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을 잇는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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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달리는 내내 버스기사에게 불만을 품었다. 눈길만 살짝 돌려도 천 길 낭떠러지인데 앞지르기는 예사요, 마음껏 속도를 내어 달린다. 이번 여행의 내 운명은 신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저 기사에게 달렸다는 불길한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작가 문윤정이 실크로드를 따라 걸었다.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출발해 이슬라마바드, 탁실라, 카라코람하이웨이, 길기트, 훈자 마을, 소스트 등을 경유해 중국으로 넘어갔다. 타슈쿠르간, 카슈가르, 우루무치 등지를 거쳐 시안을 훑었다.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 간 정치·경제·문화·종교를 이어준 교통로를 일컫는다. 서로 다른 문명 간의 충돌이 아니라 교류와 융합을 통해 상생해온 길이자 인류역사의 어제를 오늘로 이어준 길이었다.
문씨는 여행기간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었다. 실크로드를 더듬어간 기행집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다. 동양과 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숨겨진 면면을 살펴 실크로드를 따라 생을 영위한 인간들의 삶과 세계, 문화를 이해한다. 직접 찍은 사진도 독자의 실크로드 여행을 돕는다.
동국대 박경준 중앙도서관장은 "그녀의 글과 사진을 통해 실크로드의 뜨거운 사막과 하얀 만년설, 천 길 낭떠러지의 절벽을 들여다보면서 원초적 향수와 조우하게 된다"고 읽었다. 384쪽, 1만7500원, 바움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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