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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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인 젊은이가 독일로 여행을 가는 중에 벌레에게 물려 심한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는 어느 운전자의 도움으로 인근 마을의 여인숙에 묵게 되었습니다. 여인숙 주인 마리아는 신용카드나 신분증 같은 건 확인하지도 않고, 이 남자를 정성껏 돌봐주었다.
남자는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외국에서 며칠간 끙끙 앓았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독일인인 마리아와 남자는 말이 통하지 않았음에도 그가 잠에서 깰 때마다 자신에게 필요한 뭔가가 침대 곁에 놓여 져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그가 언제 일어날지,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알았던 것일까요? 마리아가 일하는 방식은 남자의 표현처럼 ‘기적과도 같아’ 보였습니다.
몸을 회복한 남자는 그곳을 떠난 후에야 자신이 숙박료를 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리아가 너무나 편안하게 대해준 탓에 ‘마치 집을 떠나는 기분’으로 여인숙을 떠났던 것입니다. 그는 “그때의 그 경험은 단순히 어느 호텔에 투숙한 것 또는 병원에서 치료 받은 것 이상의 차원이었다”고 회상합니다. 그에게 이 경험은 하나의 전환점이었습니다. ‘마리아와 함께한 운명적인 체류’는 남자에게 천직의 문을 열어 주었으니까요. 그는 “나는 누군가가 자신의 천직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나의 천직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이 이야기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부티크 호텔 그룹 ‘주아 드 비브르’의 창업자인 칩 콘리가 젊은 시절 겪은 일입니다. 이 전환 경험이 콘리에게 미친 영향은 숙박업에 대한 ‘동기’가 아니라 ‘영감’이었습니다. 영감의 어원은 라티어인 ‘스피라레(spirare)’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영혼(spirit)’이란 뜻과 함께 ‘숨, 생명, 신이 숨결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콘리에 따르면 동기보다 영감이 사람에게 더 강력한 열정과 헌신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렇다면 콘리는 왜 다른 사람이 아닌 마리아에게서 자신의 천직에 대한 영감을 얻은 것일까요? 넓고 시설 좋은 숙박시절과 유명한 호텔 경영자도 많은 데 말입니다. 그 이유는 마리아가 자신의 일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 일을 수행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생계수단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믿었고, 우연히 만나게 된 아픈 한 사람을 고객이 아닌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숙박료를 받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헌신적으로 간호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마리아의 모습에서 콘리는 숙박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천직에 관한 영감을 얻은 것입니다.
콘리에 따르면 사람과 일의 관계는 ‘생업(job), 커리어(career), 소명(calling)’ 이렇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생업 관점에서 일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고, 커리어는 경력 개발과 그를 통한 사회적 성공을 의미하며, 소명으로써의 일은 존재의 의미이자 나를 넘어선 더 큰 의미에 헌신하는 것입니다. 콘리는 마리아에게서 소명으로서의 직업, 즉 천직에 헌신하는 모범을 보았고, 자신도 생업이나 커리어를 넘어 소명을 쫓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이 결심 후에 콘리의 삶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 이야기는 <매슬로에게 경영을 묻다>에 잘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자신의 소명을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현해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 칩 콘리 저, 손백희, 양용인 역, 매슬로에게 경영을 묻다, 비즈니스맵, 2009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 교육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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