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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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노먼 베쑨
테드 알렌 시드니 고든 지음/천희상 옮김/실천문화사
1. 저자에 대하여 – 저자에 대한 기록과 개인적 평가(2 페이지 이상)
도서 “닥터 노먼 베쑨”은 캐나다 출신의 외과의사로서 단지 질병만을 돌보는 의사가 아니라 질병과 사람 그리고 그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사회의 제도나 체제까지 개혁하고자 했던 큰 의사였던 닥터 노먼 베쑨에 대한 삶을 다룬 전기이다.
이 전기가 특별히 특징적인 것인 일반적으로 유명인의 사후에 그에 대한 자료와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전기의 저술 방법과는 다르게 저자 중 한 사람은 베쑨과 스페인 내전에도 함께 활동했던 그의 가까운 친구이고 다른 한 사람은 베쑨의 전생애에 걸친 행적들을 샅샅이 추적하여 가까운 친구의 주관적 통찰력과 관찰자로서의 객관적 시각을 접목함으로서 집필에 있어 두 명의 저자가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집필에 참여했던 저자는 테드 알렌과 시드니 고든이라는 두 명이다. 이 중 테드 알렌은 캐나다 공산당 신문의 기자로 활동했으며, 닥터 노먼 베쑨과는 1934년에 만난 이후 그와 친구가 되어 그와 함께 스페인 내전에서 함께 활동하며 일평생 그의 삶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했던 친구였다. 또 한 사람은 시드니 고든으로 닥터 노먼 베쑨에 대한 각종 자료를 찾고 이를 정리하고 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다.
테드 알렌은 1916년 몬트리올에서 태어났다. 그의 본명은 Alan Herman이었다. 그가 10대를 보냈던 시기는 “대공황” 시기였고, 대부분의 그의 이웃과 친구들은 공산주의자였다. 그들은 알렌에게 단순히 정치를 넘어 문학과 과학 등 지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알렌은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읽었고, 또 쓰는 것을 즐겼다. 14세 때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피해 지하실에 숨어서 글쓰기에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10대 후반에 그는 캐나다 공산주의 일간지인 Daily Clarion의 리포터 및 기자가 되어 주로 정치와 노동 이슈를 다루게 된다. 그리고 그는 파시스트 사회당에 가입하여 그의 출신을 감추기 위해 유태인 이름인 Alan Herman을 Ted Allan으로 개명하게 된다. 1934년 테드 알렌의 나의 18세 때, 그가 오래 전부터 존경해 오던 당시, 성심병원 흉부외과 과장으로써 지역사회에서 유명인사로 알려진 닥터 베쑨으로부터 그의 44세 생일 파티에 초대받게 된다. 이것으로 알렌과 베쑨의 첫 만남과 인연이 시작된다. 베쑨은 알렌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고, 알렌 또한 그에게 부성애를 느끼며 그들의 우정은 그 이후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렇게 시작된 베쑨과 알렌의 우정은 베쑨의 요청으로 알렌이 스페인 전장까지 찾아서 현지 상황을 보도하고 그를 도와 스페인 전장에서 지내며 그곳의 소식을 세계에 전하는 특파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베쑨과 알렌의 우정을 표현해주는 한 일화로는 스페인 내전에 참여하던 시절 하루는 알렌이 눈을 떠 보나 옆에 타자기가 놓여있었고, 그것은 알렌을 위한 베쑨의 선물이었다. 비록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있었지만 베쑨에 알렌과 베쑨의 우정은 단순한 우정을 넘어 부자와 같은 관계였고, 그러한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알렌은 베쑨의 인류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진정한 의술을 펼치고자 했던 닥터 노먼 베쑨의 이야기를 후세에까지 길이 남길 수 있도록 그의 평전을 집필하기에 이른 것 같다.
공동 저자인 시드니 골든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나와있지 않지만, 시드니 고든은 닥터 노먼 베쑨의 생애에 대한 자료를 추적하여 모으고 정리한 부분에서 기여도가 큰 또 한 사람의 집필가라고 할 수 있다.
본 저서가 닥터 노먼 베쑨이 직접 집필한 자서전(autobiography)가 아니라 제 3자가 닥터 노먼 베쑨의 생애에 대해 집필한 전기(biography)이기 때문에 저자는 따로 있지만, 닥터 노먼 베쑨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내용 중 많은 부분이 닥터 베쑨이 남긴 기록들(회고담, 일기, 편지 등)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저자에 닥터 노먼 베쑨에 대한 부분도 언급되어야 할 것 같다.
- 닥터 노먼 1890년 캐나다에서 장남으로 출생하였고, 그의 아버지는 목사셨고, 그의 할아버지는 외과의사였다.
- 그는 1914년 캐나다 육군에 자원 입대하여 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고 그곳에서 전쟁의 실상과 비참함에 많은 회의를 느끼게 된다.
- 1924년 스코틀랜드 명문가의 프란시스 캠벨 페니와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겸하여 유럽 대륙을 여행하게 되면서 유럽의 유수한 외과의사 밑에서 수학하게 된다.
- 이후 미국 디트로이트로 이주 하여 병원을 개업하고 개업으로서 활동하면서 일부 병 일테면 ‘결핵’과 같은 병의 원인은 단순한 그 질병 자체가 아닌 ‘가난’과 ‘빈곤’에 있다는 것을 알고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함을 느끼게 된다.
- 1927년 결핵으로 판정 받고 생사의 갈림 길에서 성공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은 시술법인 ‘인공 기흉술’에 자신에게 시술해줄 것을 요청하여 기적적을 회복하게 된다.
- 이후 몬트리올에서 세계적인 흉부외고 권위자인 아취볼드 밑에서 수학하면서 흉부외과적 수술과 관련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 1930년 외과의로서 수술에 필요한 장비들을 새롭게 설계하고 제안한다 (늑골박리기, 베쑨 기흉기, 기계팔, 베쑨 늑골절단기 등)
- 1936년 흉부외과 과장이자 아메리카 흉부외과학회 정회원으로서의 보장된 앞날을 뒤로하고 북미 스페인 민주주의 원호위원회 의료지원단으로 스페인에 파견을 수락한다.
- 스페인에서 이동식 혈액은행을 설립함으로써 전시의 의료분야를 개척한다.
- 1938년 스페인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파시스트와 대항해 싸우는 중국 의료봉사대에 자원하여 일본군에 의해 포위되어 있는 해방구 진찰기 지역 팔로군 의료 책임자로서 전선을 누비며 전선 기동의무대를 조직하고 기지병원을 설립하는 등 유격전에 적합한 의료체계를 혁신한다.
- 1039년 수술 중 손가락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중국에서 사망하게 된다.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추천사
큰 의사의 길
Pg. 11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작은 의사라 하고,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보통 의사라 하며,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그 모두를 고치는 의사를 큰 의사라 한다고 했다. 이 책은 그 것이 세균이든 사회이든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좀먹는 것이라면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온몸으로 맞섰던 전정한 큰 의사, 노먼 베쑨의 전기이다.
Pg. 13
우리는 질병의 원일을 신체의 현미경적 병변에만 두지 않고 사회구조와 연관 속에서 총체적으로 파악하며, 인류의 건강증진이라는 보건의료의 궁극적 목적을 투약, 수술 등 치료 서비스의 제공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새로운 사회체제의 창조로 폭넓게 받아들였던 큰 의사들을 여럿 알고 있다.
이 책이 출간됨으로써 우리는 보건의료인이 본받아야 할 참모습의 전형을 또 하나 갖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그 사실성에 있다…
Pg. 14
공저자 중의 한 사람은 베쑨과 스페인 내전에 함께 활동한 베쑨의 가까운 친구이고 다른 한 사람은 베순의 전생애에 걸친 행적을 샅샅이 추적한 사람이어서… 베쑨이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을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노먼 베쑨이 살았던 시대의 문제들은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도 그 현상만 바뀌었을 뿐 본질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노먼 베쑨이 자기 시대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 나감으로써 역사의 진보에 기여한 것은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앞선 자의 길인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 자신이 이 책의 저자가 되어 이 책의 목차와 전체적 뼈대를 논하고,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절 그리고 보완점을 평설할 것 ( 2페이지 이상)
본서의 본문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우리 시대의 영웅’에서는 닥터 노먼 베쑨의 중국 북부 하북성에서 들 것에 실려 온 모습으로 그의 죽음을 암시하여 다시 그의 과거 시절로 돌아가 인생을 되짚어 보는 Flashback 형태를 지닌다.
2부 ‘생명의 칼, 정의의 칼’에서는 닥터 노먼 베쑨이 어떻게 의사로서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그리고 의사로서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서 임하게 되는지 그의 젊은 시절의 모습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부 ‘스페인 공화국’에서는 그가 스페인 전장터에서 어떻게 의술을 펼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며 매사에 임하였는지를 보여준다.
4부 ‘중국인민의 영원한 동지’에서는 닥터 베쑨이 중국에서 얼마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정말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진정한 ‘의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의 흐름은 머리말과 헌사에서 닥터 노먼 베쑨의 업적에 대해 주의를 환기 시킨 후 그의 최후 즉, 죽음을 앞 둔 시점을 모습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이러한 전개는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부분에 있어 매우 매력적인 전개라고 생각된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절>
나에게 특히, 감동적으로 다가온 장절은 의사로써 또 영웅으로써 베쑨의 사상과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구절들이 아닌가 싶다.
Pg. 62
“경험이란 그 열매가 목적이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목적이다. 늘 격렬하면서도 우아한 불꽃으로 타오르는 것, 인생에서의 성공이란 바로 이것인 것이다.”
Pg. 421
몸은 몹시 피곤하다. 그러나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내게 있었던가? 나는 지금 아주 대만족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 나는 얼마나 부자인가? 매 순간을 활기차게 일하는데다, 모두들 나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은가?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란단 말인가? 돈 같은 것은 지금 전혀 필요하지 않다.
그는 진정 자신의 일에 있어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 자신의 일에서 늘 최선을 지향하는 그런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Pg. 430
‘의사란 사자의 심장과 숙녀의 손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의사란 대담무쌍하고 강인하고 결단력이 있어야 하는 동시에 부드럽고 친절하고 사려 깊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끊임없이 환자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여러분들 자신에게 끊임없이 내가 그들을 위해 더 할 일은 없을까? 하고 자문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또한 여러분들의 일을 개선시키고 여러분들의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 나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Pg. 440
그는 부상병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산꼭대기까지도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그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을 때 까지는 환자 곁을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쉬지 않고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Pg. 442
“의사들이여, 부상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
또한 진정한 ‘큰 의사’로서 끊임없이 환자에 대해 고민하고 환자를 최우선에 두고 생각하는 그러한 부분이 크게 와 닿았다.
<보완점>
책의 전개 방식이나 흐름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이 매끄럽게 진행되어 편하게 읽혀졌다.
다만, 이 저서가 닥터 노먼 베쑨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제 3자가 그의 인생을 쓴 것이라서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한계일 수도 있으나 닥터 베쑨이 의료인 베쑨을 떠나서 그냥 인간 베쑨으로 느꼈을 고뇌나 외로움 같은 것에 대하여 더 다루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결혼생활에서도 실패하게 되고 먼 타국 땅에서 49세의 짧은 생을 보내면서 간간히 비춰지는 그의 고뇌와 괴로움들에 대해서 즉, 그의 의술인 이면의 자연인의 모습도 좀 궁금해진다.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중대한 일을 그것도 전장터에서 보내는 일상이기에 어찌 보면 사소한 개인적인 감상에 빠져있기에는 너무나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감상은 없었을까? 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전장터에서 하루하루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긴 하지만 그가 남긴 일기와 메모들 속에서 그에 대한 인간적인 고뇌와 외로움들이 좀 더 표현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만약 그랬더라면 그도 우리와 똑 같은 인간으로써 느끼고 힘들어했던 그런 모습들이 좀 더 표현되었더라면 그가 그냥 우리와 너무나 다른 어떤 큰 특별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도 결국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었구나… 라는 생각에 좀 더 많은 공감대라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