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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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처럼 내용이 풍부하고 깊은 책이 있습니다. 이런 책은 잘 소개하고 싶은 마음만 앞선 채, 책 소개는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 속으로 들어가야 그 산의 진가를 알 수 있듯이 직접 읽어야 그 풍부함과 깊이를 느낄 수 있다고 변명하게 만드는 책,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는 그런 책입니다.
리프킨은 ‘공감’을 키워드로 정치와 경제, 종교와 문화를 비롯한 인류 역사 전반을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또한 공감의 역사적 기원과 형성 과정, 그리고 공감의 확장이 개인과 조직 그리고 국가와 지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공감의 시대>는 공감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공감의 시대>에서 주제인 공감과 연관된 키워드를 뽑으면 족히 수백 개는 될 듯합니다. 그 중 몇 개만 나열하면 이렇습니다. ‘기후 변화, 열역학법칙, 엔트로피, 에너지, 커뮤니케이션, 거울신경세포, 신화적 의식-신학적 의식-이데올로기적 의식-연극적 의식, 분산 자본주의, 생물권, 진정성’ 놀라운 점은 리프킨은 얼핏 연관 없어 보이는 이런 키워드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서, 모든 키워드가 공감이라는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됨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리프킨이 말하는 공감이란 “적극적인 참여를 의미하여 관찰자가 기꺼이 다른 사람의 경험의 일부가 되어 그들의 경험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감정이입과 동정과 이타심과 같은 감정은 공감의 테두리 안에서 자랄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을 넘어 더 큰 공동체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을 돕고 대의에 헌신 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의 본성에 공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프킨은 묻습니다. “우리 인간이 계속 존속할 수 있을까?” 나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인간이라는 종의 영속적인 생존은 가능할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우리가 공감 의식을 얼마나 확장하고, 공감 능력을 어떻게 발휘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너무 단순한 해답 같지만 <공감의 시대>를 읽어보면 이것이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도전이자 난제라는 리프킨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는 750쪽이 넘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공감의 문명(empathic civilization)’이 이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지구를 감싸는 거대한 생명권과 전체 인류에게로 공감의 범위를 빠르게 넓혀 가고 있다. 그러나 보편적인 공감적 유대 관계를 다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기후 변화와 대량살상무기의 증식이라는 형태로 무섭게 속도를 올리고 있는 엔트로피라는 괴물과 충돌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제때에 지구촌의 붕괴를 피하고, 생물권 의식과 범세계적인 공감에 이를 수 있을까?”
리프킨에 따르면 인간은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 즉 공감하는 인간이고, 21세기는 ‘공감의 시대’이며, 이제 인류 사회는 ‘공감의 문명’입니다. 2011년 새해, 나의 키워드 중에 하나는 공감이 될 것 같습니다.
* 제레미 리프킨 저, 이경남 역, 공감의 시대, 민음사, 2010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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