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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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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3일 00시 58분 등록

한 주 사이에 가을이 많이 깊어졌습니다. 오늘도 조금 숲을 걸었습니다. 길에 쌓이는 낙엽을 밟는 느낌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이따금 아직도 샛노란 빛깔 꼿꼿이 지키고 있는 산국 무더기 앞에서는 발길을 멈추었고 느릿하게 그 향기를 누렸습니다. 산책로 끝 숲학교 언저리에 이르렀을 때 내 몸에는 아주 많은 씨앗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도깨비바늘, 미국가막사리, 진득찰, 도꼬마리, 그리고 주름조개풀의 씨앗들이 종아리로부터 소매까지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그 씨앗들을 흙 위에 모두 떼어놓았습니다. 이들 중 어떤 씨앗은 이 자리에서 발아의 기회를 얻을 테고, 또 어떤 씨앗들은 지금부터 봄까지 다가올 주변 환경의 다양한 변화로 인해 흙 속에 깊이 묻히거나 떠내려가기도 하면서 삶의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미 잎을 내어 다가올 추운 겨울을 견디고 이듬해에 꽃을 피우는 냉이나 개망초, 지칭개처럼 두 해를 사는 녀석들에게는 씨앗이 지닌 그런 불확실성은 덜할 것입니다. 이미 발아의 기회를 확보해 놓은 그들에게는 비록 혹한과 눈 속의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시련은 있을지언정 주변 환경의 변화 때문에 발아의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은 없는 셈이지요. 또한 쑥처럼 한 해를 살고 스러졌다가 다시 그 자리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여러 해를 사는 풀들 역시 그런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겨울이라는 긴 시련을 앞두고 어느새 새순을 돋우어 차디찬 겨울을 견뎌낼 준비를 마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른 봄부터 피우게 될 그들의 희망은 그렇게 잉태되어 시련의 시간을 저벅저벅 통과해야만 하는 것이구나 알게 됩니다.

 

씨앗의 형태로 겨울을 건너는 녀석들 역시 겨울의 혹한을 통과해야 합니다. 씨앗의 형태로 겨울을 건너는 숲과 들의 많은 씨앗들은 대부분 그렇게 차가운 냉각처리를 거친 뒤에야 발아하는 생리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보면 희망이란 놈은 늘 시련이라는 시간을 견디고 건넘으로써 제 꽃을 피웁니다. 농사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농부가 씨를 뿌리고 나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씨앗을 흙으로 덮어주는 일입니다. 거의 모든 씨앗들이 땅 속 어둠 속에서 발아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씨앗이 어둠 속에서 발아한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시련이 희망에게 하는 말 아닐지요? 혹여 그대가 시련의 시간을 겪고 있다면 이 단순한 자연의 가르침이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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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11.11.04 05:44:20 *.163.144.33
여우숲주인장님 숲에서 느끼는 행복한 이야기에 공감과 통감을 하고있습니다.
이번 메일은 참 많이 기다렸는데... 그기간이 몇년 면수십년 된것처럼 길게 느껴졌답니다.
아마도 간절함이 뭉쳐진 시간은 무한대로 갈 수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정성이 다아서 보게된 이번 글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있었지요?
우리가 가진 꿈도 그런 것같아요?
하늘은 그누구도 자긴이 가진 꿈을 쉽게 이루게해주는 것은 없나봐요?
위해한 성인들... 과학자... 종교학자...왕... 모두가 암흑기가있어었지요?
스승님 말씀에의하면 위대함으로가기위한 10000시간의 법칙... 또한 씨앗처럼 암흑기일수도있고...
사회적 왕따도 그런 것같아요?
그렇다면 지금 누군가가 가지고있는 소중한 꿈이나 비젼이 달성되지않고 발아하지도않았다면 그 시련 암흑기일 수도있게구나하고 참고 발아의 조건을 만들어야합니다. 더 왕따가되고... 더 어두운 암흑으로 그 꿈을 대리고 가야하며 그래서 그 기회가 올때까지 하늘의 때를 기다려야하나봐요?
때는 처처에 늘려있는데... 우리는 그 때를 욕심이나 고집으로인해 놓치고 한탄하고 있지요?
우리도 자연의 씨앗처럼 언제나 잘 준비하고있다 그 때를 잘 만날 수있도록 오매불망하여야겠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가지고있는 꿈 희망 사랑들은 씨앗같을 수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자나 깨나 간직한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생각, 또는 마음은 화두일 수있고... 이또한 발아된 씨앗이 될수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앉어나 서나 누우나 늘 함께하는 그 무엇은 때를 잘 만나야합니다. 그래서 필이 꽃이면 즉 마음이 하나로 뭉치면 그 꿈은 자라나게됩니다. 그때 우리 함께 물주고 빛이되고 바람막이가 되는 (지지하고 칭찬하고 공감하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봐요?
이미 여우숲은 그런 발아의 과정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죽순이라는 것이 순을 내밀기전에 사방에 자신의 키보다 더 멀리 뿌리를 내린다합니다. 그 때를 만나는 순간 하늘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자라나게합니다.
아마도 여우숲은 8년의 뿌리가 준비된 또다른 꿈이 현실로 접목되는 순간이라 보여지게됩니다.
잘 준비괴고 정제된 용규님의 아름다운꿈이 잘 자라나서 이제 열매를 나누는 멋진 여우숲을 생각하니 이몸또한 달아올라 그곳에 가고싶은 맘 한늘땅가득채워도 서운하게됩니다. 맘은 이미 그 여우숲의 좋은 경관을 감상하고있지요?
일요일 그 죽순같은 여우숲보러 갈 까합니다. 맛나는 차나한잔 주세요?
나의 꿈씨앗은 발아상태일까요? 아니면 씨앗상태일까요? 어쩌면 두껍고뚜꺼운 상태일까요?
600년 묵어온 나의 씨앗을 만났구나 하는 생각을해보는 설레임이 있는 오늘은 가슴충만한 행복을 느끼게됩니다.
동지 어깨동무 대동 강강수월래 함께하는 맘이있고 착각인지 모르지만 같은 꿈을 꾸고있는 변방의 징소리에 합창하는 우리가있어서  참 좋은 날 만나게되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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