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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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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수 0
2010년 5월 27일 00시 01분 등록

벌려놓은 것도 별로 없는데, 5월이 참 바빴습니다. 진짜 농부들 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적은 양의 농사를 짓고 있고, 글 써서 기고하는 양이나 매달 강의하는 날도 쥐 오줌만큼 밖에 안 되는 놈인데, 새 살림 차리는 벌 받느라 그랬을까요? 5월에는 도무지 고요히 나를 들여다볼 시간이 마땅하지 않은 달이었습니다.

 

숲에 피고 진 꽃이 몇인지도 제대로 못 보았고, 뻐꾹새 다시 돌아와 숲의 소리들 속으로 스며든 것도 언제였는지 놓쳤습니다. 또한 좋아하는 그 이 장가든다는 데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5월의 삶이 정신 없이 지났고, 결국 스스로의 삶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했으니 참 비겁했습니다. 6월엔 조금 더 용기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책에서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이 있거나 무엇도 겁내지 않는 기개를 갖춘 사람을 용기(勇氣) 있는 사람이라 합니다. 그러나 진정 용기 있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정직한 사람임을 나는 압니다. 두려운 것을 감추기보다 두려우면 두렵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용기 있는 사람. 두려워서 떨리지만, 그 두려움을 끌어안고 한 발 디뎌보겠다고 다짐하고 실천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용기 있는 사람.

 

나의 5월처럼 욕심이 일어서 자신이 담을 수 있는 그릇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때 넘치게 담아보려 거침없이 손을 들어 청하는 사람보다, 당장 고개를 떨구더라도 다시 바탕에 충실하여 자신의 그릇을 키우려 애쓰는 사람이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과한 욕심과, 또한 과한 두려움의 잔을 지울 수 있는 이가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6월에는 그대도 용기 있는 사람이시기 바랍니다.
IP *.229.144.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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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나무처럼
2010.05.27 15:30:30 *.190.122.223

> 진정 용기있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정직한 사람임을 나는 압니다....

요즘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 일인지 어렴풋이 느껴집니다.

이번 소풍때 또 뵐 수 있겠죠. 만나면 늘 반가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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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2010.05.27 16:34:43 *.90.31.75

"넘치게 담아보려 거침없이 손을 들어 청하는 사람보다, 당장 고개를 떨구더라도 다시 바탕에 충실하여 자신의 그릇을 키우려 애쓰는 사람이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과한 욕심과, 또한 과한 두려움의 잔을 지울 수 있는 이가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

  5월을 마감하고 6월을 계획해보는 제게 이 구절이 참으로 절절히 와닿았습니다. 위로도 되고 힘도 되는 글입니다. 좋은 글을 써 주신 김용규님께 감사드립니다.  
  6월이면 5월의 신록들이 더 짙어져 갈텐데, 저 역시 새로움으로 받아들인 5월의 것들을 6월 한 햇볕아래에서 깊여 보겠습니다. '비록 땀을 뻘뻘 흘리게 될지라도' 용기를 내어 묵묵히 한번 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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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0.05.28 06:52:51 *.160.33.180

용규야,  봄소풍에서 보자.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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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2010.05.28 09:33:00 *.137.144.102
비겁....용기.....넘치게 담아보려... 당장 고개를 떨구더라도....과한 욕심....과한 두려움.....

작년 행복숲에서 보았던 용규님의 진심과 성의어린 눈빛이 떠오릅니다.
용규님의 일상의 기록들이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적지않음을 아시는지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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