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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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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17일 06시 34분 등록


   그리스 최고의 용사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최고의 용사 헥토르와 맞붙었다.    트로이 전쟁이 발발하고 10년이 지나서야 이 두 영웅은 건곤일척의 격투에 돌입한다.    이 싸움에서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에게 목숨을 잃고 만다.   헥토르는 죽기 전에 자신의 시신을 아버지에게 고이 돌려 보내 줄 것을 요청하지만,  아킬레우스는 거절하고 그의 시신을 마차에 묶은 후 끌고 트로이 성을 몇바퀴 돌았다.   죽은 영웅의 몸과 명예가 훼손되었다.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이 싸움에 개입하여 트로이 편을 들고 있었던 태양과 궁술의 신 아폴론은   아킬레우스의 잔인한 행동을 미워했다.   그리하여 이 전쟁의 원인이 된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  -그는 용감한 헥토르의 아우다 -  의 손에 활을 쥐어 주고 당기게 했다.   화살은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를 꿰뚫었다.   신탁대로 아킬레우스는 천하에 그의 이름을 떨쳤으나 그답지 못하게 죽고 말았다.

  아킬레우스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테티스 여신이 그를 낳아 죽음의 강 스틱스 강물에 거꾸로 몸을 담갔다 꺼냈기 때문에 불사의 몸이 된 것입니다. 다만 어머니가 손으로 쥐고 있던 아이의 발목 부분만 이 강물이 닿지 않아 치명적 급소가 되었지만요. 아폴론은 파리스를 시켜 이 발목의 급소를 쏘게 했던 것입니다.

   호머의 일리아드 전편을 통해 가장 가슴 아픈 대목은 이곳입니다.    아킬레우스가 헥토르를 죽인 후 고이 트로이로 돌려주었더라면   영웅은 더욱 빛났을 것입니다.    그나마 이 대목은 피 속에서 피어 난 꽃처럼 슬프나    인간의 품위를 지킬 수 있었겠지요. 그    러나 전쟁은 인간을 돌아보게 하지 못합니다.     각자 자신의 신의 정의를 믿고 상대에게 악행을 저지르게 하니까요.    남을 죽이고 다시 그 칼로 자신을 죽이게 합니다. 그것이 전쟁입니다.

   자기경영은 자신의 미움과 화해하는 것입니다.    격앙되어 싸울 때는 진흙탕의 개처럼 싸우더라도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적의와 증오를 갈무리하여 인간다워 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모짐과 결별하고 피와 화해하는 신성한 의식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인간은 죽어야할 운명입니다.    우리에게 모든 순간은 다 마지막입니다.   사라지는 것은 그 단명함으로 처연히 아름답습니다.    그러므로 사라지는 것들을 위한 마지막 인사는 그것을 미워하지 않고 축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나의 인생이니 내 품에 안아들이는 것입니다.

 * 긴 명절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 긴 길의 체증을 잊고 가시길...
   명절은 외로운 사람을 더 외롭게 합니다.  부디 올 명절에는 좋은 사람 만나 함께 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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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8 09:38:48 *.12.196.9
사부님께서도 평안한 추석 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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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09.20 12:04:56 *.67.223.154
선생님 편지를 읽고 일리아드를 다시 펼쳐 보았어요. 상황 묘사가 정말  생생합니다..

아킬레우스가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무덤에서 통곡을 하고
 잠 못이루는 새벽마다 헥토르의 시체를 끌고 가서 무덤주위를 몇바퀴나 돌아다녔다는군요,
파트로클로스의 장례를 기념하며 추모 경기도 벌리고....헥토르의 시체를 옆에 엎어두고...

친구에 대한 우정과 적에 대한 증오의 폭이 그렇게 크니 ...
그의 인생도 참, 폭풍같기도 하고, 촛불 같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둥근달 계수나무 아래서  놀고있는  토끼에게 이 편지 전해줘야겠어요.  선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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