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이라면 먼저 어떤 욕심을 추구하며 살 것인가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남은 삶을 걸고 다시 시작하는 삶이기 때문이고, 또한 남은 삶의 방향을 결정짓게 되기 때문입니다. 욕심과 관련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가 조금 더 있지만 그것은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다른 매체를 통해 더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오늘부터는 몇 주간 삶의 기반을 옮기는 것과 관련한 몇 가지 팁을 나눌까 합니다.

귀농이나 귀촌을 하는 사람들이 자연 속에 새로운 삶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제일 먼저 땅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땅을 사야 짓고 싶은 집도 짓고, 사정에 맞게 농사를 지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땅은 어떻게 해야 잘 마련하는 것일까요? 참 쉽고도 어려운 부분이 이 부분일 것입니다. 땅을 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형편, 즉 예산이 서야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도시에서 힘겹게 마련했던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전세나 월세 보증금을 찾은 돈에 가용한 여유 돈 조금이 전부일 것입니다. 결국 그 돈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종자돈인 셈이요 반드시 지켜내야 할 돈일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계획한 것이 실패할 경우 치명적 상처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런 분이라면 계획이 치밀해야 합니다.

계획이 견고한 사람이라면 자기 자본이 좀 부족해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귀농·귀촌자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지를 매입하려는 사람에게 연리 3%, 5년 거치 10년 상환이라는 훌륭한 조건으로 융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또한 잘 찾아보면 중앙정부나 각 지자체별로 귀농·귀촌자를 지원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획이 면밀하고 자기 자본이 있는 사람, 혹은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땅을 살 때 반드시 의견을 물어봐야 할 대상이 셋 있습니다.

첫째 법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이 숲에 오두막을 짓기 전 무식하게 지금 오두막 자리 뒤쪽의 산을 먼저 샀습니다. 토지대장과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떼어 이 산이 도로가 없는 맹지(盲地)임을 알았습니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개발 등 활용에는 매우 까다로운 제약이 있는 땅이 맹지입니다. 하지만 나는 좋았습니다. 법적으로 도로가 없는 땅이지만 내 욕심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에서 품은 꿈을 실현하기 부적절한 땅이라고 명기하고 있고, 극복할 방안이 없을 경우 그 땅은 포기하는 것이 득입니다.

둘째 이웃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땅을 사기 위해 부동산에 제일 먼저 들릅니다. 물론 매물을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부동산입니다. 그러나 부동산중개사무소의 말을 모두 믿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 매물이 있는 마을의 이장이나, 사려는 땅의 주변에 거주하는 이웃의 말을 들어서 진위를 재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인데, 땅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이것은 자연에게 묻는 것이고 그 땅의 기운에게 묻는 것이며 결국 스스로에게 묻는 것입니다. 나는 이 숲을 마련할 때 6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수시로 찾아와 숲에 가만히 서있기도 하고 이리저리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주로 낮에 찾았지만, 때로 새벽의 풍경과 소리를 만났고 해거름의 그것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주로 맑은 날에 찾았지만, 때로 비바람 거센 날도 찾았고 눈이 내리는 날도 찾았습니다. 계절과 시간 위를 걷는 이 숲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보려했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알게 되었고, 기거하는 나무와 풀을 살폈으며 먼저 살고 있는 다른 동물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 세 가지로부터 들어와도 좋다는 대답을 듣자 나는 단호하게 이곳에 거처를 마련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거처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