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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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그라나다에 한 무어인 왕이 살고 있었다. 그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모두 아기 왕자가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믿어 그에게 알 카멜(완벽한 사람) 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점성가들은 이 왕자가 성년이 될 때 까지 다정한 열정을 조심하여 사랑에 빠지지 만 않는다면 죽을 때 까지 한결같이 행복을 누릴 것이라고 예언했다. 왕은 이 왕자를 위대한 현자의 손에 맡겨, 성년이 될 때까지 알함브라 궁전의 여름 정원인 헤네랄리페에 갇혀 지내게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왕자는 정원을 거닐며 생각에 잠기게 되고 시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비둘기 한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비둘기는 왕자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말해 주었다.
"그것은 혼자에게는 고통이고, 둘에게는 행복이며, 셋에게는 원한이자 싸움이랍니다. 그리움에 지친 낮이며 잠 못 드는 밤이랍니다. 두 존재를 끌어 당겨 하나로 모아 주는 것이지요"
비둘기의 말을 듣고 왕자는 깊은 여름 정원의 담을 넘어 멀고 험한 사랑의 길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순례는 아름다운 알데곤다를 만남으로써 완성되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많고 많은 전설 중에서 아흐메드 알 카멜 왕자의 사랑의 순례이야기는 백미에 꼽힌다.
워싱턴 어빙이라는 작가는 알함브라 궁정을 사랑하여, 몇 달간 그곳에 머물면서 '알함브라 이야기'라는 책을 쓰게 됩니다. 무어인들의 캐스터네츠에 맞추어 춤을 추며 은빛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집시들의 축제에서 알 카멜 왕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는 이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던 것이지요.
자기 경영은 비둘기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 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언제 어느 순간 우리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종종 그것은 느티나무의 소리 일 수 도 있고, 흐르는 냇물의 목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우주와 분리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우리 속에 우주가 온전히 들어와 숨 쉬고 있고, 우리가 곧 인류 전체라는 것을 불현듯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그 목소리를 따라 나서는 것이지요.
가을이 예뻐, 시간이 날 때 마다 산길을 걷습니다. 가끔 나는 사라지고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나는 바람을 타고 나르기도 하고, 작은 다람쥐의 등에 올라 나무 사이를 휙휙 건너 뛰어 다니기도 합니다. 더없이 맑은 햇살에 익어가는 쥐똥나무 열매가 되기도 합니다. 내가 사라지고 없을 때, 바로 그 찰라에, 우리는 아마 루비 눈을 가진 산비둘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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