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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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강원(姜嫄)이라는 처녀가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들길을 걷다 커다란 거인의 발자국이 찍혀 있는 것을 보았다. 호기심 많은 처녀 강원은 그 커다란 발자국 안에 자신의 조그만 발을 디뎌 보았다. 그 순간 몸속에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전해졌다. 집으로 돌아 온 후, 임신이 된 것 처럼 배가 불러 오더니 마침내 달이 차차 이상한 살덩어리를 낳게 되었다. 끔찍하게 생각한 그녀는 그것을 골목길에 버렸다. 그랬더니 소와 양이 그것을 다 피해 갔다. 이번에는 얼음판에 내다 버렸는데, 새가 날아와 깃털로 감싸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감싸 주자 살덩이 속에서 예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강원은 그 아이를 데려다 키웠다. 처음에 아이를 버렸다 하여 그 이름을 기(棄) 라고 불렀다. 아이가 자라 농사일에 두각을 나타내더니 커서 나라의 농업 책임자가 되었다. 기는 순임금 때 제후로 봉해졌는데, 이때부터 그는 후직(后稷)이라고 불리었다. 그후 그는 농사의 신(農神)이 되었고, 후손이 번성하여 주(周) 민족의 시조가 되었다.
'회남자(淮南子)' 라는 책은 후직이 농업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옛날에 밭이 없어 백성들이 먹거리가 부족했다. 후직이 땅을 개간하고, 씨를 뿌리고, 잡초를 가려내고, 거름을 주는 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농업을 알게 되자 사람들의 생활이 풍족해 졌다"
후직은 농업을 위해 평생을 힘쓰다 들에 쓰러져 죽었다고 합니다. 농부는 죽을 때도 밭두렁을 베고 죽어야 하듯, 우리 역시 무엇을 하든 그 일에 뼈를 묻게 될 때, 그 일을 사랑했다 할 수 있습니다. 고대 농경국가에서는 토지의 신인 '사(社)'와 농업의 신인 후직을 함께 숭배 했는데, 그 후 이 둘을 합친 '사직(社稷)' 이라는 단어는 국가의 운명과 동의어가 되었습니다.
자기경영은 그 일에 힘쓰다 쓰러져 죽을 자리를 갖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거친 땅을 개간해야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의 난감함은 어쩌면 화전(火田)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화전이란 불을 싸질러 땅의 껍데기를 겨우 얻는 것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하여, 거름을 하고 씨를 뿌리고 잡초를 매줍니다. 그리하여 해가 지나 깊은 땅을 얻게 됩니다. 토심을 얻어야 좋은 곡식과 채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은 그 마음을 얻어야 깊어집니다. 마음 심(心)과 깊을 심(深)이 같은 발음인 이유가 아닐런지요.
오늘 어느 땅에 나를 묻어 기쁨이 될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 공지사항 : 7 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사자로 사는 법- 직장인 필살기 창조 프로젝트' 가 진행됩니다. 참가를 원하는 분들은 다음을 참고하여 신청해 주시기 발합니다. http://bhgoo.com/zbxe/339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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