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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1년 8월 26일 08시 45분 등록


   르네상스는 개인의 발견입니다.   이때에 이르러 인간은 자신 안에 무한한 자산을 쌓아둔 개별적 존재라는 자각에 이르게 됩니다.    참 신기한 것은 이런 개별적인 자아의 각성 원천이 바로 사랑이었다는 점입니다.    사랑을 통해 자신의 인생이 은밀하고 개별적이며 유일한 이야기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여인과의 특별한 사랑이 바로 유니크한 삶의 원천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단테에게는 베아트리체가 있었습니다. 단테는 자신의 소네트 중에서 베아트리체와의 만남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내 여인이 인사할 때
한껏 거룩하고 성스러워
누구든 몸을 떨고 혀가 굳어지고
눈들어 쳐다볼 수 없다네

이 만남 속에는 인간적 사랑은 없고 오직 신적인 사랑만이 있습니다. 승화된 사랑이지요. 아마도 단테의 세계관 속에 들어 있는 중세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페트라르카에 이르면 달라집니다.  그의 사랑은 라우라였지요.    그녀와의 사랑은 땅으로 내려오고,
짝사랑 속의 여인은 현실의 육체를 지니게 됩니다.

맑고 달콤한 물이여
내게 오롯이 여인으로 보이던 그녀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우던 곳
-나 한숨으로 돌이키노니-
그녀 즐거이 예쁜 엉덩이를 기대던 곳

베아트리체는 지상으로 내려와 육체라는 몸을 지니게 됩니다.    라우라는 현실이고, 만져집니다.   이윽고 보카치오에 이르면 이 현실성이 더욱 깊어집니다. '데카메론' 의 저자인 보카치오의 연인은 피암메타입니다. 피암메타는 젊은 날 보카치오가 나폴리의 성당에서 만난 로베르토 단지오 왕의 딸인 마리아의 분신입니다.

꽃따러 돌아 다니는
그녀를 보았을 적에


보카치오의 연인은 '꽃따러 돌아 다니는', 바로 손을 내밀면 잡을 수 있는 여인이었지요.   더우기 그녀는 정숙한 여인도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었기에 여인의 마음을 끌 수는 있었지만 그녀는 바람기가 가득하여 보카치오의 가슴을 찢어 놓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결국 그녀는 보카치오를 버리게 되고, 그 후 얼마 있다
죽게 됩니다.  피암메타는 결코 베아트리체가 될 수 없었지요.

  연구원들과 함께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지방의 햇빛 속을 바람으로 떠돌며, 밤에 우리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했던 까닭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많은 세월동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사랑을 했지만 누구에게나 그 사랑은 특별합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지요. 한 개인이 그렇게 쉽게 하나의 격정 속으로 빨려 들어가 걷잡을 수 없었던 혁명을 치루게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랑이지요. 사랑하고 있을 때 우리는 가장 창조적이며 가장 열정적이며 가장 이상적입니다.

   오늘은 사랑하기 좋은 날입니다. 사랑을 잊고 살아 왔다면, 오늘 그 사랑을 다시 불러 낼 좋은 날입니다. 그 사랑의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 하나를 오늘 해 보세요.    오늘이 특별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특별함의 원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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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1.08.26 09:25:42 *.97.72.164

사랑이 특별한 것인지 운명이 특별한 것인지 세월의 어느 날이 특별한 것인지
알 수 없네

사랑이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한다는 말은
성경의 구절이요 때로 아픔 속 진실이기도 하리

바람과 함께 날아오는 것 미풍 속에 간지럼피며 가슴 뛰게 하는 것의 정체는
사랑인가 사랑을 그리워하는 격정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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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새로운 또 하나의 역사와 함께 살아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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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1.08.26 21:02:32 *.98.16.15
사부님, 잘 다녀오셨어요? ^^

너무나도 가고 싶던 이태리 여행
사부님의 글과 다녀오신 분들의 사진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거기 그 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이야 절대 얻을 수 없겠지만요..

그래도 올려주시는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공기가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는 요즘입니다.
사부님, 올 가을도 하늘만큼 땅만큼 충만히, 건강히, 행복하게 보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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