둔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었던 방. 흰 경대는 곧 부서질듯 위태한, 불안정한 느낌이다.
이안 감독이 천착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통불능' 이란 주제. 사랑과 외로움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브로크백 마운틴에 이은 이 작품.
두사람의 동상이몽을 장문의 대사 없이 읽어 내고 있는 카메라는 무생물이 아닌 유생물처럼 보였다.
다시 말하면 사람과 사람의 소통은 불가능한데 사람과 렌즈는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래서 더 쓸쓸한 색계.
두 사람이 각기 달리 느낄 수 밖에 없는 외로움의 무게에 전이되어 질식 할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행간의 숨은 의미를 읽듯 카메라의 '메타포' 를 읽어 내는 것은 양조위나 이안 감독이 관객에게 주는 즐거움이다.
이글을 쓰면서 다시 떠오르는 것은 그들의 사랑은 그런식으로 밖에, 전쟁을 치르듯 가학에 가까운 섹스뿐,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감독의 '당위성'이 느껴진다.
이안감독의 작품엔 언제나 페이소스와 그 당시의 사회상과 사랑이 있다. 그리고 카메라가 표현가능한 그 이상을 넘어서는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최대의 비주얼,
그리하여 앤딩씬이 올라갈때 마다 감독의 역량에 부러움의 탄식이 저절로 흘러 나온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만났던 양조위. 여전히 좋은 배우임을 인정할 수 있었던 영화이다. 그의 오랜 팬임이 즐거운,
오늘 날씨에 어울리는 색,계. 삼십분정도의 필름을 잘라내고 다시 감상 하고 싶다.
쓰다 보니 사랑이야기만 쓰고 있는데 연구소에 누가 되는 건 아닌지. ㅠㅠㅠ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6 | 정예서/ 좌절된 갈망 | 효우 | 2015.10.21 | 2605 |
675 | 정예서/ 스스로를 믿는 힘 | 효우 | 2016.06.29 | 2650 |
674 |
정예서/ 지방엄마의 유쾌한 가족혁명 ![]() | 효우 | 2015.12.09 | 2657 |
673 | 정예서/ 버럭하는 부모에게 | 효우 | 2016.04.27 | 2687 |
672 | 정예서/시간의 가치 | 효우 | 2016.02.03 | 2695 |
671 | 정예서/ 낙타, 사자, 아이, 그리고 초인이 되어 | 효우 | 2016.10.19 | 2723 |
670 | 정예서/ 시간의 가치 | 효우 | 2017.08.17 | 2730 |
669 | 정예서/ 타고난대로 꽃피게 하라 | 효우 | 2016.05.04 | 2737 |
668 | 정예서/ 집단 무기력 | 효우 | 2016.11.23 | 2742 |
667 |
정예서/절해고도,봄편지 ![]() | 효우 | 2016.04.06 | 2751 |
666 | 참꿈과 가꿈을 구별하라 | 효우 | 2016.05.18 | 2768 |
665 | 정예서/관계안의 계약 | 효우 | 2015.07.01 | 2777 |
664 |
정예서/ 일상의 힘 ![]() | 효우 | 2016.04.20 | 2783 |
663 | 정예서/ 쪽파 다듬는 남자 | 효우 | 2017.09.14 | 2787 |
662 | 정예서/ 자발적 반퇴 | 효우 | 2017.10.11 | 2787 |
661 | 정예서/관형찰색『觀形察色』 | 효우 | 2016.09.28 | 2788 |
660 | 정예서/ 상황속의 리더 | 효우 | 2018.02.21 | 2790 |
659 | 정예서/사랑스런 추억 | 효우 | 2015.11.18 | 2791 |
658 | 디톡스 다이어리 15 - 시끄러운 비가 까맣다 | 김미영 | 2017.05.13 | 2791 |
657 | 정예서/ 누구라도 그러했듯이 | 효우 | 2015.11.11 | 27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