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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원정대
연구원 1년차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2월 수료여행 일정이 짜여지고, 9기 연구원 레이스로 후끈합니다. 저는 요즘 방류되는 치어나, 야생의 초원으로 방사되는 새끼 짐승의 마음입니다. ‘침묵과 견딤의 10년 중 1년을 동행했다. 그 1년은 삶의 방향을 변화시키는 원년이라 많은 에너지가 들어갔다. 누구는 멈추었고, 누구는 방향을 바꾸었을 거다. 이제 너의 정진의 길로 가라. 외롭겠지만 네가 감당할 몫이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마음 무겁기가 짝이 없습니다.
2월 말까지 내 손에 쥐어야 할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안달복달 좌불안석 생각합니다. 하나는 쓰기로 한 첫 책 기획안의 탄탄한 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비빌 언덕입니다. 일주일 내내 그 궁리를 했습니다. 이 판국이라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안 읽혔습니다. 김학원대표님의 <편집자란 무엇인가> 책을 읽으면서 필자가 아니라 편집자의 관점에서 얻을 수 있는 첫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더듬더듬했어요. 여전히 안개 속 오리무중입니다. 20미터 앞을 알려주는 표지판이라도 어딘가에 있겠지요.
‘비빌 언덕’에 대한 저의 잠정적 결론은 함께 간다는 겁니다. 하늘길원정대는 함께 가는 방법 중 ‘1주 1칼럼, 1 북리뷰, 1일 1문장의 습관을 버리지 않는 것’에 대한 것입니다. 책을 내는 게 아니라 이 습관을 유지하는 걸 목적으로 하면 책은 시기의 문제일 뿐 맺히고 태어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걸 메일로 보내야 하는 지 전화로 말해야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의사소통에 대한 저의 치명적인 부족함이 있습니다. 갑자기 초당 업무 추진 능률이 올라가는 월요일 새벽, 칼럼을 때우고자 여기에 제출합니다.
제목 |
하늘길원정대 (연구원 훈습 프로그램) |
비고 |
목표 |
1년간 50개의 칼럼을 쓰고 50개의 북리뷰를 한다. (1주 1칼럼, 1 북리뷰, 1일 1문장의 생활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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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
1년 수료 연구원 |
1안-8기 2안-전체 (기수,연차 불문) |
운영방법 |
l 기간 : 2013.4.1~2014.3.31 (1년간) 1년 단위로 운영, 멤버를 새로 조직한다. 연구원 홈커밍데이에서 9기연구원과 같이 출발한다.
l 50개의 칼럼, 북리뷰를 화요일 12:00 연구원 게시판에 올린다. 칼럼의 주제, 북리뷰 책 선정은 전적으로 개인의 재량
l 관리방법 : 올린시간 체크 연구원이야기 게시판에 주별로 올림 지각(5만), 결석(10만)에 대한 차지가 있음 차지는 월별로 정산, 동창회비로 입금, (작가로 성공한 후, 결혼식 부조금 받은 후 일시불 가능) 타 원정대원에 대한 의무 - 한줄댓글 (읽었다는 라면국물흔적)
l 첫 컬럼 주제는 자기 소개 (예시-사진,이름,기수,연구원 1년차이후간략역사,출발소감및각오,독서목록)
l 마지막 칼럼은 1년 정산 (예시–칼럼과 북리뷰의 양, 질, 기타 개인적 변화) |
1안-8기만 한 팀으로 관리 2안-여러팀으로 나눠 8기 지원자들이 관리를 맡음 |
기대효과 |
l 홈커밍데이의 의미를 ‘작가로서의 정체성 확인의 의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작가는 매일 쓰고, 그리고,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쓰기 위해서는 잘 읽어야 한다. 연구원 1년차의 사랑, 열정의 기억은 불씨의 잔존여부 상관없이 참숯처럼 몸 속에 저장되어 있다. 그 힘든 1년 과정을 수료해낸 이들은 불이 댕겨질 수 있는 잠재태다. 50개의 칼럼과 북리뷰는 연구원 1년차의 기억을 되새긴다. 단지 중간기착지와 틀, 그리고 함께 가는 동행이 필요할 수 있다. 혼자 해 나가는 게 익숙한 이 말고 함께 해 나가는 게 좋겠다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 홈커밍데이가 9기연구원의 장례식(새로운 생일)을 축하하는 잔칫날이 아니라 1년 수료자들에게도 다시 출발하는 선이 된다. 그러면 모두가 현역 연구원이다.
l 8기 연구원들이 2년 차에도 잘 갈 수 있다. 8기는 내년 4월까지 책 안 내면 바로 수업료 내야 한다. 이 압력은 훌륭한 동력이다.
l 동행이 있으면 나는 죽지 않는다. I’ll survive! Yes.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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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구리 |
l 변경연 게시판에 주 1회 칼럼을 연재하는 이는 원하면 그것으로 대치할 수 있다. (예-양갱선배 이미지 에세이)
l 살롱9의 화요일, 목요일 프로그램, 이희석, 오병곤, 수희향, 한명석, 로이스 선배님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등과 함께 할 때 서로 지원하며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적합한 프로그램 선택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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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자 |
(아마도) 8기 연구원들이 출석체크, 벌금관리, 결석자 챙기는 전화 할 수 있음. 우리끼리 하게 되면 돈은 다른 분이, 출석부는 제가 할께요. 저는 돈관리가 쥐약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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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님들 살려주세요. |
하늘길원정대의 이름은 반지원정대나 아르고호원정대에서 따왔습니다.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인류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호빗족 무리가 ‘반지원정대’였지요. 아르고원정대는 이아손이 모집한 황금양털을 구하러 가는 원정대였던가요? 두 원정대의 일원은 모두 각자의 영웅여정을 가는 거였습니다. 반지를 품에 품고 화산으로 가야하는 사명을 받은 이나 그를 마지막까지 호위하는 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하늘길은 처음에는 새들이 날아가는 길을 생각했는데요. 하늘이 정한 길, 자기 천복을 따라 가는 길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어디에 그런 의미가 있냐구요? 제 맘대로 여기저기서 줏어다 풀로 때웠지요. 어떤 이들은 하늘로 어떤 이들은 물길로 어떤 이들은 땅속으로, 자기 길을 자기 스타일대로 가면 될 듯 합니다. 날아서, 기어서, 뛰어서, 헤엄쳐서, 땅을 뚫어서요. 그래서 50권의 책과 칼럼 주제를 마음대로 하면 됩니다. 다만 매주 화요일 12시에는 마감이 있다, 그런 식으로 작가라는 꿈을 새로 인생에 들여와 살게 한 밑알이 되는 변경연과의 인연의 끈을 계속 갖고 1년 가보는 겁니다.
왜 반드시 혼자여야 합니까? 어떤 맹금류는 홀로 거합니다. 아마도 눈 덮인 산에 올라갔던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런데 사자, 코끼리, 원숭이들은 무리로 생활합니다. 군집이 그들 습성에 맞고 생존에 유리한 자기다운 방식이기 때문이겠지요. 백악기에 살던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초식공룡과 익룡의 알을 사냥할 때도 협공을 했겠지요. 공격조와 매복조로요. 철새들은 대륙을 이동할 때 편대를 지어 가장 센 맞바람을 맞는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맡습니다. ‘매일 하면 오래 가고, 함께 하면 멀리 간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용될 것 같습니다. 이건 늘씬한 퓨마, 도도한 고양이처럼 독거하지 못하고, 반가운 이에게 꼬리 흔들며 달려나가길 좋아하는 저의 개과 포유류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또 모두 아시다시피 저는 8기의 지진아입니다. 억지로 천신만고 끝에 왔습니다. 여러 님들의 애씀이 없었으면 못 왔습니다. 제일 꼴찌로 견양되다시피 해서 8기 연구원 과정을 지나오는 저는 남들보다 힘들게 어렵게 2월에 닿았기 때문에 이 과정이 더 소중하고 귀합니다. 2년차, 3년차에 놓치거나 스르륵 유야무야 되도록 내버려두고 싶지가 않습니다. 근데 혼자서 알아서 하라고 하면 잘 해 나갈 자신이 없습니다. 누구보다도 먼저 허물어질 겁니다. 그러니 친구 따라 강남 가고, 친구 따라 거름지고 장에 가고, 삼밭에서는 쑥도 곧게 자라듯 놉을 해서요, 같이 어불러서 가는 길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쑥덕쑥덕 으쌰으쌰 하면 더 낫겠다 생각하는, 저 비스무리한 사람이 다만 몇은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
문윤정님의 북콘서트 <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를 듣다가요, 23일간의 그 여행이 쎄미 베낭여행 형태였다고 했어요. 도시마다 이동하는 차량만 정해주고 숙소와 여행의 내용은 여행객 개인이 채운다 했습니다. 연구원 1년차 이후의 일은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1주 1책 1칼럼의 틀은 훌륭한 중간 기착지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연구원에 오면서 하기로 했던 것, 1주 1책, 1칼럼의 습관을 3년을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변하는 데는 3년, 천일의 공력은 들여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첫 1년은 스승님과 동기들의 직접적인 지원이 있었고요. 2년차, 3년차도 그리 가면, 그래서 3년을 가고 나면 혼자서 10년 갈 힘이 생길거고, 그 10년의 힘으로 평생도 갈 수 있지 않을까 혼자 잡념을 솔솔 피워댑니다.
네^^ 양갱선배님 잘 알겠습니다.
저희 입학여행 갈 때 어느 선배님이 차 안에서 자기 소개할 때
(혼자놀기 쓰신, 덧니가 예쁜 선배님으로 기억하는데요^^ 이름이 가물가물...)
'연구원 1년차를 하면서 자기 리듬을 찾아내라'고 하셨던 걸 기억합니다.
2주 1권이 맞는 속도라는 걸 발견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민폐 막판 초치기에 슬라이딩 세이브여서요.
저에 대해 알아가고 싶습니다. 지금은 욕심만 앞서고요.
어쨎든 1년차때처럼 주 35시간 기준으로 낼 수는 없지 않을까?
1주 1책이지만 900페이지나 800페이지 말고 400페이지 이하를 주로 해 볼까,
두꺼운 책 사이에는 은근슬쩍 만화책에 그림책, 동화를 끼워넣어 가며 '1주 1책'에만 의의를 둘까, 완주가 목표다 잔머리 굴립니다. 하
양갱 선배님의 라면 국물 완전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연구원 이야기게시판에요? 저희 수료여행 가서 의논드린 후에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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