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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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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5일 17시 23분 등록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요리 작가'가 된 김용환씨는 ‘나물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미술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웹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6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된 그의 형편은 그다지 여유롭지 않았습니다. 한 달에 30~40만원 정도 되는 벌이로 월세와 식비를 해결해야 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말합니다.

“수입이 거의 없다 보니 그날그날 궁핍하게 만들어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경험이 오늘 같은 날을 가져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50만부가 넘게 팔린 그의 책 속에 화려한 요리는 없습니다. ‘된장찌개’, ‘콩나물국’, ‘오므라이스’가 주인공입니다.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생활 속 음식들이지요. 이 평범한 음식들을 만드는 비법 아닌 비법에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아마도 그의 책이 사람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스레 긁어주었기 때문이겠지요.

한 달에 10만원 남짓한 식비가 전부였지만, 그는 아무렇게나 먹으며 살고 싶진 않다는 생각으로 2000원 안팎에서 맛있는 밥상 차리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해먹은 음식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연재는 계속되었고, 결국 이 자료들이 모여 책으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성공 스토리가 재미있지요? 평범한 소재로 비범한 결과를 빚어낸 그의 감각도 돋보이지만 그보다 더 제 관심을 끄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비법을 세상과 나누려는 그의 태도입니다.

어렵지 않게 몇몇 유명 요리사들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제이미 올리버, 고든 램지, 에드워드 권과 같은 스타급 요리사들이지요. 하지만 세상에는 이들 외에도 수없이 많은 요리사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 스타 쉐프를 특별하게 만들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 공통점만은 분명합니다. 바로 나물이 김용환씨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레시피를 세상에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조금만 돌아다녀보면 보안(?)을 위해 굳게 닫힌 웹사이트를 부지기수로 만나게 됩니다. 복잡한 가입과 승인 절차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구경조차 힘들지요. 때로는 절실한 마음에 번거로운 과정을 감수하고 안으로 들어가보지만 그 조악한 수준에 실망하기 일쑤입니다. 그들은 무엇을 숨기고 싶었던 걸까요? 자신만의 비법을 도둑맞는 게 두려웠던 걸까요?

어떤 이들은 어렵게 터득한 비법을 아낌없이 공개합니다. 하지만 책이나 방송을 통해 그들의 비법을 알았다고 해서 누구나 그들처럼 될 수는 없지요. 어쩌면 이들은 레시피를 베끼는 방식으로는 자신을 따라올 수 없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아낌없이 공개한 그들만의 레시피를 매개로 그들이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과 나누고픈 자신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당신이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그 비법을 궁금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며느리도 몰라”를 외치던 마복림 할머니는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지는 월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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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1.04.25 18:29:00 *.190.114.131
새삼스레 [쟁이]와 [프로]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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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11.04.26 03:46:05 *.10.140.12
내것을 남에게 주다..
그리고 나는 새로운 것을 찾아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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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11.04.26 14:35:37 *.198.133.105
대책없이 주다보면 대책없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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