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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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대형 마트의 치킨 판매가 이슈가 되었더군요. 제가 머물고 있는 이 작은 도시도 거대 자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들어선 대형 마트들은 다양한 물품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기존 소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갔습니다. 아직까지는 기존의 소매 시장들이 버티고 있지만 얼마나 더 그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미 비슷한 과정을 거쳐온 우리 나라만 봐도 알 수 있지요.
판매자인 동시에 소비의 중심이기도 한 소매 상인들의 숨통을 틔워주지 않고서는 경제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외국으로 생산시설들을 옮겼던 선진국이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소비의 주체가 소득원을 잃어버리면 정상적인 소비를 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지요. 이처럼 문제에 대한 인식은 이루어졌지만 해결책을 찾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당장 저부터도 주말이면 대형 마트로 나들이 나서는 것을 즐겨왔으니까요. 사람들은 대형 마트에서 단순한 구매 이상의 만족감을 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작은 구멍 가게가 대형 마트를 상대할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요?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적어도 ‘스프링’이라는 이름의 작은 식료품 가게에 들르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아는 분의 소개로 가게에 갈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기대는 없었습니다. 인도의 가게들은 위생에 대한 개념이 약해서 팔고 있는 물건 사이에서 어렵지 않게 벌레를 찾아낼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이곳은 다르더군요. 문을 열고 가게로 들어서자 감탄사가 저절로 흘러나왔습니다. 깨끗하게 정리된 과일들은 윤기가 흘렀고, 채소들도 하나같이 잘 손질돼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과일 하나하나를 깨끗이 닦고 있던 종업원들은 눈이 마주칠 때마다 환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무엇보다도 팔고 있는 물건의 품질이 뛰어났습니다. 저희 부부는 단숨에 그 가게의 팬이 되었습니다.
나는 야채 파는 일을 전문직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시작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개발되는 신제품 과일에 대해 연구하고 보관 온도와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왜? 내가 선택한 직업이니까. 간단하다.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 사장이 전하는 메시지는 짧지만 아주 강렬합니다. 요즘 1인 (창조)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발표가 더해지면서 장밋빛 청사진을 떠버리는 섣부른 예보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인 기업의 미래는 대형 마트를 상대하는 구멍 가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숨에 저를 사로잡은 작은 식료품 가게와 이영석 사장의 이야기 속에 그 답이 있습니다.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가 여러분의 일을 좌우합니다. 여러분은 단순 노동자입니까? 아니면 전문직 종사자입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단순 노동이 아니라 전문직으로 도약시키려면, 생존을 넘어 존재를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은 고민으로 한 주를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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