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승완
  • 조회 수 2923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0년 7월 13일 00시 04분 등록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싱클레어라는 한 소년이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쉽지 않은 일종의 문턱 넘기인데, 자신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고 나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건강한 자아(인격)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입니다. 그래서 <데미안>은 소설 특유의 허구적인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성장을 그린 구도자적 체험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성장을 위한 씨앗, 즉 잠재력이 있기에 싱클레어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 <데미안>을 지배하는 주제는 책의 첫 페이지에서 헤세가 던지는 성찰적 질문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이 질문이 성찰적인 이유는 내면으로의 여행을 거치지 않고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여행은 ‘나 자신에게로 가는 길 위의 한 걸음’과 또 한 걸음의 궤적입니다. 내면 여행은 본질적으로 ‘나를 찾아가는’ 모험이자 탐험입니다. 나름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여행은 모험입니다. 동시에 이 여정은 자신의 고유한 목표와 잠재력을 발견하는 데 목적이 있기에 탐험입니다. 그리고 이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방황과 고독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길이 모험과 탐험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헤세는 이 탐험적이고 모험적인 ‘나를 찾아가는 길’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이 문장은 <데미안>의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왜냐하면 <데미안>은 자신이 몸담고 있던 외부와 내부 세계를 깨뜨리고 거듭나는 그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투쟁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새로 ‘태어나려는’ 사람에게는 ‘용기’ 뿐만 아니라 ‘길잡이’도 필요합니다. 싱클레어의 이야기에서 ‘데미안’이라는 인물이 그런 역할을 수행합니다. 헤세가 책 제목을 주인공인 ‘싱클레어’가 아닌 길잡이 ‘데미안’으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데미안은 ‘나를 찾아가는 길’에서 발견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해준 “우리들 속에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하고자 하고, 모든 것을 우리들 자신보다 더 잘 해내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조언에 들어있는 ‘어떤 사람’입니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이 존재를 발견하게 됩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처음에는 구원자로 다가오고 그 후에는 정신적 우상이자 스승, 그리고 친구로 변모합니다. 싱클레어는 자신과 차원이 다른 인물이었던 데미안을 점차 싱클레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한 실례로써 자각하게 됩니다. 데미안이 싱클레어 내면에 존재하는 바로 ‘그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이 변모는 싱클레어가 자기 내면에서 ‘데미안’을 발견하고 그것과 하나 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마무리는 소설의 끝이기도 합니다.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내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ER)와.”

<데미안>은 진정한 ‘자신에 이르는 길’을 상징적이고 생생하게 표현한 수작입니다. 진정한 자신, ‘자신 속에 있는 뛰어난 존재’와의 만남과 합일은 10대와 20대를 넘어서는 보편적인 관심사입니다. 더불어 이 존재의 구체적인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이 관심사는 개인의 고유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10대와 20대 뿐만 아니라 자기실현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이들과 <데미안>을 나누고 싶은 이유입니다.

sw20100713_1.gif
* 오늘 소개한 책 : 헤르만 헤세 저, 전영애 역, 데미안, 민음사, 2009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 교육 안내
구본형 변화 경영연구소에서는 ‘사자로 사는 법 - 평생직업으로 가는 필살기 창조 프로젝트’에 참가할 2기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책임과 의무의 고단한 ‘낙타의 삶’에서 차별적 전문가로 평생 일할 수 있는 ‘사자의 삶’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직장인 경력 혁명 프로젝트입니다. 구본형 소장이 정립한 ‘필살기 창조 모델’을 따라 쉽고, 명료하고, 강력하게 접근합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여기를 참조하여 등록해 주시기 바랍니다.

sw20100713_2.gif

IP *.122.208.191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96 [화요편지] 다시 애벌레 기둥 속으로 [2] 아난다 2020.03.30 998
3395 월급쟁이 마음사전 장재용 2020.04.07 998
3394 아뿔싸! 또 글이라니! 연지원 2016.11.07 1000
3393 시로 말해요 - 네번째 이야기 [2] 제산 2017.05.22 1000
3392 [변화경영연구소] [월요편지 21] 유머 감각이 당신을 구원하리라 file 습관의 완성 2020.08.16 1000
3391 시장물건도 자신의 이름을 걸어야 한다 이철민 2017.10.05 1001
3390 지선씨 이야기 운제 2020.11.12 1001
3389 아흔여섯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커리어 컨설팅 [6] 재키제동 2017.03.31 1002
3388 혼자 걷는 길이 힘들지라도(에코 4기를 마치며) 차칸양(양재우) 2016.11.22 1003
3387 [라이프충전소] 약점극복 스토리에 숨은 진짜 의미 [2] 김글리 2022.09.30 1003
3386 창업 결정 전 5가지 셀프 질문 (두번째) [4] 이철민 2017.08.17 1004
3385 스위치 다시 켜기 [1] 어니언 2022.10.27 1004
3384 수민이의 꿈을 응원하는 아빠가 [1] 제산 2017.10.09 1006
3383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맛있는 와인,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file 알로하 2019.09.01 1006
3382 사사무애법계 [1] 불씨 2022.07.20 1006
3381 가족처방전–‘피의 연대기’, 나의 연대기 file 제산 2018.07.02 1007
3380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맛있는 연말과 새해를 위한 치즈 file 알로하 2019.12.29 1007
3379 [내 삶의 단어장] with, 함께 할 수 없다면 에움길~ 2023.07.10 1007
3378 그 남자가 사는 법 [3] -창- 2017.07.08 1008
3377 백열두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여름방학 [2] 재키제동 2017.07.28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