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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1년 1월 21일 07시 27분 등록


   옛날에 한 지혜롭고 정신적인 스승이 있었다.  그는 작지만 부유한 나라의 왕이기도 했다.  그는 백성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었다. 그의 왕국은 점점 번영을 누리게 되고 인구가 늘고 영토가 넓어졌다.  멀리 있는 지방의 모든 일까지 왕이 직접 관할할 수 없게 되자 현명한 왕은 믿을만한 사람을 골라 교육하고 훈련시켜 백성을 돕는 심부름꾼으로 만들어 파견하였다.

   그런데 그가 가장 신임하고 큰일을 맡겨온 심부름꾼이 제 자신을 심부름꾼이 아닌 군주로 여기기 시작했고, 부와 힘을 키워 스스로 왕인 양 행세했다. 그는 스승의 관용과 인내를 지혜가 아니라 허약함으로 여겼다. 마침내 왕을 멸시하게 되고 찬탈하여 스스로 왕이 되었다. 백성은 수탈당하고 결국 왕국은 멸망하였다.

   니체가 만들어 낸 이 이야기는 인류만큼이나 오래되었고, 수없이 많은 정치사 중의 가장 흔한 이야기 중의 하나입니다.  서로 도와야할 군주와 신하의 관계는 갈등과 투쟁의 역사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현재의 문명은 아무래도 영리하고 야심찬 재상의 손에 의해 다스려 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재능이 있다하더라도 그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효율적이고 야심에 찬 지방관료인 셈이지요.  그동안 백성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었던 지혜로운 왕은 사슬에 묶여 끌려갔습니다.  군주가 심부름꾼에게 배신을 당한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의 내부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의 뇌는 비대칭 반구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좌뇌와 우뇌로 나누어 진 것이지요.  이 두 개의 반구가 서로 어떻게 다른 일을 하는 지에 대해 길게 이야기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세계를 인식할 때,  우뇌는 이 이야기 속의 왕처럼 생각하고,  좌뇌는 신하처럼 생각한다는 은유로 표현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두뇌의 작용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만들어 내게 되는데,  신하의 시선이 왕의 시선은 압도하게 되면, 좌뇌적 사고로 세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영리하고 효율적이며 자기 이익에 충실한 성공적 인생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자기 경영은 우리 안에 왕의 영혼과 신하의 영혼을 공존시키는 것입니다. 특히 '신성한 타자(他者)'를 인식하고, 우리가 '함께 고통 받는 존재'라는 것을 깊이 알아가는 것입니다. 사회가 서로 경쟁하는 조각들의 집합이 아니라 서로 돕는 유기적인 통일체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것입니다.

근대 자의식의 가장 고전적 인물 중의 하나인 괴테의 파우스트는 이렇게 외칩니다.

"두개의 영혼이여, 아아, 내 가슴에 깃들라"
Zwei Seelen wohnen, ach! in meiner Br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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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1.01.24 08:38:52 *.97.7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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