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 조회 수 3990
- 댓글 수 5
- 추천 수 0
황금빛 용의 모습을 한 신 중의 신, 황제(黃帝)에게는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아끼는 보물이 하나 있었다. 현주(玄珠)라고 불리는 검은 진주인데, 이 구슬을 들여다보면 세상만사를 모두 다 꿰어 볼 수 있었다. 어느 날 황제는 경치 좋은 산과 들을 쏘다니면 놀다 궁궐로 돌아와 보니 구슬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서 잃어버린 것이다. 황제는 가장 현명하고 아는 것이 많은 신인 '지'(知)에게 현주를 찾게 했다. 그러나 그의 머리로도 구슬을 찾을 길이 없었다. 이번에는 세상에서 눈이 가장 맑은 이주(離朱)롤 하여금 찾게했다. 그는 1백보 앞의 바늘구멍을 볼 수 있는 천리안을 가졌으나 실패했다. 다시 황제는 끽구(喫訽)라는 끈기의 신에게 처음부터 온 길을 더듬게 했으나 찾지 못했다. 실망한 황제에게 '홀황'(忽恍)이라는 신이 자청하여 구슬을 찾아오겠다고 나섰다. 늘 술에 취해있는 흐리멍텅한 표정의 신이라 황제는 미덥지 않았으나 마지못해 승낙했다. 홀황은 슬슬 돌아다니는 듯 하더니 너무도 쉽게 구슬을 찾아 가지고 돌아왔다.
- 장자, '천하'편에서
아마도 황제가 찾으려고 했던 것은 단순한 보물구슬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와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혜안이었던 모양입니다. 그 혜안은 지식이나, 도구, 그리고 물러서지 않는 끈기만으로 얻게 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마음을 비우면 지혜에 이르게 되고, 자연히 이치를 터득하게 된다는 뜻이겠지요.
자기경영은 되도록 마음을 비워 여백을 많이 갖는 것입니다. 욕망함으로 얻는 것 보다, 마음을 비우고 즐김으로 얻게 되는 것이 많습니다. 마음은 이상합니다. 이기겠다 달려들면 참패하고, 있는대로 힘을 주어 움켜지면 그 손에 오히려 아무 것도 잡히지 않습니다. 돈을 벌겠다면 돈이 멀어지고, 그저 무심히 일을 즐기다 보면 돈이 따라옵니다. 한때 얻은 듯 풍요롭던 부유함도 마치 악마의 지갑 속에 든 지폐처럼 어느 날 꺼내 보면 마른 낙엽으로 바뀌어 있음을 또한 종종 보게 됩니다.
마음이 하자는 대로 따라도, 그 마음이 세상의 이치를 벗어나지 않게 될 때, 공자가 말한 '종심'(從心)에 이르게 됩니다. 종심은 자유로움입니다. 사자의 삶으로 상징되는 자유로운 제2의 인생을 위한 자기경영의 핵심은 '비움으로 채운다'는 패러독스입니다. 비우지 않고 마음의 평화는 얻기 어렵고, 이해를 벗어나지 않으면 끝내 남에게 매이기 마련입니다. 자기경영은 '그들의 기준'을 넘어 섬으로 자신의 기준을 얻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내가 바라는 살고 싶은 인생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76 | [화요편지]필살기, 가장 잘 할 수 있는 차별적인 전문성 | 아난다 | 2020.03.10 | 800 |
875 | [수요편지] 내가 묻고 한나 아렌트가 답한다. | 장재용 | 2020.03.11 | 822 |
874 | 생각하는 갈대 | 운제 | 2020.03.12 | 767 |
873 | [금욜편지 127- 헤라클레스가 에니어그램을 알았더라면- 하데스편] | 수희향 | 2020.03.13 | 820 |
872 |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_이번 주 쉽니다 | 알로하 | 2020.03.15 | 827 |
871 | 133번째 마지막 월요편지 | 제산 | 2020.03.16 | 910 |
870 | [화요편지] 엄마의 필살기, 가장 나다운 '사랑의 기술' | 아난다 | 2020.03.17 | 830 |
869 | 짜라투스트라가 내 일터에 걸어 들어온다면 | 장재용 | 2020.03.18 | 763 |
868 | 목요편지 - 목련이 피었어요 | 운제 | 2020.03.19 | 902 |
867 | [금욜편지 128- 마지막 편지] [2] | 수희향 | 2020.03.20 | 788 |
866 |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당신이 춤을 추기만 한다면… | 알로하 | 2020.03.22 | 1182 |
865 | [월요편지 1] 설레이는 첫 번째 편지를 보내며 [3] | 습관의 완성 | 2020.03.22 | 985 |
864 | [화요편지]엄마의 세상이 열리는 순서, 愛身愛家愛國愛天下 | 아난다 | 2020.03.23 | 1297 |
863 | 이제는, 생긴 대로 살아야 [4] | 장재용 | 2020.03.24 | 1129 |
862 | 목요편지 - 벚꽃이 피었습니다 [2] | 운제 | 2020.03.26 | 861 |
861 | 글리의 용기충전소, 오픈합니다! [5] | 김글리 | 2020.03.26 | 1201 |
860 |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춤을 배우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2] | 알로하 | 2020.03.29 | 1263 |
859 | [월요편지 2] 습관 Data가 쌓이면 알게되는 놀라운 사실들 [2] | 습관의 완성 | 2020.03.29 | 1132 |
858 | [화요편지] 다시 애벌레 기둥 속으로 [2] | 아난다 | 2020.03.30 | 986 |
857 | 딴짓, 사랑, 자유 [1] | 장재용 | 2020.03.31 | 11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