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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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탁월한 고전인 <월든>의 저자이자 ‘19세기에 21세기적 환경 감각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 인물입니다. 젊은 시절 그는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의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홀로 살았습니다. 그의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었는데 소로우는 <월든>에서 이 의자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내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둘은 우정을 위한 것이며 셋은 사교를 위한 것이다.”
여기서 고독은 자신과의 대화를 의미하고, 두 번째 의자는 벗과의 대화이며, 세 번째 의자는 그가 ‘방문객’이라고 부른 우연히 만난 사람과의 대화를 뜻합니다. 소로우는 한 사람을 ‘하나의 왕국’이자 세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세 번째 의자는 ‘세상을 위한 것’이라고 봐도 좋을 듯합니다. 나는 소로우의 세 개의 의자를 ‘성찰’, ‘관계’, ‘세상’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월든>을 읽어보면 소로우는 이 세 개의 의자 중에서 첫 번째 의자, 즉 ‘고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자주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나는 고독만큼 친해지기 쉬운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소로우가 홀로 지내며 고독이라는 벗과 함께 성찰한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외부 세계가 아닌 정신 세계를 탐험하기를 바랐습니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정신 세계에도 대륙과 바다가 있으며 한 사람의 내면에도 그런 대륙과 바다가 존재한다고 그는 믿었습니다.
“진실로 바라건대 당신 내부에 있는 신대륙과 신세계를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되라. 그리하여 무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상을 위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라. 각자는 하나의 왕국의 주인이며, 그에 비하면 러시아 황제의 대제국은 보잘것없는 작은 나라, 얼음에 의해 남겨진 풀 더미에 불과하다.”
고독과 성찰만이 내면 탐험의 유일한 수단은 아닙니다. 소로우 역시 스스로를 탐험하는 데 세 개의 의자 모두가 필요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성찰’, ‘관계’, ‘세상’이라는 세 개의 의자 중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무엇을 가장 자주 사용할지, 그리고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 개의 의자 중 하나라도 빠지면 내면 탐험의 폭은 좁아지고 깊이는 얇아집니다.
소로우가 자기 탐험을 권하며 인용했던 윌리엄 해빙턴(William Habingtoon)의 시가 떠오릅니다. 나를 들여다봅니다. 소로우의 세 개의 의자를 떠올리며 어떻게 스스로를 탐험할 것인지, ‘성찰’, ‘관계’, ‘세상’ 중에서 내가 놓치거나 무시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생각합니다.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
여태껏 발견 못하던 천 개의 지역을 찾아내리라.
그곳을 답사하라,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의 전문가가 되라.”
- 윌리엄 해빙턴(William Habingtoon)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저, 강승영 역, 월든, 이레, 2004년(개정2판)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 교육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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