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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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잘 될 때 나는 열려 있었습니다. 생각이 열려 있고, 감정이 열려 있고, 태도가 열려 있습니다. 이때 나와 상대방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 그러니까 누군가와 소통이 되지 않을 때 난 닫혀 있었습니다. 머리가 닫혀있고 가슴도 닫혀있고, 귀도 닫혀있었습니다. 이때 나와 상대방은 단절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 이유로 인해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런 원인 중 몇 개에 대해 아담 카헤인은 <통합의 리더십>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자신이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이미 진실을 알고 있다면 왜 남의 말을 들어야 하겠는가?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그의 말을 듣는 척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내가 해야 할 일은 다른 사람에게 내가 아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나는 다시 한 번 보다 강력하게 말할 것이다.”
이런 것은 소통이 아니고 진정한 대화도 아닙니다. 그저 듣는 척하고 지시하고 강요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내가 잘 듣지 않는 것은 상대방을 온전하게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함께 있어도 그 사람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깊이 들을 때만이 우리는 함께 있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깊이 듣기의 본질 중 하나는 감정이입입니다. 그 사람이 되어 봄으로써 상대방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놀랍게도 자신에 대한 이해 역시 깊어집니다. 왜냐하면 나의 생각과 경험을 상대방에게서 다시금 확인함으로써 그 경험과 생각에 대한 이해 역시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카헤인은 “이런 식의 듣기는 상대편으로부터 한 발 물러나 그의 감정을 헤아리는 단순한 '공감(Sympathy)이 아니다. 그것은 상대편의 입장이 되어 그의 감정에 참여하는 '감정이입(empathy)'이다”라고 말합니다.
카헤인에 의하면 잘 듣는 것은 관계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줍니다. 특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경청은 효과적입니다. 그는 “상대편의 말에 집중하는 것은 상대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상대편은 자신이 이해받고 지지 받고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보다 분명히 인식하게 되고, 그 결과 더욱 더 대화에 몰입하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대화의 장이 형성되면 서로와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창의성이 활성화됩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서로간의 신뢰가 커지는 것은 물론 문제 해결의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통합의 리더십>은 책 제목과 달리 리더십에 대한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어려운 문제와 갈등을 대화를 통해 창의적이고 평화롭게 푸는 방법에 관한 책입니다. ‘어려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한다?’, 말은 좋지만 너무 이상적이라고요?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그의 주장에 공감하고, 그의 방법론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카헤인의 문제 해결법은 이론이 아니라 실전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는 15년이 넘게 세계 50여 개국에 달하는 갈등 지역에서 문제해결을 돕는 조정자(facilitator)로 일했습니다. 물론 그가 매번 성공한 건 아닙니다.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때도 있고, 실패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그가 배우고 실천하고 다듬은 방법론이 <통합의 리더십>에 담겨 있습니다.
* 아담 카헤인 저, 류가미 역, 통합의 리더십, 에이지21, 2008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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