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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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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30일 11시 46분 등록

  “변화란 투쟁이 아니라 전체성에 대한 자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 심리학자 데이비드 리코의 <사랑이 두려움을 만날 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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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보면 내담자의 마음안에 ‘좋은 부모, 나쁜 부모’가 너무 극명하게 나뉘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쪽 부모에게는 좋은 감정만을 가지고 있고, 다른 부모에게는 나쁜 감정만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담을 하다보면 표면적인 감정 아래에 억압되거나 부인되어 있던 나쁜 부모에 대한 좋은 감정이나 혹은 좋은 부모에 대한 나쁜 감정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그림자 혹은 뒷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의 삶과 관계에 대한 전체적인 시야을 얻게 됩니다.     

 

흔히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는 말처럼 친밀하고 사랑하는 관계란 본질적으로 양가적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고슴도치라서가 아니라 누군가 아주 가까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편안함과 불편함을 함께 주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사이에서는 상처를 줄 아무런 의도가 없이 단지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상처를 줄만큼 우리는 상처받기 쉬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신의 사랑이 아니라 인간의 사랑이기에 우리의 사랑에는 어떤 식으로든 기대와 바램이 있으며 그러므로 기쁨과 실망, 사랑과 미움은 함께 하기 마련입니다. 사랑과 미움은 우리의 생각처럼 상반되거나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이는 뇌과학에 의해서도 밝혀지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대학 세미르 제키 교수는 성인남녀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증오하는 사진을 보여주고 이를 뇌영상장치로 촬영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사랑과 증오의 감정을 느낄 때 모두 뇌의 섬엽insula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랑과 증오가 뇌의 영역을 공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계가 깊어진다는 것은 자신의 그림자와 밑바닥의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 대상에 대해 상반되게 느끼는 감정들을 피하거나 어느 한 감정을 버리기보다는 서로 다른 감정이 공존할 수 있음을 허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자신안의 하이드를 인정할 때 우리는 ‘나는 너를 사랑해. 그러나 ~때는 미워’라고 힘들지 않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으며 건강한 사랑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숙'의 본질은 버리고 달라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인정하고 받아들이 것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2011. 3. 30.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4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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