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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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자신의 삶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오직 혼자 있을 때 뿐이다.”
- 정신분석가, 도날드 위니코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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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이나 심리치료에서는 상호적 관계형성의 능력을 정서적 성숙의 기준으로 삼을 뿐 혼자 있는 능력을 중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신분석학자인 도날드 위니콧이 1958년에 <혼자 있는 능력The Capacity to be Alone>이라는 논문을 통해서 홀로 있음이 인간발달에 왜 중요한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이가 엄마와의 신뢰를 통해서 엄마가 없는 가운데에서도 혼자 있는 능력을 키울 때 자기 내면의 진짜 욕구와 느낌과 접촉하고 이를 토대로 ‘진짜 자아’를 발달시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역으로 혼자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자기 중심이 없기에 주위 사람에 끌려다니느라 ‘거짓 자아’를 형성한다고 하였습니다.
모순처럼 느껴질 만큼 인간은 상반된 욕구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것만큼이나 누군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마음에는 ‘함께 있음’에 대한 욕구만큼이나 ‘홀로 있음’에 대한 욕구가 있으며 발달에 있어 두 가지의 균형적 발전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즉,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우리는 친밀함을 느끼고 관계를 형성한다면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자기실현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휴대폰, 메신저, SNS 등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관계 안에 늘 붙잡혀 있습니다. 설사 혼자 있다고 하더라도 TV, 컴퓨터 등에 빠지느라 정작 자신의 내면과는 만나지 못합니다. 공간적으로 혼자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한데 말이지요. 게다가 혼자 있는 것을 사회성이나 성격에 무슨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보여지지 않을까라는 은밀한 두려움 때문에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을 피하게 되면서 정작 내면과의 만남은 약화되어 삶은 흔들리게 됩니다.
남과의 만남만큼이나 자신과의 만남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홀로 있을 때 자신의 가장 깊은 곳과 만날 수 있으며, 자신의 내면과 만날 때 삶은 중심과 그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있나요?
- 2011. 11. 9. '당신의 삶을 깨우는 ' 문요한의 Energy Plus 5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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