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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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까지 나는 ‘나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으며, 삶에서 지키고 싶은 가치가 뭔지 알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추진력 삼아 달려보자고 의욕을 불태웠습니다. 이제는 뭔가 근사한 걸 이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때때로 마음 한켠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릴 때도 있었습니다. ‘너는 너에 대해 잘 몰라. 내가 아는 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구.’ 귀 기울여야 했음에도 무시했습니다. 내가 말을 듣지 않자 내면의 목소리는 점점 더 강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너에 대한 탐색을 멈추지마. 이 탐색은 평생의 과정이야, 잊지마.’ 이번에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러자 목소리는 더 강력한 방식을 취했습니다. 내면의 위기로 저를 이끈 것입니다.
내면의 위기는 혼란을 일으켰고, 심리 기능의 역전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내면에서 내가 알고 있던 ‘나’가 아닌 다른 존재들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들은 그림자처럼 보였고,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들과 친해지기는커녕 그들에게 빛이 비칠 때까지 버티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게 큰 도움을 준 것이 성격유형지표인 MBTI(The Myers-Briggs Type Indicator)입니다.
우연한 계기로 MBTI를 공부했습니다. 전문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수강하고 여러 책을 읽으며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완전한 건 아니지만 제가 지금 겪고 있는 현상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 줄기 빛이 간절했던 제게 MBTI가 그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MBTI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두렵고 불안했지만 그럼에도 내면의 위기를 진정한 자기(self)를 발견하기 위한 문턱 넘기 혹은 내면 탐험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넘어 타인에 대한 이해도 커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피상적으로만 생각했던 ‘다름의 가치’를 보다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고, 다른 사람과 관계에 대해 좀 더 폭 넓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MBTI를 공부하면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책이 한 권 있습니다. MBTI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의 만년작인 <성격의 재발견>입니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열정을 가지고 이 책을 다듬었다고 합니다. <성격의 재발견>은 50년 이상을 성격유형 연구에 바친 전문가의 노력과 MBTI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MBTI에 관심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MBTI 그 이상을 담고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힘을 개발하고, 익히 알려진 약점을 보강하고, 다른 유형의 강점을 제대로 평가한다면, 삶은 우리 모두가 비슷한 존재일 때보다 훨씬 더 즐겁고, 더 흥미로울 것이며, 하루하루가 모험처럼 재미있을 것이다.”
-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성격의 재발견>
*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저, 김명진 역, 성격의 재발견, 부글북스, 2008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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