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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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영웅에 대하여
몇 년 전일이다. 영등포의 한 지하철역에서 동전을 주우려다가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려다 왼쪽발목과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어느 역무원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또한 우리는 뉴스에서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한 사람의 인명을 더 구하고자 뛰어들었다가 순직한 소방관의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자신의 맡은 직무에서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 아끼지 않은 ‘살신성인’의 이야기, 이러한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 자주 회자되는 의로운 사람들의 모습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생명은 단 하나뿐이며 고귀한 것인데,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쳐 타인의 삶을 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의 삶도 타인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이러한 의인들의 모습이 이 시대에서 요구되는 ‘영웅’의 모습인가?
닥터 노먼 베쑨의 전기를 읽으면서 진정한 ‘영웅’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닥터 노먼 베쑨의 전기에서는 영웅에 대해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어느 시대이든 영웅이란 자기 시대가 모든 사람에게 제기하고 있는 주요 과제들을 뛰어난 결단력과 용기와 능력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닥터 노먼 베쑨 pg 22). 단지, 그 자신의 직업적인 영역을 넘어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 또 그것을 수행해 낼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헌신적으로 그 일을 수행해 내는 사람.
닥터 노먼 베쑨의 전기에서 그가 보인 특성 등을 바탕으로 현대 시대에서 요구되는 영웅의 모습을 한번 조명해 보고자 한다. 우선 영웅의 요소로서 1) 문제해결에 있어서 단편적인 처방이 아니라 근본문제를 파악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 2) 문제를 밖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의 주체가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늘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깨어있는 의식, 3) 잘못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최선의 대안을 찾고자 자세, 자신의 잘못은 바로 인정하고 수정하고자 하는 행동들이 노먼 베쑨이 보여준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4) 자신의 알고 있는 것을 자신만의 지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이 정리되어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형식지(explicit-knowledge)로 남겨질 수 있도록 교재 및 매뉴얼 집필에의 노력들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시대에 있어서 그러한 특징을 갖춘 ‘영웅’을 쉽게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영웅에 대하여 새롭게 정의해 보고 싶다. 영웅이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실행에 옮기고 실천함으로써 그 자신의 삶을 통해 타인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싶다. 사회 속에서 영웅으로 인정받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자기 삶에게 스스로에게 영웅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 영웅이 되기 위한 노력은 어쩌면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향해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매일매일 개선점을 찾고 노력함으로써 어제보다 오늘, 오늘 보다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내가 이세상에 존재 함으로써 세상을 보다 더 좋을 곳으로 만들기 위하여 적어도 오늘의 나 자신부터 바꾸려는 노력을 한다면 우리 모두 영웅이 되기 위한 아주 작은 첫 걸음을 내딛게 되는 것을 아닐까? 영웅은 크고 위대한 비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영웅으로 가는 길을 자신의 확고한 ‘가치’를 바탕으로 일관된 노력들이 모이고 쌓여 비로소 탄생되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