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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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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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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11일 01시 06분 등록

올 해는 봄부터 제법 많은 외부 강의를 했습니다. 아마도 숲이나 생태 같은 단어가 사회적으로 중요해진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하튼 강의 장소를 알려오면 나는 네이버에서 그곳을 지도로 검색해봅니다. 편리하게도 이곳에서부터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유류비, 고속도로 통행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승용차로 이동할 경우 내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류비와 통행료는 강사료를 가늠할 때 참고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이산화탄소배출량은 무엇을 확인하기 위해서일까요? 당연 나의 경제활동이 지구에게 주는 부담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지구에 대한 부담을 확인하고 그것을 줄일 방법을 모색하는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오늘 편지는 이 질문에 별 감흥이 없거나 혹시 너무 피곤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드립니다.

 

최근 2년간의 겨울과 여름의 기후가 어땠는지 기억하시는지요? 잘 생각해 보면 폭설과 심한 한파의 겨울, 폭우와 긴 장마와 태풍의 연속이 강타한 여름이 반복되었다는 것이 기억날 것입니다. 며칠 전에는 대통령조차 이제 기상이변을 더 이상 이변이라 부를 수 없으며 차라리 일상적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천명했습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라는 표현을 거두고 일상화된 기상이변에 걸 맞는 재난대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한 이야기입니다. 모처럼 중요한 지적을 하였구나 생각했습니다.

 

누가 서울 우면산에 그토록 참담한 재해가 발생하리라 생각했겠습니까? 누가 서울 강남 한 복판이 홍수를 맞을 것이라 생각했겠습니까? 다른 곳은 또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습니까? 채소나 과일 같은 농산물 가격은 또 얼마나 비싸게 구입해야 합니까? 숲학교를 짓고 있는 이곳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사를 시작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공정률은 20%도 넘기지 못했습니다. 석 달의 시간 동안 채 한 달도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비가 만성화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도처에 널린 이런 불행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45억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지구는 본래 추위와 더위를 자연스레 반복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점점 더 더워지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온난화 현상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 핵심 원인은 산업혁명 이후부터 지속되어온 인간의 과도한 에너지 사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질 때마다 우리는 지구의 온난화에 기여한다는 사실에 무관심했습니다. 유기농 채소보다 화학비료를 써서 더 싱싱하고 깨끗해 보이는 채소를 사먹을 때도 우리가 지구 온난화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합니다. 에어컨의 온도를 더 낮추어 지나친 시원함을 유지할 때도, 수입명품을 살 때도, 해외 원재료로 만든 가공품을 사먹을 때도, 심지어 쇠고기를 소비할 때조차 우리의 활동이 지구 온난화를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대략 30년 전에 나의 어머니는 냉장고 없이 여름을 나셨고, 우리 가족은 선풍기 한 대 없이 여름을 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6월부터 에어컨을 켜야 여름을 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머니처럼 노인으로 살게 될 앞으로 30년 뒤의 여름은 어떨까요? 혹시 4월부터 냉방을 해야 하지는 않을까요? 나의 딸 녀석은 그런 여름을 견뎌야 하고, 그 녀석의 자식이 부모가 될 때의 지구 기후는 어떨까요?

 

일상이 된 기상이변에 대비하는 재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 삶을 조금 더 불편하고 조금 더 소박한 삶으로 바꾸는 너나 없는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숲 학교가 완공되면 방문객들에게 그대 하루는 소박하셨는지요? 조금 불편하게 보내셨는지요?’ 라는 인사를 나누자고 제안해 보려 합니다. 그대에게 이 인사법은 어떤 느낌인지요?

IP *.20.20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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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11.08.13 11:11:24 *.207.110.41
지명에 관한 생각들을 좀 했으면 합니다. 조상님들께서 괜히 牛面山이라 지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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