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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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다시 시작하며 품은 나의 두 번째 욕심은 나 스스로와 화해하는 것입니다. 우선은 도시의 삶을 견디느라 얻고 쌓아온 지난 날의 피로 및 상처와 화해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그렇게 사느라 나 역시 누군가에게 저질러온 악업과 화해하는 것입니다.
자연은 상처에 분노하지 않습니다. 가만가만 스스로를 복원하며 마침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갑니다. 산불이 난 숲을 오랜 세월 동안 반복하여 찾아가 보면 알게 됩니다. 그 숲이 어떻게 스스로를 치유하고 복원하며 마침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지.
자연에 살아보니 나라고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살기 위해 견디고, 견디기 위해 쌓아온 상처가 자연에서는 시간과 함께 모두 다루어지고 치유되어 갑니다. 자연의 불가사의한 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또한 그간 견디기 위해 누군가에게 저질러온 크고 작은 악행 역시 어느 순간 하나씩 선명하게 되살아나 스스로에게 고백하라 요구하고 타자에게 용서를 구하라 호통칩니다. 제대로 살면 자연스레 그 요구와 호통을 따라 머리를 조아리는 삶을 살게 됩니다.
나의 두 번째 욕심은 도시 생활 수십 년 만에 다시 인류 태초의 고향 자연으로 돌아온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는 것만 욕심을 내는 것입니다. 무언가 강렬히 하고자 하고, 되고자 하는 것을 얼마간 가만히 바라볼 수 있는 힘만 있으면 이 욕심을 채울 수 있습니다. 그것만 잘 하면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고 닿을 것 같지 않던 지점도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균형을 회복하게 되고 스스로를 믿게 됩니다.
당분간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다만 스스로를 가만히 바라보고 어루만지며 귀환을 즐기려는 욕심. 내가 자연에서 다시 시작하면서 품은 이 두 번째 욕심을 채우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길 안내자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 세월 동안 겪을 가난과 불편과 불안이 그 에너지가 된다는 것을 지나고 나면 알게 될 것입니다.
자연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들, 도시에서 입은 상처를 더는 입지 않고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는 한없이 모호해 보이는 이 욕심을 중하게 여기라 권하게 됩니다. 그래야 전과 다르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숲속에서 숲속 강의를 듣고자 합니다.
자세한 말씀을 여쭙고 싶은데...
제게 이메일 주소를 알려 주실 수 있는지요?
한명석 작가님의 소개가 있었고, 선생님의 글을 계속 읽고 있습니다.
주변 여러분들과 함께 가고 싶네요.
제 주소는 myclublee@gmail.com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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