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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7일 20시 32분 등록

늦은 시간입니다. 

지금은 늦은 시간 일까요...


회사에서 한 15분 내외 걸어야 도착하는 인사동 커피숍입니다. 

회사 앞 그 곳은 도떼기 시장 같은 벅적지글함 때문에 집중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오늘 같이 피곤한 날에는...

운동한단 샘치고 걸으면 한적한 인사동의 그곳이 나옵니다.

전망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고, 2,800원 커피 한잔에 원하면 하루 종일 대여할 수 있는 이곳이지만, 

오늘은 그리 오래 앉아 있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 곳 오는 길 득템했습니다. 

중고서점에 잠깐 들렀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창작일기를 엮은 책이 나와 있더군요. 

한동안 찾다가 안나오길래 그냥 잠시 잠깐 잊고 있었는데, 오늘 떡~! 하니~ 자리 하고 있더군요. 

귀요운 것 ^^:::: 


"호랑이처럼 홀로 떠드는 작가에게 창작일기란 날마다 몰래 치른 백병전의 흉터이자 스스로에게 선사하는 쑥쓰러운 선물이다." 


그의 책 서문에 나오는 글입니다. 

우리에게도 이토록 치열하지만 즐거웠던 시간에 대해, 

조용히 그리고 은근하게 선물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까요......



오늘은 가족들이 식사를 하는 날 입니다. 

장모님과 형님과 와이프, 그리고 우리 아이는 지금도 외식을 하고 있다고 압니다. 

와이프가 성격 쫀쫀한 저를 알아보고, 미리 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 작업도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고맙고도 미안합니다. 

나의 아내, 지금까지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만약 이 과정을 수개월에 걸쳐서 한다면 어찌 될 지 모르겠습니다.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고마움과 미안함, 확실과 불확실, 설렘과 불안, 각성과 졸음, 

대극에 있는 것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순간입니다. 


샷을 추가한 지나디 진한(적어도 나에게는) 콰테말라 원두커피가 제 속을 아리게 합니다. 

대신 커피향 하나는 입속에서 잘 사라지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향기가 맴돌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을 품에 앉고 뚜껑을 열은 손, 

거기에 달린 못쉥긴 열손가락, 

뚜껑이 열린 노트북, 

시큰하고 따끔거리는 눈, 

만성 비염으로 고생해 반은 막혀 있고, 반만 열려 있는 콧구멍들, 

구부정한 허리,

수일동안 저릿저릿함을 간직하고 있는 목덜미. 


이 모든 것들이 모였드니...

이 모든 것들을 품고 열은 창이니, 

부디 오늘은 무언가가 환하게 보이는 화창한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출석글은 

또, 제 일상의 단상으로 대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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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8 04:02:39 *.121.143.99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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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8 04:18:05 *.240.33.45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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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8 04:35:49 *.70.48.110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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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8 05:11:09 *.70.48.110

번개님 5시7분 대리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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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8 15:23:02 *.132.184.188

생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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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8 05:51:00 *.35.252.86
출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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