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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8일 11시 11분 등록

니코스카잔차키스 <영혼의 자서전> 독후감 (총33쪽)

1.니코스카잔차키스에 대하여----1

2.인용문-------------------5

3.내가 저자라면-------------32

3. 내가 저자라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읽으며 줄곧 나의 자서전을 생각했다.

나의 자서전은 책과 영화를 통해 본 세상을 배경으로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되지 않을까... 아무튼 내가 줄곧 갈망했던 것은 ‘완전한 자유’였고, 그것은 지구상에서 사는 동안 불가능한 것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의 자서전은 자유를 찾아 떠난 방랑자의 여행기 같다. 처음에는 그의 고뇌의 깊이와 스케일 큰 행동반경에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었고, 나는 자꾸 초라해졌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진리는 평범 속에 있더라는 얘기로 가서 약간은 실망스럽기도 하고 안도하기도 했다. 그의 여행의 시작은 아마도 그에게는 너무도 거목이었던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그는 인간이 육체와 영혼 반반씩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나보다. 애벌레 속에서 나비를 예견하고, 과일 속의 씨앗을 볼 줄 아는 그는 본질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작가였기에 소제목들도 본질만을 기록한 것일까. 그의 의도에 감히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 않다.

--차례(상)

작가노트/ 프롤로그/ 조상들/ 아버지/ 어머니/ 아들/ 초등학교/ 외할아버지의 죽음/ 크레타와 터키/ 성인의 전설/ 도피하려는 열망/ 대학살/ 낙소스/ 해방/ 사춘기의 어려운 문제들/ 에이레 아가씨/ 아테네/ 크레타로 돌아오다-크노소스/ 그리스 순례/ 이탈리아/ 나의 벗 시인-아토스 산/ 예루살렘

--차례(하)

사막-시나이/ 크레타/ 파리-위대한 순교자 니체/ 빈-나의 병/ 베를린/ 러시아/ 카프카스/ 탕자 돌아오다/ 조르바/ <오디세이아>의 싹이 내 안에서 열매를 맺을 때/ 크레타의 섬광/ 에필로그

정열적인 투사, 금욕적인 철학자, 낭만적인 시인이었던 그가 스스로 자신의 이미지라고 표현한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신의 세 가지 피조물인 나비가 되려는 벌레와, 본성을 초월하려고 물에서 뛰어오르며 나는 듯한 물고기와, 배 속에서 비단실을 뽑아내는 누에에게 늘 매혹되었다. 나는 항상 내 영혼이 가야 하는 길을 상징한다고 상상했던 그들과 언제나 신비로운 일치감을 느꼈다.”(670쪽)

**미래의 나비--

“딱딱하고 투명한 껍질 속에 담긴 유충처럼 조르바는 내 속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조용한 유충 속에서 소리 없이 남모르게 밤낮으로 계속되는 무척 신비하고 불가해한 과정을 의식했다. 끊어진 핏줄들이 서서히 이어지고, 쪼그라 붙은 살이 말랑말랑해지고--어깨의 딱딱한 껍질이 당장이라도 갈라져서 아직 덜 자라고 꼬부라져서 무능력한 날개가 돋을 터였다. 유충 속에는 신의 갑작스러운 광증에 밀려나기는 했지만 나비가 되어 나오기를 원하는 벌레가 들어있었다.”(641쪽)

**날고 싶은 물고기--

“나는 한 그림을 보고 특히 놀랐다. (...) 수많은 물고기가 꼬리를 들고 장난치며 즐겁게 물 속에서 돌아다니는데, 한가운데서 날치 한 마리가 갑자기 작은 지느러미를 펼치고는 공기를 마시려고 바다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노예적인 물고기에 비하면 날치의 본성은 너무나 컸고 평생 물 속에서 살기에는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그것은 갑자기 숙명을 뛰어넘고, 자유로운 공기를 숨 쉬고, 견딜 수 있는 한 짤막한 순간이나마 새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 충분했으니 짤막한 한 순간은 곧 영원이었다.” (632쪽)

** 육신이 영혼으로 변해버린 벌레--

“나는 그토록 깊은 공감을 느끼며 누에의 말없는 고민과 안도감을 경허만 적이 없었다. 누에가 먹은 모든 뽕나무 잎사귀들이 드디어 변화를 일으켜 비단실이 되면, 창조의 과정이 시작된다.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누에는 발작적인 경련을 일으켜 꽁무니를 내밀고는 가느다란 비단실을 한가닥 한가닥 뽑아서 인내와 신비로운 지혜로 하얗고 황금빛인 자신의 관을 짠다. 벌레 전체가 비단실로, 육체 전체가 영혼으로 변하는 과정보다 더 절박한 의무나, 더 감미로운 고민은 없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또한 신의 일터를 지배하는 법칙을 그보다 더 충실하게 따를 길도 없다.” (667쪽)

카잔차키스는 자신이 이상적인 인간이라고 여겼던 사람을 서른네살에 만났고, 너무 늦게 만났음을 애석해 했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이 그 사람이다.

나에게는 카잔차키스가 바로 조르바 같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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