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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5일 11시 56분 등록

<9기 레이스 4주차 칼럼>

 

새로운 교육에 대하여

 

                                                                                                                                                                     글: 서 은 경

 

*

엉킨 실타래를 풀려면 차분히 집중하여 실 한가락이 이어지는 흐름을 잘 잡아내어야 한다.

우리 교육의 모습은 마치 엉킨 실타래같아 보인다.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정부의 교육정책 전문가, 교육학 연구학자들, 학교 교육 현장에서 나름의 개선방안을 고민한 일선의 선생님들 등이 늘 다양한 시도와 열정으로 우리 교육문제 해결에 뛰어들어 왔다. 하지만 그 누가 봐도 제대로 된 개선이 엄두가 내지 않는다. 불안한 부모들은 공교육을 불신하여 사교육 전문가를 찾아 나선다. 우리 아이들은 공부시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제대로 한번 뛰어 놀지도 못하고 책상 앞에 앉아있다.

 

그런데 엉킨 실타래에는 단지 엉켰을 뿐이지 잘 풀어만 내면 다시 멋진 스웨터를 짤 수 있다. 반만년의 역사와 기록유산들, 세계최고의 과학문자 보유국, 우리의 문화역량은 대단하다. 실 자체에는 아주 빛깔이 곱고 질이 좋다. 단지 엉켰을 뿐이다.

 

 

 **

2013년부터 새롭게 바뀐 초등1,2년 중고등 1년의 교과서를 보면, 교육 방법론적 접근은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단편지식과 분절된 단위의 언어학습을 넘어서, 전체적인 의미에서부터 부분적인 것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큰 주제를 놓고 그 주제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언어, 수학, 역사, 과학적인 지식과 해결방법을 배운다. 통합교과 형식의 총체적 관점의 교육방법이다.

 

학습 컨텐츠인 교과서가 바뀌고 하나 둘씩 새로운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고 칭찬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가장 큰 엉킴의 근원적인 문제는 입시제도공교육의 시스템의 부조화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수능이 도입된 지 거의 20년이다. 수능은 미국식 대학입학 자격시험, SAT(Scholastic Aptitude Test)를 모델로 삼아 만들었다. SAT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우리의 수능 역시, 예전의 학력고사와 비교하면 훨씬 어려워졌다고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능은 단순 지식을 묻는 단답형의 문제가 아니라 종합적인 사고와 논리력을 테스트한다.

 

컨텐츠인 교과서도 통합교과 형식으로 가고 있고 시험도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보고 있다. 하지만, 공교육 시스템 속의 수업방식과 평가방법은 여전히 일본식이다. 우리나라 교사들에게는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수업하거나 시험문제를 내고 점수를 매길 권한이 없다. 수업방식의 획일성, 시험의 상대평가 방식, 전국의 학생들이 똑같은 진도로 수업해야 하는 수업지침 등 식민지 잔유물인 일본식 교육방법이 혼재한 우리의 공교육 시스템은 참으로 한계가 크다. 바로 이런 수업방식과 시험제도가 선생님들의 교권문제와 연결이 된다.

 

우리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선생님들의 자율성의 힘인 교권이 기를 쓰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수업방식도 생생하게 살아있지 못하여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지 못한다.

 

일본식이 섞인 한국식 교육방법으로 미국식 시험 준비를 하는 우리 교육. 이 때문에 우리 교육은 계속 엉키고 어긋난다. 이러한 비효율성 때문에 사교육이 태어나고 우리 교육의 기본기에서부터 구멍이 생기는 것이다. 그 구멍은 학부모, 학생, 선생님 모두에게 혼란만을 가져온다.

 

 

 

 ***

그렇다면 새로운 교육을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일단 교육시스템의 한계와 결함을 잘 알고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가 수업과 돌봄에 열중하는 정책, 내신과 대학입시에서 상대평가를 완전히 포기하는 정책, 대학 간의 서열화를 줄이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

 

교육컨텐츠와 교육시스템, 그리고 그 속의 선생님, 학생, 부모가 유기적으로 잘 조화를 이룰 때, 공교육은 살아날 수 있다. 문제를 제대로 진단 내리고 다 함께 우리 교육의 회생을 믿으며 하나씩 하나씩 풀어 가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를 한번 보라!

정말 우리 교육을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일제 식민지를 겪고 한국전쟁을 치루고 경제 성장을 위해 밤낮으로 뛰어 온 대한민국. 우리에게는 벼락 졸부의 모습이 있다. 지적 문화적 소양을 키우는 교육적 성장이 경제성장에 상응 하지 못했다.

 

배움은 꿀처럼 달다는 유대인 속담이 있다. 엉킨 교육의 실타래를 잘 풀어 가면, 분명 우리 아이들도 자기 스스로 자신을 찾아가는꿀맛 같은 배움의 기쁨을 공교육 속에서도 느끼는 날이 올 것이다.

 

2013년 현재 우리에게는, 우리 교육의 새로운 길을 풀어낼 수 있다는 무한 긍정과 절대적 믿음이 필요하다. ()

 

 

 

IP *.58.97.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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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17:41:17 *.185.21.47

학부모가, 사회가, 국민의 인식이 차츰 많이 바뀌면 

상대평가를 포기하고

학생들 개성을 살리는 

실질적인 교육을 할 날이 오겠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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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21:29:43 *.58.97.136

오로라님 반갑습니다..^^

수업시간에 진도 빼는 게 아니라 창의적인 문답에 오고가는 생동감 있는 교실... 정말 우리도 그런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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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6 12:13:30 *.20.137.74

배움이 꿀처럼 달다...는 말에 저도 완전 꽂혔어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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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6 14:00:39 *.177.81.203

은경님 글 읽고 나니 2013년 초등교과서를 찾아보고 싶네요~~

우리나란 정말 일본과 미국을 빼면 얘기할 수 없는 나라인지

거의 전반적인 정책의 얼개가 두 나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애요. 에고, 속터져서 정말.....

우리나란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보다 엉킨 것을 잘라내는  교육을 하고 있죠..

님 말씀처럼 한국적 조급함이 사라지고  진실로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날이 오기를~~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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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6 23:23:14 *.33.184.60
배움이 꿀처럼 단 줄 알고 살고 싶습니다. 자녀에게도 그 맛을 알려주도록 제가 먼저 공부하는 모습 보여주고 살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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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1 06:36:46 *.35.252.86

은경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직접 미국의 SAT를 경험해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미국의 학제나 수업방식 자체가 학교 수업만 제대로 따라서 성실히 임하면

별도의 과외수업 없이 SAT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그야 말로 그 아이의 수학능력을 보는 형태로

입시제도도 학제도 이루어져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무늬만 수학능력평가이지 이건 공교육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것을

사교육 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것 같네요. 참 씁쓸한 교육현실이에요.

 

그래도 은경님의 말씀처럼 엉킨 실타래의 흐름을 잘 잡아서

조심조심 조금씩 조금씩 풀어가다 보면 결국 풀릴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 희망을 안고 우리도 이제는 기성세대의 반열에서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보아요~^^

 

부탁해요~앞으로의 대한민~국!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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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1 13:37:58 *.58.97.136

공교육으로 사교육으로 우왕좌왕하며 불안에 떠는 부모들

하루 3시간, 혼자 공부 되새김질 할 시간 확보가 힘든 아이들.

참으로 비효율적으로 전체분위기가 흘려가고 있는 교육 현실이지요..

 

주관있고 열성을 다해 자기 아이를 스스로 챙기는 부모가 많이 나와야 하지만

국가의 전체적인 교육방향과 정비가 우선적으로 꼭 바뀌어야겠지요.

교육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여는 문이기 때문에.....

 

앞으로 라비나비님의 미국 교육 경험을 듣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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