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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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25살에 이미 죽어버리는데 장례식은 75살에 치른다.”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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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물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멍게는 돌기가 많아 파인애플처럼 생겼습니다. 하지만 유생 시기에는 올챙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체와 달리 유생시기의 멍게는 물고기처럼 바다 곳곳을 헤엄쳐 다닐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뇌 역할을 하는 원시적 척수와 신경절이 있어 영양분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게 하거나 해로운 것은 피하게끔 도와줍니다. 하지만 멍게가 자라나면 흡착돌기를 이용하여 바위에 달라붙어 변태를 하기 시작합니다. 성체가 되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멍게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멍게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뇌와 감각기관을 삼켜 소화시켜 버리고, 먹고 싸는 데 필요한 입과 항문 등만을 남겨 놓게 됩니다.
우리들의 인생도 어쩌면 멍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시기까지는 세상을 탐색하다가 어느 틈에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고착생활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착생활이 길어질수록 방향을 추구하고 의미를 찾는 영혼은 힘을 잃어가게 되고, 먹고 살기위한 감각과 기능만이 비대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영혼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니기에 어느 순간부터 권태감, 공허함, 알 수 없는 짜증, 생기부족, 무미건조함, 답답함 등의 정신적 증상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것은 생물학적 원인의 우울증이 아니라 영혼상실의 증상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혼의 상실을 예방하고 치유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대 유럽에서는 영혼의 상실을 막기 위한 풍습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생일에 해당하는 날짜에 지금껏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새롭고 낯선 경험을 할 때 우리의 영혼은 다시 빛을 내고 생기를 되찾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영혼은 얼마나 생기를 띄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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