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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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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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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7일 23시 40분 등록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꿈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그 가슴 설레는 로망은 종종 뼈아픈 결과를 남긴 채 부숴지기 쉽습니다. 통계는 귀농과 귀촌한 사람 중에 20%만이 정착에 성공하고 80%의 사람들은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로망을 생생한 꿈으로 그려내는 과정이 빠져 있어서입니다. 한마디로 막연한 그리움이 빚은 구체성의 결여가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인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자연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그 로망에 마음을 빼앗겨 현실을 간과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는 덜컥 도시의 전 재산을 처분하여 땅을 사고 집을 지어 일단 새 삶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의 꿈은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으니 막연한 모색에 쏟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커지기 쉽습니다. 그 사이 들고 온 돈도 바닥을 드러내고 몸과 마음도 피로를 입게 됩니다. 와중에 실패의 또 다른 큰 원인이라도 만나면 절망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바로 새로 이주한 그 지역의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두 번째 문제가 그것입니다.

 

요컨대 첫 번째 문제는 오직 자신이 세운 꿈과 계획의 부실할 경우 맞게 되는 실패고, 두 번째 문제는 주변과의 관계에서 실패하는 경우입니다. 최악은 이 두 문제가 결합하여 증폭될 경우입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무가 보여주는 메타포에 주목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옮겨진 나무가 새 땅과 새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은 차라리 선명한 가르침입니다. 원래 자라던 자리에서 새로운 자리로 옮겨진 나무는 이주 이후 첫 해에 새로운 가지를 키우거나 찬란한 꽃을 피우려 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의 발아래 땅 속의 뿌리가 활착하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뿌리가 활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게 유익한 미생물들을 뿌리주변으로 모여들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90%게 넘는 나무들은 미생물들과 공생의 관계를 맺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자신이 광합성을 통해 만든 당분을 뿌리주변으로 흘려 줌으로써 미생물을 모으고, 모여든 미생물은 나무 뿌리 주변에 있는 양분을 활용해 생활하면서 질소처럼 나무에게 꼭 필요한 영양물질을 공급해 주기 때문입니다.

 

요즘 웬만한 시골에는 다양한 공동체 사업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도 교류를 활성화하여 농촌 주민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나 사는 마을에도 정보화마을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보화센터와 전자상거래 기반을 갖추었습니다. 도 교류 체험프로그램과 농산물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하드웨어 구축이 끝난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이 하드웨어를 활용하여 실제로 농도 교류를 촉진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사람이 마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농산촌에는 많은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사업을 이끌고 도울 사람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나는 자연으로 삶의 기반을 옮기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한 농∙산촌에 취업하는 일을 고려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옮겨진 나무처럼 귀농이나 귀촌은 이주 초반이 중요합니다. 도시에서 획득한 경험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시골 사업에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약간의 월급도 받을 수 있으니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 이것저것 모색해 보기가 쉬워집니다. 또한 마을 주민 한 사람 한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서 스며들 듯 정착하는 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숲이랑사오랑정보화마을도 지금 관리자 모집 공고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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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2011.07.27 23:53:27 *.53.50.44
춘천 산사태 뉴스를 보면서 김용규님 계신 곳은 피해가 없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괜찮으신지요.
종잡을 수 없는 여름날씨에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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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31 07:56:15 *.20.202.79

사무엘님 염려 고맙습니다. 이곳에도 비가 잦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사무엘님도 불안정한 여름,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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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2011.07.29 12:02:01 *.216.147.188
계획이 치밀해 질 수록(즉 경우의 수를 많이 가정 할 수록)  넘어야 할 산이 많게 느껴집니다. 설사 그 과정에서 포기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래도 꼭 필요한 과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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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31 08:01:43 *.20.202.79

빗소리님 잘 지내시는지요? 계신 곳에 비 피해는 없으신지요?

계획의 구체성을 갖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또한 삶이 기계 장치처럼 운전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싶습니다. 불안전하고 불확실함을 껴안고 사는 것, 그것이 삶이라는 측면 말입니다.

언제 한 번 들르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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