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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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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2일 08시 13분 등록
 

“‘나는 너를 알지만 너는 나를 모른다’는 생각은 자기중심성이 만들어낸 착각이고 미신일뿐이다. 정답은 ‘나도 너를 모르고 너도 나를 모른다’거나 ‘나는 네가 나를 아는 정도만 너를 안다’이다. (중략) ‘난 지금 오해받고 있다’고 착각하지 마라. 더 큰 오해는 ‘내가 남을 알고 있다’는 바로 그것이다.”

 

- 최 인철의 <프레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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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처럼 오래 산 부부들은 눈빛만 보고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있을까요? 최근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상식과는 달리 결혼 1~2년 간은 서로의 마음을 잘 알지만 그 후에는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한편으로는 상대를 잘 알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주관적으로 판단하게 되고 역으로 상대는 자신을 잘 알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자꾸 모호하게 의사표현을 하기 때문입니다.   

  

위 인용된 책의 내용 중에 스탠포드 심리학과에서 진행한 실험이 있습니다. 대학생 두 명을 한 조로 짝 지워서 한명에게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려서 노래를 연주하게 하고 다른 한명은 제목을 맞추게 하였습니다. 얼마나 맞췄을까요? 연주자들은 파트너가 맞출 수 있는 확률이 50% 이상일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정답율은 2.5%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는 감흥을 담고 박자를 맞추어 알기 쉽게 연주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상대에게는 그저 ‘탁탁’ 두드리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검은 등 뻐꾸기'라는 새가 있습니다. 이 새의 울음소리는 음계상 ‘미미미도’로 표현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듣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이 새소리는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이성이 그리운 이에게는 ‘홀딱벗고’라는 소리처럼 들리고, 슬픔에 젖은 어떤 시인에게는 ‘흑흑흑흑’하는 울음소리처럼 들리고, 이제 갓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된 사람은 ‘빡빡깍고’처럼 들리고, 배고픈 사람에게는 ‘풀빵사줘’처럼 들린다고 합니다. 즉, 똑 같은 상황이나 경험이라고 해도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서로 다양하게 지각되기 마련인 법입니다.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우리는 보고 싶은대로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자기중심적 편향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취향이나 생각과 느낌 등을 자꾸 합리적이고 보편적이며 진실에 가깝다고 믿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당신의 느낌이나 판단은 사실이 아닐 수 있고, 당신의 생각이나 행동은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상대는 내가 정확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 엄연히 나와 다른 존재인 것입니다.

 

가까운 사이에서 자꾸 오해가 생기고 갈등이 빚어지나요?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자기중심적 편향을 인정하고 자신의 마음과 의사소통 방식을 살펴보는 것이랍니다. 
   
 
 

 

- 2011. 10. 12.  '당신의 삶을 깨우는 ' 문요한의 Energy Plus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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