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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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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4일 00시 13분 등록
아부 가나파흐는 바그다드의 한 감옥에서 죽었다. 페르시아의 이 위대한 스승은 왕의 명령을 어기고 자신의 깨달음을 실천했기에 왕은 그를 가두었다. 아부 가나파흐는 어느 날 아주 호되게 맞았다. 그는 자신을 때린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당한 모욕에 대하여 모욕으로 되돌려 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 나는 칼리프에게 네 행위를 고발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 나는 내 기도로 네가 나에게 준 모욕을 신에게 호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심판의 날에 나는 너에게 나에 대한 복수를 원할 수도 있지만, 만약 그날이 지금 당장 찾아와 내 기도가 이루어진다면, 나는 너와 함께 천국에 들어갈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레프 톨스토이가 쓴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책 속에서 읽었습니다. 이어서 이 이야기의 다음 줄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남자다움이란 오직 용맹함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고의 남자는 분노를 이기고 자신에게 악을 행한 자를 사랑하는데 있다.”

다시 몇 줄이 지나간 다음 스토아 철학자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이 적혀있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나를 가혹하게 대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행위이며, 그의 버릇이고 그의 성정(性情)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나의 성정이 있다. 나는 나의 성정이 훨씬 인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의 성정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나는 생각해봅니다. 아부 가나파흐를 호되게 때렸던 그 사내가 그의 말을 듣고 그를 더 호되게 때렸을까 아니면 매질을 그쳤을까? 알 수 없습니다. 그 사내는 아마 자신의 성정(性情)을 따랐겠지요. 그러나 나는 여기서 희망을 봅니다. 아부 가나파흐의 성정이 어쩌면 매질을 한 그 사내의 성정에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까하는 믿음 말입니다. 인간의 가슴에서 나오는 좋은 말은 좋은 행위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좋은 사상으로 전달됩니다. 심지어 적대적인 사람의 마음과 정신 속으로도 스며듭니다. 그래서 각성과 회심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사상이란 인간에게서 나와 그 성정 여하에 따라 저주 받을 일을 하기도 하고 축복받을 일을 하기도 하는 정신적 활력입니다. 무한한 작용을 하는 정신적 힘입니다. 자기 경영은 자신의 성정에 어울리는 사상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단 하나의 목표, 선(善)의 완성을 지향합니다. 그리고 선은 스스로 찾아야 찾아집니다. 그래서 현인은 말합니다.

“깨달은 자는 모든 것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모든 것을 남에게서 찾는다.”

그러므로 자기 경영은 목마른 이가 물을 찾듯 자신 안의 선(善)을 찾아 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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