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승완
  • 조회 수 6020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12월 13일 06시 29분 등록

가장 뜨거운 순간이 지나간 뒤에 더는 참을 수 없어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시는 제게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시가 빗줄기처럼 쏟아져 저를 때리면 저도 그 비를 다 맞았습니다. 치열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절절하지 않으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 아니면, 울컥 치솟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가장 뜨거운 순간이 담겨 있지 않으면, 간절한 사랑과 아픈 소망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도종환, <도종환 시화선집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詩란 가장 뜨거운 순간

그렇다면

내면에 시가 없을 때 존재는 시들합니다.

시가 없는 삶은 메마릅니다.


내면에 시를 품을 수 있다면

뜨거운 순간이 쌓여 있는 만큼

존재는 싱싱합니다.

치열함과 절절함이 함께 흐르는 삶은 풍요롭습니다.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하루의 궤적을 돌아봅니다.

뜨거웠던 순간들을 찾아 올해를 뒤적여봅니다.

옳거니!

몇 개의 장면이 잡힙니다.

그 순간 속에 존재의 골수가 펄떡입니다.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남은 열아흐레 동안

가장 뜨거운 장면 하나

가장 아름다운 장면 하나

만들어 보겠습니다.


내게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시인의 마음으로 자신과 삶을 갈고 닦은 사람이 시인입니다.

시 같은 삶은 가장 뜨거운 순간을 발견하고 만들고 나누는 삶입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턱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중에서

20111213sw.gif
* 도종환 시, 송필용 그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년

* 안내
변화경영연구소에서 ‘하루 2시간의 자기혁명 프로젝트’ <단군의 후예> 6기를 모집합니다. 100일간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새벽기상 습관화와 새벽활동 수련을 통해 자기실현의 토대를 만드는 자기계발 프로그램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IP *.122.237.16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54 삶의 여정: 호빗과 함께 돌아본 한 해 [1] 어니언 2024.12.26 951
4353 엄마, 자신, 균형 [1] 어니언 2024.12.05 977
4352 [수요편지] 발심 [2] 불씨 2024.12.18 1015
4351 [수요편지] 능력의 범위 불씨 2025.01.08 1017
4350 [내 삶의 단어장] 크리스마스 씰,을 살 수 있나요? [1] 에움길~ 2024.08.20 1054
4349 [수요편지] 형세 [3] 불씨 2024.08.07 1084
4348 [수요편지] 문제의 정의 [1] 불씨 2024.08.21 1108
4347 [목요편지] 흉터 [2] 어니언 2024.07.11 1124
4346 [목요편지] 육아의 쓸모 [2] 어니언 2024.10.24 1129
4345 [목요편지] 장막을 들춰보면 어니언 2024.08.22 1150
4344 [책 vs 책] 무해한 앨리스 화이팅! file [2] 에움길~ 2024.07.22 1153
4343 [월요편지] 세상이 분노가 가득한데 [1] 에움길~ 2024.07.08 1159
4342 새로운 마음 편지를 보내며 [4] 어니언 2024.07.04 1160
4341 [수요편지] 행복 = 고통의 결핍? 불씨 2024.07.10 1163
4340 [목요편지]’호의’라는 전구에 불이 켜질 때 [4] 어니언 2024.07.18 1164
4339 [내 삶의 단어장] 알아 맞혀봅시다. 딩동댕~! [1] 에움길~ 2024.07.30 1170
4338 [목요편지] 별이 가득한 축복의 밤 [3] 어니언 2024.12.19 1175
4337 [책 vs 책] 어디든, 타국 [1] 에움길~ 2024.08.26 1178
4336 [수요편지] 성공의 재정의 [2] 불씨 2024.07.03 1181
4335 [수요편지] 불행피하기 기술 [3] 불씨 2024.07.17 1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