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214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내가 고 2 일 때 나는 어머니가 안계셨지. 어머닌 일찍 돌아가셨고, 할머님과 같이 살았어. 방배동에 살았는데, 60년 대 말의 방배동은 밭과 논 밖에 없었어. 새벽에 일어나서 학교를 다녀야 했지. 그땐 집에서 20분 쯤 논길을 걸어나와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려 학교에 다니고 했어. 다들 가난할 때지만 우린 더 가난했지.
난 좀 외로웠는데, 그래서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 내향적인 사람이기도 했구.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잘 견디는 편이고 간혹 내가 그것을 즐기는것 같다는 생각도 하곤 했지. 난 그래서 일찌감치 혼자 지내는 법을 몇가지 터득했어.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생각은 많이 해. 혼자 책을 읽고 , 상상하고 생각하고, 따라해 보고 , 내 방식을 찾아 보는 약간의 연습을 하게 되었어.
혼자 노는 법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은 굉장한 은총이야. 사람들은 혼자 지내는 법을 잘 몰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내는 몇시간들이 하루를 빛나게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들이지.
혼자 지내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도록 애써 볼 것 - 이게 숙제일쎄.
어머니에겐 어머니의 세계가 있지. 경은이에게는 경은이의 세계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아무 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가능성이기도 하고 두려움이기도 한 세계가 막 생겨나기 시작하는거야. 간혹 어머니가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느낄 때가 있을꺼야. 그건 사는 세계가 달라서 그래. 모든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이 불균형이 존재하지. 부모가 되어봐야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간격이 있단 말야.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할 것이 있어. 그것은 이해할 수 없어도 또는 이해의 방법이 달라도 서로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에는 한 사람만 있어도 살만해. 어머니는 즐겨 그 한사람이 되고 싶어한단다.
자주 편지하시게.
IP *.229.146.20
난 좀 외로웠는데, 그래서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 내향적인 사람이기도 했구.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잘 견디는 편이고 간혹 내가 그것을 즐기는것 같다는 생각도 하곤 했지. 난 그래서 일찌감치 혼자 지내는 법을 몇가지 터득했어.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생각은 많이 해. 혼자 책을 읽고 , 상상하고 생각하고, 따라해 보고 , 내 방식을 찾아 보는 약간의 연습을 하게 되었어.
혼자 노는 법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은 굉장한 은총이야. 사람들은 혼자 지내는 법을 잘 몰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내는 몇시간들이 하루를 빛나게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들이지.
혼자 지내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도록 애써 볼 것 - 이게 숙제일쎄.
어머니에겐 어머니의 세계가 있지. 경은이에게는 경은이의 세계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아무 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가능성이기도 하고 두려움이기도 한 세계가 막 생겨나기 시작하는거야. 간혹 어머니가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느낄 때가 있을꺼야. 그건 사는 세계가 달라서 그래. 모든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이 불균형이 존재하지. 부모가 되어봐야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간격이 있단 말야.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할 것이 있어. 그것은 이해할 수 없어도 또는 이해의 방법이 달라도 서로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에는 한 사람만 있어도 살만해. 어머니는 즐겨 그 한사람이 되고 싶어한단다.
자주 편지하시게.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71 | -->[re]성실함 + something | 구본형 | 2003.08.14 | 2176 |
270 | ---->[re]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김쟝 | 2003.08.17 | 1979 |
269 | 사자같은 젊은이 중 한명이었으면. | sahimi | 2003.08.12 | 1969 |
268 | -->[re]처음입니다. | 작년오늘 | 2003.08.12 | 1894 |
267 | ---->[re]처음입니다. | sahimi | 2003.08.13 | 1821 |
266 | 지친 나의 삶... | 소나기 | 2003.08.11 | 2043 |
265 | -->[re]지친 나의 삶... | 구본형 | 2003.08.13 | 2100 |
264 | 불안 | ** | 2003.08.10 | 1860 |
263 | -->[re]맘을 추스리길 바라며.. | 힘내세여.. | 2003.08.11 | 2066 |
262 | 요즘 고민 두가지.. | 김쟝 | 2003.08.04 | 1997 |
261 | -->[re]나는 ... | 구본형 | 2003.08.05 | 2137 |
260 | 무언가에 대한 불안감과 안타까움.. [1] | 이경은 | 2003.07.31 | 2097 |
» | -->[re]답이 늦어 미안 | 구본형 | 2003.08.05 | 2141 |
258 | -->[re]내자신에 대한 질문과 선택 | POSTURE | 2003.08.01 | 1980 |
257 | 공감합니다.. | 용성이 | 2003.07.31 | 1958 |
256 | -->[re]이선경이에요 | 조 우 영 | 2003.07.29 | 2032 |
255 | 답답합니다 | 나애리 | 2003.07.25 | 2022 |
254 | -->[re]승환이의 꿈 | 홍승완 | 2003.07.27 | 1939 |
253 | 부끄럽지만 상담 좀 해주세요.. | 폴리애너 | 2003.07.23 | 2071 |
252 | -->[re]묘수와 요령 ? | 구본형 | 2003.07.24 | 2104 |