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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2일 10시 27분 등록

Innumeracy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우아한 생존 매뉴얼

존 앨런 파울로스 지음/ 김종수 옮김


1 저자에 대하여

 주식, 광고, 유머, 신문기사, 숫자, 통계와 확률 등 실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흥미롭게 수학으로 풀어내고 있는 저자는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우아한 생존 매뉴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 책은 뉴욕타임즈 18주 연속 톱 베스트 셀러였ㅅ으며 미국 내셔널 베스트 셀러였다. 컴퓨터가 발달하고 수많은 과학적 진보가 이루어지는 하이테크롤로지 시대에 도리어 사람들은 숫자에 약해지고, 수리적 사고를 하지 못한다고 설파한 이 에세이는 현대사회에서 수리적 사고와 숫자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중들에게 일깨웠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비즈니스 위크>>, ABC 뉴스 등 유력 언론에 단골로 칼럼을 쓰고 있는 저자는 또한 스미소니어(Smithsonian), 골드만삭스, 나사(NASA), 국립과학아카데미, AT&T 등 다양한 곳에서 명쾌하고 유머러스한 강연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3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과학 대중화의 혁혁한 공로를 인정해 상을 수여했다. 현재 미국 템플 대학교의 수학과 교수로 있으며, 저서로는 랜덤하우스 도서관 선정 100대 논픽션에 오른 <<수학자의 신문읽기>>, <<수학자, 증권시장에 가다>>, <<수학과 유머>>등 다수가 있다. 


*수맹(數盲, innumeracy)

이 책의 원제는 숫자 또는 수학에 무지하다는 뜻의 innumeracy이다. 글씨를 해독하지 못하다는 뜻의 문맹(illiteracy)에 대응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Innumeracy라는 말을 숫자나 수리적 사고에 능숙하지 못해 기초적인 계산을 못하고, 통계, 확률 그리고 그래프나 다이어그램 등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없다는 뜻으로 이 특별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하고 사용법을 잘 모르는 것을 컴맹이라고 지칭하는 것처럼  Innumeracy를 수맹으로 번역했다. 그런 사람들을 가리키는 Innumerate는 수맹인으로 번역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들어가며

p7 수에 대해 무지한 것을 일종의 자랑처럼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수리적 무지의 결과가 다른 약점의 결과만큼 분명치 않다는 데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이 책에서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수맹의 여러 사례 (주식 사기, 배우자 선택, 신문 운세, 다이어트와 의료사고 소송, 테러의 위험, 선거, 성 차별, 미확인 비행물체, 보험과 법, 정신분석, 의사심리학, 복권, 약물검사 등)를 다루었다.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나는 확신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사람들은 불확실성, 우연적 일치, 또는 문제의 형성 과정에 맞닥뜨리면 심리적으로 자연스레 반응하는데, 그 자연스런 반응이 숫자나 확률만 나오면 쩔쩔매게 만든다. 여기에는 수학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나 낭만적 오해도 한몫한다.


p8 거의 논의되지는 않지만, 수맹의 결과 중 하나는 수리적 무지가 사이비 과학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수맹과 사이비 과학, 이 둘 사이의 상호관계가 여기서 밝혀질 것이다. 유전공학, 레이저 기술, 마이크로칩 회로가 발달하고 매일 매일 세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성인 인구의 상당수가 여전히 타로 카드와 영매, 수정구슬의 신통력을 믿고 있다는 것은 슬프기 짝이 없는 일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위험에 대한 과학자들의 평가와 그런 위험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사이의 차이는 훨씬 더 우려할 만한다. 과학자들의 평가와 대중들의 인식 사이의 차이로 인해 아무런 근거도 없는 불안감이 확산된다. 이 때문에 대중들은 위험 부담이 전혀 없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들 요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 정치가들은 대중의 의견을 좇을 뿐, 예상되는 위험 그리고 정책을 수행할 때 수반되는 트레이드오프를 명확하게 설명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레이드오프는 한쪽의 이익이 높아지는 개선이 있으면  그것에 의해 직접적으로 다른 쪽의 손실이 초래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경제가 완전 고용의 상태에 근접하면 물가가 필연적으로 상승하고, 반대로 물가 상승이 슬로다운(경기, 물가 등이 완만하게 하강하는 현상)되면 실업이 증대되는 이율배반적인 관계를 들 수 있다. 이후 5장에서는 사회경제적인 트레이드오프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1장 수맹의 몇 가지 사례 그리고 꼭 알아야 할 법칙

p17 두 명의 귀족이 말을 타고 가는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누가 더 큰 수를 생각해낼 수 있는지 시합을 하자고 했다. 다른 귀족이 시합에 동의하고는 몇 분을 생각하더니 자랑스럽게 말했다, “셋.” 시합을 제안했던 귀족은 30분 동안 아무 말이 없더니 마침내 어깨를 으쓱하고는 패배를 시인했다. 


여름철 관광객 한 사람이 메인 주(미국 북동쪽에 있는 주)의 한 철물점에 들어가서 비싼 물건들을 많이 샀다. 의심 많고 과묵한 주인은 금전등록기에 물건 값을 더하는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주인은 계산을 끝내고 합계 금액을 가리킨 후, 손님이 1578.47달러를 꺼내 세는 것을 지켜봤다. 그러고는 꼼꼼하게 한 번, 두 번, 세 번에 걸쳐 돈을 다시 셌다. 손님이 결국 자기가 정확한 금액을 주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철물점 주인은 마지못해서 “그저 대충”이라고 대답했다. 


수학자 G.H.하디는 병원에 입원한 그의 제자인 인도 출신 수학자 라마누잔에게 문병을 갔다. 그는 잡담 삼아 자신이 타고 온 택시의 번호 1729가 별로 재미없는 숫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라마누잔은 즉각 대답했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아주 흥미로운 숫자입니다. 그것은 두 가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두 세제곱 수의 합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숫자입니다.”

*1729는 12의 세제곱 더하기 1의 세제곱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10의 세제곱 더하고 9의 세제곱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큰 수와 낮은 확률

p19 큰 수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 해에 1백만 명 이상의 미국 어린이들이 유괴된다는 무시무시한 보고서를 보면 그에 걸맞은 타당한 의심을 할 수 있고, 1메가톤의 폭발력(TNT 1백만톤에 해당)을 지닌 핵탄두의 위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 


p20 이런 큰 숫자들 그리고 그런 큰 숫자에 상응하는 낮은 확률을 접할 때, 숫자에 약한 사람들은 필시-만일 안 되는 추론을 한 결과-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그래, 하지만 네가 당한다면 어떻게 하지?”

 이렇게 말하고는 마치 자신이 핵심을 찌르는 통찰력으로 상대의 주장을 물리친 듯이 우쭐해서 고개를 끄덕인다. 곧 알게 되겠지만, 숫자에 약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특징은 이렇듯 문제를 개인화하려는 경향이다. 실체가 없는 신종 질병에 걸릴 위험과 매주 약 12,000명이나 되는 미국인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심장 및 순환계 질환을 동등하게 견주려는 경향 역시 수맹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p21 90대 노부부가 이혼전문 변호사를 찾아왔다. 변호사는 웬만하면 그냥 같이 사시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70년 동안 같이 살았으면서 이제 와서 이혼하려는 이유가 뭡니까? 왜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거죠? 하필이면 왜 지금입니까?” 체구가 자그만 노부인이 마침내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리는 자식들이 다 죽기까지 기다렸다우.” 

 이 농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양한 사오항에 따라 수량과 시간을 해석하는 적절한 감각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백만과 십억, 또는 십억과 조(兆)가 헷갈린다는 것 역시 우스워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우스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이런 숫자에 대한 직관적인 감각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잘 교육받은 많은 사람들도 이런 숫자 감각이 거의 없고, 심지어 1백만이 1,000,000이고 10억이 1,000,000,000이고, 1조가 1,000,000,000,000라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배운 사람도 숫자에 약하기는 마찬가지

p22 아주 크거나 아주 작은 숫자를 과학적으로 표기하면 일반적인 표기에 비해 훨씬 분명하고 쉽다. 


하이테크 시대, 퇴화하는 숫자 감각

p24~25 100만개, 10억 개 또는 그 이상의 원소를 가진 집합의 예는 간단한 비교를 위해 언제든지 손쉽게 젯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시계의 초침이 100만 번 가는데 얼추 11일과 반나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반면, 초침이 10억 번 움직이는 데는 거의 32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 이 두 가지 흔한 숫자의 상대적 크기에 대해 보다 확실한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1조는 어떤가.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는 아마도 10조 초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초기 호모사피엔스인 네안데르탈리인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겨우 1조 초 남짓 이전의 일이다. 농업은 약 3,000억 초(1만 년)간, 역사시대는 1,500억 초 동안 지속되고 있으며, 록 뮤직의 역사는 겨우 10억 초밖에 안 됐다. 


후지산을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p26 한 해에 소비되는 피자의 수는 얼마나 될까? 당신이 일생 동안 입 밖에 낸 단어는 몇 개일까? 매년 <<뉴욕타임스>>에 실리는 사람들의 이름은 몇 개나 될까? 국회의사당 안에는 수박이 몇 개나 들어갈까? 

 전 세계에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성행위의 횟수를 대강 계산해보라. 그 숫자는 날짜별로 변하는가? 지금까지 존재한 인류의 모든 난자와 정자의 수를 감안해서 잠재적으로 태어났을 인간의 수를 추정해보라. 그러면 실제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이 거의 믿을 수 없을 만큼 불가능할 정도의 행운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p29 마지막으로 M.I.T. 출신의 한 고학 컨설턴트가 채용 면접 때 지원자들을 걸러내는 데 쓰는 통속적인 계산문제 하나. 그는 외따로 떨어진 산(예를 들어 일본의 후지산)을 덤프트럭으로 퍼 날라 평지로 만들려면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묻는다. 트럭은 하루 24시간 내내 매 15분마다 1대씩 오고, 흙과 바위를 덤프트럭에 퍼 담는 데는 전혀 시간일 걸리지 않으며, 오가는 중에 서로 부딪치는 일이 없다고 가정하자. 정답은 약간 놀라운 데 나중에 알려주겠다. 


수량, 넓이, 부피를 자유자재로 늘리고 줄이는 감각

p32 많은 경우에 수량을 비례적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것은 합리적인 추론의 첫 번째 단계이긴 하지만, 실제 생활의 사례에서 보듯 엉뚱한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빵 값이 6% 올랐다고 해서 요트 가격이 똑같이 6% 오를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어떤 기업이 처음의 20배로 커졌다면, 내부 부서간의 상대적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물질 1,000그램을 섭취한 쥐 100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암에 걸렸다고 해서, 그 물질 100그램이 쥐 1,000마리 가운데 한 마리에 반드시 암을 유발한다는 보장은 없다. 


작은 수가 모여 큰 수가 된다

p33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 이후로 유명해진 수의 근본적인 특성 한 가지는 어떤 수가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작은 수들을-아주 작은 수라도 상관없다-많이 합하면 그보다 큰 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때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한다. 내 학생 중 한 명이 인간의 머리카락이 시간당 마일 단위로는 절대 자라지 않는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컴퓨터로 간단한 작업을 하는 데 몇 나노초(10억분의 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몇 나노초가 자꾸 더해지다 보면 처치 곤란한 문제에서는 한없이 지체될 수도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반적으로 몇 세기가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이해하려면 미시물리학에서 다루는 아주 작은 시간과 거리는 천체 현상의 광대함과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 세계의 여러 차원을 공유한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위에 언급된 수의 성질이 어떻게 ‘지렛대가 충분히 길고 확실하게 받쳐줄 받침대만 있으면 혼자서 지구를 들어 올릴 수도 있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유명한 선언에 이르게 되는지는 분명하다. 작은 양도 모이면 엄청나게 크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수맹들은 알지 못한다. 이들은 자기가 쓰는 헤어스프레이의 작은 분무기가 대기 중의 오존층을 파괴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거나 자동차가 산성비 문제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 한다


모래로 지구를 채우면 몇 개나 들어갈까? : 아르키메데스의 계산

p34 피라미드는 - 그 자체로도 매우 인상적이지만- 한 번에 돌한 덩이씩을 쌓는 식으로 짓는 데 걸린 기간이 12,000피트 높이의 후지산을 트럭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5,000~15,000년보다 훨씬 짧았다. 


곱의 원리와 모차르트의 왈츠

p38 이른바 곱의 원리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아주 중요하다. 곱의 원리란 사건 A, B가 있고, 사건 A가 일어날 경우의 수가 M가지이고, 그 각 경우에 사건 B가 일어날 경우의 수가 N가지일 때, 두 사건 A,B가 잇달아 일어나는 경우의 수는 M * N가지 된다는 법칙이다. 

 다섯 개의 블라우스와 3개의 치마를 가졌다면, 5*3=15가지의 옷 배합을 선택할 수 있다. 다섯 개의 블라우스는 각각 3개의 치마 중 어느 것과도 함께 입을 수 있다. 따라서 블라우스와 치마를 맞춰 입는 방법은 15가지이다. 

 4가지 전채 요리와 7가지 주 요리, 3가지 디저트로 구성된 저녁 메뉴로는 (각 코스의 요리를 모두 주문한다고 가정할 때) 4*7*3=84가지 다른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 쌍의 주사위를 던졌을 때 나올 수 있는 가능한 가짓수는 6*6=36이다. 첫 번째 주사위의 6개 숫자는 각각 두 번째 주사위의 6개 숫자 중 어느 것과도 결합할 수 있다. 두 번째 주사위의 숫자가 첫 번째 것과 다를 때 가능한 가짓수는 6*5=30이다. 첫 번째 주사위의 여섯 개 숫자는 두 번째 주사위의 남은 다섯 개 숫자와 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3개의 주사위를 던질 때 나올 수 있는 결과의 가짓수는 6*6*6=216이고, 세 개의 주사위으 숫자가 서로 다를 때 나올 수 있는 결과의 가짓수는 6*5*4=120이다. 

 이 법칙은 아주 큰 수들을 계산할 때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면, 지역코드 없이 걸 수 있는 모든 전화의 수는 (전화번호가 7자리로 구성됐다고 가정할 경우) 대략 8*10^6, 즉 8백만 개다. 

이 부분은 중학교 2학년 때 배우는 ‘경우의 수- 곱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p42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처럼 아주 작아 보이는 것도 모이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잘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한 스포츠 기자는 야구감독은 모름지기 최상의 경기력을 지닌 9명의 선수를 찾기 위해 매 경기마다 25명의 팀원으로 짤 수 있는 모든 가능한 경우의 조합을 따져봐야 한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이 제안을 해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어떻게 해석하든 따져야 할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경기를 마치기 전에 선수들은 이미 오래 전에 죽고 없을 것이다. 

ㅋㅋㅋ 이래서 아이들이 수학이 실생활에 필요 없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의 수가 있는 만큼 우리가 제안할 대안이 많다고 생각하면 수학적 사고가 어떤 상황에서는 적절한 대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베스킨라빈스 트리플 콘의 가짓수는? 


도박사들의 확률 문제

p45 곱의 원리와 비슷한 방식이 확률을 계산하는 데 쓰일 수 있다. 한 사건의 결과가 다른 사건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에서 두 사건이 독립적이라고 한다면, 이 두 사건이 모두 일어날 확률은 각각의 사건을 확률을 곱함으로써 계산할 수 있다. 

경우의 수와 똑같다. 확률의 전체 경우의 수 분의 그 사건이 일어날 경우의 수로 구하면 된다. 그러니 확률을 잘하려면 경우의 수를 잘 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사건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경우의 수는 사건의 수를 세는 것이기 때문이다. 


p46 초창기 확률 문제 가운데 하나는 도박사인 앙투안 공부, 즉 슈발리에 드 메레가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에게 제시했던 것이다. 드 메레는 주사위 한 개를 4번 굴렸을 때 6이 적어도 한 번 나오는 것과 한 쌍의 주사위를 24번 던졌을 때 12가 적어도 한 번 나오는 것 중 어떤 사건의 가능성이 큰지를 알고 싶었다. 이 문제는 확률의 곱의 법칙으로 쉽게 풀 수 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은 1에서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뺀 것과 같다. (비올 확률이 20%라면 비가 오지 않을 확률은 80%다.)

 주사위 한 개를 한 번 굴렸을 대 6이 나오지 않을 확률은 5/6이므로 주사위를 4번 굴렸을 때 6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을 확률은 (5/6)^4이다. 따라서 이 수를 1에서 빼면 네 번의 시도에서 6이 적어도 한 번 나올 확률을 구할 수 있다. 1-(5/6)^4=0.52. 마찬가지로 한 쌍의 주사위를 24번 던졌을 때 12가 적어도 한 번 나올 확률은 1-(35/36)^24=0.49이다. 

지난 번 컬럼에 썼던 이야기이다. 유리한 게임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폰 노이만의 트릭

p48 양쪽이 대립할 때는 종종 동전을 던져 결과를 결정한다. 그런데 한쪽에서 또는 양쪽이 모두 동전이 뒤틀렸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 수학자 폰 노이만은 곱의 원리를 이용해 왜곡된 동전으로도 공명정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간단하고 재치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p49 그의 방법은 이렇다. 동전을 두 번 던진다. 만약 앞면이 두 번 나오거나 뒷면이 두 번 나오면 동전을 두 번 더 던진다. 이렇게 한 결과가 ‘앞면-뒷면’이면 첫 번째 편에 유리한 것으로 결정하고, ‘뒷면-앞면’이면 두 번째 편에 유리한 것으로 결정한다. 이렇게 하면 동전이 왜곡됐더라도 두 가지 결과의 확률은 모두 같다. 예컨대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이 60%이고 뒷면이 나올 확률이 40%라면 ‘앞면-뒷면’이 나올 확률은 0.6*0.4=0.24이고, ‘뒷면-앞면’이 나올 확률은 0.4*0.6=0.24이다. 양측은 동전이 왜곡됐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다른 이상한 방식으로 속이지 않는다면) 그 결과의 공정성을 확신할 수 있다. 


시저가 내뿜은 숨을 당신이 들이마실 확률은 99%

p52 이번에는 불멸의 영속성이라는 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신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표현이 정확하고, 줄리어스 시저가 마지막 숨을 거두기 직전에 “브루투스여 너마저도”라는 탄식을 내밷었다고 가정하자. 당신이 방금 줄리어스 시저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 내뿜은 분자 하나를 들이마셨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당신은 방금, 99%가 넘는 확률로, 시저가 내뿜은 그 분자를 들이마셨다. 


2장 확률 그리고 우연

우연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p58 프로이트는 언젠가 우연과 같은 일은 없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칼 구스타프 융은 ‘동시성’의 미스터리에 대해 말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러저러한 예상치 못한 사건의 전개에 대해 끊임없이 떠든다. 그러나 이를 우연의 일치라고 하든, 동시성이라고 하든 혹은 아이러니라고 하든 이런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흔하게 일어난다. 


p58~59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1492년에 신대륙을 발견했고 그와 같은 이탈리아인인 엔리코 페르미는 1942년에 새로운 원자의 세계를 발견했다. 

 뉴욕의 울워스 빌딩의 높이에 대한 시카고의 시어스 빌딩 높이의 비율(1.816)은 전자의 부피에 대한 양자의 부피의 비율(1816)과 제 개의 숫자가 똑같다. 

 레이건과 고르바초프가 맺은 INF(핵비확산) 협정은 1987년 12월 8일에 조인됐는데, 그 날은 존 레넌이 죽은 지 꼭 7년째 되는 날이었다. 


p59 숫자에 약한 사람들은 우연의 일치가 꽤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을 철저하게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수맹들은 일반적으로 온갖 것들의 연관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반면, 매우 결정적인 통계 자료(덜 선정적이어서 호기심을 끌지 못한다)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과소평가한다. 만일 이들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미리 알아채거나, 실현될 것 같은 꿈을 꿨다거나 혹은, 예를 들어, 케네디 대통령의 비서 이름이 링컨이었고 링컨 대통령의 비서의 이름이 케네디였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자. 그러면 그들은 이것들이 흡사 자신의 개인적 우주에 내재된 불가사의 하면서도 신비로운 조화의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여긴다. 지적이고 세상에 대해 열려 있는 듯이 보이는 사람이 나를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내 별자리를 묻고는 이내 내 성격상의 특징이 그 별자리(내가 무슨 별자리라고 말해주든 간에)와 딱 들어맞는 다고 말하는 것처럼 실망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어떤 생일과 특정한 생일

p63 수학 저술가인 마틴 가드너는 26개의 알파벳이 쓰인 회전판을 가지고 일반적인 사건과 특정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의 차이를 보여줬다. 회전판을 100번 돌려서 나온 글자를 기록해 보면 CAT이나 WARM이란 ‘특정한’ 단어가 나올 확률은 매우 낮지만, ‘어떤’ 단어가 나올 확률은 높다. 


우연과 마주칠 때 

p66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우연적인 만남에 대해 보다 실증적으로 접근했다. 그는 무작위로 선정된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 문서 한 장과 그 문서가 전달되어야 할 (서로 다른) ‘목표 인물’을 주었다. 그리고 각각의 사람에게 목표 인물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문서를 전달하고, 그 문서를 받은 사람도 같은 방식으로 문서를 돌리라고 지시했다. 물론 목표 인물에게 그 문서가 도착할 때까지 말이다. 이를 통해  밀그램은 중간 연결고리의 수가 2에서 10까지 분포하고, 5단계가 가장 공통적임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엄청날 것까지는 없지만 앞서는 확률 논증보다는 훨씬 인상적이다. 이 연구 결과는 은밀한 정보다 소문, 농담 따위가 어떻게 그토록 빨리 퍼져 나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p67 나는 대학 1학년 때 영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에게 그가 중학교 이래 내 우상이었다는 말과 함께 그가 독일의 철학자 헤겔의 논리학 이론에 관해 쓴 무엇인가를 묻는 내용의 편지를 쓴 적이 있다. 러셀은 내 편지에 답장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내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을 네루, 흐루시초프, T.S. 엘리엇, D.H.로렌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그리고 다른 유명 인사들에게 보낸 편지들과 함께 그의 자서전에 포함시키기까지 했다. 


디리클레의 서랍

p68~69 다음 확률 문제는 우연의 일치가 다른 상황에서 얼마나 흔하게 일어나는 일지를 잘 보여준다. 이 문제는 많은 남자 고객들이 모자를 맡기는 어떤 레스토랑에서 접수원이 모자 보관번호를 무작위로 섞어놓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고객들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이 식당을 나설 때 자신의 모자를 들게 될 확률은 얼마일까? 고객의 수가 아주 많다면 그 확률은 아주 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뭇 자연스럽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런 상황의 약 63%는 적어도 한 사람이 자신의 모자를 갖게 된다. 

 달리 설명해보자. 주소가 적힌 1,000개의 편지봉투와 역시 주소가 적힌 1,000장의 편지를 완전히 뒤섞은 다음 편지 한 장을 봉투 하나에 넣을 때 적어도 한 장의 편지가 편지봉투의 주소와 같을 확률은 마찬가지로 약 63%다. 

 또 다른 예로 잘 섞은 두 벌의 카드를 보자. 양쪽의 카드를 각각 한 번에 한 장씩 뒤집는다면 적어도 한 번 숫자와 무늬가 동시에 같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역시 63%다. 

 특정한 종률의 우연의 일치에 대한 확실성을 설명하는 데 때때로 유용한 아주 단순한 수의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은 스무개의 우편함에 스물한 장의 편지를 돌려야 하는 우편배달부의 사례가 잘 설명해준다. 21은 분명히 20보다 크므로, 우편배달부는 주소를 보지 않고도 적어도 한 우편함에는 편지가 한 장 이상 들어간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비둘기집 또는 디리클레의 서랍 법칙이라 불리는 이 상식적인 원리는 종종 그다지 분명치 않은 주장을 도출하는 데 쓰일 수 있다. 


p70 우리는 367명을 모아놓으면 적어도 두 사람의 생일이 같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고 했을 때 이미 이 법칙을 이용했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는 사람 가운데 적어도 두 사람은 머리카락 수가 같다는 것이다. 500,000에 이르는 숫자를 생각하고, (500,000은 인간의 머리에 있는 머리카락 수의 최대치라고 일반적으로 간주되는 숫자다.) 이 숫자들이 50만 개의 우편함에 붙은 라벨이라고 상상해보자. 한 번 더 상상력을 동원해 220만 명의 필라델피아 시민이 각자 자신의 머리카락 수가 표시된 우편함에 배달될 편지라고 하자. 이렇게 가정한 상태에서, 윌슨 구디 시장이 223,569개의 머리카락을 가졌다면 그는 그 숫자가 적힌 편지함에 배달되는 것이다. 

 2,200,000은 500,000보다 상당히 크므로, 적어도 두 사람의 머리카락 수가 같다고 확신할 수 있다. 즉 어떤 우편함에는 적어도 두 명의 필라델피아 시민이 배달될 것이다. 


주식시장에서의 사기


극단적인 일과 평균

p73 손실이나 실패는 조용하다. 


p75 사람들은 스포츠든, 예술이든, 대체로 승자와 극단에 주목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스포츠 선수와 예술가, 과학자들을 예외적으로 비범한 경우와 비교해서 폄하하려는 경향이 항상 있다. 이와 연관된 사례로는 국제 뉴스가 대체로 국내 뉴스보다 더 극단적이고, 마찬가지로 전국적인 뉴스가 주 뉴스보다 더 극단적이며, 주 뉴스는 지방 뉴스보다 더 극단적이고, 지방 뉴스는 여러분이 살고 있는 이웃에서 발생한 뉴스보다 더 극단적이라는 점이다. 지방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의 생존자들은 지역 TV에 나와서 거의 예외없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 일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에 이 근방에서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언급해두자. 라디오와 TV, 영화가 도래하기 전에는 지방의 가수나 운동선수들이 충성스런 지방 청중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들은 그 지방 사람들이 본 가수나 운동선수 가운데 최고였기 때문이다. 이제 지방의 청중들은, 한적한 시골 지역에서조차, 지방 출신의 연예인들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재능을 요구한다. 이런 의미에서 근래 등장한 미디어는 청중들에게는 축복이지만 공연예술가들에게는 재앙이다. 


기댓값 : 병원의 혈액 검사에서 주사위 도박까지

p78 기댓값을 제대로 이해하면 대부분의 카지노 게임은 물론, 그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미국 중서부와 잉글랜드의 축제 때 많이 하는 주사위 게임을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배우자 고르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p81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경우와 머리로 하는 경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어느 쪽이든 그 하나만으로는 잘 되지 않을 것 같지만, 둘을 합친다고 해서 일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두 가지 접근방법을 함께 구사한다면 아마도 더 나은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가슴으로 낭만적으로 사랑을 했던 사람은 과거의 사랑을 돌이켜보면서, 잃어버린 기회를 애통해 하면서 앞으로 다시는 그렇게 깊이 사랑하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짓기 쉽다. 냉철한 머리로 접근한 사람은 다음에 나오는 확률의 결과에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p83 최선의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조건부 확률의 개념과 약간의 미적분을 이용해야 한다. (조건부 확률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전략 자체는 아주 간단하다. 어떤 구혼자가 그 이전의 모든 후보자들보다 나을 경우, 그를 ‘이상형’이라고 부르자. 머틀은 그녀가 만날 가능성이 있는 N명의 후보자 가운데 처음의 약 37%를 거부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타나는 ‘이상형’인 첫 구혼자를 배우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떤 상황을 설정하고 그것에 대해 풀이해 놓은 부분이다. 하지만 수학적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뭔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다른 공식이 세워질 것이다. 이 부분은 제목이 흥미롭지만 내용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사건과 우연의 일치

p88 그건 그렇고 로또에서 40개의 숫자 가운데 6개를 고르는 3,838,380가지 방법이 모두 똑같은 가능성을 가졌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1,2,3,4,5,6의 숫자를 가진 로또 복권보다 2,13,17,20,29,36을 훨씬 더 선호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내 생각에 이것은 아주 중요한 질문이 될 것 같다. 


직관 너머에 있는 패러독스

p88 베이브 루스나 루 게릭 같은 두 명의 야구선수를 생각해보자. 베이브 루스는 시즌의 전반기 동안 루 게릭보다 평균 타율에 앞섰다. 그리고 시즌의 후반기에도 베이브 루스가 루 게릭보다 평균타율이 높았다. 그런데 시즌 전체로는 루 게릭이 베이브 루스보다 평균 타율이 높았다. 이런 일이 가능할까?


p89 베이브 루스가 시즌 전반기에 3할을 치고, 루 게릭은 단지 2할 9푼을 쳤는데, 루스가 200번 타석에 선 반면 게릭은 100번만 타석에 섰다고 하자. 루스는 시즌 후반기에 4할을 치고 게릭을 3할9푼을 쳤는데 루스는 100번 타석에 들어선 반면 게릭은 200번 타석에 들어섰다고 하자. 그 결과는 게릭의 시즌 평균타율이 루스의 평균타율보다 높다는 것이다. 게릭의 평균타율은 3할 5푼 5리인 반면 루스는 3할 3푼 3리에 불과하다. 전반기의 평균타율과 후반기의 평균타율을 평균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공정한 경쟁 그리고 인생에서의 승자와 패자 

p97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식 분석가들의 몇 가지 발표를 생각해보자. 특정 주식 또는 주식시장 전체의 일별 등락은 확실히 위에 예를 든 X나 O처럼 전적으로 우연적이지는 않지만, 매우 광범위한 우연적 요소들이 개재돼 있다고 말해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장을 마감한 뒤에 나오는 깔끔한 사후 분석을 보고도 이런 생각을 갖기는 어렵다. 논평가들은 그 어떤 호황이나 하락 장세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로 구성된 익숙한 틀 하나를 항상 갖고 있다. 약세 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항상 이익 실현이나, 연방정부 적자, 또는 기타 등등의 것들이 등장하기 마련이고, 강세 장을 설명하기 위해선 기업 수익의 개선이나 이자율, 또는 그 밖의 무엇이건 들이댄다. 하루 또는 한 주일간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대개는 우연한 등락의 결과라고 말하는 논평가는 거의 없다. 


p102 아주 드문 사건에 대해 같은 종류의(위의 이항확률분포보다 약간 어려운 수학을 사용한) 확률적 설명이 가능하다. 어떤 교차로에서 매년 일어나는 교통사고의 수와 어떤 사막에서 한 해에 발생하는 폭풍우의 수, 어떤 나라의 백혈병 발병 수, 프러시아 군의 기병대에서 말에 차여 죽는 연간 사망자 수 등은 모두 이른바 포아송 확률분포에 의해 아주 정확히 설명된다. 우선 대략적으로나마 이런 사건이 얼마나 드문 일인지부터 아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만일 그것을 안다면 그 정보와 포아송 공식을 함께 이용해 상당히 정확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어떤 기간 동안 말에 차여 죽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몇 퍼센트인지, 또 말에 차여 죽는 사고가 한 건, 두 건, 세 건 일어날 확률은 각각 몇 퍼센트인지 등등을 알 수 있다. 


3장 숫자에 약하면 논리에도 약하다

수맹 그리고 사이비 과학

p108 순수 수학은 분명히 확실한 것들을 다룬다. 그러나 이를 실제로 응용하는 것은 배경에 깔린 실증적 가정과 단순화, 추정 등이 정당할 때만 유효하다. 


p109 같은 것은 같은 것으로 치환할 수 있다. 거나 1과1의 합은 2라고 하는 기초적인 수학적 진리조차 잘못 적용될 수 있다. 물 한 컵에 팝콘 한 컵을 더한 것은 물에 젖은 팝콘 두 컵과 같지 않다. 또 ‘꼬마 부두교 치료사 뒤발리에’라는 말은 ‘베이비 독’이라는 말만큼 임팩트가 강하지 않다. 이와 유사하게, 만약 레이건 대통령이 코펜하겐이 노르웨이에 있다고 믿는다고 하더라도, 코펜하겐이 덴마크의 수도라고 해서 레이건이 덴마크의 수도가 노르웨이에 있다고 믿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위의 예와 같이 이른바 ‘의도적인 맥락’에서 치환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실은 과거의 수학을 적용하는 것이 새로운 수학을 발견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수학이 사이비 과학과 친하다?

p111 “신의 뜻은 무엇이건 간에 일어난다.”

 이런 말에 사람들은 위안을 얻을지는 모르지만, 영국의 철학자 칼 포퍼가 주장했듯, 이 진술은 반증 가능하지 않고 따라서 과학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 진술이라는 것이 명백하다. 


p112 그러나 사실적 진술을 공허한 논리적 공식화와 혼동하는 경향은 사고를 산만하게 한다. 


p113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으면서도 인상적이고 그럴듯하게 보이고자 할 때 전형적으로 수학적 방법을 쓴다. 


심령술, 문제는 무엇인가


꿈을 꿨는데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셰익스피어와 <<햄릿>>을 쓴 원숭이

p121 우연의 일치 사례로 너무나 일어날 가능성이 낮아서 아예 무시해버릴 수 있는 경우는, 잘 알려져 있지만, 한 원숭이가 우연히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타자기로 모두 타이핑 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1/35)^n이다. (여기서 n은 <<햄릿>>에 나오는 그자의 수로 대략 200,000개쯤 될 것이고, 35는 타자기 자판에 있는 기호의 개수로 글자와 문장부호, 스페이스 키를 포함한다.) 이 숫자는 무한소 즉, 현실적으로 사실상 0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미미한 확률을 이른바 ‘창조 과학’의 논거로 삼기도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원숭이들이 위대한 희곡을 쓰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만일 원숭이들이 희곡을 쓰고 싶다면 우연히 그런 희곡을 타자기로 써내느라 시간을 낭비할 게 아니라, 햄릿을 쓰기에 더 나은 가능성을 지닌 생물로 진화하는 편이 빠를 것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이 왜 나오지 않는지 참 궁금하다.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근육을 무작위로 움직여서 우연히 원숭이처럼 나무에 매달려 있을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점성술


별자리 운세. 궁합을 믿지 말라

p125 캘리포니아대 숀 칼슨 교수는 최근 점성술에 관한 몇 가지 실험을 했다. 칼슨은 이 실험에서 점성술사들에게 각각 익명의 세 사람의 성격을 기록한 자료를 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의뢰인의 것이었다. 그 의뢰인은 자신의 일생과 관련된 모든 점성술 자료를 제출했다.(물론 대면해서 준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주었다). 그리고 점성술사에게 의뢰인의 성격에 대한 자료를 집어내도록 했다. 실험에는 모두 160명의 의뢰인이 참여했고, 그들 의뢰인의 자료는(동료 점성술사들에 의해 선정된)모두 30명의 미국과 유럽의 최고 점성술사들에게 제시됐다. 결과는 점성술사들이 약 3개 중 하나꼴로 의뢰인과 맞는 성격 특성 자료를 집어냈다. 우연보다 나을 게 없었다. 


외계 생명체는 Yes, UFO의 외계 방문객은 No

돌팔이 의사의 처방

과학적 사고와 사이비 과학 사이

p135철학자 콰인(W.V.O. Quine)은 한술 더 떠서 경험적 지식으로 어떤 특정한 신념을 기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콰인은 과학을 상호 연관된 가설과 절차, 공식화가 통합된 그물망으로 보았는데, 세상에는 이런 그물망에 다양한 방식으로 충격을 주는 요소들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우리 신념의 그물망의 일부를 바꿀 의향이 있다면 위에서 언급한 다이어트의 효험이나 그 어떤 사이비 과학의 타당성에 대한 믿음도 고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p136 그러나 논리학과 함께 과학적 방법론의 기초가 되는 통계학에는 수와 확률이라는 우리의 통일된 주제가 있다. 이 과학적 방법은 궁극적으로 진정한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가려낼 것이다. 하지만 회색이 있다고 해서 검은색과 희색이 구분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새벽이 있다고 해서 낮과 밤이 실제로는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과학과 사이비 과학 사이에는 논쟁적이고 애매한 영역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과학과 사기꾼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논리적 추론을 잘하라면 조건부 확률을 먼저 검토

p138 상당히 중요한 응용문제로 넘어가기 전에 조건부 확률에 대한 혼동 때문에 통하는 사기게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세 장의 카드를 가진 한 남자가 있다. 한 장은 양쪽 모두 검정색이고, 한 장은 양쪽 모두 빨강색이며, 나머지 한 장은 한쪽은 빨강색이고 다른 쪽은 검정색이다. 그는 카드 세장을 모자 속에 넣은 뒤 당신에게 한 장을 뽑되 카드의 한쪽 면만 보라고 한다. 그 면의 색깔이 빨강이라고 가정하자. 그 남자는 당신이 뽑은 카드는 양쪽 모두 검정색일 수 없으며, 따라서 다른 두 가지 경우(빨강-빨강 또는 빨강-검정)가운데 한 가지임을 언급한다. 그는 당신에게 자기는 빨강-빨강인 쪽에 당신과 똑같은 돈을 걸겠다고 제안한다. 이것은 공정한 게임일까 

 언뜻 보기에는 그럴 것 같다. 가능한 카드는 두 장뿐인데 그가 한 장에 걸고, 당신이 다른 한 장에 걸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이길 방법은 두 가지인 반면 당신이 이길 방법은 단 한가지라는 점에 있다. 당신이 뽑은 카드의 보이는 면은 빨강-검정 카다의 빨강 쪽 면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당신이 이긴다. 또는 빨강-빨강 카드의 한쪽 면일수 있는데 이 경우는 그가 이긴다. 또 빨강-빨강 카드의 다른 쪽 면일 수도 있느넫 이 경우에도 그가 이긴다. 그가 이길 확률은 2/3 인 것이다. 검정-검정이 아니라는 조건이 주어졌을 때 빨강-빨강일 조건부 확률은 1/2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상황과 다르다. 여기서 우리는 뽑힌 카드가 검정-검정이 아니라는 것만 알고 있는 게 아니다. 빨강색 면이 보인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는 것이다. 


과거를 이해하면 전략이 선다 : 블랙잭

p141 나는 이런 계산 전략으로 애틀랜틱시키에서 돈을 조금 땄는데, 심지어 그 계산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고리를 만들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그러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돈을 아주 많이 걸지 않는 한,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집중력에 비해 돈을 따는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이었다.

 조건부 확률의 개념을 흥미롭게 정교화시킨 것이 바로 18세기 토머스 베이즈에 의해 처음 증명된 ‘베이즈의 정리’이다. 베이즈의 정리는 다음에 나올 약간 의외의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데, 약물 검사나 에이즈 검사에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정확도 98% 암검사, 결과를 믿어야 할까? 


수비학

p144 히브리어로 ‘사랑’을 뜻하는 말에 있는 글자들의 숫자 값을 모두 더하면 13이 되는데, 이는 ‘하나’를 뜻하는 단어 속에 있는 글자들의 숫자 값의 합과 같다. ‘하나’라는 말은 ‘유일신’을 줄여서 하는 말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단어의 숫자적 등가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마찬가지로 두 단어(‘사랑’과 ‘하나’)의 숫자 값의 합이 ‘하느님’의 성스런 이름인 ‘야훼’의 숫자 값과 같은 26이라는 사실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졌다. 26이란 숫자는 다른 이유로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성겨으이 창세기 첫 장의 26절에서 하느님은 “우리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자”고 말씀하신다. 아담과 모세는 26세대만에 갈라졌으며, 아담의 숫자 값(45)와 이브의 숫자 값(19)의 차는 26이다. 


현대의 수비학적 미신 : P&G 사례

p147 이들 수비학적 미신 가운데 몇 가지는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나는 <<뉴욕타임스>>에 조지스 아프라의 책 <<1에서 0까지>>이 서평을 쓰면서 숫자 666과 마틴 루터, 교황의 관에 대해 철저하게 중립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그 글을 쓴 다음 대여섯 통의 정신 나간 반 유대인적 편지를 받았는데 그 중의 일부는 나를 적그리스도라고까지 불렀다. 이와 비슷한 일로는 프록터앤갬블이 몇 년 전 회사의 로고가 가진 수비학적 상징성과 관련하여 아주 심한 고초를 겪은 사례가 있다.

 수비학은 특히 예언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전형적인 사이비 과학의 면모를 보인다. 수비학은 오류를 입증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예측과 주장을 편다. 이미 일어난 사실과 일치하는 공식을 만들어내기가 쉽기 때문이다. 숫자를 근거로 삼는 수비학은 한없이 복잡해서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마음껏 창의성과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 타당성을 입증하거나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부담은 전혀 없다. (글자와 수가 같다는) 등가성에 대한 표현은 일반적으로 어떤 현존하는 교조를 확실히 하는 데 쓰이는데, 조금만 노력해서 반증 사례를 댈 수 있다면 거의 무용지물이다. 확실히 ‘신(하느님)’은 교조를 부정하는 문구나, 신성모독 또는 회화적인 단어와 수적으로 같은 값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 구체적인 예를 들지는 않겠다) 수비학은 다른 많은 사이비 과학과 마찬가지로 고대로부터 유래했고, 종교적인 연관성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위를 획득했다. 


논리와 사이비 과학


4장 왜 숫자에 약해지는가

p156 한 연구에 따르면 수학과 통계학을 필수과목으로 삼느냐 아니냐가 여학생들이 정치학을 연구하기 위해 대학원에 등록할지 여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단일 결정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윌트 휘트먼의 시 <<내가 그 박식한 천문학자의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그 박식한 천문학자의 말을 들었을 때

증거와 숫자들이 내 앞에 줄지어 나열되었을 때

더하고, 나누고, 계량할 도표와 도형들이 내 앞에 제시되었을 때

그 천문학자가 강당에서 큰 박수를 받으며 강의하는 걸 앉아 들었을 때 

나는 알 수 없게도 금방 따분하고 지루해져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빠져 나온 뒤 나 홀로 거닐면서 

촉촉히 젖은 신비로운 밤 공기 속에서 이따금

말없이 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방어율 135와 권위적인 선생님

p157 다른 것이라면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왜 수맹이 그토록 널리 퍼졌을까?   약간 단순하게 말하자면, 그 이유는 부실한 교육과 심리적 저항감, 수학의 본질에 대한 낭만적인 오해에서 비롯된다. 좀 예외적이긴 하지만, 나 자신의 경우가 이를 증명하는 사례다 .나는 열 살 때 처음으로 수학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당시 밀워키 브레이브스 팀에 소속된 한 구원투수의 방어율(평균 자책점, ERA)이 135라는 것을 계산해냈다. 이 유별나게 나쁜 방어율에 깊은 인상을 받은 나는 선생님에게 이에 대해 좀 소심하게 이야기했다. 선생님은 방어율이 그렇게 나온 것을 우리 반 학생들에게 설명해보라고 하셨다. 상당히 소심했던 나는 얼굴이 벌개져서 떨리는 목소리로 설명해 나갔다. 내가 간신히 설명을 마치자 선생님은 내 설명이 모조리 틀렸다며 자리에 앉으라고 하셨다. 선생님의 권위적인 주장에 따르면, 방어율은 결코 27보다 높을 수 없었다. 

 그 해 시즌이 끝났을 무렵 <<밀워키 저널>>은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성적을 실었다. 그 투수는 그 후에 다시 경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방어율은 내가 계산한 대로 135였다. 나는 그ㄸ’ㅐ 수학을 일조으이 전능한 수호자로 여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러분도 충분히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입증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그들이 당신을 좋아했든 아니든 간에 당신 자신을 믿어야 했을 것이다. 선생님께 공개적으로 모욕당해 여전히 상심하고 있었던 나는 신문을 들고 가 선생님께 보여드렸다. 그는 내게 야비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또다시 자리에가 앉으라고 했다. 내가 보기에 선생님이 생각하는 좋은 교육이란 학생들 모두가 꼼짝없이 자리에 앉아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일상과 숫자 계산을 연결시키는 학습법

p159 시속 35마일의 속도로 4시간 동안 달린다면 140마일을 갈 수 있다거나, 땅콩 값이 온스당 40센트씩이고 한 봉지 값이 2.20달러라면 봉지 안에 든 땅콩의 무게는 5.5온스라거나, 세계 인구의 1/4이 중국인이고 그 나머지의 1/5이 인도인이라면 세계 인구의 3/20 즉 15%가 인도인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이해력은 물론 단순한 계산이라는 것으 아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이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용적이고 보다 재미있는 문제를 많이 풀어봄으로써 계발되어야 한다. 

 어림셈(올림, 버림, 반올림 등)에 대해 공부하는 바가 적다는 것을 제쳐놓더라도, 합리적으로 추정하는 법 역시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어림셈이나 합리적인 추정치가 실제 생활과 관련 된다는 연계 학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 담장의 한 면에 몇 개의 벽돌이 있는지, 과속 운전자가 과연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아버지가 대머리인 학생의 비율은 얼마인지, 키에 대한 머리 둘레의 비율은 얼마인지, 10센트짜리 동전을 몇 개를 쌓아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높이와 같아지는지, 또는 그 동전으로 교실을 채울 수 있는지 등을 추정해볼 기회를 갖지 못한다. 

 연역적 추론은 거의 배우지 않고, 수학적 현상을 그와 관련된 속성이나 규칙을 통해 추측해보는 식으로 공부하지 않는 것이다. 초등학교 수학과정에서 논리적인 토론은 아이슬란드의 전설에 대한 토론만큼이나 드물다. 퍼즐이나 게임, 수수께끼는 대부분 수업에서 전혀 다뤄지지 않는데, 내가 확신하건대, 똑똑한 10대 아이들에게는 그런 퍼즐이나 게임이 너무 쉬워서 선생님들보다 낫기 때문이다. 마틴 가드너는 수학과 이런 게임간의 밀접한 관계를 아주 매력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가드너의 매혹적인 책과 <<사이언티픽 아메리카>>에 실린 칼럼들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에게 교과서와는 다른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수학자 조지 폴리아의 <<어떻게 풀 것인가>>와 <<수학과 흥미로운 읽을거리>>도 마찬가지다. 이런 풍으로 재미있게 씌어진 초등학교 수준의 책으로는 마릴린 번스의 <<나는 수학이 싫어요>>가 있다


p161 수학은 유용한 도구이자 사고방식이며, 혹은 우리는 즐겁게 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말은 대부분의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선 낯설기 짝이 없을 것이다. 


수학은 유머고 놀이다

p163 수학과 유머는 모두 그 재미를 위해 아이디어를 요리조리 떼고 붙이는 조합의 성격을 갖는다. 늘어놓기, 일반화하기, 되풀이하기, 뒤집어보기 등의 기법이 쓰이는 것이다. 이런저런 조건을 완화하거나 강화하면 어떻게 될까. 어떤 아이디어(예컨대 끈의 매듭)가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분야(말하자면 기하학적 형상의 대칭성)와 무슨 공통점을 가질까? 물론 수학에 이런 측면이 있다는 것은 수맹이 아닌 사람들조차 잘 모르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놀 수 있기 전에 우선 몇 가지 수학적 개념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창의력, 부조화에 대한 지각능력, 경제적인 표현 감각 등이 수학과 유머에 모두 긴요하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학 교육의 문제

p165 실제로 많은 경우, 수학적 문화의 기본적인 요소조차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1579년 비에트는 미지의 양을 표시하는 데 대수를 쓰기 시작했다. 이것은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에 불과할ㄴ데도, 오늘날 많은 고등학생들은 400년이나 된 논증방법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지수를 적절하게 기호로 표시하고 연관된 방정식을 잘 세울 수 있어도 방정식을 푸는 데 필요한 연산기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셰익스피어나 괴테는 알아도 가우스와 오일러는 모르는 사람들

p168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미분방정식과 고등미분적분학, 추상대수, 선형대수, 위상수학, 논리학, 확률과 통계, 실수와 복소수 분석 등의 기초과정을 수강하게 되는데, 수학이나 컴퓨터과학 뿐만 아니라 수학을 활용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선택의 가능성이 많다. 기업들은 수학과 아무 관계없는 일자리에 직원을 채용할 때조차 수학 전공자들이 지원하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기업은 직종이 무엇이든 분석 능력이 유용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p169 수학이 중요하다면(확실히 수학은 중요하다)수학교육도 그만큼 중요하다. 자신의 전문분야인 수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하지 않는 수학자들은 자선 사업에 한 푼도 기부하지 않는 백만장자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수학자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백만장자들이 일반적인 청중들을 상대로 글을 쓰는 수학자들을 지원한다면 두 문제가 모두 풀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그저 내 생각일 뿐이다.)


숫자에 약한 사람들은 문제를 개인화시킨다 

p171 사람이 자기 자신이나 가족, 친구의 범위를 넘어서면 자연스럽게 수학적 질문들이 떠오른다.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멀리? 얼마나 빨리? 이것과 저것을 연결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것이 가능성이 더 큰가? 개인적인 계획을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사건들과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역사적, 생물학적, 지리적, 천문학적 시간의 단위는? 

 하지만 자신들의 삶의 중심에 너무나 확고하게 뿌리박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잘해야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치부하거나, 좀 심하면 아주 짜증을 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숫자와 ‘과학’이 개인적으로 관련이 있을 때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이들은 종종 타로카드와 역점, 점성술, 생체주기설 등 비과학적인 뉴에이지 믿음에 현혹된다. 그런 것들이 그들에게 개인적인 입맛에 맞는 맞춤형 설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그 자체로, 혹은 흥미롭거나 아름답다는 이유로 수학적, 과학적 사실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사람들의 현실적인 문제나 관심(돈, 섹스, 가족, 친구 등)과 수맹이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수맹은 이런 사람들에게(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직접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컨대, 당신이 어느 여름날 저녁 휴양 도시의 한복판을 걸어 내려가면서 행복한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아이스크림을 나눠먹으며, 웃고 떠드는 것을 봤다고 하자. 이런 광경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보다 더 행복하고, 더 사랑하며, 더 풍요롭다고 새악하기 쉽고, 그래서 불필요하게 의기소침해진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좋은 모습은 쉽게 내보이려 하는 반면, 자신이 침울할 때는 숨거나 눈에 띄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할 뿐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해 갖게 되는 인상은 대개 이런 식으로 걸러지며, 우리가 보는 다른 사람과 그들의 감정 상태의 표본은 무작위로 추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따금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들 가운데 몇 퍼센트가 이런 저런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다. 


우연적 사건에 의미를 두는 현대인

p174 심리적 여과작용을 보다 좁게 해석할 때, 눈앞에서 일어난듯 생생하고 개인화된 사건이 잘 기억되고 따라서 과대평가된느 현상인 이른바 ‘지니딕슨’ 효과는 종종 허황된 돌팔이 의사의 의료행위나 다이어트 비법, 도박, 심령술, 기타 사이비 과학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심리적 경향 때문에 수맹이 되는데, 이런 심리적 경향을 거의 본능적으로 자각하지 않는 한, 자칫 판단을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우리가 지적했듯이 이런 경향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단조로운 숫자들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사물을 균형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시각을 찾아야 한다. 희소하다는 사실 자체가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결국은 극히 드문 사건들이 흔한 일처럼 보인다는 것을 기억하는가. 테러리스트의 납치와 독극물 살포 같은 사건은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뤄진다. 그러나 미국에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30만 명 이상으로 승객을 가득 실은 점보제트기 3대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추락하는 경우의 사망자 수와 같다. 에이즈는 그 자체로 비극적이긴 하지만 그 피해는 훨씬 평범한 질병인 말라리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다. 미국에서 매년 알코올 남용으로 8만 명에서 10만 명이 사망하고, 또 10만 명이 알코올 남용의 간접적 영향으로 사망하는데, 이는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마약 남용보다 더 큰 사회적 손실을 초래한다. 기아나 심지어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인종말살과 같이 이와 비슷한 사례들은 얼마든지 많다. 그러나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스스로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상기할 필요가 있다. 


평균으로의 회귀 : IQ, 2년생 징크스, 주가 변동

p177 순전히 우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임에도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은 주변에 만연해 있다. 한 가지 좋은 예가 ‘평균으로의 회구’ 현상이다. 평균으로의 회귀란 무작위로 선택된 값이 전체적으로 평균 주변에 몰려있는 경우 극단적인 값 다음에는 평균에 더 가까운 값이 나타나는 경향을 말한다. 아주 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지능이 높은 2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 수 있지만, 그 2세는 일반적으로 부모만큼 지능이 뛰어나지 않다. 이와 비슷하게 평균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은 키가 아주 작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에게도 적용된다. 그 자녀들은 키가 작을 가능성이 크지만 부모만큼 작지는 않다. 내가 과녁에 다트를 20개 던져서 한복판에 18개를 맞혔다면, 다음에 20개의 다트를 던졌을 때는 아마 그만큼 잘 던지지는 못할 것이다. 

 

p178 사람들이 평균으로의 회귀를 무작위적인 수량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과학적인 법칙으로 치부할 때 난센스가 된다. 만일 어떤 초보 비행사가 아주 훌륭하게 착륙했다면, 다음 착률은 보통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그가 아주 힙겹게 착륙했다면 다음 착륙은 좀 나아질 확률이 높다. 심리학자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니먼은 조종사가 착륙을 훌륭하게 하면 칭찬받고, 착률을 잘 못하면 질책을 받는 상황에 대한 연구를 했다. 비행 교관들은 비행사의 실적 악화를 실적 탓으로, 실적 향상을 질책 덕으로 돌릴는 실수는 범했다. 그러나 두 가지 경우 모두 단순히 평균적인 실적으로의 회귀였을 뿐이다. 트버스키와 카니먼은 이런 현상은 아주 일반적이기 때문에 “처벌을 하면 행동이 향상되고 보상을 하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체로 다른 사람을 징벌함으로써 자신이 보상을 받고, 다른 사람을 보상함으로써 자신이 그 처벌을 받는 것이 인간의 조건”이라고 

썼다. 그러나 그것은 필연적인 인간의 조건이 아니라, 수맹 현상이고 수맹은 우리가 치유할 수 있다. 수맹이 이런 불행한 경향을 낳은 것이다. 

 위대한 영화의 속편은 대개 전편만큼 좋지 않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영화의 인기를 이용해 돈을 챙기려는 영화산업의 탐욕 때문이 아니라 단지 ‘평균으로의 회귀’의 또 다른 사례일 뿐일 가능성이 크다. 전성기에 있는 야구선수의 시즌 성적이 아주 좋았다면, 다음 시즌에는 그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을 공산이 크다. 베스트셀러 다음에 나온 소설이나 골드레코드 다음에 나온 앨범, 속담처럼 전해지는 2년생 징크스 등도 똑같이 설명할 수 있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거의 모든 곳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광범위한 현상이다. 


판단의 오류 피하기

p184 트버스키와 카니먼은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할 때는 위험을 피하려하는 반면,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택한다고 결론지었다. 


수학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라

p185 심리적 착시보다 더 일반적인 수맹의 원인은 실라 토비어스가 수학 불안감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저서 <<수학 불안감 극복하기>>에서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간단한 산수를 포함해서 수하고가 관련된 모든 것에 가지는 심리적 장애물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대화 속의 극히 미묘한 감정적 뉘앙스와 문학작품의 가장 복잡한 구도, 법률 사건의 가장 난해한 측면까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가장 기초적인 수학적 증명도 이해하지 못할ㄴ다는 것이다. 

 

p187 나는 이 책을 쓰며넛 (그리고 아마도 일반적인 수학자들이) 나의 의도와는 달리 수맹을 부추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엇에 관해서건 상세하고 길게 쓰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수학적 훈련과정 혹은 선천적인 기질 때문에 나는 핵심적인 요점만 짚을 뿐, 주변적인 주제나 맥락, 자전적 세부사항을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결과 느슨하고 여유있게 문제에 접근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는 간결한 표현만 남는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사람들이 수학에 대해 쓰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수학은 수학자에게만 맡겨놓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 


수학은 차갑거나 형식적인 것이 아니다

p189 사람들은 수학이 차가운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이 생기가 넘치며, 구체적인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것을 다루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이 말은 맞는 말이다 .(수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조차 순수 수학의 아름다움은 ‘차가움과 간결함’이라고 규정했다. 사실 수학자들을 애초에 수학이란 학문으로 이끈 것은 바로 이 냉정하고 간결한 아름다움이다. 대부분의 수학자들은 본질적으로 플라톤주의자로서, 수학적 주제들이 어떤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영역에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숫자는 비인간적이다?


수는 완전하지 않다

p194 물론 아주 미미하기는 하지만 수학은 (모든 현실이 그렇듯이) 대상을 제한하고 구속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수학은 대상을 제한하거나 강제하는 독자적인 힘은 없다. 만일 어떤 전제와 정의에 수긍한다면 그로부터 도출되는 결론도 마땅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전제를 거부하거나, 정의를 다시 내리거나, 다른 수학적 접근방법을 택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은 구속적인 것과는 정반대다. 수학을 사용할 용의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마음대로 전제를 거부하고, 정의를 다시 내리거나, 다른 수학적 접근법을 택할 수 있는 것이다. 

 

p195 (중략)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누는 방식을 결정하는 기준은 비수학적이라는 것이다. 수학은 우리가 정한 가정과 값의 결과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러한 가정과 값의 근원을 결정하는 주체는 그 어떤 수학의 신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은 흔히 우리의 마음과는 무관한 사안인 것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적 진술의 진실성을 결정하는 것은 단지 기계적인 연산식에 넣어 돌리는 문제이거나, 어쨌든 종국에는 ‘예스’ 또는 ‘노’라는 답을 내놓는 비책이라고 믿는다. 또는 기본적인 공리를 합리적으로 모으기만 하면 모든 수학적 진술은 증명 가능하거나 증명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난다고 믿는다. 이런 관점에서 본 수학은 무미건조하고, 꼭 필요한 연산방법과 무한한 인내심의 연마만을 요구할 뿐이다. 


자동차 운전과 흡연 어느 것이 더 안전한가 : 안전지수

p198 안전지수는 다음과 같이 쓰일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 운전처럼 연간 특정한 수의 사망 사고가 일어나는 활동을 생각해보자. 매년 미국인 5,300명 가운데 한 명이 자동차 차고로 죽는다. 자동차 운전에 대한 안전지수는 5,300의 로그로서 3.7에 약간 못 미친다. 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매년 주어진 어떤 활동의 결과 X명 가운데 한 명이 죽는다면 그 활동의 안전지수는 단순히 X의 로그로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안전지수가 높을수록 문제의 활동은 더 안전한 셈이다. 

 

p202 안전지수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 독감과 폐렴으로 인한 사망의 안전지수는 1900년에 약 2.7에서 1980년에는 약 3.7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동안 결핵으로 인한 사망 위험의 안전지수는 2.7에서 5.8로 바뀌었다. 안전지수가 국가별로 다르리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된다. 미국에서 살인사건의 안전지수는 약 4이고 영국에서는 6~7인 반면,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말라리아의 안전지수는 미국에서보다 훨씬 낮다. 마찬가지로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높은 안전지수와 석탄 화력발전의 상대적으로 낮은 지수를 비교하면 어느 것이 경제적인지도 쉽게 알 수 있다. 


경제성, 위험성, 합리성의 척도 지수


5장 분석 예측 판단 선택 그리고 숫자

이상한 주사위 A>B, B>C, C>D 그런데 D>A?


이기적 선택이냐, 협력적 선택이냐의 딜레마

p214 이제 황급히 거래를 해야 하는 두 여자의 경우를 생각해보자(이들이 마약 판매상이라고 가정하자). 이 두 여자는 거리 모퉁이에서 속이 가득 찬 종이가방을 교환하고 각자가 받은 가방의 내용물을 확인해볼 겨를도 없이 떠난다. 그들은 만나기 전에 각자 똑같은 선택의 기회가 있었다. 하나는 자신의 가방 안에 상대방이 원하는 가치를 가진 물건을 넣는 것이다(협력적 선택). 다른 하나는 가방에 잘게 썬 신문지 뭉치를 채워 넣는 것이다(이기적 선택). 만일 이 두 사람이 서로 협력적이라면 각자는 모두 공정한 값에 원하는 것을 받게 될 것이다. 만일  A는 신문지 뭉치를 넣고, B는 그러지 않는다면 A는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반면,  B는 사기를 당하게 된다. 만약 두 사람이 모두 신문지 뭉치로 가방을 채운다면 누구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따라서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이 두 사람에게 최선의 결과는 서로 협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A는 다음과 같이 추론할 수 있다. 만일  B가 협력적 방법을 택한다면, 나는 이기적 선택을 함으로써 아무런 비용을 물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반면에 B가 이기적 선택을 한다면, 나도 역시 그렇게 함으로써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B가 무슨 선택을 하는지에 관계없이 나는 신문지로 가득찬 가방을 넘겨주는 이기적 선택을 하는 편이 유리하다. 물론 B도 똑같은 방식으로 추론할 수 있다. 결국 그들은 모두 신문지 뭉치가 가득 든 쓸모없는 가방을 교환하는 것으로 끝나게 될 공산이 크다. 


p216 죄수의 딜레마는, 위의 예와 형식적으론 동일하지만, 경범죄를 저지르다 붙잡힌 두 명의 중범죄 혐의자가 나오는 시나리오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두 혐의자는 분리된 채 조사를 받는데, 각자 자신이 이전에 저지른 중범죄를 자백하고 동료의 가담 사실을 불든지 아니면 침묵을 지키든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만일 둘 다 묵비권을 행사하면 각각 1년씩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만일 한 사람이 자백하고 다른 사람은 입을 다물면, 자백한 사람은 석바오디는 보상을 받는 반면, 다른 사람은 5년형을 받는다. 만일 둘 다 자백하면 3년씩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협력적 선택은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고, 이기적인 선택은 자백하는 것이다. 


치밀한 계산과 선택 : 죄수의 딜레마

p217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 이런 딜레마에 수긍이 간다 하더라도, 그것은 물론 우리가 여성 마약사범이나 형사 처벌시스템에 갖는 관심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보다 이런 딜레마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여러 상황에서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p219 거의 대부분 사회적 거래는 상당한 정도로 그 안에 죄수의 딜레마의 요소를 갖기 때문에, 그런 거래의 결과가 당사자 간의 협력으로 나타나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에 따라 그 사회의 특질을 반영한다. 특정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결코 협력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삶은, 토머스 홉스의 말처럼, ‘고독하고, 가난하고, 비열하고, 잔인하며 짧은’ 삶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생일, 사망일 그리고 초능력

p220 확률이론은 17세기에 도박 문제에서 시작됐는데, 그래서 그런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확률이론에는 약간의 게임적인 풍미와 매력이 따라붙는 것 같다. 통계학은 같은 17세기에 사망표의 집계에서 시작됐는데, 통계학에도 역시 그 기원의 흔적이 약간 남아 있는 것 같다. 기술 통계학은 통계학의 가장 오래된 분야이자 가장 익숙한 분야로서, 때로는 퍼세늩와 평균, 표준편차 등을 끊임없이 되뇌는 따분한 학문이다. 이론적으로 보다 흥미로운 분야인 추론 통계학은 확률이론을 이용해 미래를 예측하고 인구의 중요한 특성을 추정하며,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한다. 

 

판단과 오류 그리고 계산

p224 통계적 검증을 적용할 때 두 가지 종류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 오류들은 제1형의 오류와 제2형의 오류라고 불린다. 제1형의 오류는 맞는 가설을 기각할 때 일어나고, 제2형의 오류는 틀린 가설을 수용할 때 일어난다. 따라서 만일 모터쇼에 참가한 많은 수의 코르벳이 한꺼번에 이 지역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이 지역의 자동차 가운데 적어도 15%는 코르벳이라는 잘못된 가설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제2형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반면에, 이 지역에 있는 대다수의 코르벳은 거리를 자주 돌아다니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은 차고에 고이 모셔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옳은 가설을 기각한다면, 우리는 제1형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숫자인가? 

p229 확률과 통계학의 몇 가지 법칙과 정리를 이용하면 표본의 특성이 모집단 전체를 얼마나 잘 대표하는지를 추정하는 이른바 신뢰구간이란 개념을 도출할 수 있다. 


뉴스나 여론조사를 얼마큼 믿어야 하나

p230 신뢰구간이나 오차의 한계를 포함하지 않는 표본조사나 여론조사는 흔히 결과를 오도한다. 대개의 표본조사에는 신뢰구간이 포함되지만, 뉴스 기사에까지 포함되지는 않는다. 애매함이나 불확실성은 뉴스 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제외하는 것이다. 만일 실업률이 7.1%에서 6.8%로 떨어졌다는 신문이나 방송의 머리기사에 신뢰구간이 플러스마이서느1%라는 말이 없다면, 독자들은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났다는 잘못된 인상을 가질 수 있다. 주어진 표본오차에서는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실업률이 올라갔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차의 한계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경험적으로 볼 때 무작위 표본 수가 1,000개 이상이면 대부분의 조사 목적에 적합할 만큼 신뢰구간이 충분히 좁은 반면, 표본 수가 100개 이하면 조사 목적에 부합하기에는 신뢰구간이 너무 넓다고 보면 된다. 


여론조사와 광고, 이면의 논리를 읽어라

p234 수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있는 소비자라면, 자기 선택형 표본에 대해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 외에, 그와 연관된 ‘자기 선택적 연구’의 문제를 이해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개인 정보를 모으는 법

p235 통계학의 핵심은 무작위로 선택된 작은 표본의 특성을 조사함으로써 큰 모집단에 관한 정보를 추론해내는 것이다. 프래시스 베이컨의 열거적인 연역법으로부터 현대 통꼐학의 창시자들인 칼 피어슨과 R.A. 피셔의 가설 검증과 실험설계 이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통계적 기법은 이 통찰력에 의존하고 있다. 


대수의 법칙

p239 확률이론은 실제 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푸는 데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해답을 주며, 아주 단순한 원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이 있다. 특히 다음의 두 가지 이론적인 성과는 근본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만일 여기서 언급해두지 않는다면 무책임한 처사가 될 것이다.

 첫째는 대수의 법칙이다. 이 법칙은 확률이론에서 가장 중요함에도 종종 잘못 이해되고 있다. 더욱이 온갖 기묘한 결론을 정당화하는 데 수시로 이용되기도 한다. 대수의 법칙은 장기적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과 그 사건이 일어나는 상대적 빈도 사이의 차이는 궁극적으로 영에 접근한다는 단순한 법칙이다.

 대수의 법칙은 1713년 야코프 베르누이가 ‘공정한 동전’이라는 특별한 사례를 통해 처음 이야기했는데, 동전의 앞면이 나온 횟수를 전체 던진 횟수로 나눈 비률과 1/2의 차이는 동전을 던지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영에 접근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2장에서 패배자와 공정한 동전에 대한 논의에서 언급했듯이, 이것이 동전을 던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전체 앞면의 수와 전체 뒷면의 수의 차이가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중심극한 정리와 정규분포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하는 법

p243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전혀 다른 말인데 수맹들은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에 비해서 더 자주 혼동한다. A와 B가 있을 때, 둘 중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이 원인이 아님에도 상관관계를 갖는 일은 아주 흔하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방식 한 가지는 두 수량의 변화가 모두 제3의 요소의 결과로 일어나는 경우다. 잘 알려진 예로는 다양한 사회집단에서 우유의 소비량과 암 발병 건수 사이에 느슨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상관관계는 아마도 이들 사회집단의 상대적인 부의 차이(제3의 요소)가 우유 소비량의 증가와 수명 연장에 의한 암 발생 건수의 증가를 동시에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숫자를 보고 혼동과 착시를 피하는 법

p249 초등학교 수준의 백분율에 대한 오해 역시 끊임없이 반복된다. 어떤 품목의 값을 50% 올린 후에 50%를 낮추면 실질적으로 줄어든 값은 25%에 불과하다. 드레스 값을 40%내린 후 다시 40%를 더 내리면 실제로 줄어든 드레스 값은 원래 가격의 80%가 아니라 64%이다. 

 

분수에 강해져라

p250 많은 수맹인들이 분수에서 또 한 번 좌절한다. 언젠가 미국 대선에 출마한 한 후보는 수행 기자단에게 자기 아들의 숙제에 나오는 문제라면서 2/7을 어떻게 백분율로 바꿔야 하는지를 물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기사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많은 성인 가운데 상당수가 백분율과 소수, 분수, 그리고 이 가운데 하나를 다른 것으로 변환하는 쉬운 문제에도 쩔쩔맨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물건이 정상가격의 몇 분의1(예컨대 1/3)에 팔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 혹시 그 분수가 4/3가 아니냐고 물으면 상대방은 필경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멍한 표정을 지을 게 뻔하다. 

 

세상에 떠도는 미흡한 숫자들

p252~253 1980년에 공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수입은 남성 수입의 59%이다. 그 후 이 통계 수치는 널리 인용되고 있지만, 이 숫자가 거기에 부여된 사회적 의미를 뒷받침할 만큼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에 들어 있지 않은 상세한 추가 자료 없이는 어떤 결론을 보증할 만큼 분명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 숫자가 남성이 하는 것과 정확하게 같은 업무를 하는 여성이 남성 연봉의 59%만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이 수치는 직장에서 여성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나 여성들의 나이와 경력 등을 감안한 것인가? 이 숫자는 많은 여성들이 단순 사무직이나 교사, 간호사 등 상대적으로 보수가 적은 직종에 종사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인가? 이 수치는 일반적으로 남편의 직업에 따라 결혼한 부부의 거주지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감안한 것인가? 또 일하는 여성 중 높은 비율이 단기적인 목표를 위해 직업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인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이다. 이 숫자는 단지 전일제로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 소득의 중앙값이 남성 근로자 소득의 중앙값의 59%라는 사실만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방금 내가 통계 수치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문을 가진 이유는 현실적으로 분명히 존재하는 성차별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통계 수치 자체로는 그다지 유익한 정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숫자는 여전히 인용되고 있는데, 통계학자 데럴 허프는 이를 ‘미흡한 숫자’라고 불렀다. 


엉뚱한 덧셈


숫자를 확률로, 확률을 숫자로


유혹적인 평균 그러나...

p258 평균에의 충동은 유혹적일 수 있다. 머리는 오븐 속에 있고 다리는 냉장고 속에 있더라도 평균적으로는 매우 편안하다고 이야기한 어떤 남자에 대한 우스갯소리를 상기해보라. 또는 한 모서리의 길이기 1cm에서 5cm까지 다양한 장난감 블록을 생각해보라. 이 장남감 블록의 평균적인 모서리 길이가 3cm라고 가정해보자. 이 장남감 블록의 부피는 1cm^3에서 125cm^3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 장난감 블록의 평균적인 부피는 63cm^3라고 가정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가정을 합치면, 우리는 평균적인 장난감 블록은 한 모서리의 길이가 3cm인데 부피는 63cm^3인 아주 흥미로운 성질을 가진 것이 된다. 

 

p259 평균이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때로 이 기형적인 정육면체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의사가 당신에게 무서운 병에 걸렸으며, 그 병에 걸린 사람은 평균적으로 5년 밖에 살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이것이 당신이 알고 있는 정보의 전부라고 하면, 당신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왜냐하면 이 병에 걸린 사람의 3분의 2는 어쩌면 발병 이후 1년 이내에 사망하는데 당신은 이미 몇 년을 더 살았을 수 있을 때문이다. 환자 가운데 ‘행운의’ 3분의 1은 10년에서 40년까지 더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단지 평균적인 생존 시간만 알고 생존 시간의 분포를 모른다면,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

p260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봉투 두 개 중 한 개를 고르라고 하고, 그 중 하나에는 다른 것보다 두 배 많은 돈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당신이 봉투 A를 집어 열어보니 100달러가 들어 있었다. 봉투 B에는 당연히 200달러 또는 50달러가 들어 있어야 한다. 이 제안을 한 사람이 당신에게 결정을 바꿀 수 있도록 허락하고, 당신은 선택을 바꿈으로써 100달러가 더 생기거나 못해도 50달러를 잃을 뿐이라고 판단하고 봉투 B를 집는다. 여기서 문제는 왜 처음부터 B를 선택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마음을 바꿀 수 있도록 허용된다면 당신은 처음 선택한 봉투에 얼마가 들어 있는지에 관계없이 항상 처음의 결정을 바꿔 다른 봉투를 집을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각각의 봉투에 들어 있는 다양한 액수의 돈에 대한 확률을 알지 못하면 이런 곤경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 

 

랜덤한 숫자를 만드는 법


통계적 유의성 VS. 실제적 유의성

p265 통계적 유의성과 실제적인 유의성은 전혀 다른 것이다. 어떤 결과가 우연히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없다면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그러나 이것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의미를 갖기 않는다. 몇 년 전 한 집단의 자원자에게는 가짜 약을 주고, 다른 그룹에게는 다량의 진짜 비타민 C를 준 연구가 행해졌다. 비타민 C를 받은 그룹은 통제 그룹에 비해 감기에 걸린 비율이 약간 낮았다. 표본의 수가 충분히 컸기 때문에 이효과가 우연에 의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 나타난 감기 발명률의 차이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거나 아무런 실제적인 의미를 갖기 못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p267 품질과 가격, 신속성과 완전성, 독이 될 수 있는 약을 승인하고 양약을 승인하지 않는 것, 자유와 평등처럼 상충적인 것들 사이에는 일종의 트레이드 오프가 있다는 사실이 흐릿해지거나 혼동되기 십상이다. 이를 분명하게 가려보지 못하면 모든 사람이 원래 치러야 할 대가 이외에 추가적인 비용을 물게 된다. 


p268 이런 사례들은 모든 인간의 생명은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는 상투적인 정서를 조롱한다. 인간의 생명은 여러모로 값을 따질 수 없을 만큼 소중하지만, 합리적인 절충점을 찾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인간 생명에 유한한 경제적 값을 매겨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 생명에 값을 매길 때마다 그 값이 얼마나 하찮은지를 감추기 위해 쓸데없이 경건한 목소리를 낸다. 나는 가식적인 경건함보다는 인간 생명의 경제적 값을 더 올리는 쪽을 택하겠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인간 생명의 값은 무한해야 옳지만, 현실이 그럴 수 없다면 잠시 달콤한 감상을 접어두자. 우리가 내려야 할 결정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노력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맺으며

p269 

우리는 광대한 구 속을 항해한다. 늘 불확실성 속에서 떠돌며, 끝에서 긑으로 쫓겨 다닌다. -파스칼


개인은 미천한 존재이고, 밤은 매우 광대하고 신비로 가득 찼다. - 로드 던세이니(아일랜드 작가)


확률은 무수히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삶에 들어온다. 첫 번째는 흔히 주사위와 카드, 룰렛의 회전판 같은 무작위적인 도구를 통하는 것이다. 나중에서야 우리는 출생과 사망, 사고, 경제적 거래, 그리고 심지어 친밀한 사이의 거래마저도 모두 통계적으로 설명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다음으로, 상당히 복잡한 그 어떤 현상이 대개는 확률적인 시뮬레이션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가장 근본적인 미시물리 현상도 사실상 확률적이라는 것을 양자역학으로부터 배운다. 


p270 사실, 내 생각엔 세상사의 우연성에 적절한 비중을 둔다는 것은 성숙성과 균형감을 갖춘 사람의 특징이다. 

무의미한 우연의 일치로 가득 차서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많은 경우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사실이 아니라 (우리는 이미 사실의 홍수에 빠져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확률이라는 주제는 값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역자 후기

p274 작업하는 내내 “수학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도 있구나, 수학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이도 수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었다. 이 책은 나처럼 수학에 문외한인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씌어졌다. 

 이 책에는 생각만 해도 진절머리 나는 복잡한 수식이나 그래프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저자는 기본적인 수학 지식과 확률과 통계에 대한 기초 개념만 알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썼다고 했다. 이 점이 수학 문외한인 번역자에겐 큰 힘이 됐다. 심지어 수학 전문가보다 나 같은 얼치기 수학 애호가가 이 책의 번역에 더 적임자일 것이란 오만한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3 내가 저자라면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를 읽고 그 책에 소개된 <<수학자의 신문읽기>>를 읽고 싶었다. 그렇게 책을 찾기 시작하다가 존 앨런 파울로스가 지은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존 앨런 파울로스가 쓴 책 중 <<Innumeracy>>을 발견하게 되었고 ‘뉴욕타임스 18주 연속 톱 베스트셀러’와 ‘미국 내셔널 베스트셀러’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읽기로 결정했다. 책장을 넘겨 차례를 보는데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차례에 있는 소제목들은 독자들이 궁금해 할 수 밖에 없이 지어졌다. 예를 들면 ‘후지산을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베스킨라빈스 트리플 콘 가짓수는?, ‘배우자 고리그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분수에 강해져라’, ‘수학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라’ 또 3장 전체는 사이비 과학이라는 단어로 인한 끌림이 강했다. 

 이 책은 재미있다. 간결하다. 확률 통계에 치중되어 있다. 그만큼 실생활과 관련이 많은 영역이 확률 통계임을 알게 한다. 

 내가 저자라면 내용을 조금 더 풀어 쓰겠다. 저자가 직접 책에도 고백했지만 수학자로서 받은 훈련 또는 기질 덕분에 간략하게 설명하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수맹을 위한 책이었기에 그 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면 더 쉽게 수맹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을 것 같다. 물론 생각을 좀 더 할 수 있는 여지를 준 점도 있지만 말이다. 

 확률과 통계 부분 꼭지글을 쓸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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