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승완
  • 조회 수 4307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1년 6월 14일 06시 33분 등록

‘끈기’, ‘사랑’, ‘자신감’ 등은 미덕(美德)에 속합니다. 그에 반해 ‘완고함’, ‘집착’, ‘오만’ 등은 악덕(惡德)에 가깝습니다. 미덕과 악덕은 상극(相剋)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짚어보면 미덕과 악덕이 생각보다 서로 가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분별없는 과도한 끈기는 완고함으로 이어지기 쉽고, 자신감 역시 오만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예로 꼼꼼함도 좋게 보면 세심함이지만 나쁘게 보면 소심함입니다.

조지프 캠벨은 <
신화의 세계>에서 <티베트 사자의 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악덕을 버리지 말라고 주장합니다. 한술 더 떠서 “당신의 악덕은 당신의 미덕이다”라고 강조합니다. 캠벨은 아축불(阿閦佛, Aksobhya)의 샤크티(shakti), 즉 ‘신성한 힘(에너지)’을 설명하면서 이 힘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 샤크티의 특성은 끈기이다. 끈기의 부정적인 면은 완고함이다. 만일 당신의 미덕이 완고함이라면, 그것을 보존할 일이지 없애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자기 성격을 개조하려고 할 때 생기는 문제이다.”

사람의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조보다는 본래 기질을 밝게 키우는 것이 현명합니다. 하지만 안 좋은 마음의 습관이나 기질을 긍정적으로 꽃피우는 것 역시 어려운 일입니다. 미덕은 힘이 세지만 악덕의 힘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악덕을 밝게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캠벨은 악덕이 가진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넘어서 타인을 돕고 세상에 공헌하는 방향으로 그 에너지를 쓰라는 뜻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악덕에 잠재해 있는 에너지를 나보다 더 큰 대의와 보편적인 선을 위해 쏟으면, 악덕도 미덕으로 전환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캠벨은 지옥이란 자신의 자아에 집착하고 그것에 함몰되어 사로잡힌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규정합니다.
“자신의 자아를 완고하게 닫아버리는 사람은 그것에 사로잡힌다. 지옥이란 자기 자신에게 사로잡힌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나는 지옥과 천국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나의 마음에서는 둘 다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종교에서 어떤 상징을 활용하든 천국의 본질로 사랑을 표상하는 것처럼, 나를 넘어서는 뭔가를 위해 안으로 사랑을 모으고 밖으로 사랑을 실천할 때 마음도 천국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열등감이 내면을 휩쓸면 마음이 피폐해지지만 방향을 바꾸면 반성과 성찰의 연료가 됩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마음의 힘은 세지고 존재는 성장합니다. 악덕의 방향 전환도 이와 비슷합니다. 악덕이 분별 있게 방향을 바꾸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기여하는 만큼, 자신과 세상도 나아질 겁니다.

자기계발은 자신의 어두운 면, 그림자, 악덕을 무시하거나 버리는 게 아닙니다. 그것의 에너지를 인정하고 보다 고차원으로, 선한 목적으로 방향을 바꿔주는 것이 성숙한 자기계발입니다.

sw20110614.gif
* 조지프 캠벨 저, 과학세대 역, 신화의 세계, 까치, 1998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 교육 안내
변화경영연구소의 정예서 연구원이 ‘치유와 코칭의 백일간 글쓰기 7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본 과정은 100일간 매일 쓰기와 도서 리뷰, 오프 세미나 등 밀도 있고 풍성하게 진행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를 클릭하세요.

IP *.51.151.40

프로필 이미지
2011.06.14 09:38:57 *.124.233.1
정말로 악덕과 미덕은 종이 한 장 차이네요
자신의 어두운 면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그 에너지를 선한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
그것이 자기계발의 본질이다.

좋은 배움 얻어갑니다.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6 차이를 담을 그릇을 찾아라 문요한 2011.11.23 4358
675 드러커의 학습법 file [1] 승완 2011.10.18 4360
674 꿈을 핑계로 현재 일에 소홀하지 않기 [3] 박승오 2008.06.23 4363
673 마음으로 스며들 줄 아는 따뜻한 글쟁이 [5] 부지깽이 2008.10.24 4363
672 세 가지에 뛰어난 인물 file [6] 구본형 2008.12.19 4363
671 최선의 것이 부패하면 최악이 된다 [3] [1] 부지깽이 2011.04.01 4364
670 나는 나 자신을 연구했다 [3] 부지깽이 2011.06.24 4366
669 상상의 도서관 [2] 김도윤 2008.09.25 4372
668 불가능한 꿈을 꾸고 그것을 향해 불타오르는 삶 file [3] 승완 2011.12.27 4372
667 냉정하고 땨뜻한 패러독스 file [4] 구본형 2008.12.12 4373
666 ‘소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한다 file [4] 승완 2011.06.07 4373
665 두려움에 물들지 않는 삶 문요한 2013.07.17 4382
664 [앵콜편지] 하루를 똑같이 다루는 것처럼 부당한 일은 없다 최우성 2013.07.26 4385
663 맹인들의 뜀박질 한명석 2007.01.11 4386
662 낙관주의와 현실주의를 함께 활용하라 file 승완 2011.05.31 4387
661 나의 진짜 이름은 무엇인가 file [2] 승완 2012.12.25 4392
660 노 젓는 손을 쉬지 마라 [2] 부지깽이 2009.11.06 4393
659 행복한 질문 최우성 2013.01.14 4398
658 신념의 과잉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2006.10.03 4403
657 [앵콜편지] 아, 내 가슴에 두 영혼이 살아있구나 최우성 2013.08.16 4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