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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29일 10시 41분 등록

드라마 작가 공부는 재미 있나요 ?

다른 사람이 가르쳐 준 방법을 따라하고 익히는 것만으로는 공부가 재미 없어요. 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방법은, 나는 다산 정약용 선생에게 배웠는데, 한 출발점에서 줄을 따라 탐험하 듯 깊이 들어 가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책을 읽다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하나 나오면 생각해 보고 선생에게 물어 볼 수 잇겠지요. 대답이 미진하면 혼자 더 찾아 보는 거예요. 그러면 그 문장에 대해 자기대로의 해석이 가능해 져요. 다른 것이라면 몰라도 그 문장 하나에 대해서는 다른 대가들 보다 더 많이 알게 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요. 배움은 이상해서 깊이 들어간 것들 끼리는 서로 통해요. 그러니까 뛰어난 물리학자는 뛰어난 철학자이기도 하지요.

드라마 수업은 내 생각에 배우기 보다는 써야돼요. 써서 줘야해요. 쓸 수 없으면 잘 배울 수 없어요. 작가는 쓰면서 가장 잘 배우니까요.

노동은 그 자체로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은 노동을 해야해요. 기아선상에 있는 사람에게 생존 자체가 의미지요. 드라마가 좋으면 그 일을 하기 위해 노동하는 것이지요. 노동은 내 일을 위해 내가 치루어야하는 수업료지요. 또한 모티브예요. 지루함과 일상과 돈과 먹을 것.. 그리고 흥분과 특별함과 부와 즐길 것 사이의 갈등이기도 하지요. 갈등이 없는 드라마가 드라마가 아니지요. 갈등없이는 드라마 자체를 쓸 수 없어요. 드라마의 소재 속에 있으면서 그 소재를 없애고 싶어하는 군요.

의미없이 노동하는 자신을 탄핵하세요. 아무 보람도 줄 수 없는 노동의 미워하세요. 자신의 일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나무라도록 하세요. 게으름을 저주하고 신통찮은 재주를 비웃으세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자신의 마음에서 무엇을 만들어 내는 지 찾아 보세요, 간혹 보이는 번갯불 같은 것이 무엇인지, 얼핏 지나간 희망과 낙관이 어떤 행복을 주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런 것들을 쓸 수 있나요 ? 써서 영상에 담을 수 있나요 ?

갈등을 사랑하세요. 갈등없는 드라마를 누가 보겠어요. 갈등없는 작가가 어떻게 갈등을 공감과 몰입으로 끌어들일 수 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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