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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모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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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4일 10시 56분 등록

새로운 교육에 대하여(<솔로몬의 탈무드>를 읽고)--

교육은 지식교육과 지혜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지식교육에 목매고 있다. 공부를 잘 해야 일류대학에 들어가고, 일류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고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류대학을 가려면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효율적이고, 그런 학교에 들어가려면 학교만 다녀서는 힘드니까, 학원에 다녀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학교에 갇혀있다가 늦은 오후에 풀려나지만 이른 저녁을 때우고 다시 제2의 학교인 학원에 갇히게 된다. 그래도 무럭무럭 크는 아이들을 보면 그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를 가슴에 담고 있는 덩치만 어른 같은 아이들이 되어가고 있다. 그들의 가슴 속에 있는 울고 있는 아이를 어른들은 보지 못한다. 따라서 달래주지 못하고 그냥그냥 넘어간다. 내 자녀가 성적좋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게 대부분 부모들의 입장이다.

아무리 열악한 상황에서도 요령좋고 머리 좋은 아이들은 틈틈이 게임도 하고 ‘왕따놀이’도 하고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에게 어른들은 절대권력자들이므로 어른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기보다 더 약한 친구를 괴롭힌다. 공부를 잘한다 못한다, 몸이 약하다 강하다 하는 것은 상대적인 얘기이므로, 어느 집단이나 우등생과 열등생,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뉠 수 밖에 없다. 생각만 해도 숨막히는 구조다.

하지만 긴 말 필요없이 한줄로 요약한 거의 유머수준의 한마디를 우연히 잡지에서 만났다. 아주 명쾌한 표현이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

또 이런 말도 있다.

“아무나 가르치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 말은 아마도 학원교사들을 가리키는 말 같다.

그래서 이제 어쩌라고? 학교의 틀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공장같고 감옥같은 학교건물부터 바꿔야 한다. 리모델링 정도로는 안되고, 재개발을 해야 한다. 소규모로 축소시켜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학생이 줄어드는 소규모 학교를 큰 학교로 통폐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할 말이 없다. 무료급식에 돈을 쏟아부을 일이 아니라 그런 학교를 지원하고 키워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아직도 학교를 학생들의 수용소 쯤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돼지사육장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먹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신의 양식을 생각할 때 아닌가 싶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서도 서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세계를 지배하는 유대인들에게 배울 점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적인 유대와 지혜교육이다. 그들에게 그 유대관계의 중심에는 모세5경을 근간으로하는 탈무드가 있다. 우리에게도 그런 구심점만 있다면 아이들을 학교라는 공장에서 공부라는 노역을 시키며 붙잡아둘 필요가 없지 않을까. 재택 근무처럼 홈스쿨링이 활성화되면 된다.

탈무드를 읽으면서 두가지 사실에 놀랐다. 유럽인들의 저급함과 유대인들의 저항정신.

탈무드를 읽기 전까지 유대인에 관련해서 내가 알고 있는 단어는, 고작해야 팔레스타인땅, 아우슈비츠수용소, <안네 일기>, 그리고 헨리키신저 정도였다. 그런데 그들의 역사와, 그들이 정신력으로 버텨온 세월을 알고 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유럽에서 유대인들은 미국에서의 흑인만큼이나 인종차별을 받았던 것 같다. 미국에서는 그래도 흑인대학살극까지 벌이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교육과 관련해서 우리가 익히 들어온 그들의 격언은,

“자녀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법을 가르쳐라”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무얼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치느냐의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전혀 배울 생각이 없는데 뭘 가르치겠다는 건지? 교육하기 전에 신뢰관계가 우선이라 던데...

‘싸구려 모텔’ 소리를 듣는 공교육. 아이들은 왜 학교에 가서 잠만 자나?

아이들은 왜 ‘왕따놀이’를 즐기나?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중고생과 군인의 자살소식은 또 뭔가? 왜 학교를 다닐수록 생활바보가 되어가나?

중학생 기간중 자유학년인지 뭔지를 도입한다더니 겨우 중간고사를 없애는 것으로 결론이 난 모양이다.

‘얘들아,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어른들에게 소리를 질러보렴. 이런 상태로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고!!! 너희들이 원하는 게 뭔지 얘기를 해보라고! 다 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알고 나면 어른들도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테니까.’

유대인의 ‘인간연구’가 부럽다.

물질적으로는 거의 세계 최고를 누리는 우리의 인간 연구는 너무 저급하다.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려면 우선 아이들의 입을 열게 하고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교육개혁이라고 내놓는 것은 늘 입시제도를 가지고 엎치락 뒤치락이다.

IP *.236.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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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15:25:28 *.62.172.1
교육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문화가 우리에게 너무도 부족합니다. 그들이 조성해주지 않으면 우리가 해야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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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17:51:07 *.185.21.47

아이들이 전혀 배울 생각이 없는데...

공감하는 글입니다. 

왜 배워야 되는지에 깊은 성찰과 동기가 없는데

뭘 가르치겠다는 건지?

부모는 대학가기 위해 공부하라 하고

자녀는 가보지 않은 대학은 어떤 곳인지 모르고, 

정말 그 대학을 꼭 가야만 하는 건지.

아이들 가슴에 상처투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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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6 15:28:48 *.177.81.203

'싸구려 모텔' 학교 확 와 닿네요....

우리는 그래도 수업 시간에 졸지 않으려 애썼는데 요새 애들은 대놓고 잔다고 하더라구요...그런데다가

차라리 수업을 안 들을 학생이라면  조용히 잠이라도 자는 게 낫다고.....그렇게도 얘기하더라구요.

수시로 대학에 합격하면 수업 안들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넘 많구요...

우리나라 입시제도와 교육이 학교를 모텔로 만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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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1 06:13:17 *.35.252.86

엘모님의 글을 읽다보니,

얼마 전 어느 매체에선가 들었던 독일의 교육이 생각났습니다.

 

독일의 초등학교에서는 우리 처럼 담임교사가 전 교과목을 가르치는 형태가 아니라

각 교과목별로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을 하고 담임교사가 하는 일을

1년 내내 자신의 반 아이를 관찰하며 그 아이의 강점과 적성을 파악하는 일을 한다고 하더군요.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아이들의 꿈과 가능성을 찾아줄 수 있는 교육이 실현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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