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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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꿈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그 가슴 설레는 로망은 종종 뼈아픈 결과를 남긴 채 부숴지기 쉽습니다.
통계는 귀농과 귀촌한 사람 중에 20%만이 정착에 성공하고 80%의 사람들은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로망을 생생한 꿈으로 그려내는 과정이 빠져 있어서입니다. 한마디로 막연한 그리움이 빚은 구체성의 결여가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인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자연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그 로망에 마음을 빼앗겨 현실을 간과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는 덜컥 도시의 전 재산을 처분하여 땅을 사고 집을 지어 일단 새 삶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의
꿈은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으니 막연한 모색에 쏟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커지기 쉽습니다. 그 사이 들고
온 돈도 바닥을 드러내고 몸과 마음도 피로를 입게 됩니다. 와중에 실패의 또 다른 큰 원인이라도 만나면
절망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바로 새로 이주한 그 지역의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두
번째 문제가 그것입니다.
요컨대 첫 번째 문제는 오직 자신이 세운 꿈과 계획의 부실할
경우 맞게 되는 실패고, 두 번째 문제는 주변과의 관계에서 실패하는 경우입니다. 최악은 이 두 문제가 결합하여 증폭될 경우입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무가 보여주는 메타포에 주목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옮겨진 나무가 새 땅과 새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은 차라리 선명한 가르침입니다. 원래 자라던 자리에서 새로운 자리로 옮겨진 나무는 이주
이후 첫 해에 새로운 가지를 키우거나 찬란한 꽃을 피우려 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의 발아래 땅 속의
뿌리가 활착하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뿌리가 활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게 유익한 미생물들을 뿌리주변으로
모여들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90%게 넘는 나무들은 미생물들과
공생의 관계를 맺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자신이 광합성을 통해 만든 당분을 뿌리주변으로 흘려 줌으로써
미생물을 모으고, 모여든 미생물은 나무 뿌리 주변에 있는 양분을 활용해 생활하면서 질소처럼 나무에게
꼭 필요한 영양물질을 공급해 주기 때문입니다.
요즘 웬만한 시골에는 다양한 공동체 사업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농∙도 교류를 활성화하여 농촌 주민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나
사는 마을에도 정보화마을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보화센터와 전자상거래 기반을 갖추었습니다. 농∙도 교류 체험프로그램과 농산물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하드웨어 구축이 끝난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이 하드웨어를 활용하여 실제로 농∙도 교류를 촉진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사람이 마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농산∙촌에는 많은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사업을 이끌고 도울 사람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나는 자연으로 삶의 기반을 옮기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한 농∙산촌에 취업하는 일을 고려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옮겨진 나무처럼
귀농이나 귀촌은 이주 초반이 중요합니다. 도시에서 획득한 경험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시골 사업에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약간의 월급도 받을 수 있으니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 이것저것 모색해 보기가 쉬워집니다. 또한 마을 주민 한 사람 한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서 스며들 듯 정착하는 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숲이랑사오랑정보화마을도 지금 관리자 모집 공고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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